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
감독 마츠오카 죠지 (2007 / 일본)
출연 오다기리 죠, 키키 키린, 마츠 다카코, 우치다 야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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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조로 봤음. 볼 땐 잘 몰랐는데 나오고 보니 상영 시간이 꽤 길다; 142분. 두 시간을 넘길 줄은 몰랐는걸. 그래도 볼 때 그렇게 길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으니까 뭐 괜찮았나. 이런 영화 잘 보지 않는다. 쳐울걸 너무 잘 알고 있고, 영화관에서 보기엔 왠지 잠잠할 것 같기도 하고. 뭐 딱 들어 맞았다-_-; 근데 왠일인지 불편함 없이 그냥 잔잔하게 잘 봐 지더라.

  그런데. 극장용 홍보 팜플렛과 내용 느낌이 너무 달라?! 예고편도 봤었는데 원 깜빡 속겠다. 왜 홍보물을 그렇게밖에 못만드는거야. 춈 불만... 원 예고편이나 줄거리만 봐서는 아빠는 홀랑 안나오고 죽고; 엄마 혼자 고생고생해서 애를 키우는 성공담. 뭐 이런 거 나올 분위기. 

  근데 열어보면 전혀 아니다. 의외로 참 담담하게 서술되는 이야기들. 일본 영화 특유의 감각이라고 할까. 그런게 묻어나온다. 엄마(키키 키린/젊은 엄마-우치다 아야코)와 아빠(고바야시 가오루)의 이혼도 담담. 마사야(오다기리 죠)의 방황하는 성장기도 의외로 담담... 그래서 참 자연스러워. 이 분위기는 엄마가 아파하는 상태에서도 유지된다. 엄마의 병은 괴롭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고, 괴로워하는 마사야의 모습도 자연스럽고. 그래서 눈물이 나와. 감정 기복이 들쑥날쑥 하지 않고 잔잔하게 흐르지만 그 와중에 정신 차리고 보면 어느 새 울고 있는.

  영화 원작이 있는 모양인데, 작가 이름이 릴리 프랭키; 엄청 독특한데 본명이 나카가와 마사야. 자기 자신의 이름을 주인공으로 두고 원작을 쓴 듯. 자기 자신을 투영했기 때문에 이렇게 솔직한 묘사가 나오는 걸까. 솔직히 오다죠의 방황하는 소년~청년기는 내 모습 같기도 해서. 참 가슴 깊이 다가오더라. 높게 가지도 못하고, 바닥을 치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인생. 그런 느낌.

   오다죠의 패션들이 영화 보는 내내 참 즐거웠다. 특히 저 포스터 안의 옷차림. 트렌치 코트 킹왕짱 섹시ㅠㅠ... 키키 키린 연기 참 잘하더라. 항암제 치료할때 오그라드는 그 발. 소름 돋을 만큼 좋았다. 그리고 젊은 엄마 역의 우치다 아야코; 늙은 엄마 모습에 맞게 캐스팅 되게 잘했다 싶었더니 키키 키린 딸이었어ㅋㅋㅋㅋ 느무 닮았더라. 고바야시 가오루씨는 나이든 모습보다 젊을 때 그 철 없는 모습의 연기가 좋았음. 마츠 다카코는 사실 왜 나왔는지 모르겠어(....)

  담담하고 좋았다. 그러나 일본 영화 특유의 그 느낌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비추천.


메종 드 히미코
감독 이누도 잇신 (2005 / 일본)
출연 오다기리 죠, 시바사키 코우, 타나카 민, 니시지마 히데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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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 보면 퀴어영화인데, 퀴어영화보다는 화해... 인간적 해소. 그런 것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 스토리는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다. 자신과 어머니를 버린 게이 아버지를 둔 사오리. 사오리는 명백한 호모포브이다. 아버지는 히미코. 히미코는 늙어서 게이들만의 양로원인 메종 드 히미코, 곧 히미코의 집을 만든다. 그러나 죽어가는 상황. 사오리는 히미코의 애인인 하루히코의 꾐으로 우연찮게 히미코의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안의 게이들과 생활해 나가면서 패그해그로 전환한다. 

  영화에서는 사오리가 패그해그로 전환하는 모습이 인간적인 설득력을 담아서 진행한다. 때문에 때때로 웃음을 짓게도, 울상을 짓게도 만든다. 히미코의 애인인 하루히코가 가지는 불안감과 욕심들의 모습도 적당히 설득력 있었고, 그 때문에 사오리에게 인간적 관심을 더 쏟게 되는 것도 이해할 만 했다. 중간 즈음에 옷을 갈아입는 장면, 집단 군무 장면이 특별히 재밌었다. 사오리에게 손을 못 대는 하루히코를 보면서는 조금 특별한 감정을 느꼈고.

  영화는 참 깨끗하다. 밝은 화면과, 어둡지 않은 화해의 이야기. 소외된 한 집단의 이야기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즐겁게 풀어나가진다. 중간 중간 겪게 되는 시련들은 그다지 크지도 않았고... 나는 나름 깔끔하고 정돈된 영화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보는 내내 즐거웠다. 보고 나서 어떤 감정에 시달린 것도 아니었고. 그냥 말끔한 영화.
 
  조리되지 않은 깔끔한 영화. 일반적인 틀에서 나올 수 있는 깔끔함. 나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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