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2010)

Red 
8.1
감독
로베르트 슈벤트케
출연
브루스 윌리스, 메리-루이스 파커, 헬렌 밀렌, 칼 어번, 모건 프리먼
정보
액션 | 미국, 캐나다 | 111 분 | 2010-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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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호주에 있을 때 본 거 같은데 좀 가물가물... 그래도 워낙에 내용이 단순한 편이라서 기억하기 어렵진 않았다. 퇴직한 요원인 프랭크 모스(브루스 윌리스)는 연금회사 직원이었나, 아무튼 어떤 회사 직원인 새라(메리 루이스 파커)와 하루하루 전화통화하는 것을 낙으로 살고 있다. 둘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데 서로 얼굴을 모르는 사이임에도 친밀한 편. 이렇게 사는 프랭크를 누군가가 갑자기 공격해오고, 프랭크는 도피를 하며 이 새라라는 여자를 지키고, 또 동시에 적의 정체를 알아내며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직 요원이라는 조(모건 프리먼)나 마빈(존 말코비치), 빅토리아(헬렌 미렌) 등이 등장. 전직 악당(...)인 아이반(브라이언 콕스) 등등이 등장하여 노장의 힘을 보여주는 뭐 그런 이야기.

  CIA 요원인 윌리엄 쿠퍼(칼 어번)가 나름의 악역으로 등장하는데 그렇게 악역인진 잘 모르겠고... 아니 스토리 자체가 그냥 약간 코믹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렇게 나가고 있어서 누가 악역이고 누가 선역인지 그닥 모르겠는 사태가 벌어짐. 그게 어이없으면서도 일단은 재밌으니까 보게 되는 영화였다. 새라가 프랭크 처음 보고 대머리 등등에 실망하는 것부터가 이 영화가 그리는 유머를 보여준다...

  그리 나쁘지 않았음. 난 이런 식으로 단순명쾌한 영화는 또 좋아하는 것 같다.




세븐
감독 데이빗 핀처 (1995 / 미국)
출연 브래드 피트,모건 프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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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흑 왜 파이트 클럽 같을 줄 알았지... 내가 뭘 믿고. 생각보다 재미 없었다. 특유의 분위기나 편집방식은 좋았지만 스토리 면에서는 약간 짐작가는 것도 있고 해서 좀 단순하다, 싶었는데. 스토리 진행이 약간 보였던 게 같이 본 언니도 그렇게 생각했다고 하니까 뭐 나만의 생각은 아닌듯. 그렇다고 엄청 나쁜 건 아니었고 내 기대치가 좀 컸던 것 같다.

  그래도 영상미라고 해야하나 그런 부분은 꽤 좋았다. 나름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일곱가지 죄악에 기반한 살인 사건들은 흥미롭긴 했다. 범죄 그 자체보다는 범죄가 꾸며진 모습들에서 드러나는 상징과 의미들이 재미 없었다고는 말 못하겠다. 여전히 스토리 상으론 심심하단 느낌을 받았지만서도... 꾸며진 건 역시 참 잘 꾸며 졌더라.

  캐릭터도 영상처럼 흔한 캐릭터들을 멋지게 잘 포장했다는 느낌. 존 도(케빈 스페이시) 빼고는 설정 자체는 흔하지 않나? 사실 그 존 도 조차 너무 뻔한 사이코 캐릭터 느낌이라 난 좀 그랬다. 이 당시에는 신선한 캐릭터였을지 뭐였을 지 몰라도. 주인공인 열혈의 젊은 형사 데이빗 밀스(브래드 피트)와 생각 깊은 노형사 윌리엄 서머셋(모건 프리먼)의 조합은 흔하디 흔하지. 그래도 흔하다는 걸 재미없게 부리진 않았지만... 데이빗의 아내인 트레이시(기네스 펠트로)의 경우엔 역할의 용도가 좀 보여서 보면서 안쓰럽다기 보단 짜증이 났다.

  잘 모르겠음. 그 많은 살인과 그 많은 꾸밈수에도 불구하고 존 도가 그렇게 훌륭하고 짜여진 범죄자처럼 보이지 않아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마지막 택배 박스를 받아보았을 때의 브래드 피트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는 거 외엔 내겐 이 영화가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스토리 상으로 흥미를 크게 못느껴서 그런가...

원티드
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2008 / 미국)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안젤리나 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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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터 좀 보고 싶었는데 티비에서 하길래 얼씨구나 하고 봤다. 이거 말고 다른것도 봤어야 했는데... 내가 시간 맞춰서 볼 리는 없고. 그냥 이거라도 본 데 위안을...

  나는 액션영화 좋아하는 편이다. 생각많은 영화도 좋지만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영화도 좋아하는데, 이런 영화의 미덕은 스토리라기보다는 재미. 그 스토리도 완전히 빠지면 별로고, 적당히 받쳐주면서도 액션영화로서의 재미는 확확 있는 쪽이 좋다. 그리고 원티드는 딱 그런 영화였다. 현실적으로 말도 안되는 액션이 난무하지만서도 그거야 영화니까~ 하고 넘길 수 있는 수준이고 (원작이 만화랬나?) 스토리도 반전까지 뻔히 예상가능했지만 그래 이 정도면 괜찮지 싶었다. 캐릭터들이 확 강조되어 있어서 그런지 스토리에 그렇게 나쁜 요인이 있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나름대로 뒤 이야기로 이어질 요소들도 심어놓았고... 아 근데 크로스(토머스 크레취만)의 행동들을 고렇게밖에 설명 못했다는 건 좀 아쉽긴 했음.

  이거 모든 샐러리맨의 판타지가 좀 있지 않나? 지옥을 만들어 주는 상사 제니스(로나 스콧), 깐죽대고 재수없는 친구 베리(크리스 프랫), 자기를 우습게 아는 여자친구 케이시(크리스틴 헤이거)가 버티고 있는 현실을 완벽하게 탈출하게 해주는 판타지. 갑자기 어떤 집회가 나타나서는 네 아버지는 암살자였고, 너는 암살자의 피를 타고났다. 하면서 키워준다. 심지어 강사님은 안젤리나 졸리셔... 완벽하네. 그와중에 리페어맨(마크 워렌)과 버처(다토 박타드제)에게 수도없이 얻어맞긴 하지만은. 익스터미네이터(콘스탄틴 카벤스키)가 치료도 해주고. 사회생활도 그만큼 힘들지 않냐.

  영화적 반전이라봤자 뭐 보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크게 다가오는 것도 아니고 (보면 그냥 안다 이렇게 될 지) 사람이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 그것도 약간 담겨 있고... 액션은 재미있고 좋았다. 마지막에 폭스(안젤리나 졸리)가 방 안에서 '모두'를 죽여버리는 장면은 그야말로 간지폭풍ㅜ.ㅜ... 슬론(모건 프리먼)의 마지막 장면은 절묘하게 패러디 되었다는 점에서 뻔하지만 좋았다. 아무튼 이 영화의 장점은 장면들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 행동들에 망설임이 없다. 오죽하면 저렇게 생각없이 해도 되나 싶은 장면들이 산재(...)해 있을 정도. 심각하지 않은 이런 영화에선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제임스 맥어보이 죽도록 얻어터지는 장면이 좋았음. 반격을 시작하는 장면들도... 안젤리나 졸리는 그냥 섹시하다... 넘 멋있음...ㅜㅜ 졸리님..?!

럭키 넘버 슬레븐
감독 폴 맥기건 (2006 / 독일,미국)
출연 조쉬 하트넷,브루스 윌리스,루시 리우,모건 프리먼,벤 킹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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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 케이블에서 하던거 중간에 보다 못봤었는데 어쩌다 보니 또 봤다. 혹평이 많은데 나는 생각보다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봐도 다른 영화에서 따온 편집 방식을 썼는데 이걸 기발하게 쓴게 아니라 좀 식상하게 썼더라. 그래도 반질반질하니 나온 영화 같았다. 반전이나 진행이 너무 예상이 쉬워서 아쉬웠다. 일단 아역 자체가 어딜 어떻게 봐도 너무 슬레빈(조쉬 하트넷)이지 않은가... 꽁꽁 숨겨지고 머리를 잘 써야 반전이 통하는데 머리쓰는 거도 영 설거워서... 영화가 나온 모양새는 반질반질하고 좋은데 그 속 알맹이는 사실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

  보스(모건 프리먼)와 랍비(벤 킹슬리)는 힘이 있으면서도 너무 쉽게 속아 넘어가서 슬펐다. 그정도 짬이 있는 사람들이 우째 이렇게 쉽게 넘어가나. 브리코스키 형사(스탠리 투치)는 촉이 좀 있는 줄 알았더니만 그것도 아니고. 슬레빈이 너무 쉽게 제 원한을 해결하니까 영화 전반의 재미가 좀 떨어진다. 자기 여자친구인 린지(루시 리우)를 구해내는 방식도 너무 간단하고.

  다만 이 영화에서 재미있는건 말장난 같은 것들. 전체적인 맥락 자체는 썩 훌륭할 것이 없는데 단편적이고 자잘한 장면들만 보면 너무 재미있는거다. 특히 슬레빈이 초반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면서도 제 할말을 싹싹 내뱉는 걸 보자면 묘하게 웃음이 입가에 걸리는 걸 막을 수 없다. 슬레빈과 린지가 처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들도 쓸만하다. 요컨대 슬레빈이 그 '마틴'이라는 게 밝혀지기 전의 이야기가 훨씬 더 재미있었다.

  굿캣이라는 인물은 얕게 다뤄져서 아쉽다. 좀 더 이야기를 오밀조밀하게 채워넣을 수 있었을텐데... 그렇게 이름날리는 살인청부업자인 그가 '왜' 마틴을 살려주고 지금까지 키워줬으며, 그와 어떤 유대감을 쌓았는지... 뭐 그런것들이 더 궁금했다. 여러모로 설명이 얕아서 아쉬운 지경. 그렇게 철두철미한 그가 린지를 살려줄 정도면 슬레빈과의 사이가 그만치 돈독하다는 건데.

  아쉬운 부분은 많은데 재미는 있다. 내가 이런 식의 말장난을 좋아해서 그런가봐.

우주 전쟁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2005 / 미국)
출연 톰 크루즈, 다코타 패닝, 저스틴 채트윈, 팀 로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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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본지는 저어번주에나 봤지만 어쩌다 보니 게으름신이 강림하셔서 이제야 씁니다. (이런식으로 날려먹은 영화가 몇개냐 너)

   이리저리 악평도 많습니다만,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영화비가 아깝지 않아요. 그정도면 나름 잘 짜여지지 않았나 싶어요. 악평을 듣게 되는 것 중 하나인 결말의 짧은 나레이션도 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의외로 간단하게 설명해 버리네, 싶지만 뭐 원래 영화 내용 자체가 이것저것 설명하려는 의도는 없는 영화였으니까. 난데없이 외계인이 왜? 출현했는가에 대한 멘트도 단한마디 없지 않습니까. 사람들의 불분명한 추측만이 난무할뿐. 원래 그런 영화인거예요.

   결말이 시시하다, 하는 사람들에게는 뭐 달리 해줄말이 없군요. 시시한건 사실입니다. 원작이 그런걸요:) 그렇다고 그 내용을 마무리 지을 다른 결말방식을 굳이 만들어낼 필요도 없었다고 생각해요. 원작이 있다는건 둘째 치더라도, 영화 우주전쟁에서 보여주는건 외계인들이 어떻게 지구를 침략했는가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우리는 영화에서 난데없는 재앙을 맞이한 평범한 사람들을 보며 함께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 것 뿐입니다. 딸을 지키려는 레이 페리어(톰 크루즈)를 보며 같이 가슴을 졸이고, 도망치고, 안도하는 것 뿐입니다. 그것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요? 우주전쟁을 보면서 가슴깊이 새길 교훈을 얻으려는 분은 없겠지요:)

   톰 크루즈. 연기 잘합니다. 확실히 잘해요. 그 멍-한 표정이라던가, 표현력이 뛰어납니다. 뭐 연기력이야 입증되어 있겠습니다만. 전 스크린에서 톰 크루즈의 연기를 본건 처음이어서, 더 집중이 됬다고 해야하나. (영화 안보고 살았냐)

   다코타 패닝. 이 아가씨를 위해 우주전쟁을 보는 분들도 꽤 많으시더군요:) 처음에는 레이첼 페리어 역할은, 다코타 패닝이 아니어도 되겠다 싶었는데 지날수록 생각이 바뀌는군요. 어린이가 어른만큼의 연기를 하기 위해서는 더 힘들터이니.

   아들놈은 제끼고...(어이)

  오길비 역의 팀 로빈스. 네. 저 몰라봤습니다. 언제 이렇게 늙으셨답니까(..) 쇼생크 탈출을 보고 얼마 안되서 보러 간 것이라, 더욱 못알아 봤습니다. 처음엔 차분한듯 싶다가 스며들듯 광기어린 모습으로 변해가는 모습, 마음에 들더군요.

   간혹 우주전쟁에서 톰 크루즈와 다코타 패닝의 연기를 비교하시는 분들에 대해서, 전 톰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다코타 패닝은 분명 연기를 잘하는 배우지만, 우주전쟁에서는 톰을 따라올 수 없었다고 생각해요.

   뭐 쨌든 재미있게 봤습니다. 더운 여름 보기 좋은 영화가 아닐런지?

0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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