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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자체는 '꿈을 이룰 수 있다' 이거니까 다소 심심하다 싶었는데, 또 생각해보니 나 엄청 이걸 재미있게 본거다. 작은 쥐 레미(패튼 오스왈트)가 꿈을 꾸고 그것을 이뤄가는 과정들이 참 재미있고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맛이 있다. 난 좀 쉽게 생각해서 그런가 구스또(브래드 거렛)가 상대 악역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초반에 죽어버려서 깜짝 놀랐다. 스키너(이안 홈)과의 대결구도도 의외로 심심하고 빨리 끝났고.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평론가인 안톤 이고(피터 오툴)의 음식 평론이었다. 보면서 의아해 하긴 했는데, 이 영화에서 중요한건 레미가 꿈을 이루고 인정받는 과정이니까 안톤 이고가 마지막 장벽이었던 게 이해가 된다.
라따뚜이에서는 갖가지 고난이 등장하는데 이것은 링귀니(루 로마노)의 고난이라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레미의 고난이었던 것 같다. 레미가 쥐라는 틀을 딛고 일어나는 과정, 요리사가 되기 위해 겪는 고난들, 우정의 위기, 가족과 꿈 사이에서의 고민,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요리사로서의 시험까지. 모든 이야기들은 레미에게 집중되어 있다. 주인공은 확실히 작은 쥐 레미이다.
링귀니는 그냥 레미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등장인물일 뿐이지 그 캐릭터 자체의 매력은.. 잘 모르겠다. 인간 좋은거? 좀 멍청한 거? 운좋은거? 인간 캐릭터 중에서 가장 매력있고 도드라졌던건 콜렛(잔느 가로팰로)와 안톤 이고가 아니었나 싶다. 스키너 조차 그 캐릭터 색이 부족해서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링귀니는 멍청해서 재미가 없어... 콜렛은 링귀니와 너무 쉽게 맺어지는건 좀 짜증나긴 하는데, 그래도 당차고 똑부러져서 마음에 들었다. 목소리도 걸걸하면서 여성스러운게 너무 좋았음. 안톤 이고씨의 캐릭터야 뭐 너무나 확실하고... 목소리도 최고최고. 그리고 마지막 평가 내려주는 그 말투가 너무 좋았음.
전해주는 교훈이 엄청 참신하다고는 말 못하겠다. 다소 전형적인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래도 이야기가 너무나 재미있고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점에서 성공적이다. 이런 이야기를 이 정도로 재미있게 만들기도 쉽지 않다. 왜냐하면 전형적인 건 그만큼 지루해지기 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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