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y
Pray by frozenmind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1. 최근 일본 사태 때문에 트위터에 들어가기 싫어진다. 난 기본적으로 나와 반대되는 의견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닫거나, 넌지시 말하는 편인데 트위터는 꼭 싸움의 장 같다. 난 내가 옳아, 내가 옳아. 내 말을 들어. 이 말을 되게 리버럴하고 이성적인 말마냥 꾸면서 하고 있다. 돌리고 돌려서. 근데 본질적으로 말하고자 하는건 결국 내가 옳아 그거잖아. 밴드 뺴고 다 언팔하던가 팬질용 아이디를 새로 만들던가 해야지 짜증나서 못봐주겠다. 보고있자면 욱하고 치밀어 오른다.

2. 나도 우리나라가 병신짓하는거 안다. 없는 돈 털어가며 일본 퍼주는 게 웃기다고도 생각한다. 근데 그거에 마구 분노하는 글을 '지금' 보고싶지는 않다. 계속 보면서 불편하고 짜증이 나면서도 그 이유를 몰랐는데, 이 글을 보고 감정의 출처를 깨달았다.

4. 남의 나라에 난리났는데 그 나라를 동정하거나 도와줄 생각은 않고 우리나라 까는 생각만 하는 거 보면 정말 짜증난다. 사람의 마음 그릇에 사랑이나 정의가 미리채워져 있는 게 아니고 증오나 경멸이 미리채워져 있으면 그거 어따쓰냐. 못된 심똘이나 되는 거지.

그런거지. 난 이런 시기엔 뉴스도 못보는데, 폭력과 증오로 점철된 말들은 단 한개도 보고 싶지 않다. 왜 그렇게 말하느냐고 싸우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관심을 꺼버린다. 이성 이전에 최소한의 감성이 내게는 먼저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감정적으로만 온전히 판단한다는 뜻은 아니다. 난 너무나 감정적이라 이런 것들을 표현할때는 더 조심하려 노력한다.

3. 모든 게 너무 과열되어 있다. 슬픔도 비판도 모두가. 그 안에 공포가 포장된 채 앉아있다. 이 과열된 상황 속에 끼고 싶지 않다. 실지로 느끼는 게 더 많지만 난 조용히 입을 다문다. 그렇게 닥치고 있다. 모두가 실지 본인이 느끼는 것보다 말이 많거나, 말만 한다.

4. 관련해서 회사 언니랑 싸울 뻔 했는데, 지진 났던 날 "벌받은 거지"라고 했다. 뇌가 없는 줄 알았다. 순간 폭발해서 너야말로 그러다 죄받는다고 할 뻔 했다. 평소엔 참 좋은 사람인데 정치적이나 사회적인 부분만 나오면 정말 참을 수 없이 내 속을 뒤집어놓는다.

5. 나이가 들 수록 완성된 내 생각의 틀을 깰 수가 없다.

6. 종교는 없지만 때로는 기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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