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교육 (2004)
Bad Education
9
- 감독
- 페드로 알모도바르
- 출연
-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펠레 마르테네즈, 하비에르 카마라, 다니엘 지메네스 카초, 루이스 호마르
- 정보
- 스릴러, 범죄, 로맨스/멜로 | 스페인 | 104 분 | 2004-09-17
영화 분위기가 생각보다 차가워서 놀랐다. 화면같은 건 화려한데 스토리 자체는 꽤 냉정하게 스토리들을 진행하고 있더라. 포스터만 보고서는 이런 분위기일 줄 상상도 못했는데. 액자식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 지금 진행되는 '현재' 외에는 모든 것이 조각만을 가지고 있을 뿐 전체 사실을 그려내진 못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이그나시오(프란시스코 보이라/아역: 나초 페레스)가 쓴 '방문객'의 원래 스토리는 이그나시오의 시선을 따르고 있고, 영화로 각색된 버전은 또 엔리케(펠레 마르티네즈/아역: 라울 가르시아 포르네이로)의 시선을 가지고 있고, 마놀로 신부(다니엘 지멘네즈 카초)의 이야기는 그의 이야기를 따르고 있으니까. 그럼 이 이야기에서 자기 본인의 시선을 그대로 보여주지 못한 건 앙헬(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뿐인 건가...
생각보다 어릴 적 이그나시오에게 있었던 일이 극 중에 대단한 느낌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건 물론 아닌데, 작은 도화선 같은 거라면 쉬울까. 이그나시오가 성장한 뒤의 모습 또한 그 본인의 잘못 같은 것도 커보였고... 이그나시오 보면서 한 생각은 우와 가짜주인공이 이런걸까... 정도. 이그나시오를 둘러싼 인물들, 엔리케와 마놀로 신부, 앙헬이 이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이었다. 이그나시오와 연관되어 있는 모든 사건들에서 정작 이그나시오의 역할은 없는...? 사건들이 영화에 나오는 세 부분의 씬들(엔리케와의 만남/영화의 내용/마놀로 신부의 서술)은 모두 결합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독립적인 느낌도 강했는데 그 이음새가 제법 마음에 들었다. 앙헬이라는 캐릭터도 매력적이었고. 순수한 얼굴을 하고서는 속안에는 열망이 있었다. 거기에 자신에게 다가오는 욕망의 깊이마저 헤아릴 수 있어서 그걸 효율적으로 활용하더라. 이런 캐릭터 좋아함. 선역이건 악역이건간에...
난 재미있게 봤다. 약간 허무할 수도 있는 마지막 에필로그마저 스토리에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고. 엔리케와 앙헬이 잘 될거라는 생각도 안했어서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말았다. 마지막에 이그나시오의 마지막 편지를 받아든 엔리케의 표정에서 많은 감정이 복잡하게 섞여 묻어나오는 듯 했다. 그 편지를 전해주는 앙헬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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