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조금 바빠졌다. 매일 여섯시에 일어나고 여섯시 오십분에 집에서 나가는 생활...인데 아직 초반이고 몸이 힘들기는 해도, 마냥 생각이 없을 때보다는 오히려 행복하다. 재미있고, 즐겁고. 조금씩이지만 긍정적이 되어가는 것 같다.
3. 최근 부모님 중 한 분과 크게 싸운 일이 있었는데 그 때 들은 말 중 하나가 '네가 한 게 무엇이 있느냐'였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정말로 슬프고 화가 났다. 쓸데없게도 난 자존심이 세면서도 정작 자존감이 약한 편인데 그걸 확 건드려 주셔서 정말로 싸움이 크게 번졌었다.
4. 난 내가 뒤끝이 없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닌 것 같다...고 최근에서야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는 화를 불같이 내지만 쉽게 식는편인데, 그렇다고 해서 그게 꼭 용서나 문제의 해결를 의미하는 일은 아니었던 거다. 물론 기억력이 나빠서 정말로 잊어버렸거나, 정말로 일순간의 화인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게 아닌 경우, 그냥 짜증이 나기 때문에 덮어두는 일들도 참 많았다는걸 내 스트레스에 치여 여유를 잃은 순간 깨달았다.
5. 데드 링거를 본 이후 제레미 아이언스가 너무 좋아져서 큰일이다. 이번에 헤드윅 DVD를 OST 포함된 버전으로 사면서 롤리타랑 데드 링거 DVD도 샀다. 롤리타는 싸더라! 이천 구백원! 으으 아무튼 빨리 왔으면... 롤리타 그 찌질한 험버트 역할을 어떻게 소화했을지 궁금하다. 데드 링거야 본편은 이미 푹 빠졌고, 제작 과정이 들어있는 Disc 2가 어서 보고 싶다. 제레미 필모그래피를 쭉 보는데 아무래도 90년대까지 영화가 볼만하고 2000년대 이후로는 그럭저럭한 상업영화가 더 많았다. 나이들어서 조연으로 물러난 것도 많지만... 음... 작품 선택이 조금 아쉬운 느낌이다. 미션(1986)은 보고싶기도 한데 역할이나 영화 내용 때문에 망설여진다. 내가 영화를 보며 불편함을 느끼는 구석은 아무래도 다른사람들과 약간 다른 것 같다.
6. 필모그래피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데미지(1992)에 나오는 그 시아버지 역할 남자가 제레미 아이언스였구나! 초등학교 때인가 중학교 때 봐서 전혀 몰랐다. 내용이 워낙에 충격적인지라 케이블에서 하던 걸 본 기억이 난다. 그렇다고 해서 뚜렷하게 기억나는 건 아니고 여자가 굉장히 뻔뻔스러웠다는 것, 결말이 정말로 불편했다는 것만 설핏 기억난다. 이거 한때 케이블에서 꽤 자주 해주지 않았었나? 나중에 또 케이블에서 해주면 봐야지. 내용이 불편했던 게 기억나서 당장 보고싶은 기분은 안 든다.
7. 렛 미 인 DVD 사고싶은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파는 데가 없다. 이럴수가. 작년에 사는건데... 중고매물도 안보이다니. 데드 링거도 절판났다가 이번에 다시 제작하는거던데 렛 미 인도 어서 다시 찍었으면 좋겠다. 혹 파는 데 아시는 분 계시면 제게 알려 주세요....ㅜㅜ 내가 뱀파이어 덕후라 이 말인가
8. '장르영화에서 뱀파이어리즘은 보통 섹스, 금지된 욕망, 동성애, 성폭행, 에이즈, 파시즘의 은유 (링크)'가 맞다. 이 모든 것들은 결국 배타적이고 고독한 심리를 만들어내면서도 또 약점이 되는데... 뱀파이어에게 이러한 약점이 드러나는 면모가 없으면 재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고독이야 버릴 수 있다 쳐. 하지만 최근 등장하기 시작한 꽃미남 뱀파이어들이 거슬리고 싫은 건 그들이 예쁜 외모를 가져서가 아니라 약점이 없어서다. 햇볕을 쏘이면 죽으라고! 반짝반짝 빛나는 게 다고, 피는 동물 피를 마셔도 되고(혹은 피를 제작도 한단다, 세상에!), 애도 가질 수 있는 설정이라니. 나라도 뱀파이어 한다 이것들아.
9. 줄리안 카사블랑카스 일본공연에 가고싶어서(...) 한참 비행기 표값이랑 알아보고 그랬다. 이스트 넣은 빵마냥 마음이 마구마구 부풀었다가 지금은 다시 소강상태. 하긴 내가 지금 거기 갈 때가 아니긴 해...도 줄스, 한국에 와줘 제발...!
10. 문득 바탕화면을 보니 2009년 유럽 여행기를 아직도 안 올렸다. 나는 언제 이 게으름을 타파할 것인가! 사진정리는 너무너무 귀찮다. 초반엔 이것저것 많이 찍었는데 막판에는 너무 안찍기도 했고... (귀찮다고 카메라도 안들고 나갔으니 오죽할까)
11. 난 블로그를 왜 하는 걸까? 특별히 엄청난 소통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쓰고 기록하는 걸 좋아하는 걸까. 그렇다고 하기엔 기복이 크다.
12. 방에 틀어박혀있는 것도 좋고, 외출하는 것도 좋다. 나를 절반으로 나눠서 둘 다 시키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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