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은 세상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피터 매시니스 (부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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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드 블로그에서 당첨되어 읽었다. 꽤 흥미가 있었기에 책이 왔을때는 굉장히 기뻤다. 애당초 흥미없는 책 리뷰를 신청할 리도 없지만.

  처음 받았을때 본 생각은 편집이랑 구성이 한눈에 착 들어오게 마음에 든다는 거였다. 나같이 '보기 좋은 것이 먹기도 좋다'를 믿고 따르는 사람에게 있어서 책의 디자인은 참 중요한 문제다. (내가 문학사상사의 책들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이유...) 여기에는 책의 표지 뿐 아니라 책 안의 편집, 폰트 같은 것도 꽤 큰 부분을 차지한다.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과학 교양도서를 꺼리는 것은 그 무거움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1859년의 고학과 기술로 그 범위를 한정 시킨 데서 그 무거움을 상쇄했는데, 내용 뿐 아니라 책의 디자인과 편집을 통해서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한권의 교양서로 보이게끔 만들었다. 이건 접근성에 대한 이야기일 뿐 당연히 내용이 가볍다는 소리가 아니다.


깔끔한 표지에 한 손에 잡히는 판형.
디자인이 기묘하게도 장난스러우면서 과학도서라는 분위기는 잃지 않았다.



각 장별로 이런 식으로 일러스트가 있었는데,
맨 초반에 일러스트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섬세함을 보여줬다.


소 파트마다 저런 식으로 암모나이트, 조개 같은 것들이 있는데 깔끔하면서도 예뻤다.

  이런 식으로 디자인을 해놨으니 우째 안읽을 수가 있단 말이냐. 난 소설 외의 책들을 굉장히 더디게 읽는 편인데 일단 디자인 덕에 빨리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래도 남들에 비하면 형편없이 느리게 읽었지만.

  내용 면에서는 1859년에 일어났던 과학적인 일들과 그것이 과학기술에 그치지 않고 사회전반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를 알려준다. 따라서 1859년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1859년 이후에 어떤식으로 일이 발전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알 수 있었다. 완전히 과학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더니, 그보다는 기술쪽의 이야기와 그로 인한 사회의 변화상이 더 비중이 컸다고 생각한다. 무엇에 대한 기술이 발전하면, 그것 때문에 사회가 어떤 식으로 변화했는가에 대한 설명들이 많아서 잡학에 관한 역사서를 읽는 기분이 들었다.

서문
1. 새로운 원료와 착상
2. 속도의 추구
3. 빠른 여행
4. 에너지와 힘
5. 자유의 외침
6. 출세하기
7. 여유 있는 인생
8. 사회의 병폐들
9. 의학의 융성
10. 전문 과학자들의 등장

  차례의 분류대로 작게 작게 소파트가 묶여있다고 생각하면 되었다. 각 소파트는 짧아서 그 파트만 읽는 데에는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다. 다만 한 챕터는 한번에 읽는 것이 나아보였다. 각각 발전에 따른 연계성이 있어서 그렇게 읽는 편이 이해하고 생각을 발전시키는 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과학에 관한 도서라고 슬쩍 겁을 먹었던 것도 사실인데, 그보다는 이렇게 사회를 발전시킨 원동력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는 기분이라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그런 식의 이야기기 때문에 어려운 내용은 나오지 않고, 술술 아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면서 읽으면 되어서 편했다.

  가장 읽으면서 재미있었던 파트는 2와 3의 연계되는 부분. 속도의 추구로 인한 기술의 발전이 결국은 지금처럼 세계여행을 가능케 했다는 점이 즐거웠다. 1859년까지만 해도 세계여행을 해 본 사람이 드물었다는 사실. 그러나 이제 세계는 어디로든 금세 갈 수 있으니까. 처음에는 그 속도의 발전이 편지나 전화 같은 수단에만 머무는가 싶었더니 사람들에게까지 적용되는 예들이 재미있었다.

  흥미로웠던 파트는 8의 사회의 병폐들 파트. 발전의 밝은 면만을 보여주지는 않고, 어두운 면까지 써두었다는 게. 이 파트는 기술보다는 사회분석에 가까웠다. 빈곤과 기아, 종교문제까지 나왔으니까. 어둡지만 현재의 일이 아니라 그런지(...) 읽는 데는 재미있었다.

  가벼운 교양서. 전문적이진 않지만 그 당시의 시대에 대해 세부적으로 다루고 있다. 과학에 대한 공부보단 역사를 공부한 느낌. 그래도 그 당시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영향을 주고 이해될 만한 것들에 대한 내용인지라, '과거의 일이니 의미없어' 라고 치부하기엔 그 포용 범위가 넓었다. 하루에 한 파트씩 간단하게 읽는다 쳐도 열흘이면 읽고, 그렇게 더디게 읽히는 책도 아니었다.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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