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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주인공이 만난 그리스 사람 '조르바'는 정말 독특하고 톡톡 튀며 개성있는 캐릭터. 가끔 동조하지 못할 법한 소리를 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끌린다. 그는 못되거나 사악한 이가 아니며 약은 짓을 하거나 바보같은 짓거리를 벌이면서도 그 나름의 논리와 양심있는 태도를 보여준다. 조르바가 가진 자유로움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 보이며 그것이 예순을 넘은 노인 조르바에게 청년의 그것보다 더한 생기를 부여한다. 그런 자유로움 또한 그가 겪은 많은 인생사 속에서 탄생한 것이겠지만. 소설 속의 '나'가 박학다식하지만 그저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서생에 불과하다면 조르바는 그 정 반대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차이가 아주 독특하고 재미있게 다가옴. 캐릭터가 일단 충실한데 내용 자체도 훌륭한 지라... 사실 한 번 읽은 지금 다 이해했다고 하기 힘들고, 시간을 들여 여러 번 읽어봐야 할 듯 하다.
끝으로 갈 수록 결말이 어느 정도 짐작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되게.. 내 생각보다 엄청 먹먹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으면서도 왠지 편지를 받은 나의 심정이 내게 그대로 절절히 와닿는 것 같았다. 난 오히려 '나'가 느꼈던 친구의 죽음, 그 부분보다도 더 슬프고 사무치더라. 소리쳐 울고 싶지는 않지만 그러나 무거운 가슴을 가눌 수가 없는.
완전히 동조할 순 없지만 참 닮고 싶었다. 또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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