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인
감독 장예모 (2004 / 중국, 홍콩)
출연 유덕화, 금성무, 장쯔이, 송단단
상세보기

  세상에 이렇게 찌질할데가(...)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였다. 아니아니, 영화 자체가 찌질하다는건 아니다; 주인공들이 찌질하다고. 특히 막판에 하는 짓들이 아주-_ㅜ;

  줄거리도 정말 단순하다; 반전도 생각보다 간단하고(이런 반전 무감각증). 볼 것은 주연배우들의 예쁜, 지나치게 예쁜 얼굴들과 배경들. CG의 남발은 그냥 저냥 무난한 수준. 아무래도 황후 花나 영웅보다는 규모가 작아서 CG가 상대적으로 좀 적지 않았나 싶다. 먼저 본 게 이 영화들이어서 CG가 그렇게 거슬리지도 않았고. 그래도 너무 노골적인 CG묘사는 좀 피해주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보면서 답답해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임무를 맡았으면 사랑에 빠지질 말던지(하긴 사랑이 그리 맘대로 되는 것이더냐만은), 사랑에 빠졌으면 임무를 적절히 포기하고 도망가던지. 주인공들이 그 중 어떤 것도 선택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헤매는 꼴들이 참 답답했다. 그래놓고 또 나중엔 쫓아가고... 버리고 쫓아가고, 버리고 되돌아오고-_-; 그리고 반전이 튀어나왔을 때 레오에게는 그냥 그랬지만, 메이에게는 왠지 화가 났달까(...) 뭐야, 날 농락한거냐?

  포스터에는 무협멜로라고 되어있지만 이건 그냥 멜로. 우크라이나에서 찍었다는 배경이 참 아름답고(내가 또 대나무를 좋아한다), 배우들의 얼굴이 아름다워서 보기 좋았다. 줄거리는 그냥저냥 무난한 수준. 나는 케이블에서 해주는걸 봤는데 뭐 시간이 아깝진 않았다. 배경이나 얼굴 보기에 바빠서..; 옷들도 참 예뻤고.

  아, 그리고 이거 검색하면서 알았는데 금성무는 대만사람이 아니었다(...) 일본 국적이었고나. 일본에서 활동할 때 카네시로 다케시로 활동하길래, 난 그냥 비비안 수처럼 일본에서 활동한 건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아예 일본인 아버지가 있었음. 어머니는 중국인이라고. 광동어, 북경어, 일본어, 영어 완벽구사-_-... 장점을 발휘하여 중국과 일본에서 조금씩 다른 성격의 역할을 맡는다고. 쳇.

  나는 아름다운 걸 좋아하기에 이 영화는 그냥저냥 좋았음.

'마음의 양식 > 때때로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Music And Lyrics, 2007)  (2) 2007.04.08
스쿠프 (Scoop, 2006)  (0) 2007.04.06
300 (300, 2006)  (2) 2007.03.26
오구 (OGU: Hillarious Mourning, 2003)  (0) 2007.03.21
1번가의 기적 (2007)  (0) 2007.03.01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황후花
감독 장예모 (2006 / 중국, 홍콩)
출연 주윤발, 공리, 주걸륜, 유엽
상세보기

  용산 CGV에서 조조로 봤다. 의외로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한적하게 보았음. 나는 이미 일요일 본격 TV네타 프로그램을 통해, 얼마간의 스토리를 알고 간 상태였다. 스케일도 스케일이지만(너무 좋아 화려 화려 화려) 아, 결말은 어떻게 될까? 하는 기대감도 있는 상태였다. 근데 이건 뭐하자는거니...

  장이모우 감독은 본디 중국의 현실을 고발하는, 그런 작품을 많이 쓰던 감독이 아니었나... 갑자기 스케일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각본이 빈약해졌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나는 '영웅'까지도 소화할 수 있었는데. 황후 花는 뭔가 아니다. 장이모우 감독은 뭘 말하고 싶었던 걸까? 절대권력? 절대 권력의 허망함? 허망하지도 않던데. 파국? 뭐니, 진짜. 이 허접하기 짝이 없는 스토리는.

  황제도 어이없고, 황후는 더 어이없고, 찌질이 원상, 싸이코 찌질이 원성... 둘째 원걸만이 멋있더라. 사실 얼굴은 원걸이 제일 별로다 했는데, 제일 멋있었다. 아우 두 찌질이 형제는 어찌할꼬... 이 스토리의 가장 큰 희생자는 궁녀 선이었다. 태의도 좀 불쌍하고. 18금 판정 받은 건 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든 장면과, 폭력적인 장면 때문인 듯. 별로 야하다거나 한 장면은 없었다.

  스케일 면에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화려했다. 궁 안의 배경이 거의 전부인데, 바닥까지 번쩍번쩍 하더라. 450억이 어디 들어갔는지 알 것 같아. 궁녀들 옷은 쪼끔 부담스러웠음. 바닥에 국화 깔아놓은것이 굉장히 멋있었다. 그리고 한 바탕 전투가 벌어진 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시체를 치우고 다시 국화를 까는 환관?들의 모습이 몹시 인상적...(조금 다른 의미다.)

  배우들은 뭐 원체 알려진 주연 배우가 둘이나 되니까. 주윤발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능글맞고, 소름 돋는 연기를 보여주더라. 나는 그냥 좋았다. 공리는 어느새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여인이 되어 있었다. 홍등에서 봤던 게 인상이 깊었었는데. 독한 표정은 좋았지만, 아무래도 나는 그 역할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찌질이 원상역의 리우 예는 나약한 일면이 드러나서 좋았다. 그래도 저 사람만 보면 찌질한 기분이 들 것 같다-_- 듬직한 원걸역의 주걸륜은'ㅂ'... 멋있던걸. 작달막한 눈이 처음엔 부담스러웠는데, 나중엔 총명하게 보이기까지! 낄낄. 셋째 싸이코 찌질이 원성역의 준지 퀸은... 얼굴은 잘 생겼다. 연기는 많은 면을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아직은 조금 어설프게 보았다. 궁녀 선의 리 만은 쌍커풀이 없는 눈을 가지고 있었는데, 굉장히 아름다웠다. 처음에 보고 아, 예쁘다. 를 속으로 연발했다. 피부도 뽀얗고. 부럽고나...

  각본만 좋았으면 멋진 영화였을 것을. 진짜 뭐 설명해주는게 하나도 없어. 설명 안해주는 건 안봐도 다 알겠드만... 좀더 치밀한 각본이었으면 좋았을 영화였다. 그래도 눈에 남는 것은 제법 있다. 머리에는 뭐가 안 남는다.

  덧붙이기- 듀게의 스포일러 게시판에서 보니, 황제가 황후의 약에 독을 탄것은 첫째 왕자와 바람을 피워서. 그리고 맨 마지막 황후가 던져버린 약은 단번에 치사량에 이를만큼의 독. 방패가 녹아버렸으므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웅
감독 장예모 (2002 / 중국, 홍콩)
출연 이연걸, 양조위, 장만옥, 장쯔이
상세보기

  태그 쓸때 잠시 고민했다-_-; 리롄제, 량차오웨이, 장만위... 뭐 이런식으로 쓸까 하다가, 그냥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대로 쓴다. 성룡을 청룽으로 부를 때까지, 다른 사람들도 어림없다. 그래도 장쯔이랑 장이모우 감독은 발음대로. 한마디로 제맘대로(...)

  케이블 TV에서 하길래 잠깐 봤었는데, 장면 장면이 너무 아름다워서 다시 봤다. 장이모우 감독 영화는 '홍등'이후 처음이다. 홍등에서와 같은 찝찌름한 감정이 느껴질까 두려웠으나, 굉장히 만족하면서 보았다.

  진시황과 천하 통일과 그것을 막으려는 영웅들과 관련한 짧은 사건을 3번에 걸쳐서 풀어내고 있으나 나는 지루하지 않았다. 3번의 이야기는 각자 무명(이연걸)이 지어내는 허구의 이야기, 진왕 영정(진도명)이 지어내는 사실에 제법 가까운 이야기, 무명이 다시 전하는 진실의 이야기로 나뉜다. 이 이야기들은 세번에 걸쳐 새로운 시각으로 반복되고 있으나, 그 틀은 하나로 같아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무명이 가짜로 지어냈던 첫번째 이야기는 따로 떼어놓아도 제법 볼만한 삼각관계 이야기인지라 재미있었다. 허구라서 싱겁긴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이 영화는 색채의 대비를 통해 각각의 이야기를 확연하게 구분해낸다. 이야기 구분 뿐만 아니라, 장소에 있어서도 이 색채는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첫번째 허구의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빨강색을 띤다. 화려하게 사람을 휘어잡는 이 빨강은, 얽히고 섥힌 삼각관계 이야기에도 적당했다.

  진왕 영정이 지어낸 사실에 가까운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파랑색을 띠고 있다. 사뭇 안정되고 감정을 가라앉히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진왕 영정은 더욱이 파검(양조위)과 비설(장만옥)을 높게 사고 있어서, 그들을 고고하게 보는 그의 시각이 반영된 듯 했다. 두 번째 이야기 끝 부분에 무명과 파검이 호수? 위에서 벌이는 결투가 볼만 했다.

  진실의 이야기는 하얀색이다. 어떠한 시각도 반영하지 않은 채, 진짜 본질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하다. 더불에 파검의 이야기를 전할때, 파검과 진왕의 결투 장면을 확연한 초록색을 띈다.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확 잡히지 않았다. 진왕이 머무는 왕궁은 전체적으로 검정을 띄고 있는데, 진왕의 확고한 성격과, 진왕의 권세를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었다.

  이 영화에서 색채를 빼면 무엇이 남는가? 사실 영화가 전하는 의미는 참 작다. 진왕이 바라는 천하통일의 의미와, 그에 희생한 영웅들의 이야기. 천하를 위해 무명을 영웅이라 여기면서도 죽일 수 밖에 없는 진왕의 모습같은 것이 있긴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한게 사실이다. 색채가 없었으면 내게 이 영화는 참 부질없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만큼 영상의 힘은 강하다. 그리고 아름답다.

  배우들은 참 자신들이 할 역할, 그 이상을 해 내는것 같다. 특히 양조위와 장만옥은...;ㅂ; 말로 할수 없다. 양조위 너무 멋있다.......<- 장만옥 너무이쁘다. 특히 첫번째 이야기에서 장만옥에게 눈을 뗄 수 없다; 이연걸 아저씨는 그냥 그랬음. 적당히. 장쯔이는 별로... 원래도 예쁘단 생각을 못해서;

  이것저것 영화에 대해서 찾아보는 도중에 보니, 사람들이 이 영화를 지루하게 여기는 평이 많더라. 나는 몹시 재미있게 보아서; 그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아마도 3번이나 반복되는 이야기 구조와, 커다란 의미로 다가오지 못하는 영화의 주제가 관객들을 실망시킨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의외로 난 무협을 좋아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대 엑스트라 장면에서 왜 그리 숨이 턱턱 막히던지. 킥킥. 이번에 개봉하는 황후 花에선 엄청 멋진 국화꽃 밟고 전진하는 군대-_-가 나오던데. 보러가게 될 듯 하다. 여운이 강하게 남았어.

  사막에 나발리던 파검과 비설의 하얀 옷을 잊지 못하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