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 패디먼은 작가인 어머니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수많은 책에 둘러싸여 살았다. 가족과 단어 맞추기를 하는 어린 시절을 보냈으니, 앤 패디먼 또한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 놀랍지가 않다. 비싼 캐비어보다는 헌 책방에서 9kg어치 책을 사오는 것이 더 배부른 사람. 남편의 직업도 작가인지라 서로의 취향을 빗겨나 책에 대한 사랑만큼은 동일한 듯.
책과 관련된 에세이로서, 사람마다 책을 분류하는 방법, 다루는 방법, 읽는 방법. 이런 걸 다루기도 하고 내용에 관련되어서는 문법, 단어 같은 것, 시대에 따라 묻혀져버린 옛 논리를 다루기도 하며, 넓게는 표절문제까지 이야기한다. 결코 무겁지는 않고 다 재미있었다. 때때로 영어권 책이기 때문에 확 공감되지 않는 문제들도 있긴 했지만, 뭐 이해는 할 수 있었다.
나는 책을 다루고 분류하는 부분이 특히 재미있었다. 책을 다루는 부분에서 나는 책을 떠받는 쪽이었는데, 글쎄.. 이제부터 좀 막 다뤄볼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다.
어수선한 꼴을 잘 견디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조지는 3차원 물체들에 대해 기본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 자기가 뭘 원하면 그것이 저절로 나타날 것이라고 믿으며, 그렇게 믿어서 그런지 또 보통 그렇게 된다. 반면 나는 책, 지도, 가위, 스카치 테이프는 모두 믿을 수 없는 방랑자들이어서, 숙소에 꽉 붙잡아두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곳으로 튈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다. 따라서 내 책들은 늘 엄격하게 조직화되어 있다.
앤 패디먼, 『서재 결혼 시키기』, 지호, 2001
앤 패디먼, 『서재 결혼 시키기』, 지호, 2001
제일 공감되었던 부분. 나는 앤 패디먼 쪽에 가깝다. 물론 작가만큼 세세한 분류를 하지는 않지만:P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편집은 별로였다. 들여쓰기가 너무 폭이 넓었고, 뭔가 모르게 거슬렸음... 아쉽다.
'마음의 양식 > 가끔은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그리고 또 다른 <재즈 시대 이야기들> / F. 스콧 피츠제럴드 (펭귄클래식코리아, 2009) (2) | 2009.12.10 |
---|---|
변신·시골의사 / 프란츠 카프카 (민음사, 1998) (1) | 2009.12.09 |
루머의 루머의 루머 / 제이 아셰르 (내인생의책, 2009) (4) | 2009.04.27 |
잔소리 기술 - 소리치지 않고 야단치지 않아도 아이가 달라지는 / 최영민·박미진·오경문 (고래북스, 2009) (0) | 2009.03.22 |
청소년을 위한 유쾌한 인물상식- 교실밖 상식 시리즈 (하늘아래, 2008) (0) | 2009.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