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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백인 가정에서 자라난 벤은 대학 시절 아내 개브를 만난다. 개브는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 온 한국인 가정의 자녀로, 그의 어머니 케이는 살아남기위해 억척스러워진 한국인 가정의 어머니이다. 개브는 나이 든 그녀를 위해 가게를 하나 차려주기로 결심하는데, 자신의 직업까지 관두어 가며 그녀에게 정상궤도에 오른 가게를 주고 자신은 다시 본업으로 돌아갈 생각을 한다. 그 가게가 바로 편의점과 같은 델리. 이 델리 사업에는 온 가족이 투입되고, 벤은 생소한 사업에 뛰어들며 갖은 일들을 겪게 된다. 여기엔 비단 가게 일 뿐 아니라 한국인 가정과 살며 겪는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에피소드도 큰데, 이 부분 또한 정말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벤은 자신이 일하는 파리 리뷰에서도 여전히 일하는데 두 직장 사이의 갭 또한 신기하고 재미있더라. 가정 이야기도 재밌지만 직장 사람들, 이를테면 파리 리뷰의 기둥이었던 조지 플림튼이나 델리의 만년 직원 드웨인 이야기에서 꽤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
일단 소재도 소재고 글도 유머러스해서 읽는 데 재미있다. 근데 재미만 있는게 아니라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줘서 더 좋았다. 마냥 행복하고 즐거운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맞닥뜨리고 사는 현실 이야기가 비중이 커서... 개브와 케이의 관계를 보면서 자연스레 나와 우리 엄마를 비춰보게 되더라. 희생적인 엄마를 가진 딸이라면 누구나 개브처럼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만나는 사람들 중에선 드웨인이 단연 흥미로웠다. 그의 부지런하면서도 느긋한 성격, 그의 마지막 길까지도 참 영화같은 사람이었다. 내가 만나본 사람은 아니지만... 기억에 남았다.
재밌다. 꽤 추천하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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