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는 하우스의 캐릭터에서 캐머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도덕적인 그녀. 시즌 1 초반에는 참 좋았는데, 갈수록 이미지가 별로. 민둥민둥한 느낌이 든다. 너무나 헌식적이어서 기분이 나쁘다. 그녀에게 있어서 자신의 윤리적 가치에 어긋나는 일들은, 모두 참을 수 없고 혐오적인 것들이 되어버린다. 더 짜증나게도 그녀는 자신의 가치를 남에게도 강요한다. 자신의 생각대로 교화하려든다. 모두가 그녀처럼 살 수는 없는데. 나는 그녀의 그런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람들이 비윤리의 의미를 모르고 사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가르쳐 줄 선생님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냥 그렇게 행동하고 싶은거야.

  시즌 2, 18화의 제목은 Let sleeping dogs lie. 뭔가 했는데 '잠자는 개는 내버려둬라. (물리기전에.)' 란다.  곧 '긁어 부스럼만들기'라는 뜻 정도. 삶의 주변에는 내버려둬야하는  일들이 있다. 혹은 무시해야하는 일들이 있다. 캐머론은 너무나 도덕적이라 그렇지 못한거고. 이번 화에서 캐머론은 항상 겪는 윤리적 블라블라 말고도, 하나의 상처를 더 입었다. 포먼의 배신. 배신이랄까 뭐랄까. 아무튼 비슷한거.

  포먼이 캐머론의 논문 주제를 가로채서 쓴 일이 생긴 것이다. 정확히는 캐머론이 쓰고있던 논문의 주제를 알고 있었음에도, 포먼은 같은 주제의 논문을 쓴 것. 그리고 먼저 하우스에게 사인받아 제출한 것. 그러나 모두가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우스는 나는 몰라이고, 체이스는 미적지근한 반응, 커디는 복수의 발판으로 삼으라. 정도. 내내 화내고 괴로워하던 캐머론은 (정작 포먼은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는거) 결국 먼저 손을 내민다. 그런데 포먼의 반응은 캐머론이 예상한 그것이 아니었다. 포먼은 냉정하게 말한다. 우리는 '친구'가 아니라 '동료'라고. 그리고 사과는 결코 없다.
 
  포먼의 태도가 욱하게 짜증나긴 한다. 까짓거 대충 넘어가면 되지 자신의 생각을 그렇게 내뱉을 필요까지도 없었는데. 그러나 그게 현실이다. 모두 입밖으로 내지 않고 있을 뿐. 둔한 나조차 고등학교때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이 애는 지금 같이 노는 친구, 이 애는 오래 같이 갈 친구. 캐머론은 긁어 부스럼만든거다. 나의 감정에 당신은 왜 같은 감정으로 보답해주지 않느냐고? 왜? 어째서? 우린 직장 동료일 뿐인데. 우린 친구가 아니야. 

  알고 있다. 근데 짜증났다. 나는 캐머론이 싫지만, 저 순간만큼은 정말 캐머론을 안아주고 싶었다.

House M.D - 2X18 Let sleeping dogs lie

Cameron : I don't own House's cases. You had just as much right as I did to write it up.
               You should've told me, but I should've handled it better too.
               If we want this not to get in the way of our friendship, I think we both have to
               apologize, and put it behind us.
 
Foreman : I like you, really. We have a good time working together.
               But 10 years from now, we're not gonna be hanging out, having dinners.
               Maybe we'll exchange Christmas cards, say hi, give a hug if we're at the same
               conference. We're not friends. We're colleagues. And I don't have anything to
               apologize for.

- (스포일러, 긁기.) 나중에 일어나는 사건으로 인해 극적인 화해를 하긴 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