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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참 전형적이고 우연많은 스토리다. 루이스(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와 라일라 (케리 러셀)이 한눈에 서로 반한거며, 딱 하루 잤는데 임신한거며, 그 아이를 무사히 낳으거며, 그 애가 엄마 모르게 입양될 수 있었던 사고-_-.... 엄마 아빠의 만남부터 우연의 연속이더니 애가 자라고 나서도 우연은 엄청 많다. 어떻게 딱 애가 가출하고-_- 재능을 발견하는 시기와 맞물려서 스토리가 진행되느냔 말이다. 라일라가 나중에 어거스트의 생존을 알고 찾는 건 그러려니 했는데 루이스까지 뉴욕에 오게 되는건 좀. 아무리 우연이 필연적인 소재라지만, 그래도 이 영화는 우연이 너무 많아.
...근데 재밌다. 난 어쩔 수 없나봐. 전형적인거에 낚이는 걸로는 넘버 원. 일단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가 밴드로 노래 부른데에서 껌뻑 넘어갔으니 어쩔 수 없다. 이 영화가 월메이드 영화라고는 말 못해도, 내가 이 영화에 꽤 매료된 것은 사실이다. 난 즐겁게 봤다.
루이스와 라일라는 어떻게 보면 좀 바보같은 면이... 루이스 그렇게 좋았으면 라일라를 끝까지 쫒아갔어야지, 개선문 앞에서 찌질찌질. 라일라도 좀 비슷하고. 그냥 얘네는 이 영화의 우연과 낭만을 더해주는 역할 정도. 어거스트 캐릭터 자체는 어린애가 가지고 있는 어리숙한 맛이 살아있어 좋았다. 내가 듣는 음악에 비해 너무 천재라서 짜증나긴 했지만. 뭐 천재라니까.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건 위자드(로빈 윌리암스)인데... 길거리에 애들 앵벌이 시키는 거긴 하지만 나름대로 음악에 열정이 있어 보였다. 캐릭터가 막판에 더욱 재수없어졌지만 어쨌든 자기의 부족한 재능을 아이들에게서 발견하려 하는 부분이 일면 있었던 듯. 좀. 현실적이어서 안타까운 캐릭터랄까.
프레디 하이모어는 여전히 연기 잘한다. 바르게만 커다오. 조나단은 여전히 섹시... 아 나 밴드 노래부르는 장면 보고 진짜 기절하는 줄 알았다. 역시 난 이 사람 목소리가 꽤 맘에 들어. 후 찬양하고 있네요. 케리 러셀은 생각보다 밋밋했음... 포스가 조금 딸려요 언니. 로빈 윌리암스는 확실히 선한 역에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고, 그런 역할을 많이 했지만 악역에서 더 빛나는듯. 연기 좋았어요. 마지막에 지하철 역에서 하모니카 부르는거 참 마음에 들었던 씬. 테렌스 하워드는 사회복지사로 나왔는데 딱히 뭔가 있진 않았네요.
천재소년 어거스트 러쉬인데, 이상하게 걔의 음악은 별로 당기지 않고 그 아버지인 루이스의 밴드 음악만 머리속에 쏙쏙 들어왔던 영화. 전형적이고, 무섭도록 우연으로 점철되어있지만. 그래도 좋았다.
나는 굉장히 눈물이 많은 편인데(슬픈 영화 예고편만 봐도 눈물이 그렁그렁 할 정도로) 요새는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메마른 듯. 힘들어도 슬퍼도 그랬는데... 이 영화 보다가 중간에 펑펑 울어버렸다. 갑자기 나온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펑펑 울고 나자, 이상하게도,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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