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 민즈 워 (2012)

This Means War 
8.2
감독
맥지
출연
리즈 위더스푼, 크리스 파인, 톰 하디, 로라 밴더부트, 틸 슈바이거
정보
액션, 코미디, 로맨스/멜로 | 미국 | 97 분 | 2012-02-29


  예고편 보고 꽤 보고싶어하던 영화였는데 막상 본편에서 되게 실망했다. 스토리라고 할 만한 부분이 거의 없는 영화. 그냥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엔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난 이런 것보단 좀 더 많은 것을 바랐나 보다.

  절친한 친구사이인 터크(톰 하디)와 프랭클린(크리스 파인)이 로렌(리즈 위더스푼)이라는 한 여자를 두고 다투게 되는 이야기. 삼각관계라니 뻔하지만, 이 영화는 두 친구가 CIA인지 뭔지 정부기관에 소속되어 있다는 점을 특색있게 들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하지만 뭐... 그래봤자 국가의 재산을 마음대로 사용해서 친구와 여자친구를 염탐하는 것에 그치지 않긴 하다.

  로렌이 두 남자를 동시에 만나는 상황을 해명하려고 여러가지 부분들이 나오는데 솔직히 내 눈엔 다 핑계같았다. 저건 그냥 양다리지... 고런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더라. 친구라는 트리시(첼시 핸들러)도 도움 하나도 안되고. 로렌 이 여자는 연애 뿐 아니라 우정관계도 썩 좋게 쌓질 못했군. 터크와 프랭클린 쪽이 오히려 이해가 잘 됐다면 잘 됐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로렌이 비해서고... 보다 보면 얘네 둘다 제 정신은 아니네 싶었다.

  상황을 풀어나가는 방식도 괴악해서 갑작스레 일과 관련된 사건에 휘말리는 것도 이상하게만 보였고, 마지막에 로렌이 두 남자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조차도 이게 뭐야 싶었다. 그냥 재미 없음. 스토리 뿐 아니라 캐릭터도, 액션도 로맨틱 코미디 부분도 다 어정쩡해서... 한 마디로 재미없었다. 쓰다 보니 이걸 왜 쓰고 있나 싶네..
2011/10/09 -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 존 르 카레 (열린책들, 2005)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감독 토마스 알프레드슨 (2011 / 영국,프랑스,독일)
출연 게리 올드만,콜린 퍼스,톰 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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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렛 미 인의 팬이라는 건 이 영화를 볼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 된다. 한국에서 그다지 흥행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 그럴만 하다 라는 생각을 했다. 감독의 전작은 그렇다치더라도, 원작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은 '스파이'라는 소재를 듣고 007 시리즈를 떠올리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영화는 액션이 난무하고 박진감 넘치는 스파이 영화가 아니다. 박진감이라는 게 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은 내 딴에는 아주 조용히 숨을 죽이고 감상해야 했던 그런 영화였다. 원작을 봐서 모든 걸 알고 있었음에도 연출 방식과 전개 방식에 만족한 편이었다. 아, 그래도 짐 프리도(마크 스트롱) 캐릭터의 사소한 변화에 관해서는 섭섭한 마음이 남아 있기는 하다만...

  게리 올드만이 조지 스마일리에 캐스팅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잘 어울리겠다 생각은 했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더 마음에 들었다. 카를라를 회상하는 조지 스마일리의 모습은 책 속의 그것이었는데, 아무튼 회상 장면 하나 없이 그를 떠올리는 게리 올드만의 연기가 탁월했다. 좁은 어깨에 지워진 무거운 세월과 짙은 피로가 보이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 장면이랑, 피터 길럼(베네딕트 컴버배치)이 연인과 헤어지고 나서 우는 장면. 짧은 데도 참 인상에 남더라.

  피터 길럼 하니까, 피터가 자료실에서 자료를 빼오는 장면도 좋았다. 최대한 덤덤하게 그리고 어떻게 생각하면 얕은 수를 가장 교묘하게 썼어야 하는 거였는데... 그거 너무 잘해서 좋았음. 그 와중에 긴장할 만큼 긴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았고. 이 첩보 시리즈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건 조지 스마일리가 아니라 피터 길럼이었기 때문인가 보면서 더 애정을 주었던 것도 같다.

  책보다는 영화가 더 액션이 있었다. 그렇다고 물론 다른 스파이 영화처럼 그런 건 아닌데, 그래도 책에서 읽던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특히 리키 타르(톰 하디)의 작전 과정과 짐 프리도의 고문 과정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이리나(스베트라나 코드첸코바) 캐릭터 다뤄지는 거 보고서 깜짝 놀랐다. 아니 뭐 이리나를 이리저리 곱게 다뤄주어야 한다는 건 아닌데, 그래도 좀 놀랐다.

  정보국 고위 간부급에 침투된 스파이를 찾아내는 만큼 그 고위 간부급 캐릭터들도 가볍게 다뤄질 애들이 아니었는데... 로이 블랜드(시아란 힌즈)는 좀 심심하긴 했는데 나머지는 다 좋았다. 뻔뻔스러운 신사 느낌의 빌 헤이든(콜린 퍼스)야 말할 것도 없고, 무거운 인상으로 하지만 머리를 가장 많이 굴리고 있을 것 같은 퍼시(토비 존스)도 좋았고... 의외로 가자 좋았던 건 토비 에스터헤이즈(다비드 덴칙). 어떻게 보면 가장 먼저 조지에게 걸려든 것 같은 느낌이지만 그 때의 연기도 발군이었고ㅎㅎ 난 이런식으로 비굴할 때 비굴한 캐릭터들이 사랑스럽기도 해서 그른가.

  범인 밝혀졌다고해서 우와! 뭐 이런 건 전혀 없었다. 내가 미리 책 읽어서는 아니고... 그냥 내용이 그랬다. 누가 봐도 그렇지 않았을까. 그 범인이 드러나기 직전까지 장소를 드나드는 사람들을 보면서 다들 누가 범인인가, 누가 범인인가 이거에 집착하진 않게 되지 않았을까. 범인이 누구냐보다는 범인이 왜 그런 길을 선택했느냐가 더 듣고 싶었다. 그리고 그 역할을 그 분은 뻔뻔스레 잘 해내더라. 하지만 동시에 그 설명을 들으면서 그렇게 느낄 만도 하다는 수긍이 간다면 나쁜 것일까.

  콘트롤(존 허트)이 살아있을 때의 마지막 파티 장면이 계속 교차되는데 정보국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캐릭터가 보여지기도 하고, 동시에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겪을 내면의 복잡함까지도 보이는 편집이었다. 짐 프리도와 빌 헤이든, 조지 스마일리를 보며 느끼는 감정은 또 달랐고.

  별거 아닌데 리키 타르 영화 내에서 제일 젊은 데 제일 촌스러웠다. 뭐 임마... 하긴 젊은 애들이 유행을 따르는 법이겠지요.


인셉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2010 / 미국,영국)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타나베 켄,조셉 고든-레빗,마리안 꼬띠아르,엘렌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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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끝나고 할 말을 잃음... 너무 재미있네ㅋㅋㅋ 상영시간이 꽤 긴데도 불구하고 지루한 적 없이 봤다. 여러모로 머리써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뭐... 그런 부분이 있기는 해도 굳이 따지려 들지만 않으면 이해하는 데 무리는 없는 거 같다. 기본 베이스인 꿈 안에서 정보를 훔치거(디스트랙트)나 심을 수(인셉션) 있다는 배경을 알고, 토템(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하기 위한 자신만이 만질 수 있는 단순한 물체), 킥(꿈에서 깨어나기 위한 일종의 충격)과 림보(무의식 깊은 단계의 꿈)의 개념만 알면 괜찮다. 좀 더 분석하고 싶다면야 분석하면 되는데... 그런거 좋아하는 사람은 하시구 저는 별로 단계별 분석 이런거까진 하고 싶지 않으니 패스하겠습니다. 그 부분은 이 글을 보면 괜찮을 것 같음.

  내가 마음에 들었던건 이리저리 꼬아댄 공식들 보다도 인간관계라던가, 사랑, 죄책감, 회한... 뭐 이런 인간 내면의 표현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는 거다. 꿈이라는 무의식을 통해 구성되는 생각과 감정의 모습들이 좋았고, 또 그걸 기묘하게 비틀어대며 인물들의 과거를 들춰내고 거기에서 보여지는 감정들을 보여준다는 게 기가 막혔다..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맬(마리아 꼬띠아르)의 관계가 그 중에서 가장 크게 작용한 건 물론이고, 건축가인 아리아드네(엘렌 페이지)가 상황을 지켜보면서 배우는 것들과 느끼는 감정들이 좋았다. 또 좋았던 건 로버트 피셔(킬리언 머피)의 아버지(피트 포스틀스웨이트)에 대한 깊은 트라우마와 그 해소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 개인적으로 피셔가 금고에서 바람개비를 발견하는 장면이 참 짠했다.

  캐릭터들에게 쓸데없는 설명을 많이 자제한 것 같다. 오히려 조연인 로버트 피셔의 성격 묘사가 몹시 잘 드러나는데, 그에 반해 주요 인물들인 아서(조셉 고든-래빗), 위장사 임스(톰 하디), 약제사 유서프(딜립 라오), 그리고 이 인셉션을 실행하게 만든 인물인 기업가 사이토(와타나베 켄) 모두가 어떻게 보면 참 단편적인 인물이다. 바탕이 되는 성격의 일면들만 착착 깔아두고(아서는 냉철하면서도 재치가 있고, 임스는 장난스러운 캐릭터. 유서프는 겁은 있지만 돈 앞에서 의외로 모험을 감수하는 편이고, 사이토는 사업가 치고 스스로 나서는 것을 좋아한다.) 내면 깊은 것들은 보여주지 않는데 이 정도가 딱 적당했다. 이야기 안에서 딱 신경쓰이지 않고 성격 판독이 가능하고, 그 때문에 중심 인물들의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나머지 애들은 스핀오프로 내주십시오... 아서 이야기좀 제발...

  사람의 머리 속에서 무언가를 빼내는 것도 무섭지만 어떤 잠재의식을 심어준다는 게 참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그로 인해서 맬이 죽은 것이었고, 그 일로 인해 코브 또한 무의식의 압박을 받게 되었으니까. 아들 딸도 못만나고... 코브 장인(마이클 케인)은 보면 코브가 무죄인 걸 확신하고 있는 거 같던데 이런 쪽 증언은 씨알도 안먹히나ㅜㅜ 아무튼 사람 의식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 이런 기억의 조작 뿐 아니라,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감정이 어떤 식으로 무의식에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점도... 코브가 가진 죄책감이 어떤 식으로 발현되는 지 그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로버트 피셔는 인셉션의 피해자이긴 한데 어떻게 보면 자기 트라우마를 해소하게 되었다는 점에선 수혜자인 걸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버지에게 한없이 눌려있고 아버지에 대한 배척이 가득하던 아들이, 아버지에 대한 증오를 해소하게 되었을 때 느낄 카타르시스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 같다. 근데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 그렇게 크면서 의외로 대부인 브로닝(톰 베린저)은 꽤 따르는 거 같은 느낌이더라...

  배경이나 액션이 생각보다 좋았다. 꿈이 붕괴되는 장면들도 인상깊었고, 그런 꿈 안에서 개고생을 하는 모습들도 재미있었다. 무의식이 적들에게 반응하고 그들을 제거하려 한다는 설정이 신기하고 좋았음. 꿈안의 개고생은 역시 2단계 꿈에서 아서가 무중력 상태에서 킥을 쓰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들이 가장 재미있었다. 이 상태에서 엘렌페이지가 머리를 묶고 있었던 건 무중력 상태에서의 머리카락을 표현하기 어려워서였다고ㅋㅋㅋ 아 그리고 처음에 코브와 아리아드네가 꿈속에서 만나고 그 꿈이 붕괴될 때의 모습은 CG가 아니라 실제...이고 고속카메라 촬영이더라. 무서운 크리스토퍼 놀란...

  처음 나왔던 배신자 건축가 내쉬(루카스 하스)는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다 했더니 크마ㅋㅋㅋㅋ 1시즌 1화에서 나왔던 말더듬이 연쇄살인마! 그래 얼굴이 너무 멀쩡한데 말더듬이 연기 너무 잘해서 기억하고 있었어...

  결말은 딱 좋은 것 같다. 아 물론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미칠 지경이 된 건 맞는데 생각할 여지랑 여운을 많이 남겨주니까ㅋㅋㅋ 개인적으로 난 쓰러졌다 쪽에 한 표를 건다.

  재미있었다. 또 보러 갈 거 같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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