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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류가 빌려줘서 읽기 시작. 스티븐 킹 소설은 이게 처음인듯? 영화화 된 건 영화로 좀 봤는데, 책은 그 전에 읽은 기억이 없다. 아 작법서라고 해야할까, 에세이에 가까웠던 '유혹하는 글쓰기'는 읽어보았음. 그건 재미있어 보여서 샀는데 에세이로서 재미있었다. 그래서 아무튼지간에 소설은 이게 처음.
잘읽힌다. 속도감이 잘 붙는 글이었다. 문득문득 너무 가벼운 느낌에 빈 구석이 있단 생각이 들긴 했는데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문제될 거 없었다. 다만 내가 재미있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읽으면서, 또 읽고 나서 생각했던 건 '내가 왜 이걸 읽어야 하지?' 였다. 9살박이 트리샤의 고난이 내게 썩 와닿지 않았던 모양이다. 내가 왜 이 애가 괴로워하는걸 봐야하나,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게 생각할 거리를 그렇게 많이 주지도, 그렇다고 이야기로서의 재미에 푹 빠져들게도 만들어주지 않았다. (후자는 취향 문제에 가깝다.) 생각할 거리가 아예 없는 건 아니고 그냥 고만고만한 수준으로 읽었다. 교훈은 길을 잃으면 그 자리에 있읍시다 일까... 애를 놔두고 한눈을 팔지 맙시다? 굳은 의지를 가집시다...? 의미를 으려면 찾기는 쉽다. 작가의 의도가 텍스트를 통해 노골적으로 드러남에도 확 가슴에 와닿지는 않는 그런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음 역시 이건 취향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시종일관 트리샤를 지켜보던 '그것'의 정체는 은근히 김이 샜다. 물론 그게 곰은 아니지만, 곰의 형상을 한 무언가이지만... 내겐 부족해. 내게 더 설명을 해줘.
내가 좋아할 만한 소설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읽어볼만한 가치는 있다. 혼자 떨어진 극한상황에서의 사고방식, 행동 뭐 이런 건 재미있었다. 특히나 그게 내가 더이상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게 된 어린이일 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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