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오래간만에 본 일본 드라마. 방영 당시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었는데 자판기 키스 플짤보고 왠지 보고싶어져서 후딱 봤다. 미드만 주구장창 보다가 일드보니까 거의 절반 수준인 10화, 11화 이렇게 완결나니까 마음도 가벼웠는데 진행 자체도 빡빡하진 않아서리 보는데 수월한 편이었다. 수사물 보다가 이런 드라마 보면 편한게, 내용이 이어지는 측면이 강하니까 몰아보기 쉽다. 수사물은 당최 몰아보면 지쳐...
원작 만화를 잘 살렸다고 말하긴 힘들었다. 난 원작 만화에서 느껴지는 현실 세계의 판타지 라는 느낌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이건 길이를 대폭 줄이다 보니까 감정 노선이라던가 그런 부분에서 아무래도 부족함이 느껴졌다. 스미레(코유키)건 모모(고다 다케시, 마츠모토 준)건 간에 둘이 왜 서로를 좋아하게 된 것인가 하는 데 대한 의문이 조금은 생기는 드라마. 생각보다 어울림은 좋았지만서도 내용 자체가 탄탄하다는 느낌은 못받았다.
특히 완벽해야 할 캐릭터 부분에서 부족함이 생기니까 내용까지 흔들렸다는 느낌이다. 주인공인 스미레나 모모의 경우엔 그나마 조금 나았지만, 정신과 의사(나가츠카 쿄조)와 그 보조소녀(오토하)의 경우엔 대체 왜 나오는가에 대한 의문이 강했다. 이런 역할은 차라리 스미레의 절친인 유리(스즈키 사리나)에게 맡겨 버리는 편이 낫겠다 싶었다. 유리의 경우 원작보다 대폭 역할이 줄어들고 심지어 절친이라는 느낌마저 감소하는 캐릭터가 되어버린 건 아쉽기 짝이 없다. 이런 캐릭터의 감소는 하스미(다나베 세이치) 또한 절정이었는데, 원작의 우유부단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현실성 있는' 하스미보다 훨씬 더 어눌하고 불친절해져서 화가 날 지경. 결말의 거짓말에 대한 사과 운운에서는 정나미가 딱 떨어졌다. 원작의 하스미가 찌질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었다면, 여기에서는 찌질한데 못이겨 비열한 느낌까지 있었다. 후쿠시마 시오리(사카이 와카나)같은 경우가 그나마 원작과 가장 비슷했다. 얄미운 느낌이 잘 살았다. 다케시의 친구인 준페이(에이타)는 그렇다 쳐도 루미(이시하라 사토미)의 경우엔 매력이 전혀없었고... 아, 스미레의 전 남친(나가노 히로시)은 단역이었지만 괜찮았다. 찌질한 캐릭터의 감성이 잘 묻어났다.
이런 식으로 스토리의 그 기반이 되는 부분들이 원작보다 무너져 있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완전히 만족스럽진 않았다. 일본 드라마 특유의 연출이나 감성도 확 와닿지는 못했고. 설정 자체의 매력 때문에 볼 수 있었다... 난 마츠모토 준을 좋아하지만 여기에서의 캐릭터는 거 참.
결말을 확실히 맺음지어줬던 원작과 달리 오픈엔딩처럼 되어있는데... 이렇게 짧은 드라마에서 감정을 확확 펼치지 못했으니 차라리 그 편이 나았겠다 싶긴 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습니다. 고다 다케시의 인생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여러모로 아쉬움. 원작을 봐서도 그렇고. 기대해서도 그렇고... 하지만 코유키는 예뻤고 마츠모토 준은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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