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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이민수는 딱 철딱서니 없는 20대다. 그것도 살아온 방향이 나랑 좀 비슷한 거 같아서 읽으면서 울컥했다. 때려주고싶어서. 가진 건 쥐뿔도 없으면서 자기 능력 파악은 하지도 못하고, 그 와중에 자존심이나 내세우고. 뭐가 앞이고 뒤인지 구분도 못하는 거 같아서 속이 터졌다. 적당히, 생각없이 실제로 삶에 관련된 일은 생각치도 않고 무의미한 스펙을 쌓으며(아 이건 아니려나, 민수는 제대로 쌓지도 않았지) 실제 문제 앞에서는 도망치기만 하는 이민수. 얄밉지만 차라리 빛나 같은 애가 실속있게 사는 걸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민수는 모든 것을 잃은 상황에서도 도망칠 궁리만 꾀한다. 민수가 하는 행동들이 다 그렇다. 목표가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기실 목표도 없고, 그를 위한 노력도 없다. 간단히 말하면 좀 철이 없다. 궁지에 궁지에 몰려도 그랬다. 그런 민수가 유일하게 몰입하는 게 퀴즈. 근데 이건 사실 별 거 없다. 퀴즈를 통해 '벽 속의 요정' 지원을 만나고, 퀴즈를 통해 퀴즈를 위한 '회사'에 스카웃되어서 거기 생활을 한다거나 하는 일이 있긴 하지만... 퀴즈 자체에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생각친 않았다. 거기에 의미가 있다면 비상구로써의 의미 정도일까. 결국 중요한 건 민수가 퀴즈를 통한 도망에서 벗어나 현실세계에 입성하게 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도망치지 않을거야, 라던 민수의 말이 이번에는 제법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성장소설이다. 그것도 이십대를 위한. 마치 내 치부를 들추는 듯 부끄럽고 화가 났지만 그래도 썩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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