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감독 가이 리치 (2009 /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드 로, 레이첼 맥아덤즈, 마크 스트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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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뭘 쓸 수 있을까. 이거 감상을 적어야겠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막상 펼치니 생각나는 말은 되게 한정적인 것들 뿐이라서 놀랐다.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딱 그만큼이라는 소리다.

  이 영화는 홈즈 팬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는 당연히 아니었다. 다행히 나는 홈즈 팬도 아니고, 전형적인 헐리웃 스타일 영화에 거부감이 없어서 그런지 재미있게 봤다. 로다쥬와 주드 로를 둘다 좋아하니까 물론 그것도 한 몫 했고. 뭐 어쨌든 영화는 재미있기는 하다. 완전히 헐리웃 스타일로 사건해결을 할 뿐. 이 영화가 셜록 홈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왓슨(주드 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는 그냥 캐릭터 짜기가 귀찮았던 거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든다.

  영화 안에서 셜록은 완전히 머리 잘굴러가는 똑똑한 탐정이고, 그의 사건 해결은 항상 일사천리다. 블랙우드(마크 스트롱)의 범죄들? 그냥 타이밍이 늦은 것 뿐이지 셜록은 모든 걸 다 알고 있다.

  그럼 셜록이 할 수 없는 건 무엇인가? 그건 인간관계에 얽힌 부분 뿐이다. 왓슨이 자기를 떠나 메리(켈리 라일리)와 결혼할 거라는 걸 막을 수 없다는 것? 아름다우며 또한 범죄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여자 아이린(레이첼 맥아담스)과의 연애에서 중학생 소년처럼 군다는 거? 일에 있어서는 완벽하지만 인간관계를 다루는 재량은 그다지 뛰어나지도 않고, 왜 잘못됐는지도 모른다는 게 캐릭터에 있어 매력으로 작용했다. 셜록은 어린애같다. 그는 왓슨에게 끊임없는 애정을 갈구하고, 그가 자신을 떠나는 걸 당최 받아들이질 못한다. 왓슨은 왓슨대로 그에 길들여져 있다. '우리'가 아니라 '너'야, 라면서 냉정하게 굴지만, 결국 왓슨은 셜록과 함께이지 않은가. 셜록과 왓슨이라는 두 캐릭터의 조합은 그래서 재미있다. 투닥대지만 끊어낼 수 없는 인간관계를 보여주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여전히 아직도 잘 모르겠는 것은 왜 이 영화가 '셜록 홈즈'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어야 했는가다. 캐릭터를 완벽하게 따오지도 않을 거였다면, 그냥 다른 가상의 주인공을 세워도 됐을텐데.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점만 뺀다면, 오락 영화로서 셜록 홈즈는 정말 재미있었다. 후편도 기대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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