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일 화요일. 독일 만하임

  새벽 네시 반 만하임에 도착. 여기서 또 기차를 갈아타고 뮌헨으로 가야했다. 문제는 뮌헨행 기차는 6시 반에 있다는 거. 만하임역에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만하임역은 새벽이라 그런가 좀 추웠다. 다섯 시인데도 문 연 가게가 있었다. 빵과 샌드위치를 파는 가게였는데 유럽 와서 이렇게 일찍 여는 가게는 처음 본 거라 신기. 한국이었으면 안 신기. 빛이 있는 곳이라 고 앞에 있는 벤치에서 꾸벅꾸벅.. 졸면 좋겠는데 자지도 못하고OTL 걍 떨고 있었다. 한시간이 넘는 기다림은 시간으로 따지면 뭐 그리 긴건아니었지만, 새벽인데다가 몸이 피곤해서 고됐다.

  그나마 핸드폰이 터져서 위안. 아빠의 꽉꽉 찬 답문자가 좋다. 평소에는 문자 하나 보내지 않는 우리 부녀인데. 대부분은 건강유의, 몸조심, 많이 보고 많이 배우기... 뭐 그런 건데 평소에 듣던 말도 여행지에서 들으니 남다른 기분이 들었다.

  야간열차 안에서 잠을 설친 탓에 꿈을 좀 꿨는데, 깨기 전 꿈이 친구들을 만나서 기념품을 나눠주는 꿈이었다. 너무 생생해서 깬 직후에 내가 야간열차 안이란 걸 알고 좀 놀랐다. 너무 진짜같아서... 아마도 전날 유네 문자를 보고 잔 탓인듯 싶었다. 슬슬 친구들이 보고싶다.

  뮌헨행 기차는 여섯시 반에 탄다. 그걸 타면 아홉시 반에 도착.

퓌센행 티켓.오래 되어서 빛이 바래버렸다.

  원래 첫날에 퓌센을 가려고 했는데 그러기엔 체력이 끝장나 있었다. 그냥 내일자 열차 티켓만 샀다. 두 명에 30유로인 티켓. 카운터의 언니가 친절하게도 더 싼 티켓을 알려줬다. 우리가 원래 예정했던 시간보다는 한시간 늦은 티켓이긴 했지만.


8월 5일 화요일. 독일 뮌헨

  표를 사고 숙소 도착. 숙소는 중앙역에서 한정거장 떨어진 곳의 Meininger. 맞나? 시설이 꽤 깔끔한데다 열두시인가 통금이 있어서 인상이 좋았다. 그러나 룸에는 3시부터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피곤한데... 엉엉. 어쩔 수 없지.

  러기지룸에 짐을 내려놓고 마리엔 광장으로 향했다. 유레일 티켓이 있으면 S-Bahn은 무료. 다행이었다.

난 이 시청사 건물이 유럽여행 중 본 건물 중에서 제일 예뻤다.


  마리엔 광장은 사람이 아주 많았다. 신시청 건물이 화려해서 눈에 띄고, 장식된 빨간 꽃이 아주 예뻤다.


  배가 많이 고팠던 터라 신시청사 앞의 바이에른 음식점 donisl에 들어감. 메뉴는 독어뿐인 불친절...(근데 영어 메뉴가 있냐고 물어보지도 않았다). 메뉴 사진이 있어서 그거 보고 고름. 대충 닭이 있고 감자와 무언가를 섞어 만든 듯한 덩어리가 있는 메뉴가 나옴. 훈제된 닭이 아주 맛있었고, 감자는 약간 미묘. 그래도 총체적으론 만족. 은자건 고기가 닭이 아니었는데 정체를 모르겠다.

너머엔 마리엔 광장.

경찰차ㅋㅋ

  독일 건물은 다른나라들처럼 전통적 느낌이라기보단 기묘하게 현대식 건물도 많았고 그게 또 어울렸다. 특별히 보고 싶은 곳이 있는 건 아닌데 그냥저냥 여유롭고 깨끗하고 좋은 느낌에 걸어다녔다. 날씨는 기막히게 좋았다. 햇볕은 딱 적당한 정도고, 바람이 시원하게 불었다. 마리엔 광장 주변은 큰 번화가...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좀 여유.

  지나다가 마켓에서 사이다를 한 병 샀는데 여기는 페트병마다 사이다값 외에 돈이 0.15 유로가 붙었다. 정작 사이다 값은 0.85인데 합쳐서 1유로인 셈. 페트병 반환하면 돈주는 거 같았는데 뭐 계속 이동하니까 반납할 일이 없었음.

시장이 섰던 곳. 꽤 여러 가게가 있었다.

야채가 외국 야채야... 당연하지만ㅋㅋㅋㅋㅋㅋ 아 뭔가 우리나라와 달라...

여기서도... 역시 아이스크림 기행이라니까ㅋㅋㅋ

  호프브로이 하우스 위치를 미리 확인하려고 찾아다니다가 독일의 시장을 발견해서 구경했다. 우리나라 시장과 크게 다를 건 없었지만 훈제고기 가게나 소시지 가게, 생과일 갈아주는 가게가 인상에 남았다. 그리고 치즈가게도. 활기찼다.

  호프브로이 하우스 찾기는 왜 이리 어려운가. 우린 정말 한참을 헤맸다. 삼십분 정도? 알고 보니 Parking 표지판을 따라 가느라고 헷갈린 거였다. 때맞춰 지나가시던 어떤 노신사분께서 친절히 우리를 호프브로이 하우스 앞까지 데려다 주시지 않으셨다면, 정말 끝까지 못찾았을 것 같다.

  호프브로이 하우스 위치 찾기를 완료하고, 마리엔 광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마리엔 광장의 쇼핑몰을 구경. 워낙 번화가라 쇼핑하긴 좋아 보였다. 좀 둘러보다가 신시청사 바로 앞의 카페 Rischart에 들어옴.



  스무디 Paris와 Florentiner Apfelschitte를 시킴. 딸기스무디와 애플케이크였다. 막상 나온 스무디는 생각보다 훨씬 달아서 곤란했다. 딸기 자체의 신맛을 가리기 위해 시럽을 잔뜩 탄 것 같았음. 나쁘진 않았는데... 너무 달아. 애플케이크는 케이크라기보단 파이 느낌. 사과가 한입한입 물려져서 기분이 좋았다. 겹겹이 슬라이스 된 사과와 맨 위는 아몬드 슬라이스가 올려져 구워진 파이. 뫄이쪙.

  여기 카페 풍경 보면서 신기했던 게 우리나라는 시내의 카페에 가면 아무래도 젊은 애들이 많은데, 여기는 진짜 집 앞으로 마실나온 듯한... 중년 이후의 사람들이 더 많았다. 노인의 비율이 또 압도적이었고. 그게 좀 신기했음.

이게 아마 프라우엔 교회.

그 앞에 있던 연..못..?

이거 관광객 용 같았는데ㅋㅋㅋ

이..게 뭐더라..

  카페 이후는 또 쇼핑하다가 시간을 다 보냄. 슬쩍 간 프라우엔 교회는 별건 없었다. 하도 그전에 화려한 성당을 많이 봐놔서 그런가 내부도 그냥 그랬고.



  성당보고 호프브로이 하우스로 이동. 맥주 하나가 1리터라서 그거 시켰더니 아놔, 1리터짜리 잔으로 나옴. 깜짝이야... 소시지는 주문할 때 이거만 시키냐고 물어보길래 뭔가 했더니 딱 하나 나와서 나중에 또 주문했다. 맥주랑 소시지 둘 다 맛있었다. 맛있었는데 난 술 약해서 조금만 마시고도 홍당무됨.

  내 얼굴이 너무 빨개져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사람들 시선이 느껴졌다. 야 나 오백도 안먹었어 이사람들아..ㅡㅜ 흑흑 그래도 술기운이 올라서 숙소 돌아와서는 씻지도 않고 바로 뻗었다. 잠깐 쉬려던 건데 스르륵 잠이 들었음. 참, 숙소는 정말 깔끔하고 좋았다. 이 숙소 마구마구 추천하고 싶음.

소비금액: 퓌센행 티켓 30유로 (절반씩 부담)
              점심 9유로 (요리 7.95유로, 팁) 
              사이다 1유로
              스무디 음료 4.80유로
              케이크 3.20유로
              호프브로이 하우스 18.50유로 (맥주 6.90유로, 구운 소시지 6.50유로, 오리지널 뮌헨 소시지 5.10유로. 9.20유로 부담)

총 금액: 42.2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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