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일 일요일. 오스트리아 빈.

 빈은 참 들렀다기에도 뭐하게 베네찌아보다 당일치기 느낌. 빈에는 여덟시 삼분에 도착. 빈 서역에 도착했을 땐 전날 야간열차의 악몽에 짜증이 가득했다. 프라하로 가는 표를 일단 예약하고(이건 서역이 아닌 남역에 가서 타야한다.), U반을 타고 신왕궁쪽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서 타야 했는데, 어떤 아저씨 무리가 엘레베이터를 잡고 기다려 주셨다. 약간 술에 취하신 듯 했지만 친절했다... 그렇게 지하로 내려갔는데, 헐. 바로 타는 곳이 나오는 거다. 황당했다. 우리 표 없는데...?

빈 지하철 티켓

  당황해서 어떡하지, 이러고 있으니까 아까 그 아저씨들이ㅋㅋㅋ 친절히도 무슨 문제있냐고 물어와서, 표 없다구 했더니 위에까지 데려가서 표끊는걸 도와주셨다. 윗층의 자동발권기에서 끊어야 하는거였는데, 1회권을 두장 샀다. 뭔가 유쾌한 아저씨들이었다... 친절하기도 친절했지만 되게 재미있었다. 어디서 왔냐길래 South Korea요, 했더니 아무래도 한국을 모르시는 듯 했다. 그런데도 내 팔에 자기 팔을 대 보며 South?!라고. 남쪽인데 왜 까맣지 않냐는 뜻이었던듯ㅋㅋㅋ 아무튼 신왕궁 쪽의 volkstheather에서 내릴 때까지도 기막히게 신경써주시더라. 사실 지하철에서 내리기 전 까지만 해도 이거 소매치기 아냐? 하고 좀 걱정했었는데...ㅋㅋㅋ 빈 인상이 이 아저씨들 덕분에 한번에 좋아졌다.

  역에서 내릴 때에도 하차하는 개찰구가 없어서 당황했다. 그저 스스로 개표하는 시스템인것 같다. 대신 걸리면 벌금이 어마어마하겠지? 난 새가슴이니까 그냥 표끊고 다닐듯.

자연사 박물관. 커서 다 안잡혀...
  

  내리고 보니 바로 앞이 자연사 박물관이었다. 물론 이른 아침인데다가 관심도 없어서(...) 들어가진 않았지만, 건물만으로도 꽤 예뻤다. 옆으론 오스트리아 미술관 건물도 보였다. 바로 앞엔 마리아 테레제아 광장. 산뜻한 정원이라는 느낌. 그 안의 분수 뭔가 희롱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미술사 박물관 쪽으로 가는길의 석상이 나체인데도 중요부위가 다 가려져 있어서 좀 웃겼다. 여태까지 나라는 전부 발가벗겨놓아서 여기가 오히려 독특해ㅋㅋㅋ 그리고 뭔가 석상들이 다른 나라보다 머리가 컸다...

신왕궁 모습. 썩 '신'왕궁 같아 보이진... 헉...

이게 신왕궁 바로 옆의 구왕궁 가는 길...? 그런거였음 아마도...


  쭉 걸어서 말발굽 모양의 건물인 신왕궁에 도착했다. 건물 자체의 양식이 다른 나라들과는 또 달라서 신기했다. 또 건물에 있는 석상 색이 바래져 있어서 그것도 신기... 구왕궁은 멀리서 슬쩍 보고 말았고... 왕궁 정원은 인상적이었다. 일요일 아침이데도 누워서 쉬는 사람이 꽤 있었다. 오스트리아 날씨도 따뜻하면서 시원해서 좋았음. 왕궁안으로 조깅하는 사람이 있어서 신기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복궁에서 조깅하는건가...

이게 아마 오페라 하우.. 맞나..? 맞나? 그냥 찍은건가?

대체 뭔가 신기했던 신호등.


  이건 그냥 지나가던 길들. 적막했다. 일요일 아침의 걱정을 가지고 번화가쪽으로 이동.

  오페라하우스를 지나서 케른트너 거리로 옴. 빈의 번화가는 우리나라의 명동 같았다. 물론 그보다 길이 넓고 더 밝은 느낌... 쇼핑거리고 카페도 많았다.



  중간의 한 카페에 들어가 비엔나의 커피인 멜랑에와 딸기케이크를 먹었다. 직원이 썩 친절한 느낌은 아니었는데ㅋㅋㅋ 케이크가 맛있어서 괜찮았다. 딸기는 항상 승리한다.

머물렀던 카페

윽 반짝반짝 한것이 멋이 났다!

하지만 밑에 벽돌은 역시 색이 이상했음.

공사중..ㅜㅜ

건물은 다양한 각도에서 봐야 하는 것 같다. 이쪽은 되게 섬세했다.

관광객을 위한 마차가 여기에도 있었다.

  슈테판 성당은 공사중. 까만 건물이라 신왕궁때처럼 탄건 줄 알았다. 궁전도 그렇고 여기 석재가 좀 변하는 성질인듯. 성당 자체는 뭔가 화려한 모양새였다. 바로크풍? 조각조각이 섬세한 느낌이었다. 안엔 안들어갔다.

  빈에서도 젤라또를 사먹었다. 근데 이탈리아의 그 젤라또가 아니었다. 그냥 아이스크림..보단 좀 더 담백한? 아쉬웠다.

오스트리아엔 캥거루가 없지 말입니다.

  빈 역시 프랑스처럼 일요일엔 각를 안 여는 건지 카페와 기념품점, 초콜렛 가게를 빼고는 가게가 거의 닫혀 있어 아쉬웠다. 겨우 반나절 들리는 거라서 더욱 더. 기념품은 클림트와 모차르트에 관련된 것이 많았다. 다양하고 예쁜 것들이 있어서 빈 out이 아닌게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no kangaroo in austria 라고 적힌 티셔츠들이 웃겼다ㅋㅋㅋㅋㅋ 서너시간 본 것 뿐이었지만 꽤 마음에 드는 도시였다.


  프라하행 기차를 타러 남역으로. 구내에 있는 간이식당에서 점심으로 먹을 피자를 샀다. 은지는 또띠아 같은 걸. 이탈리아에서 먹은 피자보다 맛있었다. 간이 맞으니까요.

  열차는 또 역방향. 내부가 꽤 더웠다. 자다가 더워서 깰 정도. 게다가 어찌 된 건지 우리자리 쪽 창문은 열리지도 않아서 꽤 난감했다. 죽어가고 있을 때 은자가 콜라를 사와서 먹고 살아났다... 그렇게 약간은 악몽같은 기차 여행이었다. 프라하로 갈 수록 점점 시골로 가는 것 같았고, 프라하 근처까지 와서도 풍경은 변하지 않았으며 또... 날씨가 안좋아지는 걸 느꼈다.

소비금액: 지하철 표 2장 3.60유로
              빈-프라하 구간 표 7유로
              피자 1/4 조각 2.7유로
              젤라또 기억안남

총 금액: 13.4+α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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