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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동화를 섞어놓은 듯한 이야기였다. 집안에 내려진 저주 탓에 돼지코를 달고 태어난 페넬로피(크리스티나 리치)가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는 엄마(캐서린 오하라), 아빠(리처드 E. 그랜트) 사이에서 자라나 자아를 찾게되고 진실한 사랑을 품은 남자도 만난다... 이거 어째 미운오리 새끼.
뭐 현실일 수 없는 상황이 이미 정해져있다 보니까 그 뒤에 어떤 설정이 붙더라도 그냥저냥 괜찮게 느껴졌다. 예를 들면 윌헨 집안에 저주를 건 마녀가 현재 윌헨 집안에 있는 집사 제이크(마이클 피스트)라던가 하는 설정 말이다. 하지만 그 외의 판타지 외적인 부분은 사실 공감하기 어려운 것도 많았다. 아무리 저주를 풀기 위해서, 부모님의 독촉에 의해서라고는 해도 그렇게 자기를 역겨워하던 에드워드(사이몬 우즈)와 결혼식까지 간다는 게 영. 그리고 꼭 그때 가서 '지금 이대로의 자신이 괜찮다'라는 걸 깨닫는 주인공이라던가. 상식적으로 돼지코를 달고 있는데 괜찮을 수가 있냐...
맥스(제임스 맥어보이)가 (조니라고 해야하나?) 페넬로피를 좋아하게 되는 과정이 짧아서 아쉬웠다. 뭔가 정신적으로 교감이 크게 있었어야지 좋아하던지 말던지 하지. 어정쩡한 감정진행이라 요게 좀 걸렸다. 기본적으로 착한 심성을 타고났다고 하기엔 너무 허술하고. 완연한 도박중독자가 손을 한번에 털고 훅훅 나오는것도 좀 계기가 미약하다 싶었다. 아무리 동화라지만 돼지코를 달고 있는 사람을 보고 그렇게 단기간에 반한다는게, 또 그 사람을 생각해서 당신과 결혼할 수 없다고 하는게 말이 되나 싶기도 하고... 아,뜬금없는데 조니가 일하던 재즈 바 주인으로 러셀 브랜드 나온거... 잠깐 나온거지만 엄청 잘어울렸다ㅋㅋㅋ
완전한 악역은 없었던 것 같다. 사악하다기보단 심술맞게군다는 느낌이었다. 기자인 레몬(피터 딘클리지)나 어쩌다 페네로피에게 당해 정신착란으로 기사가 나가게 된 에드워드나... 본성이 악하다기보단 그냥 삐쳤구나? 복수심이로구나... 이런 느낌...? 레몬이야 사건들이 이후에는 심통난 채 이리저리 많이 도와주기도 했고, 에드워드도 뭐 막판의 막판에 가서는 약간 죄책감을 느끼는 듯 했다. 레몬의 심정이야 백번 이해가 가고, 에드워드도 그럭저럭. 너무 찌질하게 나와서 미워할 겨를도 없었다. 사이몬 우즈는 백치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오만과 편견때도 이런 느낌이었는데... 뭐 거기선 얄밉진 않았지만.
페넬로피가 세상을 나가서 사귀게 된 친구인 애니(리즈 위더스푼)나 바텐더 잭(리처드 리프)는... 글쎄. 그렇게 비중있었나? 맥스와 그랬던 것처럼 감정교류를 쌓기도 전에 모든 것이 밝혀져버린 느낌이다. 세상에 페넬로피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에 한 박자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유가 나온 거 같은... 뭐 안 나왔어도 상관없었을 것 같다.
아 뭔가 단점만 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재미있게 봤다. 그냥 한 편의 동화를 본 느낌이었다.
아 그리고 국내 포스터 동화처럼 만들려던건 알겠는데... 제임스 맥어보이 포샵 너무 심하게 했다. 누군지 모르겠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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