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스콜세지 감독 영화들 보기 시작하면서 이것도 관심생겨서 봤다. 엄청 옛날 영화인 셈인데 그런거 치고는 별로 그런 느낌 없이 본 거 같다. 최첨단 소재가 나올만한 부분도 많이 없었고 그보다는 트래비스(로버트 드 니로)라는 주인공 자체에 집중하고 있어서... 그런 면에서는 재미있었다. 가슴 떨리는 느낌보다는 보고 있으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 괴짜 청년을 보면 그런 생각이 저절로 든다.
불면증에 시달리며 택시기사를 하고 있는 주인공 트래비스는 월남전에 참전했던 경험이 있는 청년이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이 청년이 겪고 있는 모든 불면증과 일련의 이상 사고 행태는 참전경험으로 인한 PTSD에 시달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트래비스가 뉴욕 시티를 운전하면서 모두를 쓸어버리고 싶다고 생각하며, 명분을 붙여 실제로 그 일을 현실로 옮기기까지의 과정들은 전쟁과 무관해 보이지 않았다.
초반에 벳시(시빌 세퍼드)를 꼬시려 들 때 그녀를 포르노 영화관으로 데려가는 트래비스는 정말로 그게 '괜찮은' 행동인 줄 알고 있었다. 감각이 마비된 듯한 행동 아닌가... 중간에는 팰런타인 의원(레오나르도 해리스)을 살해하려 했고, 그마저도 실패한 후엔 새로운 목표로 아이리스(조디 포스터)라는 십대 창녀를 구해내려 한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해치우려는 태도는 군인의 행동처럼 보였다. 마치 무슨 작전을 수행하는 것처럼. 그 목표설정 과정이 뒤틀려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아이리스를 구한다는 명분은 아주 좋았지만, 방식설정이 그것 외에 다른 것도 있었겠지. 굳이 포주인 스포트(하비 케이틀)와 그 일당을 그렇게 죽여버릴 필요는 없었다. 마찬가지로 팰런타인 의원을 살해하려는 장면도 이해가 썩 되진 않았다. 줄거리 상으론 이해가 가는데도 트래비스의 마음 속을 이해할 수 없어서 그랬던 것 같아서.
캐릭터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데도 이상하게도 전개와 보여지는 상황들이 좋았다. 영화는 좋았다. 저 시절에, 전쟁을 참여했던 저 계급의 청년의 머릿속이라면 저런 일이 벌어졌을 것도 같았다. 마지막에 가서 약간은 평온을 되찾은 듣한 트래비스의 얼굴과 표정이 좋았다. 벳시와 다시 잘 됐으면 좋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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