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플루토에서 아침을
감독 닐 조단 (2005 / 영국, 아일랜드)
출연 킬리언 머피, 리암 니슨, 모간 존스, 에바 버시스틀
상세보기

  리얀이 보고 와서 강추했던 영화다. 리얀 말로는 '노래가 빠진 헤드윅'이라고. 그런데 이건 좀 더 환상적인 느낌이 강한 것 같다. 패트릭(킬리언 머피)의 캐릭터 자체가 빠져있고, 헐렁하고, 마약한 듯한 느낌으로 영화를 활보해서 그런가... 배경이 되는 현실마저 환상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 이쪽 방식도 재미있긴 했지만, 나는 헤드윅 쪽이 더 재밌긴 했다. 가볍고, 손에 쥐려고 하면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의 영화였다.

  패트릭이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너무나 간단해서 웃음이 나온다. 주인공 패트릭은 아일랜드의 정치적 상황이 어떻건, 성 정체성이 어떻건, 자신이 테러리스트로 지목되건 구애받지 않는다. 자신이 아일랜드 인이고, 드랙퀸이며(목소리를 가늘게 내는 걸 보면, 트렌스젠더 같기도 하고...), 범죄자로 오인받는 주체임에도 패트릭은 그러한 현실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환상 안에서 활보한다. 재미있는것은 패트릭이 그런 상황을 전혀 신경쓰지 않음으로 인해 그러한 상황들이 더 눈에 띈다는 것이다. 아일랜드의 정치적 상황, 성 정체성의 혼돈, 오인으로 인한 죄의 덮어씀... 이런 문제점들은, 패트릭이 전혀 그것에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더욱 도드라진다. 패트릭 본인은 문제의 변방에 있으나 문제의 중심에 있기도 하기 때문에. 때문에 영화는 가볍고 재미있지만, 가벼운 문제를 다루지 않게 되는 것 같다.

  패트릭의 캐릭터 정말 유쾌하다. 아무렇지도 않게 야한 소설을 써내는 능력이라든가, 악당들의 퇴치에 마법의 향수를 쓰는 장면이라든가, 감옥에 갖혀서도 감옥을 달콤한 곳이라고 표현하는 거라든가... 비현실적인 캐릭터가 이렇게 유쾌할 줄은 몰랐다. 다 킬리언 머피 덕분. 아 진짜 여장 왜이리 잘어울려(...) 여장만큼은 존 카메론 미첼보다 잘 어울렸다. 연기도 하늘하늘하게 잘했고. 이걸 킬리언 머피가 아니면 누가 했으려나.

  주제들 다루는 방식이, 캐릭터의 덕으로 하늘하늘하고 가볍다. 그리고 유쾌하다. 그러나 주제가 가볍지는 않았다. 재미있었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


푸른 산호초
감독 랜덜 클라이저 (1980 / 미국)
출연 브룩 쉴즈, 크리스토퍼 앳킨스, 레오 맥컨, 윌리엄 다니엘스
상세보기

  케이블에서 하길래 봤음. 매번 중간부터 보거나 했는데, 요번엔 처음부터 끝까지 봤다. 내용 전개가 사람 맘을 확 끌어당기는 그런 건 없는데, 채워지는 화면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눈을 떼기 힘들다. CGV에서는 영화 제목이 푸른 산호초로 나왔는데, 개봉은 블루 라군으로 한 듯? 푸른 산호초 쪽이 더 쉽게 다가오는 제목이라, 그걸로 써 놓는다.

  내용은 앞서 말했듯이 별거 없음. 설정이 재밌긴 한데, 그게 독특하다는 소리는 아니고... 배경에서 먹고 들어가는게 많았다. 중간 중간 낡은 흑백사진과 아이들의 모습을 비교하는건 재미있었다. 중간에 원시부족들이 잠깐 나오는데 왜나오는건지 모르겠다(...) 딱히 법으로 정해 반대편으로 넘어가지마라! 라는 설정이 필요했던 것도 아닌데. 그게 리차드와 에믈린을 엮어주는 요소도 아니었거니와. 아무튼 쭉 보다보면 내용 정말 별거 없음(...) 두 십대의 투닥거리는 연애질?

   배우들 연기 초큼 안습... 지금의 브룩 쉴즈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10대의 브룩 쉴즈는 엄청 연기 못하더라. 얼굴 근육좀 풀고 연기하라고 말하고 싶었음. 그나마 크리스토퍼 앳킨스 쪽이 연기가 좀 더 낫긴 했는데, 그래도 도토리 키재기였음. 이후에 브룩 쉴즈는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 최악의 여우조연상 한 번 받았고, 크리스토퍼 앳킨스도 두 번이나 최악의 남우 주연, 조연상 받았음. 그나마 브룩 쉴즈는 조금 활동이나 하는거 같은데 크리스토퍼 앳킨스는 영(...) 안쓰럽다. 웃을 때 엄청 귀여웠는데.

  아름다운 화면과, 미소녀 미소년만 본다면 보기 좋은 영화. 나는 그래도 재밌게 봤다.
 


다이 하드 3
감독 존 맥티어넌 (1995 / 미국)
출연 브루스 윌리스, 제레미 아이언스, 사무엘 L. 잭슨, 그레이엄 그린
상세보기

  드디어 나온 시리즈 중 마지막, 다이 하드 3편을 봤다. 1,2편은 아내를 구하려는 것을 바탕으로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 스스로가 사건으로 뛰어드는 편이었는데, 3편은 사이몬 그루버(제레미 아이언스)에 의해 맥클레인이 말려들게 된다. 사건 해결을 위해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도 그렇고. 토대가 약간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심지어 존 맥클레인은 부인과도 별거중이고...ㄱ- (테러에서 목숨을 그렇게 두번이나 구해줬는데, 그것과 사랑은 상관 없는거다.) 집에서 술만 들이붓는 정직 중인 경찰. 그리고 앞 편에서는 원맨쇼에 가까웠던 데 비해, 이번에는 제우스 카버(사무엘 L. 잭슨)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상대하는 자가 살짝 사이코에 가까운 사이몬인지라, 두뇌를 쓰는 일들이 생기는데- 이건 거의 제우스가 해결하는 듯. 우찌 되었건 둘이 협력해서 이러저리 뛰어다니는게 보기 좋았다. 1편에서 포웰경사와 느꼈던 유대감같은 것을 여기서는 제우스로 대체한 듯 한 느낌을 줬다. 개인적으론 마음에 들었다.

  한스 그루버의 형 사이몬 그루버로 나오는 제레미 아이언스. 알란 릭맨과 조금도 닮지 않았다(...) 그래도 형이라니까 뭐. 아무튼 이 남자, 살짝 신경질적으로 보이는데다가 굳은 얼굴이 맘에 들었다. 무엇보다도 수트빨이 극강....orz 난닝구 하나 입고 숱없는 머리를 휘날리며 뛰어다니는 브루스 윌리스와 비교되었음; 아니 뭐 그래도 브루스 윌리스는 좋지만.

  사무엘 L. 잭슨... 마스터 윈두가 젊어! (야) 흑인 아이들에게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이 조금 인상깊었음. 지적이고 차분한 느낌의 사람인데, 존 맥클레인이랑 같이 흥분해서 뛰어다니까 재미있었다. 차분함은 나의 편견, 액션에 어울리는 사람이었던걸지도.

  브루스 윌리는 1, 2편의 안정된 캐릭터에서 벗어나게 되어서 흥미로왔다. 여전히 힘들어간 캐릭터이지만, 그래도 뭔가 인생의 무게를 느끼고 있는 중년 샐러리 맨 같아서. 숙취로 머리아프다고 그러고, 아내랑 별거중인 이야기 털어 놓을때도 그렇고... 이것 저것 나이가 느껴졌다. 헉 올해 개봉하는 다이하드 4에서는-_- 꼬부랑 할배가 되어있는건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이 하드 2
감독 레니 할린 (1990 / 미국)
출연 브루스 윌리스, 보니 베델리아, 윌리엄 아서톤, 윌리엄 새들러
상세보기

  이어서 보았음. 1편의 원맨 액션보다는 다른 사람들과의 협공이 늘어난 느낌. 1편에서 포웰 경사(레지날드 벨존슨)와의 인간적 교감이 많았다면, 2편에서는 이것 저것 도움을 받는 식의 것들이 보였다. 1편이 좀더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액션이 많았다면, 2편은 액션이 좀 더 커진 느낌. 뭐 테러 크기도 좀 더 큰가-_-; 보통 속편들은 엄청 이상하거나 1편보다도 더 좋거나 둘중 하나이던데, 다이 하드는 1편이나 2편이나 그렇게 큰 차이가 느껴지진 않았음; 스케일이 쬐끔 더 커져서 그런지, 좀 더 황당한 구석이 늘어나긴 했어도... 뭐 이정도면 충분히 재미있고.

  요번 편에서도 기자 리차드 쏜버그(윌리엄 아서톤)가 엄청 진상짓을 떨어주었음. 1편 마지막에 홀리 맥클레인(보니 베델리아)에게 한대 맞은걸로 정신을 못차렸는지... 그래서 이번엔 전기충격기로 지졌다.*^^* 홀리여사, 이번엔 100야드 접근 금지명령이라도 받을 것 같소...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은 이번 편에서도 정말 죽을 고생을 다함; 이리저리 뛰어다니는데 아주 안쓰러웠다. 무슨 수퍼캅이냐. 여전히 존 맥클레인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 무능력한 자들 때문에 완전 열받았음. 그나마 로렌조(데니스 프랜즈)하고는 나중엔 좀 친해진 듯 하지만..ㄱ-; 

  1편과 다름없이 재미있었음. 그러나 1편이 주변 상황 묘사에서는 더 뛰어났던 것 같다.
 


다이 하드
감독 존 맥티어넌 (1988 / 미국)
출연 브루스 윌리스, 알란 릭맨, 보니 베델리아, 레지날드 벨존슨
상세보기

  스파이더맨 3 보러갔다가, 예고편으로 다이하드 4가 나오는걸 봤다. 다이하드... 많이는 들어봤고, TV에서도 여러번 해줬고 어떤 영화인지도 대략은 알았지만 제대로 본 적은 없었다. 근데 예고편 보니까 막 보고싶어져서... 역시 씬시티 이후로 브루스 윌리스는 좋은 이미지. 아무튼 그래서 1~3편 보기로 결정. 1편은 무려 1988년도에 나온 거더라. 어제 밤에 방구석에서 졸린 눈 부벼가면서 봤다.

  생각보다 처음에 잔잔하게 시작해서 신기했다. 처음부터 치고박거나 하지 않는구나, 싶었달까. 의외로 배경을 잘 구성해놓고 시작했다.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의 직업이라던가, 그의 가족상황이라던가, 왜 빌딩에 뜬금없이 오게 되었는가라던가... 생각보다 화려하진 않은 액션이었지만 상황들 때문에 눈을 끌었다. 경찰-테러단체-존 맥클레인이 다 들을 수 있는 무전기가 등장한 것도 흥미로왔다. 두근 두근 맘졸이면서, 때로는 화내면서 보았달까. 액션도 액션이지만은, 이런 테러상황에 있어서 바깥의 대처들에 대한 풍자도 엿보였다. 좀 많이 무능력해 보이는 책임자라던가, FBI라던가... 그중에서도 최고봉은 존 맥클레인의 집에 찾아가 유모를 협박해-_- 아이들과의 인터뷰를 해낸 리포터. 덕분에 존 맥클레인의 아내 홀리(보니 베델리아)가 죽을 뻔 했잖느냐! 암튼 엄청 화나는 장면이었음.

  브루스 윌리스 연기는 액션하면서도 이것저것 감정 노선을 드러내야 하는 장면이 좀 있었는데, 잘 소화한 듯. 그 강해보이는 남자가 포웰경사(레지날드 벨존슨)와 대화하면서 울먹이는데 깜짝깜짝. 

  알란 릭맨은 나오는 줄 모르고 봤는데, 처음 오프닝에 알란 릭맨의 이름이 떠서 깜짝 놀랐다. 악역인 한스 그루버 역. 무려 독일 캐릭터... 테러단체도 독일 테러단체였다. 근데 그들이 하는 말은 독일어 문법상 전혀 맞지 않는다고. 그래서 독일 개봉했을때는 유럽의 어느 테러단체로 바꿨다고 한다. 이름도 잭 그루버로 바뀌었고. 20년전의 스네이프 교수님은 엄청 젊고, 수염도 길렀으며, 여전히 독특한 억양이고, 그걸 미국식 억양으로 감쪽같이 바꾸어 말할 줄도 알았다. 호, 신기하여라.

  무작정 치고 박는 액션이 아니라서 좋았다. 재밌었음.


사랑해, 파리
감독 조엘 코엔, 에단 코엔, 알폰소 쿠아론, 구스 반 산트 (2006 / 프랑스, 리히텐슈타인)
출연 나탈리 포트만, 줄리엣 비노쉬, 스티브 부세미, 일라이저 우드
상세보기

  무려 스무명의 감독이 참여해 18개의 짧은 에피소드로 꽉꽉 채운 옴니버스 이야기. 영화를 찍기 전 조건은, '파리 시내 20개 구 중 한 곳을 골라 최소한의 비용으로 5분 동안 사랑이야기를 찍기.' 였다. 랄까... 그래서 지겨운 감이. 뭔가 이야기를 더 진행해줬으면, 하는 것들도 금새금새 끝나버리니까 김이 샜다. 그리구 너무 감질맛나게 해놓은 것들이 많아서-_- 막 답답하기도. 난 결론내는 타입의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까. 단편들의 호흡이 너무나 짧고, 단편이 너무나 많아서 머릿속이 뒤죽박죽거리고, 프랑스어 발음은 지루(난 부드럽게 들리지 않았어..)했다. 시간 때우다가 잠들 뻔 했음... 몇 가지 이야기는 신선하고 좋았지만, 취향에 영 맞지 않는 것도 다수 존재한 영화였다.

  다음은 영화 홍보사에서 적었던 각각 단편의 소개. 사실 단편들이 다들 5분가량이기 때문에, 내용들은 저게 다인 것도 있다.

「몽마르뜨 언덕」 / 브뤼노 포달리데
몽마르뜨 좁은 골목에서 주차하던 남자, 운명의 여자를 만나다!
; 남자가 참 소심해 보였다. 근데 응급처치법을 배우고 그걸 실제로 쓰다니, 신기한걸.

「세느 강변」 / 거린더 차다
세느 강변에서 헌팅하던 프랑스 소년, 이슬람 소녀에게 마음을 빼앗기다!
; 남자애들 셋이 참 생각없이 노는 줄 알았는데, 그 중 한명은 귀엽구나. 이슬람 애 되게 예뻤다. 풋풋하니 귀여웠음.

「마레 지구」 / 구스 반 산트
프랑스 게이 청년, 불어가 서툰 미국 청년에게 사랑을 느끼다!
; 낄낄낄. 이거 홍보물이 내용을 다 스포일러하냐; 배우들이 본명을 써서 나왔다. 가스파르 울리엘이 프랑스어로 줄기차게 엘리어스 맥코넬에게 구애하는게 귀여웠다. 나중에 엘리어스가 가스파르를 좇아 달리는 장면에서 가슴이 두근두근. 구스 반 산트, 장편으로 만들어주세요...

「튈트리 역」 / 조엘 & 에단 코엔
소심한 미국인 관광객, 관광 가이드북에서 파리의 현실을 온몸으로 배우다!
; 아놔 스티브 부세미 완전 불쌍; 근데 정말 프랑스에서는 눈만 마주치면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거니... 둘이서 실컷 싸우고 상관없는 남만 휘말리게 하더니, 유유하게 가버리던 그들. 그야말로 민폐커플이었다. 대책없이 당하는 스티브 부세미 완전 안타까웠음. 그래도 귀엽다.

「16구역」 / 월터 살레스 & 다니엘라 토마스
젊은 이민자 여성, 자신의 아기는 보육원에 맡기고 다른 아이를 돌보게 되다!
; 어떻게 보면 좀 안타까운 에피소드. 가사를 알 수 없는 자장가가 좋았다. 자기 애는 보육원에 맡기고 남의 애 보는 심정이 어떨까... 그녀의 안타까운 심정과는 상관없이, 노래를 불러주니 환히 웃던 두 아이들.

「차이나타운」 / 크리스토퍼 도일
중년의 세일즈맨, 과격한 차이나타운 미장원 원장과 치명적 사랑에 빠지다!
; 좀 판타지적이라고 해아할까-_-; 뭐가 뭔지 어안이 벙벙했음. 차이나타운 미용실 원장은 확실히 흑발이 더 잘어울렸다.

「바스티유」 / 이자벨 코이셋
이혼을 선언하려던 남편, 부인의 백혈병 선고로 다시 터닝포인트를 맞이하다!
; 아, 조금 뻔한 이야기. 그래도 좋았다. 남자의 심정을 표현하는 나레이션이라던가... 아내가 흥얼거리던 멜로디가 좋았고, 빨간 트렌치 코트가 예뻤다. 혼자 남은 남편이 트렌치 코트를 보고 멈춰서는 장면이 좋았다.

「빅토와르 광장」 / 스와 노부히로
죽은 아들을 그리워하던 여자, 카우보이의 도움으로 아들과 마지막 만남을 갖다!
; 예고 없는 자식과의 이별. 마지막 기회를 갖게 되어 행복했을까... 좋게 보내주는 기회를 얻은 것 같다.

「에펠 탑」 / 실뱅 쇼메
외로운 마임 아티스트, 유치장에서 소울메이트를 맞닥뜨리다!
; 제법 유쾌한 에피소드. 판토마임하는 사람이 자신만의 세계에 사는 이방인 같았는데, 똑같은 짝을 만나게 되어서 다행이다. 그런데 자식은 얼굴이 하얀 칠을 하지 않았네. 애가 매고 있던 커다란 가방이 귀여웠음.

「몽소 공원」 / 알폰소 쿠아론
중년의 아버지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딸과 인생을 논하다!
; 별로 생각 없었음.

「앙팡 루즈 구역」 / 올리비에 아사야스
미국인 여배우, 무심한 듯 상냥한 마약 딜러에게 묘하게 끌리다!
; 메기 질렌할 귀엽다... 언제나 조금 위험해 보이는 여자. 그 마약 딜러랑 좀 잘됐어도 좋았을텐데. 나중에 혼자 자조적이 되었을 것 같다.

「축제 광장」 / 올리버 슈미츠
총상 입은 흑인 남자, 죽음의 순간 응급구조원 소녀에게 커피를 권하다!
; 뭐 저런 무서운 동네가. 근데 총상이 아니라 자상 아닌가. 홍보물을 대충대충 만들어놨어. 응급 구조원 소녀는 커피 두잔을 손에 들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피갈 거리」 / 리처드 라그라베네즈
애정 식은 중년부부, 파리의 홍등가에서 섹시한 러브게임을 시작하다!
; 음. 그냥 그랬음.

「마들렌느 구역」 / 빈센조 나탈리
미국인 관광객, 아름다운 뱀파이어에게 마음도 피도 모두 뺏겨버리다!
; 낄낄낄 이거 난 유쾌하게 봤음. 피 같은 것들은 완전 그래픽 티나게 해놨으면서(씬시티같이?), 미묘하게 고전 영화 느낌을 풍겨서 좋았다. 일라이저 우드 완전 귀여움.

「페르 라셰즈 공동묘지」 / 웨스 크레이븐
유머감각 없는 까칠한 남편, 오스카 와일드의 유령에게 한 수 배우다!
; 아직 결혼 안한 커플이었다-_-; 오스카 와일드가 별로 많이 가르쳐 준거 같지 않은데. 키스마크가 잔뜩 있는 오스카 와일드 무덤은 인상적.

「생 드니 외곽」 / 톰 튀크베어
아름다운 미국인 배우 지망생과 시각장애인의 거짓말 같은 사랑!
; 나탈리 포트먼은 예쁘구나. 남자 배우(이름 모르겠다)의 나레이션이 괜찮았음.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멀어지는 듯 했는데, 잘 된것 같다.

「라탱 구역」 / 프레데릭 우버르땅 & 제라르 드빠르디유
위기의 부부, 이혼의 순간 지나간 사랑을 회상하다!
; 지나간 사랑은 지나간 것. 그래도 추억은 쌉싸래하게 다가온다.

「14구역」 / 알렉산더 페인
무료한 일상을 탈출한 미국인 주부, 낭만의 도시 파리와 사랑에 빠지다!
; 이거 맘에 들었음. 산뜻하게 밝은 화면, 평범한 중년 여성. 담담한 나레이션. 일상적이면서도 그 일상에서 벗어나는 새로움. 좋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패치 아담스
감독 톰 새디악 (1998 / 미국)
출연 로빈 윌리엄스, 모니카 포터, 리차드 킬리, 다니엘 런던
상세보기

  밍기적 거리다가 집에서 봤음. 케이블 만세. 영화 느낌이 참 따뜻해서 좋았다. 로빈 윌리엄스 영화에서는 왠지 모르게 이런 것을 기대하게 되는데, 실망하진 않았음. 어떻께 어떻게 된다- 라는 전형적인 스토리라고 생각하면서 봤는데, 실화라고 하길래 조금 놀랐다. 중년이 되어가는 나이에, 암울했던 과거사를 딛고 남들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의술을 배운다니. 죽기 직전까지 간 사람의 의지일까. 어찌 되었건 대단하다.

  헌터 아담스(로빈 윌리엄스)는 영화상에서 자신을 패치라고 불러달라고 한다. 나는 그게 무슨 뜻인가 했는데, '상처를 치유한다'는 뜻의 Patch라고. 이것 저것 따뜻한 선행들의 베품, 그리고 다소 세게 느껴졌던 좌절,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것. 정말 흔한 이야기이지만 이것이 실화라는데에서 큰 힘을 느낀다. 물론 영화 전체가 모두 사실인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이 뻔한 스토리가- 사람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이 영화가 실화라고 한다면 '아, 세상은 아직까지 따뜻하구나'라는 위안을 더불어 얻게 되니까. 

  따뜻하고 편한 영화였다. 그리고 9년전의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너무 귀여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파이더맨 3
감독 샘 레이미 (2007 / 미국)
출연 토비 맥과이어, 커스틴 던스트, 제임스 프랭코, 토퍼 그레이스
상세보기

  오, 개봉한지 하루만에 보다니. 내가 스파이더맨을 좀 많이 좋아하긴 하는구나... 리얀이랑 한번 더 보러갈거 같기도 함. 또 보러간다면 아이맥스로도 보고싶다는 소망이...'ㅂ' 쵸큼.. 그러보니 캐리비안도 곧 개봉이군.

  자, 여기서부터 스포일러 한 가득♡

  ...아니, 근데 내가 너무 기대한거니(...) 먼저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 너! 넌 유아퇴행했냐...orz 왜 이리 애가 생각하는게 짧아지고 유치해졌어; 1,2편 까지만해도 나름 순정파에 생각하는 씀씀이도 제법 있는 놈이었다고! 나 감독 바뀐줄 알았어. 캐릭터가 하도 어수선하게 바뀌어서;; 한 마디로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캐릭터였음. 찌질찌질한 영웅은 좋지만, 찌질찌질한 인간은 싫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외계물질에게 잠식당하기 전에도 찌질거려서 막 화났다. 야, 너 생각이 있는거냐 없는거야! 엉덩이를 발로 차주고싶네! 짝사랑했던 여친 얻었음 잘해야 할 거 아냐!...랄까. 외계물질에게 잠식당하고 난 뒤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래도 길거리에서 춤추면서 추파 던지는 건 좀 참아주라... 내면의 악과 싸우는 모습이라고 선전하긴 했는데, 별로 내면의 악과 싸우는거 같이 보이지 않았다. 그 물질은 피터 파커에겐 그냥 느끼함의 발현체. 그냥 벗어 던진거 같은 느낌. 아, 그 부분이 어려운건가.

  메리 제인(키얼스틴 던스트)은 여전히 전형적인 역할. 그래도 이번엔 돌덩이도 던져주는 활약-_-을 펼쳤다. 근데 메리 제인 단 한번 실패로 그렇게 바닥까지 갈 수 있는건가(...) 한번 실패했다고 다른 오디션은 기회도 안오는걸까, 그래도 나름 2편에서는 커다란 광고판에 얼굴도 박혀 있었잖아.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음. 그 바닥이 그렇게 냉혈하다면 어쩔 수 없는거고.

  그리고 악역들... 악, 해리 오스본(뉴 고블린/제임스 프랭코) 왜이렇게 귀여워! 피터 파커보다 더 성장한 것 같은 느낌이다. 첨에는 기억상실로 모든걸 덮는건가 싶어서 움찔했지만, 아니어서 다행. 좀더 악행을 벌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덜해서 놀랐다. 그리고 나중에 집사 아저씨의 한마디에 너무 깨끗하게 개과천선해서 좀 웃었다. 귀여운 자식 하하하. 피터 파커가 맨날 오해라고 할땐 귓등으로도 안듣더니. 하긴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라고 믿고 있는 친구의 입에서 나온 말을 쉬이 믿을 수는 없겠지만... ㄱ-; 1편의 그 유치한 모양의 고블린 가면 그대로 이어받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런 이상한 가면은 안쓰더라. 그리고 잘생긴 애는 얼굴 반쪽이 뭉그러져도 잘생겼구나, 라고 생각. 야 너 너무 멋있는거 아니니 ㅋㅋㅋ 1, 2편에서는 좀 개념없는 애로 보였는데 이젠 신수가 훤해 보이는구나. 웃으니까 진짜 살살 녹는다. 근데 콱 죽어버려서 너무 슬펐음... 스파이더 맨이랑 합심해서 싸우던 장면 진짜 즐거웠는데. 환상의 2인조였음. 완전 메리 제인 빼고 둘이 사귀는 분위기. 혹여 담편이 나온다 해도 해리의 모습은 볼 수 없잖아...orz 흐잉. 제임스 프랭코 나온 영화 검색하게 될 듯. 

  피터가 버린 외계생물에 잠식당한 에디 브룩(베놈/토퍼 그레이스). 얘는 첫 등장부터 뭐 파커보다 더 찌질하고 줏어먹기 잘하는 그런 애였음. 근데 얘 심정도 좀 이해되기도 하고 그래서... 막판에 그렇게 죽어버려서 허무했다. 너도 좀 개과천선하지 그랬니. 살아남았어도 좋았을텐데. 너같이 평범한 인간의 심성을 가진 애가 그렇게 죽어버려서 난 좀 슬펐다.

  플린트 마코(샌드맨/토마스 헤이든 처치)는... 종당부분에 너무 허무하게 싸움을 포기한 거 같아서 어이없었음. 야 임마 그렇게 나설거면 처음부터 싸움을 하지마(...) 좀 끝까지 싸워야하는거 아니니. 아버지로서 플린트 마코는, 그 심정이야 이해가 간다만... 근데 딸이 아버지가 티비에서 악당으로 나오는걸 좋아했을까. 차라리 그 능력으로 국가와 타협을 해보센.

  카메오로 프랑스 식당 지배인 역할로 나온 브루스 캠벨 너무 좋았음. 진짜 느끼해 ㅋㅋ 피터 파커, 너 저거 보고 배웠냐 짜샤. 

  그리고 뭐 연기 이야기는 그냥 괜찮았음. 악에 물들었을 때의 토비 맥과이어는, 제법 악역이 잘 어울려서 깜짝 놀랐음. 해리한테 독설 내뱉을 땐 아주... 니네 사랑싸움 하니? 너무 순한 역할을 많이 해서 그렇게 인식하고 있었나보다. 개인적으로 완전한 악역같은거 해봐도 아주 잘 어울릴 듯. 씬시티에서 일라이저 우드가 맡았던 케빈역 정도? 이건 너무 심한가 ㅋㅋ

  너무 많은 적을 짧은 시간에 한꺼번에 몰아넣어서 이야기가 좀 산만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결말; 너무 해피 엔딩에 집착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 영웅이야기이고, 그리고 시리즈의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편이라서 굳이 해피 엔딩을 넣은 것이겠지만. 그래도 장례식장면에서 멘트하고 끝냈어도 좋았을 것을, 굳이 또 메리 제인한테 찾아가는 피터를 보여줘서. 이렇게 말해도 또 장례식장에서 끝냈으면 찝찝했으려나-_-;; 아 해리 죽은거 너무 슬퍼. 어떻게 그렇게 해맑게 웃는 캐릭터를 죽일 수 있니! 살려내라 살려내 엉엉. 둘이 2인조로 도시를 지키면 안됐을까... 하긴 그럼 제목이 스파이더 맨& 뉴 고블린이 되어야하나...ㄱ- 그건 좀 싫구나... 스핀 오프 '해리 오스본' 어때. 성장 드라마로. 농담.

  뭐 이러니 저러니 말이 많아도, 역시 난 스파이더 맨이 좋아서. 길게 쓸 정도의 애정은 남아있는기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투 윅스 노티스
감독 마크 로렌스 (2002 /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출연 산드라 블록, 휴 그랜트, 알리시아 위트, 데이나 아이비
상세보기

  케이블에서 봤다. 제목도 처음 본거라 안볼라 그랬는데, 휴가 나오길래 그냥 앉아서 봤다. 산드라 블록은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고... 지금 보니까 참 포스터가 재미없다. 폰트도 그렇고, 카피도 그렇고. 띄어쓰기도 하려면 제대로 하지; 나도 잘하는건 아니지만-_-;

  역시 흔한 로맨틱 코미디. 그런데 너무 평범해서 좀 맥빠진다. 평범한 스토리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는 많고, 그 중에 재미있게 만들어 진 것도 많은데... 이 영화는 좀 힘이 빠져있다고 해야할까, 그런 느낌이었다. 두 배우를 둘다 좋게 보고있음에도, 이건 영 당기지 않아. 그리고 휴 그랜트와 산드라 블록이 참 안어울리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조지 웨이드(휴 그랜트)는 전형적인, 휴 그랜트형 캐릭터다. 슬쩍 능글맞고, 한량처럼도 보이고... 매력이 떨어질 이유가 별로 없다. 그건 루시 켈슨(산드라 블록)도 마찬가지. 똑부러지는 타입이지만, 의외의 면에서 수더분한 모습을 보이는건 산드라 블록에게도 잘 어울리는 캐릭터. 따로 있으면 매력적인 배우들이고, 들으면 멀쩡한 캐릭터들인데 우찌 둘이 있으니까 별로일 수 있니. 이해할 수 없는 사태-_-; 

  영화에서 재미있었던 장면은, 조지 웨이드가 루시 켈슨의 아파트에 와서는, 끝에서 끝까지 걸어서 여섯 걸음밖에 안된다고, 어떻게 이렇게 좁을 수 있어요? 하는 장면 정도... 나머지는 밋밋해서 그냥 물렸다. 2002년 작이면 '어바웃 어 보이'가 나온 해인데, 휴 그랜트는 2002년에 1승 1패를 거뒀구나. 감독인 마크 로렌스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의 감독. 거기선 많이 발전했다. 그것도 평범한 내용이긴 했지만, 그래도 재미 있었으니까. 

  그냥 시간 때우기용... 이라기에도 살짝 밋밋.
 


어바웃 어 보이
감독 폴 웨이츠, 크리스 웨이츠 (2002 /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출연 휴 그랜트, 니콜라스 홀트, 레이첼 와이즈, 토니 콜렛
상세보기

모든 사람은 섬이다. 나는 이말을 믿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부의 섬들이 연결되어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섬들은 바다밑에선 서로 연결돼있다.

  
  휴 그랜트는 정말 매력적이다. 나는 그 전에도 휴 그랜트가 나온 영화들을 많이 봤지만, 이 영화만큼 휴 그랜트가 멋지게 나온 영화는 본 적이 없다. '센스 앤 센서빌리티'에서의 매너있는 부잣집 도련님 역할도,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의 바람둥이 모습도 '어바웃 어 보이'에 나온 휴 그랜트의 모습을 따라올 수는 없다.

  윌 프리먼(휴 그랜트)은 대책없는 백수이다. 아버지가 지었던 곡의 저작권료로 흥얼흥얼 살아가는, 생각없는 백수인 것이다. 철없다 못해 쉽게 여자를 만나기 위해서 아이를 가진 싱글 부모 보임까지 나간다. 생각없고, 철없고. 덩치만 큰 어린애인 것이다. 휴 그랜트는 정말, 무척이나 이 역할에 잘 어울린다. 살짝 '빈' 어른을 연기하는데... 아, 휴 그랜트 자체가 윌 프리먼인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끔 만든다. 그동안 휴 그랜트가 연기했던 많은 로맨틱 코미디들... 그 캐릭터들을 대놓고 '나 생각없어' 라는 식으로 연기하는 격이랄까.

   윌 프리먼은 왕따소년 마커스(니콜라스 홀트)를 만나면서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배워나가게 된다. 마커스는 갑자기 노래를 흥얼거린다던가의 괴벽을 가진 소년인데, 역시 괴악한 싱글맘 아래에서 자란 탓이 있는 듯. 그렇다고 하더라도 마커스처럼 귀여운 애가 왜 왕따당하는지는 이해가 안간다(난 모자도 귀엽던데...).

  마커스의 엄마 피오나(토니 콜렛)를 봤을 때에는 꽤 놀랐다. 정말 폐인같아서-_-.... 내가 기억하는 토니 콜렛은 식스센스의 약간 신경질적이면서도 딱부러지는 싱글 맘이었는데. 여기선 폐인맘.

  어린아이의 성장담이 아닌, 어른의 성장담이라고 해야할만한 부분이 흥미로왔다. 전에 썼던 포스팅이 생각난다.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마찬가지로 철이 드는 것도 나이와 상관 없는 것일까. 풋풋하고 마음에 들었던 영화. 

  덧. 서양 아이들의 성장은 무섭다. 니콜라스 홀트는 벌써 180이 넘는 훈훈한 청소년이 되어버렸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