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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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아멜리 노통브 (문학세계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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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은지 거의 삼주 다 되어 가는 듯. 너무 쓰기 귀찮아서 그만... 내용 더 까먹기 전에 쓴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문학세계사는 표지 디자인을 더 신경쓸 필요가 있다. 이번에 아멜리 노통브 책을 좀 샀는데, 책 표지들을 보면 한숨이 나오는 건 문학세계사 버전. 그나마 살인자의 건강법과 적의 화장법은 문학세계사 거 치고 괜찮긴 했다만 열린책들 표지와 비교되는 건 사실이다. 겨울여행이 그 표지들 중 가장 심한듯 하다. 물론 내용이 가장 중요하지만 때로는 포장도 중요한 법이에요.

  산 다른 책들은 이미 읽어봤거나, 혹은 유명해서 샀는데... 이 책은 시간인데 그냥 샀던게 책 소개가 마음에 들었다. 사랑에 빠진 남자가 사랑을 위해서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이름의 첫글자를 연상시키는 건축물을 비행기로 폭파시키려 하는 내용. 황당무계하지만 이런 막무가내식 설정이 마음에 들어서 사게 됐다.

  주인공 조일은 평범한 남자. 그러다가 일하러 들른 집에서 아름다운 여자 아스트로라브를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알리에노르 라는 이름의 작가로 알고 있었지만, 사실 알리에노르는 아스트로라브가 맹목적으로 보살피고 있는 정신지체가 있는 작가. 조일은 아스트로라브에게 끊임없이 구애하지만 항상 그 사이에 껴 있는 알리에노르 탓에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 그의 사랑은 점점 간절해지고 커가는데 아스트로라브는 수동적이고 또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어느정도 사랑이 풀려나갈 때 조차도 아스트로라브는 많은 것을 내어주지 않는다.

  알리에노르가 내뱉는 말들이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말보다 드러나는 행동과 상황 같은 것들을 보면 의외로 가장 묵직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녀는 소설 내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다. 왜냐하면 조일이 하는 행동은 아스트로라브에게 관련된 것이고, 아스트로라브의 행동은 또한 알리에노르에게 통하기에.

  사랑때문에 너무 힘이들어 아스트로라브를 사랑하는 마음을 증명하기 위해 에펠탑을 파괴하려는 조일은, 대책없는 낭만주의자이다. 그의 생각 속에서 현실과 상상은 마구 뒤섞여 있는 듯 하다. 실제로 깨진 병 하나로 비행기를 납치할 수 있는 확률은 매우 적지만, 그는 그것을 굳건히 믿고 있다. 보는 나조차도 왠지 설득되어버린다.

  실제로 조일이 비행기를 납치 하는지, 안하는지보다는 그에 깔린 면면의 생각과 감정들이 중요했던 이야기. 조일이 납치에 성공했을까? 그건 중요치 않다. 조일이 아스트로라브에게 자신의 사랑을 확실히 보여주었을까? 난 그것만큼은 전자의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성공했을 거라 본다.

  가볍지만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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