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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모우 감독은 본디 중국의 현실을 고발하는, 그런 작품을 많이 쓰던 감독이 아니었나... 갑자기 스케일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각본이 빈약해졌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나는 '영웅'까지도 소화할 수 있었는데. 황후 花는 뭔가 아니다. 장이모우 감독은 뭘 말하고 싶었던 걸까? 절대권력? 절대 권력의 허망함? 허망하지도 않던데. 파국? 뭐니, 진짜. 이 허접하기 짝이 없는 스토리는.
황제도 어이없고, 황후는 더 어이없고, 찌질이 원상, 싸이코 찌질이 원성... 둘째 원걸만이 멋있더라. 사실 얼굴은 원걸이 제일 별로다 했는데, 제일 멋있었다. 아우 두 찌질이 형제는 어찌할꼬... 이 스토리의 가장 큰 희생자는 궁녀 선이었다. 태의도 좀 불쌍하고. 18금 판정 받은 건 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든 장면과, 폭력적인 장면 때문인 듯. 별로 야하다거나 한 장면은 없었다.
스케일 면에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화려했다. 궁 안의 배경이 거의 전부인데, 바닥까지 번쩍번쩍 하더라. 450억이 어디 들어갔는지 알 것 같아. 궁녀들 옷은 쪼끔 부담스러웠음. 바닥에 국화 깔아놓은것이 굉장히 멋있었다. 그리고 한 바탕 전투가 벌어진 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시체를 치우고 다시 국화를 까는 환관?들의 모습이 몹시 인상적...(조금 다른 의미다.)
배우들은 뭐 원체 알려진 주연 배우가 둘이나 되니까. 주윤발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능글맞고, 소름 돋는 연기를 보여주더라. 나는 그냥 좋았다. 공리는 어느새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여인이 되어 있었다. 홍등에서 봤던 게 인상이 깊었었는데. 독한 표정은 좋았지만, 아무래도 나는 그 역할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찌질이 원상역의 리우 예는 나약한 일면이 드러나서 좋았다. 그래도 저 사람만 보면 찌질한 기분이 들 것 같다-_- 듬직한 원걸역의 주걸륜은'ㅂ'... 멋있던걸. 작달막한 눈이 처음엔 부담스러웠는데, 나중엔 총명하게 보이기까지! 낄낄. 셋째 싸이코 찌질이 원성역의 준지 퀸은... 얼굴은 잘 생겼다. 연기는 많은 면을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아직은 조금 어설프게 보았다. 궁녀 선의 리 만은 쌍커풀이 없는 눈을 가지고 있었는데, 굉장히 아름다웠다. 처음에 보고 아, 예쁘다. 를 속으로 연발했다. 피부도 뽀얗고. 부럽고나...
각본만 좋았으면 멋진 영화였을 것을. 진짜 뭐 설명해주는게 하나도 없어. 설명 안해주는 건 안봐도 다 알겠드만... 좀더 치밀한 각본이었으면 좋았을 영화였다. 그래도 눈에 남는 것은 제법 있다. 머리에는 뭐가 안 남는다.
덧붙이기- 듀게의 스포일러 게시판에서 보니, 황제가 황후의 약에 독을 탄것은 첫째 왕자와 바람을 피워서. 그리고 맨 마지막 황후가 던져버린 약은 단번에 치사량에 이를만큼의 독. 방패가 녹아버렸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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