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5일 토요일. 날씨는 쌀쌀한듯 시원했다.

  일찍 잤는데 더 일찍 깼다. 네시 반? 화장실 좀 갔다가 mp3만 듣고 있었다. 새벽은 한국이나 파리나 너무너무 조용하다. 나 때문인지 은지도 여섯시 쯤 깨어나서 둘다 또 일찍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아침은 어제랑 같은 메뉴.

  여덟시 사십 오분 쯤 몽마르뜨가 있는 abbsesses역으로 출발했다.

파리 지하철엔 낙서가 많았다. 다니다보니 파리만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손목에 실감는 흑인들을 보며(이거 여행기들 보면 유명하다. 손목에 실감아주고 돈받는 거. 근데 생각보다 장사 막하진 않았다...?) 사크레꿰르 사원으로 올라갔다. 하얀색으로 만들어진 사원 건물 자체도 굉장히 예뻤지만, 그 위에서 바라보는 도심의 풍경도 상당히 멋졌다.

밑에서 봐도 예쁨.

오르는 길은 지옥도.

시내 보는 풍경도 만만치 않게 좋았다.

성당은 뭐 옷차림 제제 있었는데 사실 난 나시 입고도 잘만 들어갔다. 다들 들어가던데..?

  사원 안에서는 엽서 두장을 샀고, 사원 밖에선 노점상들에게 에펠탑 열쇠고리 세개를 샀다. 그냥 저냥 마음에 들더라. 엽서는 몽마르뜨 아래로 내려와 도심으로 가는 골목에 더 싼곳이 많긴 했다. 그냥 사원에서 샀다는 데 의의를...

  내려와서 걷고 걷다 보니 갸르 드 노드 쪽이더라. 가는 길목엔 이상할 정도로 드레스 가게가 많았다. 예쁜것도 있고 촌스러운 것도 있고... 우리나라랑 다르게 이런거 입는 문화가 발달했구나, 뭐 그런 생각 정도. 도중에 카메라 물품 가게가 나와서 잠시 들렸다. 은자의 카메라 배터리 충전기를 사기 위해서. 점원 언니와 바디 랭귀지로 대화ㅋㅋㅋㅋㅋㅋㅋ 발음이 후진건지 못알아들어 챠져... 어째서... 그래도 잘 샀다. 갸르 드 노드까지 와서는 그냥 메트로를 타고 cite역까지 이동했다.

  cite역에서 바로 갈 수 있는 큰 성당인 saint chappel을 들렀는데, 처음엔 그게 노트르담 성당인 줄 알았다. 길치니까요. 문제는 우리에게 길을 물어보는 다른 관광객에게도 길을 잘못 알려줬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요.... 우리도 몰랐어.... 암튼 저 성당은 입장료가 있었다. 이미 몽마르뜨에서 사원을 보고 난 터라 딱히 들어가고 싶진 않아서 그냥 헤매며 걸었다.

여기가 saint chappel... 의외로 화려하다 문을 보면ㅋㅋㅋ

  이후에 헤매고 걷고 걷다가 뤽상부르 공원에 도착. 우왕 굳! 너무 잘 꾸며져 있고 햇살이 좋으니까 와 천국같았다. 날씨도 좋고 소풍나온 사람도 많고 일광욕하는 사람도 있고 아무튼 너무너무 편안해 보이는 곳이었다. 궁궐은 들어갈 수 없게 경비가 지키고 있었고, 여기도 나무들은 네모네모 모양으로 다듬어져 있었다.

안에 있던 연못(?)

날씨 봐라 천국이다

공원이라기엔 참 넓었어요

요게 궁궐. 못들어간다.

네모네모 가로수ㅋㅋㅋㅋ

  뤽상부르 공원에서 안락하게 쉬다가 빵떼온 사원으로 이동. 여기서도 겉모습만 구경했다. 네모넴환 건물이었다. 적십자 모양이 생각나서 조금 웃었다.

별다를 건 없었던 듯.

  소르본 대학으로 이동하는 길이 너무 좁고 복잡해서 또 길을 잃었다. 당황하지도 않고 그냥 걸었다. 헤매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작은 골목들이었다. 그러다가 눈 앞에 Universite de Paris라는 말을 보고도 그게 소르본 대학인 줄 몰랐다가, 앞쪽으로 돌아가서 정문을 보고야 알았다. 확실히 대학 치고 건물은 작았지만(우리나라에 비해) 여러 석상 같은 것도 있었고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다는 느낌이었다. 방학이라서 사람은 없었다.

소르본 대학 정문 앞 쪽의 작은 분수. 앞엔 노천 카페들이 가득했다.

보고도 몰랐어요.

  소르본 대학에서 이제는 먹자 골목으로 이동. 중간에 중세 박물관도 봤지만 박물관이라 그냥 지나쳤다... 뭐 겉모습은 중세틱. 중세 박물관이니까.

  먹자 골목은 너무나 많은 먹을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화장실이 있는 데로 가야해서 그냥 대충 골랐더니 엄청 실패했다... 10유로짜리 메뉴가 길에 적혀있던 데를 그냥 들어간 거였는데, 나름 코스식으로 나오긴 하더라. 다만 맛은 없어. 없어...

가게 분위기는 그냥 깔끔.

어디서나 기본인 빵.

이게 뭐냐면 무려 양파수프.
우리나라의 수프같은 것이 아닐 거라곤 생각하긴 했는데, 무슨 국같은 거에 치즈가 둥둥. 먹다가 포기했다.

은지의 에피타이저였던 팬케이크..? 뭐지 아무튼 그런건데 저 위의 허브가 너무 향이 강해서 죽는줄.

누가 뭘 먹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내가 닭이었던 거 같음. 닭이라 좋았지만 소스나 허브가 진짜 별로였다.

그나마 우릴 살렸던 아이스크림. 평범.

그리고 커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커피가 웃긴데 우리가 식사 다 하고 나갈준비 하고 있으니까 종업원 언니가 와서 카페? 이러는거다. 그래서 아 후식인가..? 이러면서 ㅇㅇ 그랬더니 커피가 나옴. 에스프레소. 죽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따로 된 거여서 돈을 내야하는거였어... 우왕 굳... 서버 언니가 친절했다는 거 빼면 진짜 별로인 식당이었다.

  밥을 먹고 어쨌든 기운을 내며 노트르담 사원으로 이동했다. 정면은 그냥 정신병자(...)같이 많은 조각들이 있었고 그래그래 넘어갔는데, 측면과 후면을 봐을 땐 꽤 감동했다. 섬세하고 정교한 건물의 모양새를 보니 만든 건축가의 뇌구조를 의심하게 되더라. 나는 그런 인간이니까요. 만드는 사람도 꽤 고생했겠다...

이게 정면인데

문에 있는 조각들을 보면 말이 안나와

측면과 후면들. 예쁘고 신기하고... 아무튼 보는덴 즐거웠는데 만드는 덴 지옥이었겠지..

  노트르담에서 페르라세즈 묘지로 이동. (뭐 정확히는 시청사까지 또 걸어가서 메트로를 타고 이동했다.) 거 참 으스스하면서도 날씨는 좋아서 기묘했다. 참 다양한 무덤들, 특히 가족 무덤이 많아서 인상 깊었다. 사람이 금방 다녀간 무덤, 오랫동안 방치된 무덤, 화려한 무덤, 단순한 무덤. 다양한 무덤이 시선을 사로 잡았고, 사당인지 뭐 그런 것도 있었는데 특이해 보였다. 짐 모리슨의 무덤에 가보고 싶었는데 위치를 알았을 땐 이미 너무 지쳐서 되돌아 갈 엄두가 안났다. 그래서 그냥 나옴...ㅎ 나중에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 뭐 그런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보게 하는 공동묘지였다.

이게 은자와 내가 전날 보고 ??? 했던 입구

페르라셰즈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봤던 포스터ㅋㅋㅋ 왠지 반가웠던 스폰지 밥.

   숙소로 돌아오는 길엔 저녁으로 바게뜨 샌드위치를 샀다. 여기 직원도 영어 전혀 못했는데 일일이 바게뜨를 손으로 가리켜가면서 이거? 이거? 이러더라ㅋㅋㅋㅋ 역시 바디랭귀지가 짱이야. 암튼 샌드위치는 엄청 큰 데도 3.1유로. 참치도 맛있고 만족했다. 은자는 하얀색 빵 파니니 샌드위치를 샀는데 납작 눌러서 데워주는게 신기했다.

  내일은 오페라 갸르니에를 돌다가 이탈리아로 이동할 예정.

  이라고 써놓고 잠깐만 저녁산책을 하자고 하고 나갔다가 무려 한시간 반을 걸었다. 어딘지 도착하고 보니 동역 한정거장 전... 나름대로 스케이트 보드 타는 사람들이라던가, 작은 강줄기, 여러가지 쓸데없고 재미있는 것들을 보았다. 길거리 산책 중간에 인사하고 웃음짓는 사람들은 또 어찌나 많은지. 다른나라에서도 이럴까, 그런 생각을 했다. 어떤 할아버지는 어느나라에서 왔냐고, 한국에서 왔다니까 오! 하면서 막 안녕하세요. 해주는데 어케 한국어 안 건지 신기. 또 어떤 아랍계 아저씨는 계속 말을 걸면서 따라오는데 은자랑 나랑 약간 당황해서 마구 빨리 걸으며 헤어짐ㅋㅋㅋ 따라오지마 무서워 이 사람아ㅋㅋㅋㅋ

  역에 도착해서느 콜라와 껌을 샀다. 점원이 곤니찌와를 해줌. 그래.. 아니거든.... 여튼 그렇게 산 콜라는 반쯤 먹고 숙소 근처 역에서 부랑자 아저씨에게 뺐겼다. 너무 자연스럽게 헤이! 헤이! 이러더니 그거 주면안되냐고 해서ㅋㅋㅋ 걍 줌. 거지 돋네...

소비금액: 점심 12유로 (10유로, 커피 2유로)
              팁까지 은자랑 합하고 나눠서 13.8유로
              저녁으로 산 바게뜨 샌드위치 3.1유로

              기념품, 엽서 2유로

              콜라랑 껌 3.48유로

총 금액: 22.38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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