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23 -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 김영하

엘리베이터에낀그남자는어떻게되었나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김영하 (문학동네, 2010년)
상세보기

  전에 엘레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에 관한 감상글은 올렸고, 요건 단편집에 관한 내용. 읽은 지 좀 됐는데 이제서야 쓰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사진관 살인사건
흡혈귀
피뢰침
비상구
고압선
당신의 나무
바람이 분다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이렇게 아홉개의 단편이 들어있다. 호흡이 짧고 매우 잘 읽히는 문장인지라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은 단편집. 난 이런 식의 호흡 빠른 글들을 참 좋아한다. 전에 이기호 단편집 갈팡질팡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가 몹시 취향이었던 것처럼. 새삼스레 이 단편집 읽고서 김영하 단편이 진짜 내 취향이구나, 그런 생각하면서 눈물을 줄줄 흘렸다. '흡혈귀'랑 '비상구'를 가장 즐겁게 읽었음.

  '사진관 살인사건'은 결국 이런 식으로 진짜 범인이 아닌 사람들을 조사하면서 그 사람들의 내면을 파헤치는 소설이었다. 흥미로웠지만 특별히 충격적이진 않았다. '흡혈귀'는 소재가 즐거웠다. 내가 뱀파이어 너무 좋아하겠지... 비단 소재의 문제만은 아니고, 그 소재를 풀어내는 방식(편지글)이나 담고 있는 내용도 마음에 들었음. '피뢰침'은 판타지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글쎄. 뭔가를 갈구한다는 느낌 자체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비상구'는 말투가 꽤 현실적인데(지금에 와서도)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청춘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압선'은 묘하게 슬프다. 지극히 판타지 적이면서도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 투명인간이라는 소재를 이렇게 슬프게 쓸 수도 있다. '당신의 나무', '바람이 분다',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은 셋 다 묘하게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인상이 전체적으로 쓸쓸했음.

  재치있으면서도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단편들. 아주 좋아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