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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장사 마돈나
감독 이해영, 이해준 (2006 / 한국)
출연 류덕환, 백윤식, 김윤석, 이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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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랄까, 생각보다 이야기가 무거워서 깜짝 놀랐다. 물론 발랄발랄한 스포츠 영화를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전체적으로 이야기 톤이 무겁고 발랄한 구석은 거의 없다. 포스터만 봐도 그렇게 어둡진 않잖아? 근데 이건 완전 어두워. 캄캄해.

  동구(류덕환)이 춤추는 장면조차도 어떨 땐 당황스러울 정도로 잠잠했다. 일단 트랜스젠더 소년이라는 설정자체에서 무거운 느낌이 나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가정사가 제대로 무겁다. 가출한 엄마(이상아) 부상으로 권투를 관둔 알콜 중독의 동구 아버지(김윤석)의 이야기는 아찔하다. 

   정체성과 아버지의 폭력 아래 동구의 힘든 삶도 보기에 무겁지만, 아버지의 이야기를 제대로 파고들 땐 정말 가슴이 먹먹하다. 아버지의 힘겨운 삶의 모습들. 1등 아니면 다 쓰레기 취급 받는다는 아버지의 외침. 너무 현실적이어서 진짜 짜증나. 약간 철없는 식으로 비춰졌지만 또 가슴 넓었던 엄마도 그랬고. 아무튼 동구네 부모는 너무 복잡해.

  그래도 이 부모들이 참 좋았던 게. 웃기게 너무 현실적이어서. 동구가 립스틱 바르는 장면을 보고 못봤다는 듯 저녁 먹으라고... 하면서 문을 닫는 아버지나, 동구를 때렸다는 어머니나. 나중에 동구를 마구 패는 아버지나, 동구를 포용하려 드는 어머니나. 그냥 현실적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그리고 이 부모들에게는 역시 베이스로 동구에 대한 사랑이 깔려있어.

  동구 자체는... 그냥 어른스러우면서도 역시 어리다는 느낌이 들었다. 소년 같은 모양새가 있었음. 차라리 좀 더 어른스러웠다면 동구가 그렇게 힘들진 않았을텐데. 일본어 선생님(쿠사나기 츠요시)에게 고백하는 것만 해도 아주 어린애같지. 그만큼 순수한 거지만. 그나저나 일본어 선생님 반응 너무해orz 보통은 그렇게 반응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볼수록 그 참.

  씨름부는 그냥 잘 모르겠어. 동구가 성장하는 데 발판이 되어준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크게 비중이 있는 건지는. 씨름부 감독으로 나왔던 백윤식씨 비중이 생각보다 작았다. 저 포스터엔 씨름부가 들어가 있을 게 아니라 가족들이 들어가 있어야 좀-_-... 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씨름부 주장(이언)은 뭐 얘도 어른인 체 하지만 여전히 애인게 귀엽고. 이언씨는 커프의 이미지랑 많이 다르게 나왔고나. 덩치들(문세윤, 김용훈, 윤원석)은 괜찮은 조연이었다. 아, 조연중에 동구 친구 종만(박영서)이 좋았음. 얘도 좀 이것 저것 해보는 찌질한게 자기 갈피 못잡고 있고. 근데 십대 때 다 그렇지 뭐. 얜 이것 저것 시도라도 하는게 보기 예쁘더라.

  정말 영화는 괜찮았지만, 두 번 보고 싶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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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미스 다이어리_극장판
감독 김석윤 (2006 / 한국)
출연 예지원, 지현우, 김영옥, 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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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미다는 시트콤 당시 되게 좋아했었다. 첫 시작부터 함께 했어서 그런지 애착이 갔달까... 미자(예지원)의 땡글땡글한 눈망울도 좋아했고, 할머니들도 귀여웠고. 아버지인 부록씨(임현식)도, 외삼촌인 푼수 우현씨도 좋았다. 그리고 또 친구들도 좋았고, 친구들의 연애담도 좋아했다. 참 가정적이고 좋은 느낌의 시트콤. 무엇보다도 이 시트콤을 통해 지현우를 좋아하게 되었었지'ㅂ' 바람직한 연하남의 표상;

  근데 우째 영화는 안봤단 말이다-_-;; 보러갔을때 엉뚱하게 딴거 보게되서 그 이후로 안봤음. 원래 한번 시기 놓치면 우물쭈물 못보게 되는기라; 그러다가 요번에 보게 되었음. 헐. 내가 왜 왜 진작에 안봤지?! 좋아하는 시트콤이 영화화 된건데. 게다가 영화화 꽤 괜찮게 되었음. 시트콤이랑 스토리는 다르지만 캐릭터들이 살아있어T_T 그렇다고 해서 또 굳이 시트콤 안본 사람들이 봤을때 재미없는 영화도 아니었다. 너무 즐거웠고 좋았다.

  영화화하는 것인것 만큼 가족들의 이야기에 집중한 터라, 친구들은 정말 우정출연 분량. 김정민이나 장동직이 안나오는건가 싶었는데 엔딩에 나오더라. 안나오면 섭섭하지. 잠깐이라도 얼굴 나와서 반가웠음.

  전체적으로 세 가지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빠질 수 없는 미자의 사랑이야기, 할머니들(특히 서승현씨 중심의)의 사랑 이야기와 인생사 이야기, 우현씨의 힘든 배신 이야기. 요렇게 세 가지. 어느 것 하나 뺄 수 없게 좋았다. 미자 이야기야 진짜 가슴뭉클하고 예쁘고. 박피디(조연우) 정말 짜증나는 것만 뺴곤 기분좋은 연애담. 나중에 카메라 바로 앞에서 보이는 지현우의 클로즈업에 가슴이 두근두근. 할머니들 이야기는 사랑 이야기도 사랑이야긴데, 노인들의 삶을 참 잘 이야기했다. 우현씨 이야기는 가장 열받았는데-_-; 아우 그 은행 직원들 진짜 멱살 짤짤짤. 우현씨의 "나중에 돈 고대로 돌려받는 보통예금이요." 그 대사. 너무 슬펐다. 근데 그냥 저러고 마는거야? 나같음 고소해-_-;

  한영숙씨가 돌아가셔서 서승현씨로 바뀌었는데... 뭐 이미지가 좀 달라지긴 했지만 괜찮았다. 서승현씨도 물론 좋은 배우니까. 김영옥씨 포스야 완전 제대로. 김혜옥씨도 여전히 귀엽고 철부지 할머니 역할 참 좋았다.

  미자가 부르는 빠로레 빠로레(Paroles Paroles) 너무 좋았음. 그리고 커피에 침뱉는 지현우 킹왕짱ㅋㅋㅋㅋ


내 여자의 남자친구
감독 박성범 (2006 / 한국)
출연 최원영, 고다미, 이정우, 김푸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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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멍하니 있다가 봤음. 그래서 초반에 이게 뭐야 하면서 헤맸다. 난 포스터에 나오는 세 남녀만 나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완전 여섯 명이나 나와서 깜짝 놀랐네. 사람 얼굴 구분 되게 못하는 사람이라 스토리 안잡힐 때는 어, 저 여자는 또 뭐야? 이러고 있고ㅋㅋ

  A는 B와 만나면서 C를 만나고 있고, C는 또 A와 만나면서 D를 만나고 있고. D는 C와 만나면서 E와 만나고 있고. E는 또 F와도 만나고. 그리고 다시 F는 A를 만나고 있는-_-; 꼬이고 꼬인 연애담. 중간에 툭툭 스토리 별로 잘라놨는데 이게 또 시간차가 다 달라서 나중에 다 보고 나면 아하! 하고 손을 짝 치게 되더라. 여섯 남녀가 다 만나게 되는 결말 부분도 별미. 

  꼬이고 꼬인 연애담이다 보니까 섹스하려고 하는 남자와 버티는 여자, 혹은 제법 수위있는 섹스장면이 많이 나오더라. 사진작가인 지연(고다미)의 방에서 빛이 나오는 판?? 그런거 위에서 하는 섹스장면- 야하기도 야한데 되게 섹시했음. 이런 식의 연애담이라는게 참 그래서-_-; 사실적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감이 좀 있었음.

  최원영은 드라마 '하늘만큼 땅만큼'에서 처음 봤었어서 되게 젠틀한 이미지였는데. 여기서 보니까 아주 완전... ㅋㅋ..ㅋ.. 심지어 유부남이어서 깜짝 놀랐음. 야 이개XX야!!라고 외치고 싶었는데 뭐 나중에 보니까 그 부인(김영애)께서도 이 연애라인에 꼬여계시고. 영화 '램프의 요정'에서 봤던 이정우는 여기서 아주 제대로 섹시하고 잘 노는 양아치로. 이분도 램프의 요정에서의 그 다정한 이미지가 강했는데 여기선 정반대; 아 고혜성 그냥 감초역의 조연일줄 알았는데 은근 주연이어서 놀랐다. 게다가 생각보다 연기도 꽤 되더라. 

  이것저것 스토리가 엄청 복잡시렵거나 그런건 아닌데 연애하는 모습을 참 말초적으로-_-; 표현했달까. 사실 스토리보단 연출이 좋았다.


업타운 걸
감독 보아즈 야킨 (2003 / 미국)
출연 브리트니 머피, 다코타 패닝, 말리 쉘튼, 도날드 페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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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밍기적 대다가 우연히 봤다. 다코타가 나오는 지도 몰랐고, 브리트니 머피만 보고 보기 시작했음. 사실 뭐 다코타 나오는거 알았다고 해도 별로 변화 없지만-_-;;

  철부지 아가씨 몰리(브리트니 머피)의 성장기라고 해야하나. 그런데 또 이 철부지 아가씨가 가진 감성이 은근히 공명되는 그런 게 있는기라. 그래서 마음에 드는 장면도 몇 몇 있었음. 대부분은 저거 뭐야! 바보냐! 하고 화냈지만-_-..;; 몰리랑 레이(다코타 패닝)가 서로 말다툼하고 싸우는 장면 좋음. 몰리 수준이 그거밖에 안된다는 거지만; 애들이랑 교감하기엔 딱 좋았음. 어른스러운척 말 해도 기본적으로 레이는 여덟살이니까.

  몰리 친구 잉그리드(마리 쉘톤)은 도움을 참 잘 주던데, 좀 까다로왔나. 그래도 정말 힘들 때 안떠나는 친구란 대단한 것이라서- 보면서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음. 휴이(도날드 페이슨)도 그랬지만 그래도 역시 잉그리드쪽이 더.

  닐(제시 스펜서)는 잘 모르겠더라. 좀 짜증난다고 해야하나. 몰리 말대로 이기적이라는 느낌도 들고,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느낌도 들고. 나중에 급 착해진 모습에 좀 웃었다. 그리고 닐 볼때마다 아무래도 하우스의 체이스가 떠오르는기라ㅋㅋㅋㅋ 제시 스펜서 뭐 찌질이 전문이냐.

  브리트니 머피는 무난무난. 다코타 패닝 연기 참 좋더라. 사실 다코타 연기 잘한다고 해도 나 본 작품이 거의 없어서 잘 몰랐는데... 여기서 진짜 그 어른스러운, 그러나 사실은 어른은 아닌 8살의 연기가 참 좋았다.

  이야기 그럭저럭 볼만 함. 킬링타임으로 적절했다. 딱히 엄청 장점이 있는것도 아니지만 엄청 모자라지도 않은...


램프의 요정
감독 전원 (2007 / 한국)
출연 김동욱, 이정우, 임주은, 고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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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 CGV 에이틴 에피소드 4. 에피소드 네 가지 중에 소녀X소녀랑 18은 봤고, 세번째 에피소드는 못봤음. 영화관에서 개봉한게 아니라 그런지 포스터가 없다. 아놔 근데 이 사진 왜이래; 교복이라도 입혀놓던가... 뭔가 영화랑 상관없는 사진이라 깜짝 놀랐음.

  TV용으로 제작한 것이라 그런지 한 시간 가량되는 짧은 런닝타임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었는데, 보고 나니까 더 길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 이야이가 숭덩숭덩 빠져버린 것 같인 기분이 들어서. 그냥 영화라고 생각하고 보면 좀 부족하고, TV용이라고 생각하면 그럭저럭 제 몫을 해낸 영화였다.

  여러가지 부분에서 아마추어적인 부분이 느껴진다. 편집이라던가 연출... 소소한 부분에서 드러나는 것들이 못내 아쉽다. 짧은 시간 안에 밀어넣는 이야기를 만들어야했는지 캐릭터나 스토리도 많이 도식적. 

  좀 신선하고 상큼한 기분이 들었던 캐릭터는 기범이 누나(고서희)였다. 이 인물이 너무 대충 다뤄져서 아쉬웠음. 동희(김동욱)나 기범(이정우)이는 뻔한 캐릭터긴 했는데 그래도 참 풋내나는 것이 귀엽고 좋더라. 수정(임주은)은... 뭐랄까 페이크; 진짜 페이크. 차라리 없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곁다리 캐릭터중 가장 아쉬운 것은 애들의 싸가지 없는 선배 진석(이호영). 동희, 기범, 수정 이 셋을 다룰 것이 아니라 동희, 기범, 진석 이렇게 다뤘으면 이야기가 더 나았을 것 같다. 그러면 너무 본격 퀴어영화가 되어서 부담스러웠던걸까-_-;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램프의 요정은 꽤 볼만하다. 일단 내가 학원물에 환장한 여자라(...) 이런 뻔한 설정도 참 좋더라. 짝사랑하는 기범의 감정이 참 귀엽고, 애틋하게 다가와서 그것도 좋았고... 기범이 감정세계를 참 잘 다뤄놨다.
 
  근데 나 궁금한거 있는데... 진석이 자기 패거리 다 있는데서 완전 커밍아웃(+아우팅)한거아냐. 뭡니까, 진석이 속한 패거리는 교내 퀴어 일진 클럽...? 그렇다면 기범이는 옛날에 그곳에 속해 있었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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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감독 이누도 잇신 (2003 / 일본)
출연 츠마부키 사토시, 이케와키 치즈루, 우에노 주리, 아라이 히로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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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보고싶다고 생각했는데, 결말을 알아서 안보고 있었다. 보면 너무 가슴 아플 것 같아서... 잘은 몰라도 조제의 테마를 들어보면 너무 기분이 미묘해지고 그래서. 그냥 보기 참 그랬다. 막상 보고 난 느낌은? 슬프다기보다는 아릿하게 남는 감정이 먹먹하게 가슴에 스며들었다. 참, 참 먹먹해. 영화는 여전히 이누도 잇신 감독 영화스럽게 깔끔하지만, 길게 남는 여운이 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사랑의 변화에 관한 이야기. 장애 여성과 일반 남성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의 변화에 대해 참 담담한 차림새로 서술하고 있다. 조제의 할머니(신야 에이코)는 조제(이케와키 치즈루)를 장애인으로 대했을 지 모르겠지만, 츠네오(츠마부키 사토시)의 태도를 보면 그녀를 장애인으로 여겨 사랑한 것이 아니다. 중간에 보면 카나에(우에노 주리)도 말하지 않는가, 츠네오는 그렇게 봉사정신 넘치는 애가 아니라고.

  어쩌다 조제와 조제의 할머니와 마주치게 되는 츠네오. 처음엔 음식 때문에, 그 다음에는 조제의 지식과 말투 때문에, 그리고 나중에는 조제 때문에 조제의 집에 찾아가는 츠네오. 조제가 바깥 세상을 나들이하게 해주고, 소꿉친구 코지(아라이 히로후미)를 만나게 해 주고, 밤 늦게 타코야키를 사 들고 가며,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회사의 면접을 박차고 나오는 츠네오. 조제와 동거하게 되는 츠네오. 이 모든 것은 사랑의 모습이다. 사랑에 빠지는 모습이 정말 꾸밈없이 보여지고 있다. 

  그리고 일년 후.

  사랑은 변화한다. 츠네오는 더 이상 조제의 유모차를 고치지 않으며, 부모님을 뵈러 내려가는 중 그것을 취소한다. 조제를 업은 츠네오는 힘겨운 표정이다. 더 이상은 사랑으로 버틸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들은 부모님을 뵈러 가던 여행을 그들만의 여행으로 선회하고, 추억을 만들고 돌아온다. 그리고 몇달 간 함께 더 산다. 그 다음은? 이별.

  다시 말하지만, 이 영화는 사랑의 변화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너무 비관적이지 않겠냐고? 또 그렇지만도 않은게... 그들의 이별은 너무 담담하거든. 츠네오가 길을 걷다가 울음을 터트리긴 하지만, 그래도 잘 살아갈 것이라는 것을 안다. 중요한 것은 조제의 변화.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했던가. 여관에서의 조제의 독백처럼, 조제는 이제 이전과 같은 조제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러나 그 독백처럼 괜찮을 것이다. 조제는 이제 전동 휠체어를 타고 스스로 장을 보러 나가고, 혼자 있더라도 집을 깨끗이 치우며, 생선을 구워서 먹는다. 마지막에 조제가 의자에서 힘껏 뛰어내리는 모습에서 조제의 활기를 느끼며, 조제가 괜찮을 것이라는 것을 느낀다.

  영화 마지막에 느끼는 긴 여운은 뭐랄까, 이별의 슬픔에서 오는 것이 아닌 사랑의 변화에서 오는 그런 것 같다.

  영상이 참 아름다웠음. 중간중간 셔터샷으로 나오는 모습들도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화면이 참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메종 드 히미코'에서의 화면을 다시 본 느낌.

이누도 잇신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러브 스토리인 동시에, 사랑이 어떻게 한 소녀를 변화시켜나가는지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제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판타지를 만들어내지만, 그 환상은 곧 깨져버리고 현실이 어떤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그 현실 속에서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가장 큰 행복과 가장 큰 절망을 발견하지만, 그녀가 절망을 느낄 때 그녀의 약함 뿐 아니라 그녀의 힘과 용기 또한 모습을 드러낸다. 나는 대사가 아닌 여배우의 외양으로, 추상적인 것이 아닌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녀의 힘과 용기를 표현하고자 했다. 또한 관객들이 그것을 실제로 일어나는 일처럼 느끼기를 원했다. 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너무 많은 감정의 기복이 있는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내 목표는 영화가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그들이 그 이야기를 처음부터 함께 겪으면서 시작한 곳으로부터 이만큼까지 왔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런 종류의 느낌이 영화 속 캐릭터들에게 더 어울린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내 감상이 유치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 영화를 만들면서 사랑을 묘사하는 것은 사람의 성장을 묘사하는 것이고 또 삶을 묘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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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터비아
감독 D.J. 카루소 (2007 / 미국)
출연 샤이아 라보프, 사라 로머, 캐리 앤 모스, 데이비드 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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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포스터 보고 쫄았는데 불쑥불쑥 하는 장면같은건 거의 없다시피해서 보는데 지장 없었음. 꽤 재밌게 보았다. 앞에서 한 중간까지는 10대 청소년의 반항과 연애질 이야기ㅋㅋ 알프레드 히치콕의 '이창'에 토대를 두고 만든거라 들었는데, 뭐 난 이창은 안봤지만 이창이 이렇게 가볍고 흥겨운 느낌을 줄 거라고는 생각 안한다. 그렇지만 디스터비아의 이런 느낌은 마음에 든다.

  '이창'에서 따온 설정이지만, 설정 참 맘에 든다. 뭔가 사람의 관음 심리를 자극하고 있어. 그리고 약간 변형한 것도 제법 머리 썼다. 가택연금된 10대 청소년 설정. 오, 뭔가 집 밖으로 못나간다는 이런 거 맘에 들지 않나. 게다가 10대 문제아라서 경찰에게 엄마(캐리 앤 모스)에게도 말 잘 안먹히고. 설정 참 잘 바꿔놨음.

  주인공인 케일(샤이아 라보프). 난 처음에 설정만 듣고 샤이아 라보프가 엄청 막 갱스러운 문제아 이런걸로 나오나 했는데 그런건 아니더라; 오히려 약간 쫌 찌질하고 멍한 애... 그럼 그렇지. 아무튼 샤이아 라보프 '트랜스 포머'때처럼 멋지고 섹시한 여자친구 애슐리(사라 로머) 겟하고, 잘나가신다. 샤이아 라보프도 나름 성인인데, 이런 Geek스러운 역에 아직까지 잘 어울리다니... 나중의 행보가 좀 궁금. 

  살인자 역할의 터너(데이빗 모즈)는... 살인자라고는 하는데 좀 캐릭터가 밋밋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특색있는 연쇄살인마의 느낌은 아니었다. 이건 영화 자체가 중반 이후부터 범죄에 포커스를 둬서 그런 걸수도 있다. 데이빗 모즈는 이곳 저곳에서 조연으로 많이 나온 배우라 눈에 익었음. 이 사람 진짜 친절해보이면서도 또 비열해 보이는 그런 인상이 있어-_-;; 하우스에서도 그랬고.

  아, 케일의 친구로 나오는 로니(아론 유) 제대로 감초. 한국계 배우라고 또 눈한번 더 가고ㅋㅋㅋ... 근데 샤이아 라보프가 86년생이고 아론 유가 79년생인데... 둘이 고등학생 동기로 나와도 되는거냐... 아론 유 얼핏 얼핏 이준기 떠오른다. 눈매가 좀 닮아서. 코미디 연기에 재능있는 배우라고 하더니 장난스럽고 촐싹대는 로니 캐릭터를 잘 연기했음. 다른 작품도 보고 싶어졌다.

  애슐리는 분량도 많은데 왜이리 기억에 남는 게 없냐. 집안 문제 쪽으로 좀 건드려주나 싶었는데, 잠깐 터치하다 말더라-_-; 그리고 자기 스토커처럼 쳐다보던 남자애에게 반하다니. 말도 안돼... 그게 괴상하면서 달콤한 말이라니, 얘도 좀 정신세계가.

  재미있게 보긴 봤는데, 다 보고 나니까 살짝 아쉬운 감이 든다. 설정도 좋았고 재미도 있었지만, 역시 장르는 스릴러니까. 스릴러로서의 면모가 좀 부족했어. 좀 빡세게 초중반부터 밀어부쳤어야 했는데 스릴러같은 느낌은 중반 이후에서나 등장하니까 더 그랬던 거 같다. 스릴러/공포 장르로서는 살짝 부족.

  이러니 저러니 해도 디스터비아는 여전히 재미있는 영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잘 봤다.
 

레이
감독 테일러 핵포드 (2004 / 미국)
출연 제이미 폭스, 케리 워싱턴, 레지나 킹, 클리프턴 파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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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에서 하길래, 마침 전에 보고싶었는데 못보기도 했고- 좀 늘어져 있고 싶어서 봤다. 근데 보다 보니 런닝타임이 너무 길어서 깜짝. 152분이라니(...) 헐, 전기 영화라지만 이렇게 길었나. 근데 긴 거 잘 못느낄 정도로 재미있었다.

  나 재즈 잘 모름; 하긴 뭐 언젠 아는거 있었냐만은, 기껏해야 낫 킹 콜, 루이 암스트롱... 뭐 아는 재즈 노래 보컬리스트는 이 분들이 전부; 음악쪽은 그래도 쫌 더 듣는거 같긴 하지만 제쳐두고. 레이는 사운드트랙을 이전에 들어놔서 일단 음악은 익숙했고, 내가 아예 재즈에 관심 없는 건 아닌지라 참 재미있더라. 메스 어라운드처럼 흥겨운 노래도 좋고, 가스펠과 혼합된 레이 초창기의 음악도 좋고. 컨트리 쪽은 쪽 아니었지만-_-; 어차피 구분 못하니 상관없어. (내게 있어서 음악은 빠른 놈 느린 놈 시끄러운 놈 조용한 놈으로 구분;) 아무튼 영화 중간중간에 레이 찰스의 음악들이 참 많이도 나오는데, 음악을 시기 적절히 잘 섞어놔서 지루하지 않았다. 음악을 배열해놓은 방식이 그 때 그 때 레이의 삶과 연계되어서 해 놨거든.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방법이지만, 이 전기 영화에 있어선 꽤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전기 영화인 만큼 레이 찰스에 대해 충실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 같다. 그의 성격이 가진 날카로운 점이라던가, 그 인생의 치부까지 적절히 잘 배합. 근데 아티스트들 전기는 왜이렇게 마약에 찌들었다(가 갱생), 이런게 많이 나오는거냐ㅋㅋ 아티스트들이 워낙 자유분방한 사고방식을 가져서 그런가(아티스트들에 대한 편견); 암튼 외국 아티스트 전기는 이런 상황이 제법 많더라. 레이는 갱생해서 뭐 새 삶을 살았다 요런거지만.

  레이 연기한 제이미 폭스 최고ㅠㅠ 헐 노래 너무 잘부르고 시각 장애인 연기도 참 좋다. 그리고 여자 꼬시는 거... 그거 생활같아 아무리 봐도. 너무 자연스러워ㅋㅋ 제이미 폭스야 원래 연기 잘하지만서도, 참 시각 장애인이라는 특수상황을 연기 잘 했다. 레이 꼬맹이 시절 연기한 C.J. 샌더스 눈망울 참 초롱초롱. 근데 되게 꼬맹이임에도 연기 참 잘하더라. 주변 환경을 소리로 느끼는 그 장면 나 되게 좋았음. 레이 엄마(샤론 워렌) 너무 매정하셔ㅠㅠ라고 할라그랬다가 그 장면 보고 완전 눈물 고였음;

  주인공에 치우쳐져서 조연들은 좀 뭉개진 면이 있는 것 같다. 레이의 아내인 델리 비(케리 워싱톤)나, 레이의 오랜 매니저였던 제프(클리프톤 포웰)의 상황같은걸 좀 더 묘사해 줬어도 좋을 것 같은데. 제프는 특히 더 아쉬움. 아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매리 앤 피셔(언자누 엘리스)나 마지 헨드릭스(레지나 킹)도. 매리 앤 피셔야 좀 빨리 사라졌다손쳐도, 마지 같은 경우에는 레이 애까지 밴 여잔데; 좀 더 이야기를 넣어 줬어도 좋았을 것 같다. 아 그러기엔 런닝타임 너무 길어지나. 반면 조연 중에서도 좋았던 건 퀸시 존스(라렌즈 테이트)의 출연ㅋㅋ 어린 시절의 장난기어린 모습부터, 성공한 모습까지 중간중간 비춰주는데 반갑드라.

  이야기가 너무 길지만, 난 참 재미있게 봤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천재-인생굴곡/마약-갱생의 스토리인데, 그걸 참 편안하게 늘어놓았다. 나쁘게 말하면 판에 박힌거지만, 나쁘게 말하고 싶지 않다. 재밌었어.


잠복근무
감독 박광춘 (2005 / 한국)
출연 김선아, 공유, 남상미, 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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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케이블에서 하길래 봤음. 내가 개봉 전에 알게 되는 영화는 몇 개 없는데, 그 중 하나였다. 이 영화 리얀네 학교에서 찍어서ㅋㅋ 리얀이 말해줬거든. 리얀이 처음 제목 말해줬을때 뭐야 그게,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스토리 라인이 굉장히 평범하다. 어디서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 학원 액션(학원이 아니지만), 신분을 숨기면서 벌어지는 사건들, 적당히 버무려 놓은 서스펜스와 코미디.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인거다. 이미 너무 많이 사람들이 써먹어서, 하나의 틀이 되어버린 이야기. 그리고 그 틀로 떠 놓은 물건을 전혀 다듬지 않아서 정말 그대로 평범한 영화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중간중간 재미있는 씬들이 많았는데, 금방 금방 넘어가버릴 정도로 숨이 짧았다. 그건 좀 안타까움.

  그래도 영화를 살려주는 건 배우들. 특히 원톱으로 나선 김선아는 여전히 활기차고 기운나는 김선아표 연기를 보여준다. 캐릭터도 그렇지만, 김선아에게 참 잘 어울리는 역할이었다. 공유는 부들부들하지만 약간 부족한 느낌이. 아 씬마다 텀이 너무 짧아서 그래. 김갑수씨나 노주현씨 연기는 말할 필요도 없고, 오광록씨... 진짜 사랑합니다. 그 진지하고 무거운 느낌이 나는 목소리로, "깜짝이야~"같은 대사 할 때 쓰러졌음; 남상미는 뭐 그냥 무난. 홍수아 최고ㅋㅋ... 언니 정말 껌좀 씹으셨군요. 하정우는 다른 작품에서 보고 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 때는 그냥 무난 하네요. 

  뭐 평범한 공식을 따라가는 영화였음. 그렇다고 재미 없다는건 아니고, 재미는 있는데 너무 평범해서; 따로 볼 필요를 못 느끼는 느낌? 시간 많고, 마침 케이블에서 한다면 볼만하다.


심슨가족, 더 무비
감독 데이비드 실버맨 (2007 / 미국)
출연 댄 캐스텔라네타, 줄리 카브너, 낸시 카트라이트, 이어들리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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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하하하하휴ㅠㅠㅠㅠㅁ뉴이라ㅜ미ㅓㄴㅇㄴㅇㄱ진짜 말이 필요없다 으하하하 나 죽네ㅋㅋㅋㅋㅋ 나 또 한번 보러 갈래 ㅠㅣㅏㄴ어림나어ㅜㅠㅠ 그린데이 최고, 디즈니 최고 으하하하하하유ㅣ 아 진짜 디즈니 패러디 어쩔거ㅋㅋㅋㅋㅋㅋㅏㅓ 악 진짜 미치겠네 ㅠㅠㅠㅠㅠㅠ 아메리칸 이디엇 장송곡 버젼 최고 으하하휴ㅠㅠㅠ 아 나 죽어 ㅋㅋㅋㅋㅋ 줄거리는 그냥 네이버에서 찾아보세요 ㅋㅋㅋㅋ TV시리즈 봤으면 꼭 볼것. 안 봤어도 볼 것. 패러디랑 틈새개그 최고 미쳐ㅋㅋㅋ 심슨 최고다 정말 쩐다 쩔어 o-<-< 웃다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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