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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유목형(허준호)이 죽은 뒤 외딴 마을에 오게 된 유해국(박해일). 마을에는 마을 안의 모든 일을 통솔하는 이장 천용덕(정재영)과 그 아래로는 수상하기 짝이 없는 세 사람, 전석만(김상호), 하성규(김준배), 김덕천(유해진)이 수족노릇을 하며, 또 알 수 없는 여자 영지(유선/윤아름)가 있다. 기본적으로는 아버지의 죽음에 의문을 가진 해국이 마을의 기반에 관련된 비밀을 파헤쳐간다, 이건데... 해국의 끈질긴 성격은 박민욱 검사를 좌천되게 만든 그의 악에서 잠깐이나마 드러난다. 영화에서 이 부분의 효과는 적절히 괜찮았지만서두 좀 더 심리적인 밑바탕이 드러나지 않아서 아쉬웠다. 런닝타임이 3시간에 육박하는데도 중반 이후로는 그 시간을 적절히 이용해먹지도 못했는데, 그럴 바엔 차라리 배경 밑밥을 더 깔던지.
욕을 하고는 있는데 그래도 중반까지의 진행은 나름 마음에 들었었다. 원작에 입각해서.. 물론 쓸데없는 장면이 많긴 했지만 그럭저럭 재미있게 잘 이끌어냈는데, 중반 이후의 각색은 설득력도 설득력이거니와 재미없고 늘어져서 진짜 보느라 지치더라. 그리고 스릴런데 왜 가슴이 떨리질 않니. 잔뜩 긴장해야 할 부분에서 계속 과거 회상이나오고 또 나오고... 제발 나 떨리게좀 해줘. 아무리 스토리 알고 본다지만 이건 아니잖아...
해국의 역할이 원작에서보다 악착같은 감이 적어서 좀 슬펐다. 그리고 좀 더 수동적인 느낌도 있었고... 뭐 박해일은 예쁘다. 유목형은 원작의 캐릭터가 훨씬 낫다. 여기에서는 그냥 사람좋고 인내심 좋은 사람으로만 보인다. 특히 각색때문에 더욱 더. 기도원 사건은 그렇게 각색해선 안되는 거였는데. 전석만이나 하성규는 원작가 나름 비슷한 느낌인거 같았고.. 특히 하성규가 어울렸다. 김덕천은 원작의 세밀한 부분을 그려내기 어려워서 각색한 건 좋은데 그의 죽음에 관한 부분은 좀 억지였지 싶다. 천용덕이 그런 사람이 아니란 말이지... 아, 천순경(임승대)은 원작과 꽤 비슷. 뭐 더 비틀것도 없고. 제일 어이없는건 이영지인데 으 그 마지막의 반전이라는게 어이가 없어서... 항졸과 어이없다고 소리침ㅋㅋㅋ 아냐 영지는 이런 캐릭터가 아냐.... 전체적으로 캐릭터들 매력을 폭삭 죽여놨다.
영화버전에서의 각색이야 어느정도 필요한 거고, 뭐 캐릭터나 스토리의 변형까지도 이해할 만 한데 문제는 진행. 상태가 너무 안 좋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긴장할라치면 그걸 꼭 꺼트리는 뭔가가 있고... 스토리를 산만하게 만드는 구성을 택해서 글쎄. 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하고 늘어진다. 각오했지만서도 슬펐어...
보려면 원작 보지 말고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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