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지나 언니랑 봤었는데 또 보고싶어서 보고 좀 짠해졌다. 애니메이션에서 사람이 아닌 동물이나 사물이 주인공이 되는 건 흔한 일이지만, 말할 수 없다는 점이 독특하고 또... 굉장히 매력있게 그려내서 좋았다. 판타지인데 되게 설득력있다고 해야하나 가슴 울먹하게 하는 그런 부분들도 많았고.
쓰레기로 가득찬 지구에 혼자 남은 청소 로봇 월-E(벤 버트). 월-E는 지구에 홀로, 아니 바퀴벌레와 둘이서만 남아있다. 인공지능이 발달한 것인지 월-E는 홀로 남은 긴 시간동안 '의미있는 것들'을 모으며, 인간들의 영상을 통해서 손을 붙잡고 감정을 나누는 부분을 '배운다'. 인간이 버리고 간 행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홀로 있으면서 외로움을 깨닫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습득해버린 로봇이라니. 시작부터 좀 슬프지 않나. 이런 월-E의 모습은 지구상에 홀로 남은 생각하는 존재의 외로움을 보여주는 듯 해 애틋하더라... 그런 월-E에게 찾아온 이브(엘리사 나이트)와의 만남. 이 작은 존재가 이브에게 붙인 애착과 애정의 크기가 보여서 참 짠하고도 예뻤다.
배에 올라탄 뒤의 일들은 모험도 모험이지만, 이브와 엮이는 부분에 가까워 모든 장면장면들이 즐거웠다. 특히 우주에서 이브와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이 짠하더라. 인간들의 역할이 크진 않았지만 선장(제프 나이트)과 몇몇 인간 캐릭터가 보여준 노력들도 마음에 들었다. 모니터만 보며 멈춰있던 인간들이 진짜, 실질적인 변화를 맞게 되는 게 감격적이지 않은가. 그렇게까지 퇴화한 인간들이 다시 땅에 발을 붙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게 이 작은 로봇의, 이브를 향한 사랑이라니 아이러니하고도 좋았다.
월-E는 사랑 이야기였다. 인간들이 말로 내뱉는 구구절절한 무엇보다도 마음을 건드리는 애정이, 사랑이 보이는 그런 행동들이, 백마디 말보다 좋았다. 이브의 손을 다시 붙잡는 월-E의 손동작. 거기에서 참 많이 짠하고 또 감동하게 되더라.
재미도 있었고 감동도 있었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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