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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은 싸움은 딱 질색이다. 나는 싸움이 벌어져도 먼저 사과하고 끝내는 편이고(심지어 상대가 잘못했을 때에도!), 화가 난다 해도 금방 풀리고 잊는다. 좋게 말하면 뒤끝이 없다고 해야하고, 나쁘게 말하면 단순하다고 해야 할까.
난 나의 무지상태를 잘 알고 있다. 인터넷에서 치열하게 싸움을 벌이는 사람들처럼 지식이 해박하지도 못하고, 논리성도 많이 부족한 편이다. 인터넷에는 논쟁하고 싶은 주제가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대부분, 나는 내가 주장하고 싶은 바가 있어도 꾹 눌러 참는다. 세상에는 똑똑한 이가 많고, 궤변을 잘 늘어놓는 이도 많고- 그런 곳에서 내가 무언가 터트려 내봤자 일만 귀찮아 질 뿐이라고 생각한다. 흥미로운 논쟁거리가 있을 때 보통은 혼자 생각한다. 말해봤자 지인들과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눌 뿐이고, 보통은 그냥 사람들의 논쟁을 지켜보며 이 사람 말 잘하는구나- 하고 만다. 나는 구경꾼이고 방관자다. 인터넷에서 한창 떠들고 있는 소재, 사회의 커다란 이슈거리가 있다 치자. (뭐 최근만 해도 벌써 두 건이나 터졌다.) 나는 생각은 하되 내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는다. 그 소동에 휩싸이기 싫기 때문이다. 나는 나, 너는 너. 생각이 다르다면 어쩔 수 없지.
그런 나에게 요새 인터넷 게시판들은 참 무섭다. 광기에 휩싸인 사람들이 서로의 분노를 서로에게 뱉어내려 든다. 게다가 논쟁거리라 불리는 싸움거리를 찾아서 헤매이는 것 같다. 자신과 같지 않으면 처단할 자이고, 욕먹어 마땅하고, 죽어 마땅한 자이다. 상대방의 논리적인 대답따위는 지식에 찌들어 잘난 체 하는 자의 궤변이다. 사실인지 검증되지 않은 근거들을 내세우거나, 그 근거들을 순진하게 완전히 믿어버리거나, 그로 인해 열풍에 휩싸이는 자들 천지이다. 검증된 사실이 아닌 것에 다수의 사람이 몰려 한 사람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아 버리는 일이 많다. 자신과 반대의 주장을 내뱉은 사람의 홈페이지를 초토화 시키는 일도 잦다. 이건 무섭다. 어떤 때에는 나치즘이나 매카시즘을 보는 것 같다. 인터넷의 익명성 아래 사람들은 분노를 쏟아낸다. 언제부터 다수의 믿음이 완전무결한 진리가 되었나? 왜 짓밟지 못해 안달인가. 자신과 다르다면 그냥 무시해버리면 편할 텐데.
나는 지식인이 아니다. 선구자도 아니다. 논쟁따위는 귀찮다. 앞으로도 이런 싸움에 낄 생각은 없다. 즐겁게 살기에도 복잡한 세상인데, 왜 스스로 머리 아프려 드는 건지 모르겠다. 싸움이 인간의 본능이라면, 그것을 논쟁으로서 해소하려 한다면 최소한 예의를 갖추고 토론했으면 좋겠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자라 해도 죽어 마땅한, 욕먹어 마땅한 씨팔놈은 아니란 말이다. 이러한 화살이 앞으로 어디로 돌려질 지는 모르는 일이다. 이젠 누굴 칠 차례냐.
처음 나치스가 공산당의 인권을 무시하고 탄압하자 사람들은 모두 잘 했다고 기뻐했다.
그 뒤 그들이 타락한 동성연애자들의 인권을 무시하자 사람들은 박수를 쳤다.
잔소리만 하던 사회주의자들이 끌려갈 때애도 아무도 동정을 보이지 않았다.
욕심 많고 이기적이던 유태인 탄압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동참했다.
마침내 나치스들이 무고한 일반 시민들을 탄압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모두 침묵했다. 왜냐하면
그들을 위해 나설 수 있는 이들은 이미 그 전에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출처 : Avalon의 감자밭
그 뒤 그들이 타락한 동성연애자들의 인권을 무시하자 사람들은 박수를 쳤다.
잔소리만 하던 사회주의자들이 끌려갈 때애도 아무도 동정을 보이지 않았다.
욕심 많고 이기적이던 유태인 탄압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동참했다.
마침내 나치스들이 무고한 일반 시민들을 탄압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모두 침묵했다. 왜냐하면
그들을 위해 나설 수 있는 이들은 이미 그 전에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출처 : Avalon의 감자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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