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금요일.

  파리 호텔의 아침식사는 꽤 좋았다. 바게뜨+크로와상에 각종 잼이랑 버터, 음료, 차도 다 있었다. 간소한 부페식ㅋㅋㅋ 배불리 먹고 나와서 루브 박물관으로 출발했다.

  루브르 박물관 입장권은 9유로. 학생할인도 없었고 은자는 선생님이시라 교사카드? 만들어 갔는데 그걸로도 할인 안된단다. 결국 할인따윈 업ㅂ어...

외관이 예쁘다

이게 입장하는데ㅇㅇ


  루브르. 미술 작품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가 왔는데도 무덤덤했다. 동양쪽 조각 같은 건 재미있었다. 회화가 많은 곳에 사람도 많았는데, 막상 그쪽은 그냥 그랬다. 모나리자를 봐도 별로 감흥이 없던 나와 은자... 나는 만화에서처럼 뭔가 대단한 걸 보면 나도 감동할 줄 알았지. 아니었어.. 사람은 변하지 않아... 사람들이 적은 층이 내겐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루브르 박물관 내에서의 상대적인 말이고, 기본적으로 내게 박물관은 재미가 없어...

  건물 외관 같은 것들이 오히려 즐겁고 재밌고 그랬다. 기억나는 건 나폴레옹의 아파트. 조세핀 즉위식을 그린 회화, 뗏목 같은 것들. 자세한 이름은 물론 모른다. 남들은 일주일을 줘도 모자라다는데 나랑 은자는 지쳐서 후딱후딱 나왔다. 아침에 들어가서 점심먹을 때 나왔으니 서너시간 돈 셈.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어...

  루브르에서 나와서 세느강을 따라 걸었다.

세느강 유람선. 물은 더럽긴 한데 뭐 여유로와보이고 좋더라. 폭이 좁아서 오히려 운치있었던 듯.

이게 예술의 다리... 아마도. 잘 안보인다ㅋㅋㅋㅋ 별건 아니었고.

이게 퐁네프 다리였던거 같다 아마도...


  루브르에서 나와서 예술의 다리와 퐁네프 다리 사이의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고른 이유 그런거 없고 그냥 지쳐서 아무데나 들어감ㅋㅋㅋ 격식없어보이는 평범한 식당이었다. 그래도 음식도 맛있고 웨이터도 친절해서 좋았다. 치킨꼬치+볶음밥+샐러드+감자튀김 메뉴랑, 칠면조 샌드위치+감자튀김 메뉴를 먹었다. 주문할 때 웨이터가 '프로마쥬?' 이러는데 우리 둘다 못알아들어서.. 어.. 예스. 이래서 치즈가 올라간 메뉴를 받았다ㅋㅋㅋㅋㅋㅋㅋㅋ 당연히 치즈 추가는 돈드는데! 그래도 맛있으니 참아야지... 웨이터가 막 계속 주문할 때 예쁘다고, so sweetie! 일케 외쳐대는데 넘 웃겼다ㅋㅋㅋㅋ 근데 파리에 있어보니 이건 약과였어...

  퐁네프 다리 자체는 보고 별 생각이 없었는데, 다리에서 보는 풍경은 예쁘고 좋았다. 도착한 날 비가 와서 오늘도 청량한 날씨였다. 걷고 걸어서 시청사에 가기로 했다.

이건 그냥 길가다가 들린 곳인데 뭐하는 곳인지는 전혀 모르겠다.
좁았는데 중간에 저런 탑인지 뭐시기가 있었다. 간소한 공원같은 느낌이었다.

  기대도 안했던 시청사 건물이 너무 예뻐서 마음에 들었다. 광장에서는 무슨 행사가 있는지 무대 설치와 중간중간 권투 무대 같은게 보였다. 근데 뭐 행사 별로 신경 안쓰고 거기 광장에서 늘어지게 쉬었다. 날씨가 좋으면 좋지...

시청사. 화려하고 예뻤다!

때맞춰 무슨 행사 준비를 하고 있더라... 뭔지는 안봄.

행사 때문인지 간이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어서 잘 이용했다ㅋㅋㅋㅋ
임시인데도 깨끗하고 좋았음...

파리 곳곳에 있던 쓰레기통. 단순한데 처리하는거 쉬워보였다.

  잘 쉬다가 마레지구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 역시나 레스토랑 같은게 많았다. 특별히 눈에 띄는 건 없었다. 길을 걷다가 맑은 날씨에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하더라. 비를 피하러 들어갔던 곳이 바로 옆에 보이던 성당. 생각없이 들어간 건데 이게 의외로 풍스럽고 오래된 성당이었다. saint-paul성당. 들어가자마자 굉장히 웅장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천장이 높고 큰 성당이었다. 비가 그칠 때까지 있었는데 기분이 묘했다. 촛불이나 장식물들도 그랬고.. 아무튼 꽤 분위기 있었던 성당이었다.

휴일엔 여기가 꽉 차는 걸까...

  비가 그친 뒤엔 생각없이 걸었는데 걷다 보니 바스티유 광장이 나왔다(...) 별로 갈 생각 없었는데. 길 잃어서 지하철 나올 때까지 걸어야지, 하고 걷다보니 바스티유. 상징물인지 뭔지 푸른 탑같은 게 있었는데 뭐 딱히 특출나단 생각은 안들었다.

어두워서 그런가 더 볼품없어ㅋㅋㅋㅋㅋㅋㅋ 헉...

광장 옆에 있는 쇼핑몰인지 뭔지... 열어있진 않았던 거 같다.
여기 불량 청소년(!)들이 몰려들어 있어서 재빠르게 피했다ㅋㅋㅋㅋㅋ

  바스티유 광장에선 비가 또 추적추적 와서 오래 머무르진 않았다. 지도를 보니 현위치가 숙소에서 멀지 않은 듯 해서 그냥 숙소까지 걷기로 했다. 지나가는 길에 있는 가게들 구경하는게 더 재미있었다. 걷다보니 정말로 숙소에 도착해서 신기했다. 길치니까요.

  숙소 근처에 도착한 게 네시 반 쯤이었고, 저녁으로는 과일 가게에서 바나나와 체리를 샀다. 체리를 1kg 단위로 팔고 있길래 머뭇머뭇 대니까 가게 아저씨가 "하프 키로?!" 이래서 고개 끄덕끄덕 하고 삼ㅋㅋㅋ 가게에 일하는 젊은 청년이 있었는데 동양인 처음 본건지 뭔지 뚫어지게 쳐다봤다고 은자가 그러더라... 그 청년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마주칠 때마다 반갑게 웃어서 왠지 인사하고 다님ㅋㅋㅋ

  과일로는 부족하다 생각해서 빵집에 들렸다. 디저트 종류의 빵을 샀다. 오페라랑 딸리 타르트. 가게 점원이 영어를 전혀 못해서 우리 손짓으로 막 세서 샀다ㅋㅋㅋ 마지막으로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1.5리터짜리 물을 사서 돌아옴.

다음날까지 두고두고 먹은 과일들ㅋㅋㅋㅋ 넘많아ㅋㅋㅋㅋ

내 발이 250입니다...

저 딸기 타르트가 날 죽였다... 너무맛있어... 엄청 달고 엄청 맛있었다.

  이렇게 잘 먹고 쉬다가 은자랑 저녁 산책을 나왔다. 일곱시 사십 오분이었는데 하늘은 오후 두시의 하늘이었다. 쭉 걷고 걸어 작은 공원에서 쉬기도 했고, 길가 구경을 많이 했다. 공원에선 애들 데리고 나온 엄마들이 많았는데 애들 너무 귀여웠다.

  걷다가 페르라셰즈 공동묘지 앞까지 갔는데 무슨 건물인지 몰라서(...) 은자랑 나랑 저게 뭘까 한참 고민했다. 지도도 안들고 산책나간거라 알 수가 있어야지. 들어가지도 않았고... 아무튼 이 산책길에 인사하는 사람들을 셋이나 만났다. 한 아저씨는 길가다 멈춰서서 봉쥬르!를 외치더니만 You're so pretty. 하고 가버렸다. 은자랑 나랑 둘다 황당ㅋㅋㅋㅋㅋ 페르라셰즈 앞에서는 중동계 소년들이 수없이 인사해댔고(얘네가 니하오가 안먹히니까 곤니찌와로 패턴을 바꾸더라...), 어떤 아저씨는 쓰바시바? 인지 러시아쪽 인사를 건넸고, 또 어떤 사람은 음식을 권하기도. 물론 먹진 않았다. 황당한데 재미있는 산책길이었다. 집에 돌아온 시간은 여덟시 사십 분. 여전히 하늘은 오후 다섯시 정도.

  숙소 건너편에 아파트가 있었다. 그냥 평범한 아파트인데 속이 다 들여다보인다. 커튼을 안치면... 굳이 기를쓰고 보려고 안해도 다 보인단 소리. 덕분에 가슴을 내놓은 아주머니도 봤고, 애정행각에 젖은 게이커플도 봤다. 교훈은 커튼을 닫고 살자.


  이렇게 하루 일정 마무리!

소비금액: 루브르 박물관 9유로

              치킨꼬치 세트 9.9유로 + 치즈 추가 2.9유로
              샌드위치 세트 6.3유로 + 치즈 추가 1.5유로
              콜라 두 개 7유로
              각자 팁까지 15유로씩 냈다.

              바나나+체리 7유로
              타르트 5.8유로
              물 0.21유로
              아무튼 내가 낸 돈은 6.6유로

총 금액: 30.6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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