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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잘 모르고 보기 시작해서 처음엔 좀 헤맸음; 왠지 귀찮아서 팜플렛도 꺼내놓고 읽진 않았었다. 원래 영화보러 갈때 스포일러는 피하고 내용은 충분히 알아가는 타입이라 힘들었는지도. 그래도 아예 헤맨건 아니고;; 좀 지나고 금방 알았음.
좀 우리나라하고도 관련있는 소재라 흥미로왔다. 나름대로 독립투사와 친일 앞잡이의 애정인데... 이 애정이라는 게 크게 드러날 줄 알았는데 그런건 전혀 없고 시종일관 차가운 이(양조위)와 그를 꾀어내려는,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의 일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왕치아즈(탕웨이)의 모습만 화면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둘의 차가운 불덩이같은 관계라는게 말랑말랑한 관계보다 시선을 끄는 면도 있어서... 어째 눈을 뗄 수 없달까. 다소 가학적인 성관계의 묘사도 그렇고 (양조위가 허리띠로 손묶는 장면-_-;; 초 프로페셔널) 이의 애정표현이 거의 없는 것도 그렇고, 또 왕치아즈가 그것이 계획의 일원이라 할지라도 열심히 사랑을 갈구하는 듯한 모습도 그렇고. 둘의 관계는 뭐랄까 주와 종의 느낌을 강하게 띤다. 그래서 어렵다는 느낌도 들었음.
난 이가 왕치아즈(막부인이겠지)에게 반지를 선물할 때조차 그 사랑을 잘 못느끼겠더라. 근데 딱 한번 크게 감정을 일렁이는건 마지막 부분 침대에서 젖은 눈을 하고 있는 이의 모습을 봤을 때. 그렇게 절제되 있던 사랑의 느낌이 팍팍 묻어나왔다. 사랑하는 자를 잃은 슬픔 이런게 아주 감정이 절제되어있으면서도 넘실넘실. 아 양조위의 눈은 맑기도 하여라... 양조위의 슬픔에 젖은 듯한 그 눈을 좋아한다.
좀 보면서 짜증났던게 광위민 일당. 물론 광위민(왕리홍)일당들의 독립운동은 나름 높게 살 만하다. 그냥 편하게 살 수도 있는 거거덩. 근데 이 독립운동이라는게 너무 짜증나게 그려져서... 오히려 보는 내내 광위민 일당을 욕하게 되었다. 얘네 일당은 좀 왕치아즈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는 그런 면이 강해서. 왕치아즈만 맨날 희생하고. 뭐하는 짓. 광위민 3년 전에 왕치아즈를 안았으면 좋았잖아! 괜한 찌질이한테 왕치아즈 순결이나 잃게 하고... 그러면서 지켜준다느니 뭐니 그런 말만 내뱉고 행동은 하나도 없고-_=... 뭐 그래서 왕치아즈가 더 불쌍하게 느껴졌지만. 아무튼 광위민 짜증남. 아 광위민 일당이 하는 연극... 그거 되게 진지한 내용인데 웃기더라(...) 한국어로 된 연기였으면 웃지 않았을까?
이런 식으로 결말 날 것 같긴 했는데(구체적인거 말고 그 느낌) 그래도 역시 딱 보는 거랑 감정이 다르구나 싶었음. 좋은 영화인데... 배우들도 좋았는데 그 참. 씁쓰름한 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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