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모든게 상대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인데도 왜 이리 자주 잊고 사는 걸까. 내가 갖고 있는 무언가가 누군가가 부러워하는 그 행복일 수 있다. 내가 부러워하는 행복은 누군가에겐 하찮은 것 일수도 있다. 누구나 자신이 쥐고 있는 행복의 가치를 잘 가늠하지 못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행의 가치만을 크게 가늠할 뿐이다.
  -갑자기 왠 진지한 이야기냐, 하느냐면... 사실 별로 진지하진 않고.

  오늘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와서 내 삶에 대한 반성을 아주 조금 했다. 우리 아빤 정말 좋은 사람이구나, 우리 엄마 아빠가 나랑 내 동생을 정말 오냐오냐 키우는구나... 나 철 좀 들어야겠구나... 뭐 요런 생각 조금 했다. 아빠 밥을 차려주는 나라니. 정말 상상할 수 없어(...)

  나는 우리 엄마 아빠가 나와 내 동생을 정말 오냐오냐 곱게 키우는 걸 알면서도, 조금 불편한 점이 생겨도 불만을 툴툴툴 털어놓는 사람이다. 예를 들면 아빠가 평소에 정말 우리에게 미친듯이 잘해도, 명절 때 조금 권위 세우는거- 엄마한테 물 떠오라고 시키는거- (나한테 시키는 건 괜찮아;) 그런 일만 생겨도 불만을 품는다.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지만... 그래도, 우리 아빠가 그러는게 나는 싫다. 우리 아빠는 다정다감하고 좋은 사람인데. 왜 명절 때 변해야 해?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냥 아빠가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아빠였으면 좋겠다. 나는 신경질적이고 예민하다. 예전부터 가족에게는 유독 그랬다. (이게 다 질풍노도의 중학시기 때문이야.)

  그러나 전에 엄마가 그랬다. 그 상태에서 만족할 줄 알면 그게 사람이냐고. 그러니까 내가 가진 불만에 대해서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나는 스스로에게 그런 변명을 한다. 아빠는 좋은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그게 아빠의 단점을 완벽히 커버해 주는 것은 아니니까.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딸로서 아빠가 완벽하길 꿈 꿀 수는 있는거니까. 그냥 그렇게 되진 않더라도... 바랄 수는 있는 거잖아. 그러니까 내가 불평한 거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하진 않을란다. 아빠 미안, 내가 이래-_- 이건 엄마 닮아서... 어쩔 수 없어. 

  물론 내가 철없다는 것은 인정하고 고쳐야 하겠다고 생각한다. 아빠 미안-_- 인젠 동생 꼬셔서 같이 집안일도 쫌 할게... 그래도 나 요새 청소기도 돌리잖() 발전하는 내가 되고 있어... 그래도 속알맹이좀 차고 있으니까 점점 더 나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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