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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킹 라이브즈는 '타인의 삶을 취하다'라는 뜻이란다. 난 목숨을 앗아가서 저 제목인 줄 알았어(...) 보고 나니까 사람 죽이고 그 사람 인생을 사는 연쇄살인마가 등장해서, 아 그렇구나 했다. 진짜 엄청 둔해_-_ 소재가 참 독특하고 참신하다는 생각을 했다. 연쇄 살인마가 등장하는 미스테리 섞인 이야기는 흔하지만, 연쇄 살인마인 마틴 애셔의 생각 자체가 참 특이하니까. 그리고 그걸 나타내주는 강렬한 오프닝 시퀀스. 두 명의 청소년들이 나오고, 그 와중에 그들의 중고차 타이어가 터지자 소년 한명이 그 타이어를 갈러 나간다. 그리고 다른 소년이 너 나랑 키가 같았지? 하고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듣기도 전에 타이어를 갈러 나갔던 소년을 트럭 앞으로 밀어버리는 장면. 영화에 등장하는 연쇄 살인마의 싸이코패스적 면모를 아주 잘 보여주는 시퀀스고, 연쇄 살인마에게 흥미를 갖게 한다.
근데 이 이야기는 그 소재의 흥미로움은 좋은데, 그걸 잘 살리지 못한 것 같다. 음습한 느낌이 드는 캐나다 퀘백 지역이 나오는 것까지도 좋았다. 약간 특이한 사고를 하는 FBI 요원 일리아나 스콧(안젤리나 졸리)가 나오는 것도 좋았고, 사건의 실마리가 되는 마틴 애셔의 존재를 알려주는 마틴 애셔의 어머니 레베카 애셔(제나 로우랜즈)가 나오는 것도 뭐 괜찮았다. 이 분 연기가 좀 싸이코틱해서-_-; 제임스 코스타(에단 호크)도 아주 적역;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는 연기를 잘 할 수 있다니. 대단해! 게다가 그 촉촉히 젖은 눈빛ㅠ_ㅠ 울리고 싶은 남자 이미지였다. 근데 딱 여기까지다. 인물들과 인물이 가지고 있는 소재의 특이성 빼고 남는게 뭐지?
미스테리극인데, 미스테리가 너무 파악하기 쉬웠던 게 아쉽다. 나처럼 둔한 애가 아, 저거 복선 아냐. 라고 생각할 정도면 정말 심한 거다. 반전을 세번 일으키면서 사람들이 팍팍 놀라야 하는데, 아... 역시 그렇구나. 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서. 너무 미스테리에 긴장감이 없었다. 초반부 분위기까지는 좋았는데, 본격적으로 일리아나가 사랑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하면서 긴장감도 술술. 하트(키퍼 서덜랜드) 추격씬도 그냥 액션이라는 느낌이지 그렇게 긴박감 넘치지도 않았음. 여러가지 복선을 좀더 치밀하게 깔았다면 어땠을지 싶다. 아 그래도 마지막 반전은 나 쫌 놀랐다ㅋㅋ 그것도 알아 챈 사람 많던데, 나 역시 둔해...
퀘백 주 경찰들은 좀 소모된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일리아나를 신뢰하는 동료 르클레르(체키 카료), 싫어하는 동료 조셉 빠께뜨(올리비에 마르티네즈), 그리고 그냥 도움이 되는 동료 듀발(장-위글 잉글라드)를 배치한 것... 까지는 좋은데 별로 써먹진 못한 듯. 그나마 빈정 대마왕 빠께뜨가 좀 눈에 띄었나.
조금 힘 없는 추적극. 그래도 에단 호크의 연기 만큼은 엄청 좋았다. 이렇게 좋은 배우를 데려다가 이렇게 밖에 찍지 못하다니 눈물이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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