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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색이 넘치는 영웅이라는 편견이 가득가득한 영화가 캡틴 아메리카, 스티븐 로저스(크리스 에반스)를 내세운 이 시리즈인데 나름대로 그 색을 가리려고 노력은 했더라. 그래도 그 유니폼이 촌스럽고 뭔가 껄쩍지근한 느낌이 든다는 건 바뀌지 않아. 전쟁 상황에서 마스코트 같은 것으로 전락한 캡틴 아메리카의 상황과 그걸 극복하는 장면으로 좀 나아지긴 했지만... 원체 선량한 사람이라 그런가 극복이 대단히 극적이지도 않았다. 아 쓰고 보니 그런 거 같네.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시련들은 그렇게 극적이지가 않았다... 상관인 체스터 필립스(토미 리 존스)에게 갈굼을 당해도, 아브라함 어스킨(스탠리 투치) 박사를 만나 힘들게 변신을 하여도(이런 변신 과정은 좀 간단해 보이기까지 한다...), 심지어 베스트 프렌드 벅키(세바스찬 스탠)이 죽을 때 조차도 그다지 파급력이 없었다. 연애는 어떻고. 페기(헤일리 앳웰)이랑 그렇고 그런 느낌도 썩 없고 위기도 그냥 그렇구나 싶고ㅎㅎㅎ 이 영화에 굴곡이란 굴곡은 다 있는데 그게 무슨 손가락으로 그린 파동마냥 가볍단 말이다...
적 설정 또한 조금 모자라고 안습하였다. 레드 스컬(휴고 위빙)이 그렇게 대단한 존재처럼은 안 보여서 문제. 대단한 군사력이랑 그런 거 가진 거 알지만 그냥 단순비교해도 매력도 떨어지고... 그 대단한 군사력 탓인지 뭔지 막상 레드 스컬 본인이 가진 능력에는 의심을 품게 되었다. 1:1로 붙으면 금방 이길 것 같아. 그럴 것만 같아. 그리고 실제로도 그래버렸다... 엥 싱거워요. 마지막에 제트기 끌고 사람들 없는 장소로 추락을 각오할 때에도 뭐.. 뭐야 너 당연히 그래야 할 것만 같아. 위대한 희생이 아닌 것만 같아...! 이 기분은 뭐지! 싶어졌다니까...
스토리나 주인공의 설정을 드러내는 데에선 그다지 나쁜 건 없었는데 이상하게 탁 터지는 부분이 없어서 밍숭맹숭 보았던 영화였다. 나쁘진 않은데 손에 땀을 쥐게 하지도 않으니 이건 히어로 물로서는 단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스파이더맨이나 배트맨을 보았던 사람들에게 요 히어로가 가진 고민은 너무나 가볍고, 요 히어로가 힘을 갖게 되고 그것으 활용하는 방식도 물에 물 탄듯 술에 술 탄듯...
그리고 기대하였던 마른 몸의 스티븐 로저스 합성은...ㅜㅜ 그나마 혼자 나올 땐 그러냐... 하는데 다른 사람들과 나올땐 그 괴악함에 멍때리게 되더라. 슬프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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