토요일에 보고 왔다. 나의 유년기가 끝나버린 이 느낌ㅋㅋㅋ... 인데 뭐 슬프고 그런 건 아니고 기분이 약간 미묘하긴 했다. 영화는 재밌게 보았다. 마음에 안드는 구석이 있었지만 뭐 큰 기대도 안했고, 원체 긴 이야기니까 요약본을 보는 기분으로 보았다. 중간 중간 개그컷들도 괜찮았고(아 사랑스러운 네빌(매튜 루이스)!) 요약도 괜찮게 되었다. 연애감정이 너무 축약되어서 헤르미온느(엠마 왓슨)와 론(루퍼트 그린트)의 키스 장면, 해리 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와 지니(보니 라이트)의 키스 장면 모두 뜬금없다 싶게 진행되긴 했지만... 나는 뭐 이미 책을 봤기에ㅋㅋㅋㅋ 귀엽네 하고 말았다.
작년에 개봉했던 1부에 이어지는 편이라서, 작년에 이어진 클라이맥스이며 시리즈 전체를 아우르는 클라이맥스인지라 2부는 정신없이 빨리 진행되더라. 사건 해결의 연속. 상영 시간 내내 눈을 뗄 수가 없는 스토리 진행이었다. 여태까지 나왔던 캐릭터들은 전부 출동하고, 비밀들이 밝혀지고, 싸움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죽고... 하는 쉼 없는 진행이 나는 좋았다. 중반 까지는 계속해서 나오던 개그 컷들이 이야기에 집중해야 하는 부분에 와서는 전혀 나오지 않게 되는 것도 좋았고.
캐릭터들을 다루는 방식들을이 길게는 다루지 않더라도 각자의 장점을 확실히 살려준다는 점에서 좋았다. 짧은 단역들도 낭비되지 않고 쓰였다. 교수님들과 학생들 모두의 캐릭터가 그 짧은 과정에서도 톡톡히 드러나더라. 주인공들은 길게 보아야 하는 캐릭터였으니까 생략하고, 음... (내 생각에) 가장 중요한 캐릭터였던 세베루스 스네이프(알란 릭맨)는... ㅎㅎㅎ 좋았다. 아 진짜 엄청 울음. 다 아는 장면인데도 왜이렇게 슬프니. 회상 하는 장면에서부터 펑펑. 역시 세베루스께서는 이 시리즈의 진짜 주인공이 아닐까... 순정남ㅜㅜ
진행이 너무 휘몰아쳐서 볼드모트(랄프 파인즈)가 죽고 사건이 모두 해결된 직후의 진행이 허무하다는 느낌도 있었다. 그런데 그 허무함은 이 시리즈가 끝나버리고, 모든 사건이 종료된 것에서 비롯한 것이기도 한 듯. 뭔가 참... 아 이제 끝이구나... 뭐 그런 느낌을 주인공들 뿐 아니라 나도 느꼈다. 근데 19년 후 모습은ㅋㅋㅋㅋㅋ빵터짐... 제발 분장 좀....ㅋㅋㅋㅋㅋㅋ
해리 포터 시리즈에 단점이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그렇게 말할 수도 없고. 이번 영화에서는 슬리데린 학생들을 전부 가둬버리는 맥고나걸(매기 스미스)의 태도에 약간 발끈하기도 했으니까... 근데 그건 원작에서 발현된 성격이라 말하기도 그렇네. 하여튼 선악을 다루는 기준점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참 즐겁게 보았다.
유명한 영화인데 이제서야 봤다. 그리고 본 뒤에서도 또 한참만에 감상을 쓰는구나. 그냥 생각한 만치의 영화. 옴니버스 식 영화는 산만해지기 쉬운데 인물들을 긴밀하게 잘 엮어낸 것 같다. 주제도 일맥상통하고... 그래서 옴니버스 영화 치고 꽤 흥행한 거겠지.
낭만적인 장면도 많지만 묘하게 그 낭만이 껄끄럽게 보이는 장면들도 많다. 친구인 피터(치웨텔 에지오포)의 아내(키이라 나이틀리)를 좋아하는 마크(앤드류 링컨)의 이야기는, 마크의 행동에서 낭만이 묻어나면서도 피터 입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같은 입장에서 회사 사장 해리(알란 릭맨)을 꼬시는 직원 미아(하이케 미카취일)의 이야기는 미아의 입장에선 달콤할 수 있지만, 해리의 아내 캐런(엠마 톰슨)에게는 가슴찢어지는 상처를 남긴다. 모든 사람이 1:1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도, 사랑할 때 만큼은 서로만을 바라보는게 정석이라 그런지 남겨진 짜투리 사람들은 슬퍼지는 것 같다.
전체가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있고 대부분은 가슴따뜻한 이야기인지라 딱히 할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재미있었던 커플이라면 포르노 배우 커플. 잭(마틴 프리먼)과 주디(조안나 페이지)의 이야기는 굉장히 싱그러웠다. 잘 사귀어 나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또 좋았던 건 작가 제이미(콜린 퍼스)와 가정부 오렐리아(루시아 모니즈)의 이야기.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피어나는 사랑이라는 게 참 미묘하다 싶으면서도 믿고싶고.
영국 수상(휴 그랜트)과 비서(나탈리)의 이야기는 너무 판타지가 가미되었다 싶었고... 반대로 너무 현실적이었던건 사라(로라 리니)와 칼(로드리고 산토로)의 야이기인데, 연애가 사실적이었다는 게 아니라 사라의 상황이 그랬다.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오빠 탓에 끊임없이 울려대는 전화기와 그걸 놓지 못하는 여자라니. 가족이라는 이름의 사랑도 포기할 수 없는 사라의 인생에 자신만의 사랑이 있긴 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 앞으로도 쭉 그런 상황이겠지. 해리와 캐런의 이야기도 나름대로 현실적이었고, 캐런의 대처 또한 그랬다. 해리가 한동안 사과하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
아, 머저리 영국남자인 콜린(크리스 마셜)의 미국 정복기(...)는... 난 반전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그게 더 놀라웠음.
그냥 무난무난하다. 실망도 없고 대단한 놀라움도 없지만 그럭저럭 보기 괜찮은 영화.
새로 부임한 매력적인 미혼의 영국 수상(휴 그랜트)은 발랄하고 귀여운 비서 나탈리(마틴 맥커친)에게 첫눈에 반한다. 수상이라는 자신의 위치를 의식해 그녀를 멀리하려 하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그녀에게 점점 빠져들고 만다. 고민 끝에 그녀를 다른 곳으로 보내지만 사랑 고백이 담긴 그녀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고 자신의 가슴 깊은 곳에서 솟아 오르는 뜨거운 사랑을 깨닫는다. 크리스마스 이브 날, 주소도 모른 채 그녀가 사는 동네로 무작정 찾아 나서는데.
새 아빠 대니얼(리암 니슨)은 엄마를 잃고 방에 혼자 틀어박혀 지내는 아들 샘(토마스 생스터)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하지만 사실 샘은 좋아하는 여자 조안나 앤더슨(올리비아 올슨)을 두고 짝사랑의 열병에 빠져 있었던 것. 새 아빠는 아들의 사랑을 이뤄 주기 위해 아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짜낸다. 크리스마스 이브 학예회, 여자친구 앞에서 멋지게 드럼을 연주하고 싶은 샘은 밤낮없이 방에 틀어박혀 드럼 연습을 한다. 드디어 학예회가 끝나고 작별인사도 못나눈 여자친구에게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새 아빠와 함께 공항으로 달려가지만, 그녀는 이미 가족과 함께 비행기 안으로 들어가 버린 후... 어쩔줄 몰라하던 샘은 무작정 비행기로 뛰어 든다.
소설가 제이미(콜린 퍼스)는 바랑둥이 여자친구에게 상처 받고 남부 프랑스의 작은 별장에서 소설을 쓰면서 마음을 달랜다. 그가 머무는 동안 집안 일을 돕기 위해 젊은 포르투갈 여인 오렐리아(루시아 모니즈)가 온다. 이 둘은 말은 한마디도 통하지 않지만 왠지 모르게 서로에게 끌리고, 매일 헤어지는 시간을 너무나도 아쉬워 한다... 떠날 무렵까지 결국 그녀에게 사랑 고백을 하지 못하는 제이미... 점점 더 커가는 그녀에 대한 그리움으로 어쩔줄 몰라하던 그는 크리스마스 이브 날, 드디어 포르투갈로 그녀를 찾아가 평생 잊지 못할 최고의 선물을 준비하는데...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동료 칼(로드리고 산토로)을 오랫동안 짝사랑해 온 사라(로라 리니). 드디어 회사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꿈에 그리던 그와 함께 춤을 추게 된다.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그녀의 새로운 매력에 마음이 끌린 그. 결국 그녀를 따라 그녀의 집으로 오게된다. 뜨거운 눈빛이 오가고 분위기는 무르익어 마침내 고대하던 사랑을 나누려는 찰나, 요양소에 있는 그녀의 아픈 남동생에게 전화가 온다. 아쉽지만 그녀는 그를 남겨두고 누나를 찾는 동생에게 달려가는데... 과연 이들의 사랑은 이뤄질 수 있을까?
무뚝뚝한 남편 해리(알란 릭맨)의 주머니에서 하트목걸이를 발견하고 기쁨에 설레여하는 캐런(엠마 톰슨). 그러나 크리스마스 이브, 정작 해리가 건넨 선물은 CD. 그렇다면 그 목걸이의 주인은?
이제는 한물간 로커 빌리(빌 나이히)에게 오랜동앗 매니저 일을 맡아주며 고생해온 조(그레고르 피셔). 데뷔때부터 빌리와 음악 활동을 함께해온 그는, 다시 재기를 꿈꾸는 빌리와 함께 리바이벌곡 'Christmas Is All Around'를 크리스마스 음반 차트 1위에 올려 놓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데... 크리스마스에 이들은 과연 1등을 할 수 있을까?
신랑 피터(치웨텔 에지오포)와 신부 줄리엣(키라 나이틀리)의 결혼식. 신랑의 제일 친한 친구 마크(앤드류 링컨)는 정성을 다해 웨딩 촬영을 해준다. 하지만 신부 줄리엣은 자신을 차갑게 대하는 마크를 서운하게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크의 집에 웨딩 테이프를 찾으러 간 줄리엣은 온통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득 채워진 화면을 보고 감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