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 하우스
감독 알레한드로 아그레스티 (2006 / 미국)
출연 키아누 리브스, 산드라 블록, 쇼레 아그다쉬루, 딜런 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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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시월애 본게 벌써 7년 전이란 말인가 뜨악. 아무튼 그 시월애의 리메이크 작, 레이크 하우스다. 멜로는 별로 즐기는 편은 아닌데(아마도), 시월애 리메이크 작이라길래 궁금하기도 했고, 키아누 리브스도, 산드라 블록도 좋아하는 편이라 보는 데 별 지장 없었음. 바다가 아닌 호수 위의 집인지라 일 마레 라는 이름은 쓰지 않고 제목이 레이크 하우스라고. 이건 쫌 아쉽곤. 그래도 중간에 일 마레가 잠시 언급되는 장면이 있는데 굉장히 반가웠음.

  리메이크 작이다 보니까 기본 설정은 거의 비슷. 남자 주인공인 알렉스 와일러(키아누 리브스)가 건축가 아버지(사이먼 와일러 역/크리스토퍼 플러머)의 그늘에 가려있는 건축가라는 점, 남녀가 통하게 되는 우체통... 뭐 요런 거. 아 시월애가 가물가물해. 반면 여자 주인공인 케이트 포스터(산드라 블록)의 직업은 성우에서 의사로 바뀌었다. 성우가 좀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각본을 수정하면서 좀더 각본이 세밀해지고 그에 따라 의사로 바뀐 듯. 직업이 의사인 것을 통해 꾸며지는 것들이 있다.

  시월애는 확실히 좀 정적인 느낌이 있었다. 그 시월애만의 감각 같은 거. 근데 레이크 하우스는 그걸 좀 제대로 못 살린 거 같아서 안타깝다. 영상미가 더 떨어진다는 느낌이... 아니 물론 화면은 때깔나는데, 시월애의 아련한 느낌이 부족하다. 

  화면은 그렇긴 한데, 각본은 더 좋아진 느낌이다. 시월애가 도식적인 설정과 약간 텅 빈 듯한 느낌을 영상미로 채워 넣었다면, 레이크 하우스에서는 설정을 좀 더 활용한다. 알렉스가 케이트와의 접점을 열심히 만들어나가는 장면이 얼마나 재밌는데. 키스 한 번도 따 냈으니 아주 훌륭한 수확이다. 마지막의 급조된 듯한 해피 엔딩만 쫌 아쉬움.

  생각보다 매끄럽게 잘 리메이크 된 것 같다. 외국 평론가들 평이 아주 형편 없었는데(몇 명 빼고-), 생각보다 그렇게 지루하지도 않았고 난 마음에 들었음. 시월애의 그 느낌은 아니더라도, 잔잔한 감각은 확실히 살아있고... 괜찮다.

  시월애를 안 본 사람이라도 제법 편안한 기분으로 볼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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