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히 노만이 나와서 보기 시작한 영화. 아 근데 킬 때부터 당연하게도 B급의 냄새가 폴폴 나서 당황했다. 1998년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는 그런 화면에 초반 스토리 진행에서부터 아 이건 망했다 이런 느낌. 그래도 노만이 예쁘니까...ㅜㅜ... 그냥 음성 끄고 노만 얼굴만 봐도 될 그런 영화.

  나름대로 반전을 준비해놓고 좋아 이건 멋진 반전이야! 이걸 드러내주는 좋은 시나리오만 쓰면 된다! 하고 신나했을 누군가가 보이는데 그 좋은 시나리오에서 대실패한 영화였다. 소재는 좋았다. 그걸 어떻게 엉망으로 잇는지 보여주었을 뿐... 대사들도 되게 뜬금없는 것이 많고 전체적인 연결이 미흡해서, 복선을 열심히 깐 게 눈에 보이는데도 눈물날 정도로 재미가 없었다. 그리고 반전을 다 알고 난 후엔 좀 황당하다 뿐이지 아 이 영화 대단하다 이른 느낌도 안 든다... 왜냐면 캐릭터들에게 당위성이랄 게 없거던!

  특히 데이빗(알란 릭맨)은 용서할 수가 없는 캐릭터였다. 그냥 젊은 남자(노만 리더스)를 끌어들일 필요도 없는 일을 이렇게까지 벌인 건 결국 돈때문이잖느냐.... 알렉시스(폴리 워커)는 무슨 죄인데. 유혹에 넘어간 죄? 그러 수도 있겠는데 이미 한 번 잘 거절한 걸 사람의 약점을 끄집어내어 그런 상황을 만든 게 가장 어이가 없었다. 여기서 가장 나쁜 놈은 너예요... 젊은 남자 캐릭터는 많은 설명이 될 게 없다. 옴므 파탈 쯤으로 여기면 되나.... 네... 뭐 노만에게 마릴린 먼로 분장을 시킨 데 큰 점수 드리겠습니다. 그 이상은 엄서... 더 이상 드릴 점수가 엄서... 알렉시스에게는 묵념.

  뭐 그냥 황당함ㅋㅋㅋ... 하지만 노만 리더스를 좋아하신다면 꼭 보세요 두번 보세요 너무 예뻐..ㅜㅜ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감독 데이빗 예이츠 (2011 / 미국,영국)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루퍼트 그린트,엠마 왓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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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에 보고 왔다. 나의 유년기가 끝나버린 이 느낌ㅋㅋㅋ... 인데 뭐 슬프고 그런 건 아니고 기분이 약간 미묘하긴 했다. 영화는 재밌게 보았다. 마음에 안드는 구석이 있었지만 뭐 큰 기대도 안했고, 원체 긴 이야기니까 요약본을 보는 기분으로 보았다. 중간 중간 개그컷들도 괜찮았고(아 사랑스러운 네빌(매튜 루이스)!) 요약도 괜찮게 되었다. 연애감정이 너무 축약되어서 헤르미온느(엠마 왓슨)와 론(루퍼트 그린트)의 키스 장면, 해리 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와 지니(보니 라이트)의 키스 장면 모두 뜬금없다 싶게 진행되긴 했지만... 나는 뭐 이미 책을 봤기에ㅋㅋㅋㅋ 귀엽네 하고 말았다.

  작년에 개봉했던 1부에 이어지는 편이라서, 작년에 이어진 클라이맥스이며 시리즈 전체를 아우르는 클라이맥스인지라 2부는 정신없이 빨리 진행되더라. 사건 해결의 연속. 상영 시간 내내 눈을 뗄 수가 없는 스토리 진행이었다. 여태까지 나왔던 캐릭터들은 전부 출동하고, 비밀들이 밝혀지고, 싸움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죽고... 하는 쉼 없는 진행이 나는 좋았다. 중반 까지는 계속해서 나오던 개그 컷들이 이야기에 집중해야 하는 부분에 와서는 전혀 나오지 않게 되는 것도 좋았고.

  캐릭터들을 다루는 방식들을이 길게는 다루지 않더라도 각자의 장점을 확실히 살려준다는 점에서 좋았다. 짧은 단역들도 낭비되지 않고 쓰였다. 교수님들과 학생들 모두의 캐릭터가 그 짧은 과정에서도 톡톡히 드러나더라. 주인공들은 길게 보아야 하는 캐릭터였으니까 생략하고, 음... (내 생각에) 가장 중요한 캐릭터였던 세베루스 스네이프(알란 릭맨)는... ㅎㅎㅎ 좋았다. 아 진짜 엄청 울음. 다 아는 장면인데도 왜이렇게 슬프니. 회상 하는 장면에서부터 펑펑. 역시 세베루스께서는 이 시리즈의 진짜 주인공이 아닐까... 순정남ㅜㅜ

  진행이 너무 휘몰아쳐서 볼드모트(랄프 파인즈)가 죽고 사건이 모두 해결된 직후의 진행이 허무하다는 느낌도 있었다. 그런데 그 허무함은 이 시리즈가 끝나버리고, 모든 사건이 종료된 것에서 비롯한 것이기도 한 듯. 뭔가 참... 아 이제 끝이구나... 뭐 그런 느낌을 주인공들 뿐 아니라 나도 느꼈다. 근데 19년 후 모습은ㅋㅋㅋㅋㅋ빵터짐... 제발 분장 좀....ㅋㅋㅋㅋㅋㅋ

  해리 포터 시리즈에 단점이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그렇게 말할 수도 없고. 이번 영화에서는 슬리데린 학생들을 전부 가둬버리는 맥고나걸(매기 스미스)의 태도에 약간 발끈하기도 했으니까... 근데 그건 원작에서 발현된 성격이라 말하기도 그렇네. 하여튼 선악을 다루는 기준점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참 즐겁게 보았다.

  재미있었다. 1편이랑 이어서 또 보고 싶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
감독 데이빗 예이츠 (2010 / 영국,미국)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엠마 왓슨,루퍼트 그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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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했을 당시에는 내가 당연히 까먹겠거니 해서 안봤고, 슬슬 2편 이야기가 나오길래 봤다. 근데 너무 일찍 본 거 같아. 7월 개봉인데 언제 기다려...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되게 어두웠다. 내용을 감안하면 그럴만하긴했지만, 한편에 완곡없이 계속 어둡다는 느낌이 좀 있었음. 내용도 당연히 축약되었는데 루퍼스 스크림저(빌 나이)가 초반에만 반짝 나왔다가 사라졌고, 스네이프 교수(알란 릭맨)도 그랬고 심지어 볼드모트(랄프 파인즈)까지도 반짝. 전편의 중요 캐릭터들이 깜짝출연정도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루나(이반나 린치)도 그랬고... 사람들이 다치는 과정들이나 전반 이야기들이 확 줄어들고 이야기가 해리(다니엘 래드클리프)와 론(루퍼트 그린트), 헤르미온느(엠마 왓슨)가 같이 호크룩스를 찾아나가는 부분에 집중되었다. 이렇게 했는데도 영화 내용이 축약되었다고 느낄 정도니 이렇게 편집하는 편이 훨씬 낫긴 했음. 그렇지 않으면 중요한 이야기들은 다 넘어갈 판이었으니... 상대적으로 말포이 집안 사람들은 조금 더 등장하긴 했다. 드레이코 말포이(톰 펠튼)의 찌질한 모습을 잠깐 보고 넘어갈 수 있어서 좋았어요. 루시우스 말포이(제이슨 아이삭스)는 이전에 비해 훨씬 모자라진 느낌... 제노필리우스 러브굿(리스 이판)이 조금 눈에 띄는 모습을 해 주었다. 근데 너무 티가 나잖아...ㅜㅜ 내가 같은 상황이라면 어둠에 굴복하는 것도 이해가 갔다.

  세 아이들이 다투고 의지하면서 호크룩스를 찾아가는 과정에 집중되었는데 뭐 괜찮았다. 론의 찌질함을 참을 수가 없었지만 이건 십대다. 십대다... 열번 외우고 나니 이해할 만 했다. 질투할 만한 상황에서 질투를 해라 이 사람아... 헤르미온느는 여전히 영특하게 굴어서 좋았는데, 극 초반에 자기 흔적을 집안에서 지워나가는 장면은 나름 애틋했다. 뒤의 이야기가 덜렁 잘려나간지라 뭐라 확언하기 힘들지만 전편은 나름대로 몫을 해냈다고 봄. 어느새부터인가 해리포터 시리즈는 책을 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가고 있는 거 같아서 그게 아쉽지만. 원래 드라마로 했어야 더 재미있었을 거 같기도 하다. 막판에 도비(토비 존스)의 활약이 나오는데 흑흑.. 알고 있으면서도 슬픈 느낌. 자유로운 집요정으로 살다 죽었으니 후회는 없을 듯.

  2편을 기다리는 중. 결과는 그 이후에 판단하고.

러브 액츄얼리
감독 리처드 커티스 (2003 / 영국,미국)
출연 휴 그랜트,리암 니슨,콜린 퍼스,로라 리니,엠마 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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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영화인데 이제서야 봤다. 그리고 본 뒤에서도 또 한참만에 감상을 쓰는구나. 그냥 생각한 만치의 영화. 옴니버스 식 영화는 산만해지기 쉬운데 인물들을 긴밀하게 잘 엮어낸 것 같다. 주제도 일맥상통하고... 그래서 옴니버스 영화 치고 꽤 흥행한 거겠지.

  낭만적인 장면도 많지만 묘하게 그 낭만이 껄끄럽게 보이는 장면들도 많다. 친구인 피터(치웨텔 에지오포)의 아내(키이라 나이틀리)를 좋아하는 마크(앤드류 링컨)의 이야기는, 마크의 행동에서 낭만이 묻어나면서도 피터 입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같은 입장에서 회사 사장 해리(알란 릭맨)을 꼬시는 직원 미아(하이케 미카취일)의 이야기는 미아의 입장에선 달콤할 수 있지만, 해리의 아내 캐런(엠마 톰슨)에게는 가슴찢어지는 상처를 남긴다. 모든 사람이 1:1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도, 사랑할 때 만큼은 서로만을 바라보는게 정석이라 그런지 남겨진 짜투리 사람들은 슬퍼지는 것 같다.

  전체가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있고 대부분은 가슴따뜻한 이야기인지라 딱히 할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재미있었던 커플이라면 포르노 배우 커플. 잭(마틴 프리먼)과 주디(조안나 페이지)의 이야기는 굉장히 싱그러웠다. 잘 사귀어 나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또 좋았던 건 작가 제이미(콜린 퍼스)와 가정부 오렐리아(루시아 모니즈)의 이야기.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피어나는 사랑이라는 게 참 미묘하다 싶으면서도 믿고싶고.

  영국 수상(휴 그랜트)과 비서(나탈리)의 이야기는 너무 판타지가 가미되었다 싶었고... 반대로 너무 현실적이었던건 사라(로라 리니)와 칼(로드리고 산토로)의 야이기인데, 연애가 사실적이었다는 게 아니라 사라의 상황이 그랬다.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오빠 탓에 끊임없이 울려대는 전화기와 그걸 놓지 못하는 여자라니. 가족이라는 이름의 사랑도 포기할 수 없는 사라의 인생에 자신만의 사랑이 있긴 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 앞으로도 쭉 그런 상황이겠지. 해리와 캐런의 이야기도 나름대로 현실적이었고, 캐런의 대처 또한 그랬다. 해리가 한동안 사과하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

  아, 머저리 영국남자인 콜린(크리스 마셜)의 미국 정복기(...)는... 난 반전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그게 더 놀라웠음.

  그냥 무난무난하다. 실망도 없고 대단한 놀라움도 없지만 그럭저럭 보기 괜찮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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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감독 팀 버튼 (2010 / 미국)
출연 조니 뎁, 미아 와시코우스카, 헬레나 본햄 카터, 앤 헤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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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본다 본다 했는데 약속이 자꾸 미뤄져서 이제야 봤다. 별로 평이 좋진 않아서 볼까말까 했는데, 그래도 좋아하는 감독이고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다 보니 봤는데... 생각보다는 훨씬 별로였다. 시각적으로는 어느정도 만족시키는 부분이 있지만 스토리 진행에서는 이게 뭔가, 싶었던 부분이 많았다. 굳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아니었어도 될 것 같은? 그런 부분들.

  이리저리 합쳐지거나 뭉뚱그려지거나 해서 각자의 특색을 띠게 된 캐릭터들은, 물론 매력이 있다. 배우들도 잘 데려다 썼으니까. 이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배경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면 말이다. 기본 속성은 따왔지만 심화시켜서 보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매드 해터(조니 뎁)의 경우는 정말은 미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줘서 나름대로 실망했다. 새롭게 판타지 세계를 구축하고 싶었으면 그렇게 할 것이지 여기에 앨리스의 캐릭터들을 따와 접목시키다가 이도 저도 안 된거 같은 느낌이었다. 이건 앨리스도 아니고 팀버튼도 아녀...

  그걸 빼놓고 보면 적당히 중간은 가는 판타지 세계. 사실 판타지세계에서 앨리스(미아 와시코우스카)가 벌이는 모험보다는, 그 모습 자체에 눈이 가게 되었다. 하지만 때문에 판타지 세계 안에서 지켜내고자 하는 의미는 별로 크게 와닿지 않아서, 앨리스가 싸움에 참여하게 되는 그 전반적인 과정과 심리변화 설명은 참 별로. 어쨌든 판타지 세계를 보는 재미는 있었다. 매드 해터는 아무래도 비중이 커서 그런가 눈에 많이 띄었고, 멍청한 느낌의 하얀 여왕(앤 해서웨이)나 중후한 목소리의 압솔렘(알란 릭맨), 작달막하고 깡이 센 쥐(바바라 윈저), 하얀 토끼(마이클 쉰)나 미친 토끼(폴 화이트하우스), 트위들디와 트위들덤(맷 루카스)... 다 특이하고 좋았지만, 역시 백미는 붉은 여왕(헬레나 본햄 카터)이었다.일단 그 모습에서부터가 충격이 큰데 역할 또한 강렬해서 좋았다. 그리고 사실 하얀 여왕 쪽보다는 붉은 여왕쪽의 심리상태가 더 이해가 갔다. 사랑받지 못해서 땡깡을 부리는 어린애 같지 않은가... 하트의 잭(크리스핀 글로버)은 비굴비굴한 캐릭터가 좋았지만, 딱 거기까지. 재바워키(크리스토퍼 리)는 비중이 더 컸어야 할 것 같았는데 그다지 설명도 없고, 그냥 쓰러지기 위해 나온 악당 같았다. 아, 그리고 체셔 고양이(스티븐 프라이)... 사실 얘는 왜 나왔는지 더 모르겠는 캐릭터. 중립적인 입장을 취할 줄 알았더니만 그게 아니고 요술같은 모양새만 부려대서.

  크게 만족시키진 못했어도 그래도 판타지 세계의 내용은 나름대로 오밀조밀 즐겁게 본 편이었는데, 이거에 연결된 진짜 현실세계 또한 불완전한 판타지 같아서 불만족스러웠다. 차라리 완연한 판타지로 갔으면 좋았을텐데... 현실 세계로 나온 순간 재미가 팍 없어지고 말았다. 판타지 세계에서의 사건을 발판으로 삼아 현실 세계의 앨리스가 눈을 뜨고 독립적인 여자가 된다, 라는 내용을 그리고 싶었던건 알겠는데 그 여성이 독립적인 여성이 되는 부분이 그다지 설득력도 없고. 일단 중국이야기가 나오는 데에서 어이를 잃고 말았다. 제국주의의 발판을 깔아주나요...

  그냥 전체적으로는 별로였다. 하지만 헬레나 본햄 카터를 위해서라면 또 봐주고 싶은 마음은 든다.
2007/07/28 -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The Phoenix, 2007)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감독 데이빗 예이츠 (2009 / 영국, 미국)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마이클 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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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 당일 날 본 건 처음인듯. 평일 오전에 봐서 한산하고 좋았다. 해리포터 시리즈도 점점 마지막을 향해 치달아가서 그런지 이전에 비해 보는 기분이 여유롭다. 어차피 6편은 7편의 내용을 위한 포석이라는 느낌이기도 해서 마음이 더 그랬었던건지도.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봤을때 확 끌어당긴다던가 하는 내용은 아니었다. 그냥 전반적으로 무난무난하고, 중간 중간 소소한 재미를 많이 넣었다는 느낌이었다. 전체 내용이 암울할 수밖에 없어서 중간 중간에 작은 재미들을 추구한 듯.

  그렇지만 그 중간 중간에 끼어있는 재미라는 것들이, 죄다 연애사인지라... 웃기면서도 동시에 '아 이건 로맨스 영화인가' 싶은 기분이 많이 들었다. 거기다가 주가 되는 해리(다니엘 래드클리프)와 지니(보니 라이트), 론(루퍼트 그린트)과 헤르미온느(엠마 왓슨) 사이의 연애는 생각보다 순탄해서 그닥 걱정할 거리도 없었고... 론이 아무리 라벤더(제시 케이브)와 썸씽이 있었다지만 론 자체의 성격이 영화에서 팔랑팔랑하고 철딱서니 없는 사춘기 남자애인지라, 헤르미온느야 어땠을지 몰라도 보는 나는 그냥 웃기고 말았어...

  연애노선은 뭐 그랬고,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많은 화인데 연애하는 와중에도 중요 이야기들은 제법 잘 끼워넣었더라. 스네이프(알란 릭맨)와 혼혈왕자의 이야기가 좀 더 나와줬으면, 하는 아쉬움 외에 다른 것들은 별로 불만 없었다. 슬러그혼(짐 브로드벤트)에게서 기억을 얻게 되는 과정이라던가, 해리와 덤블도어(마이클 갬본)이 호크룩스를 가지러 가는 이야기라던가... 스토리상 필요한 이야기는 다 나왔으니까. 말포이(톰 펠튼) 찌질대는 거야 말할 것도 없고. 덤블도어가 죽는 장면도 괜찮았다. 다만 이 때 왜인지 BGM이 좀 과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자잘한 장면 많이 잘라서 루핀(데이빗 듈리스)나 통스(나탈리아 테나) 같은 불사조 기사단 이야기는 거의 안 다뤄졌지만 뭐 괜찮다. 아, 네빌(매튜 루이스) 비중도 슬픔.

  나쁘진 않고 그렇다고 막 좋지도 않은 수준이었다. 어느 부분을 잘라내야하는 지는 잘 알았던 것 같은데, 연애 장면이 너무 많았다. 하긴 이런 연애장면이라도 안 넣으면 대중 영화로써 흥행할 수 없겠지. 위트를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점수를 좀 주고 싶다.

  사족인데 어린 톰 리들(히어로 피네스-피핀)이랑 청소년 톰 리들(프랭크 딜레인)이랑 너무 닮아서 신기했다. 캐스팅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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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감독 데이빗 예이츠 (2007 / 영국, 미국)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이반나 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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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 봤음. 나중에 기무니랑 한번 더 볼 예정... 보기 전에 미리 책을 읽고 갔다. 전에 읽긴 읽었는데 내용이 가물가물해서-_-; 다시 읽으니까 새로운 소설을 보는 느낌이던걸. 아무튼 그렇게 세부사항들을 파악하고 갔는데, 영화는 내가 기대했던 세부장면을 뭉텅뭉텅 잘라먹어서 조금 아쉬웠다. 주요 줄거리에 방해되는 요소는 거의 다 잘라버린 듯. 소소한 재미 보는 맛이 없었달까... 뭐 두시간 안에 내용을 밀어넣으려면 별 수 없었겠지만.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책이, 아무래도 해리(다니엘 래드클리프)의 성장기-_-를 아주 잘 비추고 있어서 애가 싸가지 없다못해 한대 치고 싶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걷고 있었는데- 영화에서는 세세한 설정을 잘라먹는 탓에 책보다는 훨씬 개념있고 싸가지 있는 애가 되어있더라. 영화 보면서 부글부글 화내면 어쩌지, 라고 생각했던 건 기우였다. 좀 짜증날거라 생각했던 론(루퍼트 그린트)이나 헤르미온느(엠마 왓슨)의 캐릭터도 짧고짧고 오히려 안도감을 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었음.

  잔가지를 잘라내서 큰 스토리만 살린건 물론 잘한 거지만, 역시 아쉬운 점도 있다. 좋아했던 장면같은게 좀 허술해진 부분이 있어서... 대표적으론 위즐리 형제(프레드역-제임스 펠프스, 조지 역-올리버 펠프스)의 호그와트 탈출 씬. 책에서는 좀더 소동을 일으킨다는 느낌이었는데 뭐 여기서도 소동을 안벌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약했으. 그리고 피브스에게 부탁하는 "우리를 대신해서 저 여자에게 지옥을 선사해 줘." 이 대사가 안나와서T_T... 또, 잔가지 잘라내면서 필요없는 캐릭터는 잘라낸 게 눈에 띄는데, 덕분에 초 챙(케이티 렁)의 캐릭터가 고생했음. 배신자 친구 캐릭터가 사라짐으로써 초 챙이 배신자가 되어버렸다; 캐릭터 비중도 좀 이상하게 배분되어 있었는데, 역할까지 저 모양이니까 춈 캐안습. 해리와 스네이프(알란 릭맨)의 오클러먼시 수업도 너무 짧아서 좀 슬펐다. 스네이프의 과거 영상으로 다시 봐도 완전 안습; 아 그리고 퀴디치 장면은 하나도 안나오더라. 론이 나름대로 활약하는걸 좀 보고 싶었는데. 론이랑 헤르미온느가 반장 되는 것도 안나오고; 해그리드(로비 콜트레인)의 비중도 안습. 어 쓰고보니 왜이리 안나오는 게 많아..; 잔가지 너무 쳤나. 그래도 볼 때 산만하지 않아서 좋긴 하던데.

  그리고 책을 압축하면서 벌어진 가장 안습인 사태가 바로 시리우스(게리 올드만)의 죽음장면인데, 이건 뭐;;; 슬퍼할 시간도 없이 슉슉 넘어가서 어이가 없었음. 거기에 해리가 비탄에 차서 땡깡부리는 장면 이딴게 하나도 안나와서... 해리 저새낀 대부님이 죽었는데 왜 저리 담담해; 이런 느낌을 주기도 했다. 덤블도어(마이클 갬본)의 타이름에 너무 쉽게 수긍...

  새 캐릭터... 통스(나탈리아 테나)는 좀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랑 달랐음. 좀더 팔락팔락 하는 헤어스타일 같은걸 생각했는데 좀 얌전한 느낌? 그래도 나중에 루핀(데이빗 듈리스)이랑은 잘 어울릴 것 같긴 함. 루나 러브굿(이반나 린치)는 완전 생각했던 이미지랑 딴판이었다. 좀 싸이코틱하고 이상한 애를 생각했는데, 뭐 이건 얼굴도 이쁘고 약간 몽롱-한 캐릭터지 완전 싸이코같지도 않았다. 얼굴이 이쁘니까 먹고 들어가는게 좀 있긴 하더라; 돌로레스 엄브릿지(이멜다 스턴톤) 캐스팅 잘했다. 히힛. 하는 그 웃음 소리 잊지 못해; 좀더 통통했으면 좋았겠지만 뭐 그래도 진짜 캐릭터 잘 살렸더라. 그리고 최고의 캐스팅은 역시 벨라트릭스 레스트랭(헬레나 본햄 카터)... 말이 필요없다() 보면 안다. 헬레나 본햄 카터 누가 팀 버튼 아내 아니랄까봐; 제대로 마녀 연기 잘해 주셨음. 팀 버튼 영화에서 맡았던 역할들이 아주 눈앞에 샤라락-_-;; 지나가더라. 특히 슬리피 할로우에서 마녀 역할로 나왔던게 머리에 파바박. 암튼 진짜 벨라트릭스 캐스팅 대박() 돌로레스 뺨치게 캐스팅 잘했음. 그리고 뭐.. 크리쳐... 크리쳐 왜나왔니, 응? 크리쳐 완전 그냥 배경; 하는 게 없다. 책에선 나름 중요한 역할인데 이 뭐 어이없는; 이야기 구조상 나름 중요했던 도비는 나오지도 않았어 흑흑.

  막판에 마법부 미스터리 부서 내에서 싸우는 장면 좋더라. 예언들 마구 무너지는 것도 이쁜 것이 보기 좋았고. 지니(보니 라이트) 세던데. 그리고 네빌(매튜 루이스)이 한 사람 몫을 제대로 하게 된 게 기쁘더라. 애들의 성장이 느껴졌음. 막판 덤블도어랑 볼드모트(랄프 파인즈) 싸우는 장면 간지 작살;; 덤블도어 뭔가 제대로 싸우고 계셔! 막 막 물날아가고, 불날아가고 재밌던데? 그리고 볼드모트는 코 없어도 목소리가 참 듣기 좋구나(...) 자, 이제 젊었을 때 모습으로 돌아가! 

  해리가 볼드모트랑 내면에서 싸우는 장면 괜찮았음. 회상 막 들어간건 별로였는데, 연기 참 잘하더라.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원래 아역때부터 연기 해오고 하긴 했지만- 참 잘하던데. 혼자 발악하는 장면 참 잘 찍었음. 다니엘 넌 키만 크면 될텐데. 본인은 이런 질문에 엄마가 키가 작아서 많이 안클 거 같아요- 라고 농담으로 넘기긴 했지만-_- 좀 아쉽지. 얼굴도 그 정도면 반반하게 잘 자랐는데. 뭐 일라이저 우드처럼 키 작아도 상관없긴 한데...

  책에 있었던 소소한 세부 사항이 많이 잘려나간 것은 아쉽지만, 이 정도면 각색 잘 한 듯. 두시간 동안 아주 재미있게 봤다. 나는 책을 보고 가서 이해하기 쉬웠는데.. 책 안 본 사람도 보는 데 별 지장 없을 듯? 
 


다이 하드
감독 존 맥티어넌 (1988 / 미국)
출연 브루스 윌리스, 알란 릭맨, 보니 베델리아, 레지날드 벨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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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이더맨 3 보러갔다가, 예고편으로 다이하드 4가 나오는걸 봤다. 다이하드... 많이는 들어봤고, TV에서도 여러번 해줬고 어떤 영화인지도 대략은 알았지만 제대로 본 적은 없었다. 근데 예고편 보니까 막 보고싶어져서... 역시 씬시티 이후로 브루스 윌리스는 좋은 이미지. 아무튼 그래서 1~3편 보기로 결정. 1편은 무려 1988년도에 나온 거더라. 어제 밤에 방구석에서 졸린 눈 부벼가면서 봤다.

  생각보다 처음에 잔잔하게 시작해서 신기했다. 처음부터 치고박거나 하지 않는구나, 싶었달까. 의외로 배경을 잘 구성해놓고 시작했다.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의 직업이라던가, 그의 가족상황이라던가, 왜 빌딩에 뜬금없이 오게 되었는가라던가... 생각보다 화려하진 않은 액션이었지만 상황들 때문에 눈을 끌었다. 경찰-테러단체-존 맥클레인이 다 들을 수 있는 무전기가 등장한 것도 흥미로왔다. 두근 두근 맘졸이면서, 때로는 화내면서 보았달까. 액션도 액션이지만은, 이런 테러상황에 있어서 바깥의 대처들에 대한 풍자도 엿보였다. 좀 많이 무능력해 보이는 책임자라던가, FBI라던가... 그중에서도 최고봉은 존 맥클레인의 집에 찾아가 유모를 협박해-_- 아이들과의 인터뷰를 해낸 리포터. 덕분에 존 맥클레인의 아내 홀리(보니 베델리아)가 죽을 뻔 했잖느냐! 암튼 엄청 화나는 장면이었음.

  브루스 윌리스 연기는 액션하면서도 이것저것 감정 노선을 드러내야 하는 장면이 좀 있었는데, 잘 소화한 듯. 그 강해보이는 남자가 포웰경사(레지날드 벨존슨)와 대화하면서 울먹이는데 깜짝깜짝. 

  알란 릭맨은 나오는 줄 모르고 봤는데, 처음 오프닝에 알란 릭맨의 이름이 떠서 깜짝 놀랐다. 악역인 한스 그루버 역. 무려 독일 캐릭터... 테러단체도 독일 테러단체였다. 근데 그들이 하는 말은 독일어 문법상 전혀 맞지 않는다고. 그래서 독일 개봉했을때는 유럽의 어느 테러단체로 바꿨다고 한다. 이름도 잭 그루버로 바뀌었고. 20년전의 스네이프 교수님은 엄청 젊고, 수염도 길렀으며, 여전히 독특한 억양이고, 그걸 미국식 억양으로 감쪽같이 바꾸어 말할 줄도 알았다. 호, 신기하여라.

  무작정 치고 박는 액션이 아니라서 좋았다. 재밌었음.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감독 톰 튀크베어 (2006 / 독일, 스페인, 프랑스)
출연 벤 위쇼, 더스틴 호프먼, 알란 릭맨, 레이첼 허드-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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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에 은자랑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봤다. 약도에서 지하철 출구를 잘 확인했음에도 나는 한참을 헤맸다. 알고보니 길 건너서 있는거였어...ㄱ- 뭐랄까 롯데 시네마, 생각보다 눈에 잘 안 띄는 장소에 있었다. 그래도 같은 건물에 있던 콜드스톤 아이스크림은 몹시 마음에 들었다. 상관 없지만.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는, 내 돈으로 처음 샀던 책이었다. 중학교 때 어딘가에서 줏어듣고 생각없이 사왔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냥 생각없이 사온 것 치고는 너무나 푹 빠져들어서, 하루만에 몰입해서 다 읽어버렸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도 읽어봤고, 깊이에의 걍요도 읽어봤고... 뭐 그랬다. 향수만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없다. 아; 싫다는건 아니다. 오히려 좋아하는 축. 아무튼 향수는 내가 가장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책. 오죽하면 주인공 이름도 외우고 있었다. 나같이 줄거리도 잘 까먹는 녀석에게는 놀라운 일.

  그래서 이 소설의 영화화 소식을 들었을 땐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알다시피 영화화를 통해 망가진 작품들이 잘 된 작품들보다 많으니까. 나중에 캐스팅된 사람들을 보고는 더욱 그랬는데, 나의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는 키가 작고 얼굴이 흉물인 곱추(디즈니 애니메이션 '노틀담의 곱추'에 나오는 그 곱추정도?)였는데, 캐스팅된 벤 위쇼는 훤칠하고 잘생긴 청년이어서 실망했다. 알란 릭맨이나 더스틴 호프만의 캐스팅은 좋았지만 도무지 벤 위쇼의 캐스팅을 좋아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외국에서 개봉도 하기 전에, 알지도 못하는 독일어 티저 홈페이지-_-를 드나들기도 하면서 관심을 보였다.(이 내가 영어 만세..ㄱ-를 외칠 줄이야.) 애증이란 이런 것일까.

  어찌되었건 한국에서도 개봉. 보러갈까 말까 하면서도 딴 영화들이나 보고 있었는데, 마침 은자가 보러가자길래 생각없이 쫄래쫄래 갔다. 괜찮아, 영화가 이상해도 알란 릭맨과 더스틴 호프만은 볼수 있잖아? 라는 기분도 조금.

  어라, 이거 괜찮다. 책에선 담담하고 건조했던 스토리가 영화에서는 좀더 볼륨있게 꾸며진 느낌이 들지만, 이거 나름의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잔가지가 많은 부분을 과감하게 잘라내고, 건조한 느낌의 소설을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들어 보기 좋게 만들어 냈다는 느낌. 이 정도면 실패는 아닌 것이다. 중간 중간 나레이션이 들어간게 조금 신경쓰였지만, 주인공이 다 설명해 줄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책에서 볼땐 담담했던 장면들이 실제로, 거기에 잘생긴 주인공으로 옮겨지니까 스토커 일대기처럼 보이기도 했다...

  우려했던 주인공 벤 위쇼는 대사가 별로 없어서, 눈으로 말해요 신공을 펼쳐주었는데 그 때문인지 연기가 그닥 거슬리진 않았다. 그럭저럭 합격점. 캐릭터가 못생기고 흉물스럽지 않은것은 아쉽지만, 뭐 스토리에 영향을 줄만한 것은 아니니까. 이건 그냥 내 오기고.
  당연히 더스틴 호프만과 알란 릭맨의 연기는 좋았다. 향수 제조업자 주세페 발디니로 분한 더스틴 호프만은 다소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화장과 살짝 방정맞으면서도 어깨에 힘들어간 듯한 연기로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원작의 발디니는 이렇지 않았지만, 뭐 마냥 귀여워서...
  안토인 리치스역의 알란 릭맨은 그야말로 딸바보 아버지 그 자체. 딸의 죽음을 확인하고 무너져내리는 장면에서는, 아 역시 알란 릭맨이구나. 싶었다.
  로라 리치스역의 레이첼 허드-우드야 그렇게 비중있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냥 얼굴이 예쁜 누구였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

  마지막 운명의 향수를 시험하는 그 장면에서, 진지하게 손수건을 흔들어대는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를 보며, 나는 왠지 300의 크세르크세스 생각나서 막 웃었다. 그리고 정말 마지막 부분, 나는 살갖이 찢어지고 살점을 줏어먹는 사람들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미끈하게 넘겨버리더라. 뼈다귀 하나도 안남다니.

  근데 어째서 이게 15금이냐. 영등위는 나름 기준을 완화해가고 있는 것인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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