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감독 스티븐 노링턴 (1998 / 미국)
출연 웨슬리 스나입스,스티븐 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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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2편 보기 위해서 이런 재미없는 1편을 봐야하다니... 후... 블레이드 2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꺼니까, 그거 보려고 생각하면서 1편을 보고 말았다.

  진행이 지루하고 연기는 뻣뻣하다. 이것이 내 총평. 난 뱀파이어물 좋아하는 편이고, 이런저런 구성이 많은 것도 좋아한다. 여기 나오는 뱀파이어 사회는 떼어놓고 보면 흥미롭다. 나름의 체제가 잡혀있지 않나. 인간과는 또 다르게 문명화된 뱀파이어 사회. 이런 재미있는 사회모습이 나온다. 그런데도! 지루하다. 도대체가 이 설정을 제대로 써먹지를 못한다. 좀 이 사회를 흔들흔들 하게 만드는 유일한 존재가 혼혈이라는 프로스트(스티븐 도프)인데, 프로스트의 사회전복시도도 뭔가 개인적인 일에 불과해져버려서 아쉽다.

  블레이드(웨슬리 스나입스)라는 캐릭터 활용 또한 안습이여. 설정은 진짜 멋있지 않은가요. 반은 뱀파이어고 반은 인간이래. 거기다 개인적인 복수심도 있고. 난 안티히어로는 멋있지 않을 수가 없다고 봐요... 근데 블레이드는 안멋있네. 이럴 수가. 게다가 죽은 엄마(바네사 브룩스) 저렇게 등장하실거면 제발 등장하질 마셨으면. 스토리도 이상한데 캐릭터도 썩 잘 이용하고 있지 않다. 거기다 웨슬리 스나입스의 연기는 연기인가 의심스럽다. 그냥 무표정한 얼굴로 몇 마디 대사를 내뱉는 것 외엔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스티븐 도프가 연기한 프로스트가 이 영화의 주인공처럼 느껴질 지경이시다. 아니면 위슬러요. 아 위슬러도 더 파고들면 좋았는데! 아까비! 의사인 카렌(엔부쉬 라이트)은 더 아까워...

  1998년 영화라는걸 감안해도 CG가 참 조악한데, 뭐 어쨌거나 화면 이전에 스토리 진행 방식이 되게 별로였다. 보면서 아니 이거 왜 안 끝나는거야...? 이런 생각이 들고 마니까. 그냥 한 마디로 별로에요. 이게 어떻게 흥행했는지 모르겠음.   그냥 블레이드 시리즈의 기본 바탕을 알게 된 것으로 만족하고 넘어가야 할 영화. 1편에서 위슬러의 최후를 보여주지 않아 2편으로 넘어가게 만든 것만이 이 영화의 최고 장점이라 하겠다... (이게 원래 원작 스토리에 기반한 건가?)

  기예르모는 뭔가 다른 걸 보여줄거야... 그렇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겠어....

감독 피트 닥터, 밥 피터슨 (2009 / 미국)
출연 이순재, 에드워드 애스너, 크리스토퍼 플러머, 조던 나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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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생과 본 영화. 평소에 내가 영화 틀면 좀 보다가 나가던데 이건 안나가더라. 뭐 평소에 동생과 나의 영화 취향은 거의 갈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알록달록한 풍선을 통해 하늘에 떠 있는 집. 포스터만으로도 호감을 갖게 하는 이 영화는 포스터 뿐 아니라 영화까지도 알록달록한 느낌으로 재미있었다. 나이많은 노인 칼(에드워드 애스너)과 동양인 소년 러셀(조단 나가이)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어쩌면 마이너한 사람들이 주인공인 영화. 하지만 정말로 재미 있었다.

  아내 엘리(엘리자베스 닥터 (그렇다! 감독인 피트 닥터의 딸이다!))를 잃은 뒤 혼자서 무료하고 칙칙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칼. 그는 어릴 적, 아내 엘리와 함께 모험가를 꿈꾸던 소년이었다. 그들의 롤모델은 여행가 찰스 먼츠(크리스토퍼 플러머)고, 따라서 그들의 목적지는 남아메리카에 있다는 파라다이스 폭포. 그들은 커서도 꿈을 쫓지만 안타깝게도 시기가 늦어버리고 마는데, 이 모든 과정이 영화 시작 초반 몇 분 만에 다 설명된다(...) 그렇다고 이게 어색하고 그런 게 아니어서 이 요약본이 오히려 보는 재미가 있고 좋았다.

  아무튼 요런 칼의 집 근처 부지는 죄다 공사가 진행되고, 유일하게 남아서 자리를 지키던 칼은 어쩌다 보니 사고에 휘말려 요양보호소로 가야 할 처지가 된다. 쓸쓸히 짐을 꾸리던 칼은 집에 남은 아내와의 추억을 되새기다, 이제야말로 모험을 떠나야 겠다고 생각하고. 풍선장사를 하던 실력을 되살려 집을 풍선으로 띄우게 되는데... 요 여행의 과정에 보이스카웃인 동양인 꼬마 러셀이 끼어들면서 칼의 여행은 조금 정신산만해지게 되었다, 이거.

  생각보다 목적지까의 과정 내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크다기보다는, 오밀조밀하게 잘 짜여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적지인 파라다이스 폭포 근처까지는 정말 금방 도착하고 거기까지 가는 데에도 커다란 난관은 없는 셈인데... 그 목적지에서의 난관이랄 것도 결국 자기와의 타협이냐 아니냐 뭐 이런거에 가까웠다. 러셀과의 약속을 지키느냐 안지키느냐... 그런 것까지.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 답게 결말은 훈훈.

  악역으로 찰스 먼츠가 등장한 게 좀 의외라고 생각했다. 이 모험가는 자신의 야망에 혹해 다른 것들을 잃어버린 듯. 감초들인 동물들... 시종일관 까악까악 대기만 하던 케빈은 찰스 먼츠가 노리는 새이며 동시에 칼과 러셀이 지키려 하는 새라는 점에서 중요하기도 했지만, 그 외에도 조연으로서의 재미를 더해준 건 분명. 더그(밥 피터슨) 넘 귀엽고, 알파도 기계 고장나서 목소리 안나올때 귀여웠고... 베타(딜로이 린도)랑 감마(제롬 랜프트)도 제 할일 다 했다.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들이 새롭고 좋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의 속성을 지니고 있어서 더 재미있었다. 다람쥐!

  즐거운 애니메이션. 알록달록한 풍선들이 집을 끌고 올라가는 장면은 정말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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