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
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2008 / 미국)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안젤리나 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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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터 좀 보고 싶었는데 티비에서 하길래 얼씨구나 하고 봤다. 이거 말고 다른것도 봤어야 했는데... 내가 시간 맞춰서 볼 리는 없고. 그냥 이거라도 본 데 위안을...

  나는 액션영화 좋아하는 편이다. 생각많은 영화도 좋지만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영화도 좋아하는데, 이런 영화의 미덕은 스토리라기보다는 재미. 그 스토리도 완전히 빠지면 별로고, 적당히 받쳐주면서도 액션영화로서의 재미는 확확 있는 쪽이 좋다. 그리고 원티드는 딱 그런 영화였다. 현실적으로 말도 안되는 액션이 난무하지만서도 그거야 영화니까~ 하고 넘길 수 있는 수준이고 (원작이 만화랬나?) 스토리도 반전까지 뻔히 예상가능했지만 그래 이 정도면 괜찮지 싶었다. 캐릭터들이 확 강조되어 있어서 그런지 스토리에 그렇게 나쁜 요인이 있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나름대로 뒤 이야기로 이어질 요소들도 심어놓았고... 아 근데 크로스(토머스 크레취만)의 행동들을 고렇게밖에 설명 못했다는 건 좀 아쉽긴 했음.

  이거 모든 샐러리맨의 판타지가 좀 있지 않나? 지옥을 만들어 주는 상사 제니스(로나 스콧), 깐죽대고 재수없는 친구 베리(크리스 프랫), 자기를 우습게 아는 여자친구 케이시(크리스틴 헤이거)가 버티고 있는 현실을 완벽하게 탈출하게 해주는 판타지. 갑자기 어떤 집회가 나타나서는 네 아버지는 암살자였고, 너는 암살자의 피를 타고났다. 하면서 키워준다. 심지어 강사님은 안젤리나 졸리셔... 완벽하네. 그와중에 리페어맨(마크 워렌)과 버처(다토 박타드제)에게 수도없이 얻어맞긴 하지만은. 익스터미네이터(콘스탄틴 카벤스키)가 치료도 해주고. 사회생활도 그만큼 힘들지 않냐.

  영화적 반전이라봤자 뭐 보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크게 다가오는 것도 아니고 (보면 그냥 안다 이렇게 될 지) 사람이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 그것도 약간 담겨 있고... 액션은 재미있고 좋았다. 마지막에 폭스(안젤리나 졸리)가 방 안에서 '모두'를 죽여버리는 장면은 그야말로 간지폭풍ㅜ.ㅜ... 슬론(모건 프리먼)의 마지막 장면은 절묘하게 패러디 되었다는 점에서 뻔하지만 좋았다. 아무튼 이 영화의 장점은 장면들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 행동들에 망설임이 없다. 오죽하면 저렇게 생각없이 해도 되나 싶은 장면들이 산재(...)해 있을 정도. 심각하지 않은 이런 영화에선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제임스 맥어보이 죽도록 얻어터지는 장면이 좋았음. 반격을 시작하는 장면들도... 안젤리나 졸리는 그냥 섹시하다... 넘 멋있음...ㅜㅜ 졸리님..?!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감독 맥지 (2009 / 영국,미국,독일)
출연 크리스찬 베일,샘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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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 생각 없었는데 티비에서 하길래 뒹굴거리다가 봤다. 사실 원티드가 더 보고 싶었는데 내가 틀었을 땐 그거 다 끝나가서... 패스하고, 이어서 하던 이걸 보기로 함. 워낙 악평을 많이 들어서 안보고 싶었던 건데, 일단 크리스찬 베일도 나오고 해서 봐도 손해는 없겠다 싶었다.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좀 놀랐다. 물론 전체적인 짜임새는 엉성한 곳이 있고, 완급 조절도 좀 안되는 데다, 캐릭터 배분도 약간 이상하지만... 그래도 지루하지 않게 봤다. 이미 성장해서 혁명군이 된 존 코너(크리스찬 베일)의 이야기가 주인 줄 알았더니 꼭 그렇지는 않고, 그보다는 마커스 라이트(샘 워싱턴)라는 인물에 더 집중되어 있다. 이건 배트맨 비긴즈의 조커 정도의 비중...? 아, 존 코너 아버지인 카일 리스(안톤 옐친)의 이야기도 나온다. 아직 십대인 모습인지라... 1편에서 보았던 훈훈한 그 남자로 성장한다고 생각하니 맘이 짠... 카일은 좀 더 캐릭터 살려도 좋았을 텐데 그냥 마커스랑 엮이면서 나오는 정도고, 존 코너도 고뇌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전사로서의 이미지가 강해서 더 성장할 구석이 안보였다. 마커스는 그보다 좀 더 비밀에 쌓여있고, 더 고뇌가 있을 법한 인물이라서 좋았다. 그나마도 잘 이용해 먹진 못했지만...

  주인공은 마커스라고 생각하고 봤다. 한 번 되살아난 살인자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두 번째 기회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해.. 지켜보게끔 만드는 인물이었다. 호기심을 유발하기에는 또 너무 단순한 인물설정인지라 그 이상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흥미롭긴 했다. 그다지 착한 인물처럼 보이진 않았는데... 지켜보다보니 이건 츤데레가 아닌가. 사랑에 빠져 세레나(헬레나 본햄 카터)박사에게 시체 기부하는 것도 그렇고, 안도와 준다고 하면서도 결국은 카일과 스타(제이다 그레이스)를 구하려고 아둥바둥 대는 것도 그렇고. 솔직히 자기 몸 망쳐가면서 그렇게까지 존 코너를 도와줄 필요도 없었는데... 그래 요 부분이 연결고리가 참 약해...

  아내(블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참 뜬금없이 나왔다 했는데 3편에서 나온 설정 때문이라더라. 3편을 안봐서 모르겠어. 아내는 진짜 조연 축에도 못드는 수준이었고, 오히려 같은 비중이라면 전사인 반스(커먼) 쪽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건 당연히 블레어(문 블러드 굿). 근데 캐릭터로 치면 좀 형편없었다. 마커스 뭘 믿고 그렇게 도와주는데ㅋㅋㅋㅋ 실제로 배신자였으면 어쩔라구. 아 결론적으로 보면 존 코너 위치 알려준 셈이 되기도 했지만... 캐릭터 배분이 진짜 이상했던게 중간에 카일 일행을 도와준, 일반인 무리의 할머니 버지니아(제인 알렉산더)도 좀 더 뭐가 있을 법했는데.. 어쩡쩡하게 나오다 말았다. 안습.

  결말은 보다가 코웃음을 쳤다. 저 마커스를 어떻게 처리하려나 봤더니만... 아.. 그놈의 심장... ㅋㅋㅋㅋㅋ 너무나 인간적인 클리쉐. 살아있는 애 죽여서 심장 꺼내 기증하는거랑 뭐가 다른가! 차라리 마커스를 살려내 이놈들아.. 울부짖음ㅋㅋㅋ

  장점보다 단점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괜찮아서 그런지 괜찮게 봤다. 연기들도 좋았고. 크리스찬 베일 연기가 오히려 좀 평면적이라 재미가 없었는데, 못했다는 건 아니다. 안톤 옐친은 참 잘한다. 말없는 역할이었던 제이다 그레이스도 마음에 들었고.. 샘 워싱턴은 그저 귀요미입니다 여러분. 귀요미쨔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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