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감독 민규동 (2008 / 한국)
출연 주지훈, 김재욱, 유아인, 최지호
상세보기

  수요일에 급 보자는 얘기가 나와서 케슥헤거랑 내꺼 두장 예매해놨다가, 유네 수업 째라고 꼬셔서(...) 한장 더 사서 셋이서 봤다. 그 전날 발표하느라 두시간 자서 거의 토할거 같은 상태로 봤었음.

  난 요시나가 후미 원작 만화의 팬이다. 거의 처음 1권이 나왔을 때부터 마음에 들어서 봤던 기억이 나는데... 당연히 이 영화 꽤 기대했었다. 캐스팅도 뭐 나름 젊고 신선하게 잘 했다고 생각했었고. 나이대가 좀 걸리긴 하는데, '팔려는' 영화 입장에서는 상당히 잘 한 캐스팅이라고 생각하기도. 평이 좀 엇갈리기는 했지만 어쨌든 좀 기대하고 영화관에 들어섰었다.

  어.. 음.. 한 절반 정도 마음에 든다. 4권 분량의 만화책을 한 편의 영화에 잘 구겨넣었는데, 의외로 거의 모든 장면을 다 집어넣어놨더라. 장 바티스트(앤디 기레)의 오고 감과 납치사건을 잘 맞춰 놓은 점이 흥미로웠다. 칭찬은 여기까지고...
 
  사실 나야 만화책 팬이고, 만화책 다 봤으니까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땐 너무 복잡했을 것 같았다. 중요한 부분들 같은 건 짧게 빠르게 지나가버리고, 그러다 보니까 주인공들 심리묘사가 아무래도 많이 부족해졌다. 그나마 제일 주인공격인 진혁(주지훈)이야 사정이 좀 낫다 싶지만, 성격을  많이 바꿔놓은 선우(김재욱)는 캐릭터 자체의 매력이 많이 반감됐다 싶은 느낌이었고(도대체 왜 사과를 안하는거야 왜!), 기범(유아인)이나 수영(최지호)은 너무 얕아졌다. 수영보다는 기범이 특이 아쉬운 캐릭터였는데, 복싱을 관둠으로서 생겼던 그 안의 혼란 같은 것을 더 넣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수영의 비중이 많이 줄어든 것은 좀 더 마음에 든 편이었다. 어차피 캐릭터의 맛을 그대로 살리지 못할 것이라면 이 정도 비중이 딱 좋았던 것 같다. 근데 원작보다도 더 멍청해진 느낌ㅋㅋㅋ 뭐 나야 재미있었다. 수영이 기범할때 맞을 때마다 완전 웃었음. 유아인이랑 최지호 넘좋아 ㅋㅋㅋㅋㅋ

  장 바티스트는 원작보다 쬐끔 더 느끼하다는 느낌? 그래도 꽤 좋았다. 원작만큼 폭력적이고 사랑스러운 남자였다. 납치범 할아버지(김창완)은 원작이랑 완전 똑같더라. 캐스팅도 연기도 꼭 맞았다는 생각. 그의 아내(이휘향) 역할도 그렇고. 조연들이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음. 뭐 주인공들 보기 바빠서 조연들은 깊게 생각 안했었는데 다들 꽤 좋았다는 느낌. 그 여고생 삼자매만 빼고... 아 걔넨 너무 부산스러워;

  각색이 나쁘지 않긴 했는데 캐릭터들의 내면을 깊게 다루지 못한 게 아무래도 좀 아쉽고, 수박 겉핥기 식으로 마구마구 지나간 장면을은 오히려 자르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었던 것들도 많았다. 큰 줄기만 잡아서 크게 크게 다루고 캐릭터에 더 집중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뮤지컬 장면 같은건 나로서는 너무... 이상하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그렇게 짧게 들어가는데도 무슨 상관이야 싶기도 했고... 그래도 전체적으로 봤을 땐 무난하다는 생각도 또 들고.

  연기는... 아 나 진짜.... 눈물이 콸콸. 주인공 네 명 중에서 연기가 잘 안되는 사람이 세 명이니 이걸 어찌할꼬. 이미지야 잘 맞는다 생각했는데 연기는 진짜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가 펀치 먹었다. 유아인은 연기 정말 잘한다. 네 명이 같이 있을 땐 혼자 지존급으로 잘한다. 근데 항상 모든 장면에 유아인이 있는게 아니잖아. 최지호는 비중이 좀 적고 말도 많지 않은 캐릭터였는데도 좀 어색했는데, 주지훈이랑 김재욱은 진짜... 민망해서 손발이 오그라 들 뻔 했다. 특히 그 둘이 같이 있고 같이 대화하는 장면들은 오 노... 주지훈은 대사 리듬 맞추는 거 잘 해야 할 거 같고, 김재욱은... 커피 프린스에서는 좋았는데, 대사가 늘어나니까 답이 안나오더라. 나름 자연스럽게 말하려는 거 같긴 했는데 이 둘이 있는 장면들은 총체적 난관. 더 난관인 것은 이 둘이 있는 장면이 정-말 많다는 거. 이미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니 아쉬울 뿐이었음. 조연들 연기는 다 괜찮고 좋았다.

  만화 팬들에게는 나름의 선물이 될 것 같다. 물론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난 나름대로 괜찮게 보았다. 모든 부분 우겨넣은 것은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확실히 만화 팬들에게는 오호. 하고 볼 수 있는 장면이 많아서 좋았고... 좀 흩어지는 느낌이 나긴 해도 마무리는 깔끔하고 좋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크 나이트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2008 / 미국)
출연 크리스찬 베일, 히스 레저, 아론 에크하트, 마이클 케인
상세보기

  아이맥스로 봄. 용산까지 가느라 힘들었다... 랄까 너무 재미있어서 보람 있었음. 아이맥스 관람 후기는... 글쎄, 2D라 그런지 그냥 그랬음. 좀 더 생동감 있는거 같긴 했다. 그렇게까지 확 좋다거나 하는 건 못느꼈다. 아무래도 다크 나이트 한 번 쯤 더 볼 거 같은데, 그때는 그냥 동네 영화관 가서 볼 듯... 까지 써놓고 지금 다시 열었다. 본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리뷰 쓰는 속도 짱 빠른듯.

  기대 많이 하면 실망한다 소리를 들었었어서 걱정했는데 하나도 실망 안했다. 너무너무 재미있고 즐거웠고 완성도도 이 정도면 마음에 든다. 배트맨 비긴즈에서 만족했었던 것보다 더 만족했다. 적당히 유머를 섞은 것도 재치있었고, 그런 것과는 별개로 또 본 스토리 또한 설득력있게 진행해서 좋았다.

  브루스 웨인(크리스찬 베일)의 고민은 한층 더 짙어졌다. 애시당초 고담시같이 커다란 악의 덩어리가 한 사람의 힘과 노력만으로 고쳐질 수는 없다. 수퍼히로인물이면서도 현실성을 강조한 탓에, 고담시는 더 암울하고 배트맨의 고뇌는 가실 줄 모른다. 끊임없이 일해도 악이 들끓는 고담시, 배트맨과 브루스 웨인 사이에서의 균형맞추기, 게다가 레이첼(매기 질렌할)의 남자친구 하비 덴트(아론 에크하트)까지 신경써야 하고. 어떻게 보면 모든 것을 다 가진 자이면서도, 이런 저런 고민에 젖어 있는게 흥미로웠다. 영화 결말부에 가서도 그의 고민의 어느 한 가지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게(특히 레이첼에 관해서는 더 이상의 여지조차 없고), 이 영화의 다음 편을 기대하게끔 만들었다.

  이번 편의 악당 히로인은 조커(히스 레저). 그래서 더욱 기대했었다. 조커는 여태까지의 악당과는 좀 다르다. 그도 물론 자신의 신념(이라고 해야할까... 이러면 너무 무거운 것 같고.)을 위해서 악을 벌이기는 하지만, 그건 여타 악당의 것과는 차이가 있다. 다른 악당들은 자신의 순수한 이익, 그 무엇보다도 돈을 위해서 악을 행하지만 조커는 다르다. 그에게 돈은 악을 행하기 위한 부차적인 요소고, 그가 원하는 것은 사회를 혼돈으로 빠뜨리는 것이다. 조커는 왜 혼돈을 원할까. 단순히 그가 정신병자이기 때문에? 재미를 위해서? 그는 너무나 혼돈 상태의 존재라서, 오히려 단순히 악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야말로 고민하는 것조차 Why So Serious?

  영화 보기 전에 홍보 팸플릿이고 뭐고 정보를 하나도 안찾아보고 갔었다. 그래서 또다른 악당인 투페이스(아론 에크하트)가 나오는지도 몰랐다. 정의로운 검사 하비 덴트가 이런 식으로 무너져버린 것은 꽤 아쉽다. 심리적으로 피폐해진 상황에서 조커의 부추김에 넘어가버린 것이 좀... 뭐랄까. 그 앞의 밝게 빛나던 하비 덴트가 떠올라서 더욱 안쓰러워진달까. 그리고 난 투페이스 좀 더 오래갈 줄 알았는데 의외로 심심하게 끝나버리더라. 사람들의 희망을 위해서 겉좋게 포장되어 버린 것도 난 좀 짜증이 났고. 악당이 되려면 확실하게 되던가. 아무튼 좀 아쉬운 캐릭터.

  고든(게리 올드만)은 앞편에 비해서 좀 더 딱딱해지고 권위가 생겼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비와 부딪치게 된 것도 이런 면 탓이라고 생각하고. 그는 선은 선인데, 뭔가 아직은 약한 느낌이다. 앞으로를 기대해야겠지. 레이첼은... 말을 말자. 매기 질렌홀은 좋아하지만, 이 레이첼은 정말 별로였다. 알프레드(마이클 케인)와 루시어스 폭스(모건 프리먼)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존재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배트맨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었다. 좋았다. 아 그리고 알프레드가 편지 다시 가져가는 장면은 유머 부분의 백미... 지못미 브루스.

  배우들은 뭐 말 할 필요 있나? 다들 굉장히 좋았다. 매기만 빼고. 다시 말하지만 난 매기를 상당히 좋아함에도 이 역할은 정말 별로였다. 비긴즈에서 케이티 홈즈가 연기를 발로 했건 어쨌건 간에 배우가 교체된다는 건 그만큼 리스크가 큰 것 같다. 연기를 못한 건 아닌데 어색해서 혼났다. 레이첼 캐릭터 자체가 뭔가 더 보여줄 게 없었다는 것도 있었고. 크리스찬 베일은 브루스의 허세와 배트맨의 고민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 히스는 진짜... 아우... 히스.. 왜ㅜㅜ... 자칫하면 가볍게만 보일 수 있는 캐릭터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데 놀랐다. 다음 조커가 누가 되던간에 히스의 연기가 꽤나 신경쓰일거고, 그의 발목을 잡게 될 것 같다. 덧으로 조간호사 너무 귀여웠다. 아론 에크하트는 나는 다른 데서 제대로 본 기억이 없는데 연기 하나는 탁월하더라. 특히 투페이스 할 때 아주 좋았음.

  영화 참 좋았다. 비긴즈 때 너무 잘만들었다, 생각했었는데... 다크 나이트는 더 말할 필요도 없는 듯. 앞으로 고담시에서 배트맨이 가지게 될 위치를 생각하면 씁쓸하기 짝이 없지만, 때문에 다음 편을 기대하게 하고 그 자체만으로도 완성도 높은 영화였다.

  참, 초반에 까메오로 등장한 킬리언 머피 굉장히 즐거웠음 ㅋㅋㅋ 난 비긴즈에서도 무엇보다 킬리언 머피를 좋아했어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감독 데이비드 프랭클 (2006 / 미국)
출연 메릴 스트립, 앤 헤더웨이, 스탠리 투치, 에밀리 블런트
상세보기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봤었는데, 당시에 너무 귀찮아서 리뷰 안했던 영화. 오늘 온스타일에서 해주길래 앉아서 봤다. 그전에 봤었던 때에도 상당히 재미있었는데, 두 번 봐도 재미있더라. 원작 소설은 안읽긴 했는데 그래도 이해 안되는 부분은 하나도 없는 걸 보니 각색도 참 잘했다.

  화려한 패션 산업을 다룬 것 때문에 많이 주목받은 것 같다. 하지만 그보다는 악마같은 상사 아래에서 일하게 된 사회 초년생과, 처음에는 징징대기만 하던 그녀가 성장해가는 모습에 관객들이 동화된 듯. 물론 의상도 시선을 휘어잡는 데 한 몫을 하긴 했지만.

  미란다(메릴 스트립)는 런웨이의 식구들, 특히 앤디(앤 해서웨이)에게 있어서는 악마같은 존재이다. 까다로운 취향과 독선적인 스타일은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녀는 최고의 실력을 가진 권력자. 이 까다로운 여자의 비서로, 심지어 관심도 없는 패션산업에서 버텨야만 하는 앤디는 보통 힘든 게 아니겠지. 그런데 이 미란다를 미워하기 힘들다. 까다롭고 독선적이지만 그녀는 분명 실력을 가지고 있고, 인간미가 없어보이는 마지막의 마지막에 있어선 어느정도의 인간미도 보여줬다. 다른 사람의 인격을 짓밟는 방식은 좀 그렇지만 나머지 부분에 있어서 까탈스러운 건 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내 상사면 죽이고 싶겠지만.

  앤디는 사회초년생 티가 난다. 앤디가 겪는 힘든 일들은 미란다의 탓도 일부는 있다. 하지만 대부분 그녀 스스로 자초한 일들이다. 사회에서 학교때와 같은 어설픔이 통할리가 없다. 그녀는 패션 잡지사에서 일하면서 모두가 입지 않은 옷을 입었었고, 일을 할 때 지켜야할 규칙들을 어기곤 했다. 그것과 미란다라는 악마가 합쳐져 더욱 큰 효과를 내게 된 것이겠지.

  생각보다 조연들이 눈에 들어오는 영화다. 미란다를 돕기도 하지만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는 나이젤(스탠리 투치). 섬세한 캐릭터였다. 마지막에 그렇게 되어서 좀 슬펐다. 제 1비서인 에밀리(에밀리 브런트)는 밉살맞으면서도 귀여운 면이 있어서 좋았다. 그녀 역시 자기 일을 알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골빈 여자가 아니었다. 앤디의 남자친구인 네이트(아드리언 그레니어)는... 보면서 좀 속터졌다. 물론 연인으로서 자기 생일에도 오지 못하고 일하면 서운하기야 하겠지만, 그건 진짜 일인 건데. 그거 이해 못해준다는 게 속상했다. 하지만 네이트의 마음도 또 이해가 가서... 이런 문제는 솔직히 극복하기 어렵다. 안보이면 멀어진다. 크리스찬 톰슨(사이몬 베이커)은 처음부터 느끼해서 싫었는데 끝에서 물먹어서 재미있었음. 하지만 그 역시 앤디에게 그렇게 잘못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배우들 연기는...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고 메릴 스트립은 진짜 환상적이더라. 그런 캐릭터를 그렇게 매력적으로 연기할 수 있다는게 멋있었다. 중간에 피로에 지친 모습은 정말... 삶에 치인 여자의 모습이라 놀랐다가도 또 그 다음 장면에선 금방 바뀌고. 그런 이미지에 스타일까지 딱 맞아떨어져서 아무튼 그냥 멋있음. 그리고 또 한명... 스탠리 투치. 터미널에서 까탈스러운 역할로 봤다가, 이렇게 섬세하면서 부드러운 역할 보니까 이것도 너무 잘어울리더라. 연기 폭이 넓은 배우 같았다.

  (이런 표현 웃긴거 같지만)스타일리쉬하고 동시에 재미있는 영화였다. 마음에 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감독 길 정거 (1999 / 미국)
출연 히스 레저, 줄리아 스타일스, 조셉 고든 레빗, 라리사 올리닉
상세보기

  배트맨 보고 왔다가, 히스가 너무 떠올라서. 그래서 찾아봤다. 얼마전에 봤던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이 떠올랐다. 원작이 있고 그걸 10대 주인공의 현대물로 각색한 것까지 똑같다. 다만 이건 아주 재밌게 봤다.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보다 무겁거나 진지해서가 아니라(오히려 내용 다루는 방식은 그쪽이 훨씬 무겁지), 현대극에 맞게 잘 각색하고 분위기도 끝까지 즐거운 편이었음. 영화 자체가 풋풋한 기운이 넘쳐나서 즐겁다. 물론 이 영화도 좀 엉성하다 싶은 구석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유쾌하고 긴장감을 잃지 않은 채 극을 진행시켜 나가더라.

  인물들의 관계도가 이리저리 얽힌 게 맘에 들었다. 인기없고 고지식한 캣(줄리아 스타일즈), 인기 만점이지만 캣이 데이트를 하지 않으면 데이트고 뭐고 없는 캣의 동생 비앙카(라리사 오레이닉), 각 학교에 하나씩 있는 잘난척 하지만 사실은 실속없는 조이(앤드류 키건), 정보통이면서 학교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마이클 (데이빗 크럼홀츠), 전학생이며 비앙카에게 한눈에 반한 카메론(조셉 고든-래빗), 그리고 학교에 하나씩 있을 법한 아웃사이더 괴짜 패트릭(히스 레저).

  각 캐릭터들이 이렇게 저렇게 얽힌 게 재미있다. 그래서 그들이 하는 행동들의 이유를 더해주기도 하고. 캣과 패트릭이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지는 모양새도 맘에 들고, 얌체같았던 비앙카가 카메론에게 반하는 과정도 마음에 든다. 다만 카메론 캐릭터가 너무 멍청하다는 생각도 들어서 비앙카가 아깝기도 했다. 아니지. 비앙카도 멍청이이긴 하다. 조이같은 머저리에게 빠질 정도면.

  캣이 점점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이 좋다. 딱딱하지만 사실은 속에 그만큼의 열정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 좋았다. 패트릭은 좀 알 수 없다 싶다가도 여러가지 구애 방법이라던가 하는 게 너무나 귀엽다. 매력있어. 이 영화에서 Can't Take My Eyes Off Of You를 부르는 장면이 괜히 말 많은 게 아니다.

  발랄하고 좋았던 청춘 영화. 히스가 더욱 그립다.

  난 당신이 하는 말도 머리 모양도 싫어요. 차를 모는 방법도 쳐다보는 눈길도 싫어요. 무식하게 큰 장화도 싫고 내 속을 들여다 보는 것도 싫어요. 날 화나게 하는 당신이 싫어요. 사실을 말해도 싫고 거짓말을 해도 싫어요. 날 웃겨도 싫지만, 울릴 땐 더 싫어요. 곁에 없는 것도 전화를 안하는 것도 싫어요. 그중에서도 제일 싫은 건 당신이 싫지 않은 거예요. 하나도, 정말 하나도 좋은 게 없어요.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中, 캣의 시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스터 브룩스
감독 브루스 에번스 (2007 / 미국)
출연 케빈 코스트너, 데미 무어, 윌리엄 허트, 데인 쿡
상세보기

  개봉했을 때 보고싶어했는데 어쩌다가 좀 늦게 봤다. 다른 스릴러 물하고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긴장감을 팽팽히 심어준다기보다는 상황을 즐기고 웃으면서 보게 된다. 드라마처럼 흘러가는 부분들이 마음에 들었다. 깜짝 깜짝 놀랄만한 장면들은 거의 없고 손에 엄청 땀을 쥐게 하는 것도 아니고... 담담해. 담담한데 재밌었다. 이런식으로 이야기 잘 풀어나가는게 좋다.

  얼 브룩스(케빈 코스트너)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살인을 하면서 이성적인 방법으로 그걸 막아보려 하는 것(이를테면 마약 중독자모임ㅋㅋㅋㅋㅋ)이라던가, 자기 내면의 인물인 마샬(윌리암 허트)과 대화하면서 자기는 올바르다는 듯 말하는 것. 혼자 자아 성찰하는 부분 따위가 재미있다. 싸이코패스 살인자는 너무나 많이 봐왔다. 오히려 이런 캐릭터가 신선하고 재밌게 느껴졌다. 케빈 코스트너와 윌리엄 허트가 주고받는 대화들이 안정적이다. 연기 생활 일, 이년 한 배우들이 아니라 되게 안정적이라는 느낌이었음.

  앳우드 형사(데미 무어)는 재미가 없다. 나와서 하는 일이 없어서 그런가... 뭔가 얼과 앳우드 사이에 쫓고 쫓기는 관계가 잘 형성되었다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앳우드는 그냥 별거 하는 일도 없이 물이나 먹고. 오히려 얼이 전 남편인 가이(제이슨 루이스)나 죽여주고. 3부작 기획하고 만들었다고 하지만 너무 하는 일이 없잖아.

  미스터 스미스(데인 쿡)는 웃겼다. 그 역시 사람을 죽이려하지만 그럴만한 용기가 부족한 인물이고. 겁에 질려 오줌지린다던가, 모자란 부분이 너무 많아서. 애당초 살인마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하긴 했지만... 그 캐릭터의 종착지도 너무 웃겼다. 불쌍하거나 안쓰럽지도 않았고 그냥 재미있었다. 이 캐릭터가 있어서.

  브룩스 부인(마그 헬겐버거)이야 뭐 별거 없고, 제인 브룩스(다니엘르 파나베이커) 쪽은 뭐 살인마라 생각하긴 했는데, 그것도 아빠가 다 뒤처리해주는 아직 미숙한 살인마. 얼이 생각하는 것처럼 살인마의 기질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우발적인것에 가까워 보였음. 얼이 미스터 스미스에게보다는 제인에게 뒤처리 하는 법을 알려줘야 할 것 같음.

  음. 뭐 경우에 따라 심심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난 아주 만족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감독 로저 컴블 (1999 / 미국)
출연 라이언 필립, 사라 미셸 겔러, 리즈 위더스푼, 셀마 블레어
상세보기

  하도 유명한 영화고 스토리 얼핏 들은 걸로는 괜찮은 것 같아서 봤다. 때맞춰 케이블에서 하기도 했고. 근데 생각보다 별로. 결말은 좀 상상도 못했다. 어이없게 차에 치이는 것도 웃겼지만서도, 이건 뭐 진짜로 죽어...? 상상도 못했음. 근데 상상 못해서 재밌는게 아니라 그냥... 어이 없는 정도?

  세바스찬(라이언 필립)이 왜 아넷(리즈 위더스푼)에게 빠지는 지 그 과정이 너무 간략해서 아쉽다. 청춘 영화는 좋아하지만, 이건 잘 빠지려다가 각본이 서컹서컹 비었다는 느낌이라 아쉽기 짝이 없었음. 차라리 세바스찬이 계속 캐서린(사라 미셸 겔러)을 좋아하는 편이 낫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아넷도 너무 쉽게 세바스찬을 좋아하게 되어서 이건 뭔가 싶기도 하고. 세실(셀마 블레어)이나 로날드(숀 패트릭 토마스)는 그냥그냥 적당히 재미를 돋아주는 조연.

  리즈는 금발이 너무해에서 먼저 봤다가 이런 모습 보니까 좀 신기. 풋풋하고 어리더라. 난 아직도 이 배우가 예쁜 건지 잘 모르겠다. 매력있게 여겨지는 점은 있는데 내 취향은 아닌 듯. 라이언 필립은 크래쉬에서 좀 어리버리하게만 봤었다가 이렇게 보니까 신기. 굉장히 예쁘게 나오더라. 이 영화 극찬받는 이유 중 하나일 듯. 사라 미셸 갤러는 나 처음 봤는데 악역 맞게 연기도 좋고, 이쁘기도 하고. 리즈보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맡은 탓인지 몰라도 많이 예뻤다. 셀마 블레어는... 이렇게 멍청하게 나올 수가. 깜짝 놀람. 에릭 마비우스 게이인 그렉 맥코넬로, 좀 찌질하게 나왔는데 어쨌든 귀여웠다.

  원작을 10대 주인공의 현대극으로 바꾼 건 제법 참신하지만, 그 진행에 있어서 어색한 건 어쩔 수 없다. 교통사고 장면 같은게 특히... 그게 너무 아쉽다. 극찬을 너무 들어서 그렇기도 하고. 내가 원작을 안봐서 잘 말 못하겠다. 원작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구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기전
감독 김유진 (2008 / 한국)
출연 정재영, 한은정, 허준호, 안성기
상세보기

  시사회로 봄. 용산 넘멀어ㅜㅜ... 생각보다 길었다. 최종 편집 전이겠지? 잘라야 할 장면이 좀 많아 보였다. 무대인사 있을 지 몰랐는데 무대인사 해서 놀랐음. 안성기, 정재영, 도이성, 류현경이 무대에 올랐는데 아.. 안성기 멋있어...

  사극에 그렇게 큰 관심이 있는 편이 아니어서 기대 안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적당히 유머랑 진지한 부분을 잘 섞어놓았더라. 유머 부분은 거의 정재영이 담당하고 있음. 내가 뻘개그를 좋아해서 그런지 그런 부분에선 빵빵 터졌음. 실제 역사 부분에 있어선... 음, '신기전' 그 자체 외에선 별로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난 그냥 역사물이라고 생각 안하고 봐서 재미있었지만, 군데군데 역사 묘사에서 모자란 부분이 보였다. 한국의 위상을 띄우는 건 좋지만 뭔가 억지로 끼워맞춘 구석이 있긴 했음. 그래도 그런거 생각 안하고 보면 꽤 재미있는 편.

  생각보다 창강(허준호)과 세종(안성기)의 비중이 적다. 오히려 세종보다 그 아들인 세자(박정철)가 비중이 많고, 그 셋보다 설주(정재영) 패거리 조연들의 비중이 높다. 특히 인하(도이성)와 방옥(류현경)... 더하면 봉구(인지 봉주인지 배우 이름을 모르겠다.  아직 크레딧이 안떴음.) 정도? 네임밸류 면에서 포스터에 넣은 건 이해하겠는데, 뭐 실질적인 주인공은 설주와 홍리(한은정).

  신기전을 만들기 위해 고생하는 내용+연애담+명에게 몰리는 조선의 상황 정도 되겠다. 고생+조선상황이 주가 되어야 할 텐데, 이상하게도 고생+연애담이 더 강조되는 느낌이었음. 사실 난 연애담은 뭉텅뭉텅 뺐으면 하는 장면이 많았음. 쓸데없이 들어가는 샤워장면도 그랬고. 홍리 잡혀가는 그 상황에서 왜 고백이나 하고 있는건지... 헉. 연애담으로 만들어지는 개그 빼고는 다 지우고 싶더라. 신기전 만들기 위해 고생하는 건, 사실 그 정도 고생은 고생이라고도 보이지 않아서... 견본도 다 있었고. 오히려 그 아버지가 고생하는 장면을 보고 싶었다. 설계도 빼오는 그 장면 빼고는 별로 고생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설계도 빼올 때 인하 완전 멋있음. 기둥에 자기 몸 묶는 장면에서 뻑갔다. 집 안에 들어가서는 의외로 쉽게 빼와서 심심했다. 아니 물론 설주가 고생하긴 했는데... 나올 때 고생스럽게 하기보단 그 과정에서 고생스럽게 해야했는데, 인하 빼고는 그냥그냥.

  여진족이랑 명나라 군사 표현하는데 CG를 잘 썼더라. 괜찮아 보였음. 하지만 모래밭 전투방면에서는 영. 거기서 제대로 썼어야 했는데 그 부분은 허하다 싶은 느낌이 들었다.음. 아 CG 얘기 나왔으니 말인데, 날아가는 화살을 보고 있자니 영웅 생각이 안날  수가 없더라. 거기다 영웅에 비해 너무 CG티가 쩔어서 아쉬웠다.

  마지막 전투는... 의도는 좋았지만 그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았다. 너무 감동 위주로 가려는 스토리도 그랬고, 전투 장면이 한창 멋있다가 허술해 보이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제일 이상했던건... '엎드리면 산다'는 거. 엎드리기만 하면 다치지도 않나요?! 순간 어이가. 팩션이라지만 결말도 나로선 좀 아쉽고.

  배우들 연기는 대부분 좋았다. 정재영이나 허준호, 안성기야 말할 것도 없고. 조연인 류현경 연기가 기대했던 것보다 좋았음. 그러나 한은정은 아직 멀었다 싶은 게... 사극 호흡에 익숙치 않은건지 뭔지, 확실히 대사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쉬웠음.

  써놓고 보니 왠지 줄줄이 악평만 했는데 그래도 재밌게 봤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감독 낸시 마이어스 (2003 / 미국)
출연 잭 니콜슨, 다이앤 키튼, 키아누 리브스, 아만다 피트
상세보기

  케이블에서 되게 자주 해주더라. 제대로 앉아서 본 건 처음이었지만... 진득히 앉아 볼 정도로 러브 스토리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잭 니콜슨이 나와서 그대로 앉아서 봤다. 이상하게 매력적인 사람이란 말이야.

  해리 샌본(잭 니콜슨)은 처음엔 진짜 재수없는 남자였다. 평생 20대 여성만 사귀어 온 60대의 성공한 남자. 매너좋고 하는 말 하나하나 매력적이라지만 60대인데 20대만 사귄다는 게 다소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다. 해리는 그렇다 쳐도 그 여성들이. 해리 말로는 젊은 그녀들은 알고 있다고, 이 관계가 가볍다는 걸. 이라는 식으로 말하지만... 그가 만나는 여자 모두가 그렇게 가벼운 것도 아니고. 그래도 해리 캐릭터를 보면 조금은 이해되긴 하더라. 진짜 매력적인 남자긴 하니까. 말투 하나하나가 거슬리면서도 신경쓰이게 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에리카(다이앤 키튼)도 처음엔 해리를 재수없어 하다가 점점 마음에 들어하게 된 거겠지만.

  에리카는 난 진짜 좋던데. 마음을 예쁘게 열어가는 모습이라던가, 실연한 뒤의 행동들은 설득력 있었고. 매력이 충분하지 않나? 에리카가 잃은 자신감은 나이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너무 오랫동안 혼자였던 바람에 잠시 자신의 매력을 잊어버린 것 뿐.

  마린(아만다 피트)은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냥 적당한 수준의 조연이었다. 행동들이 다소 어린애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모르겠다 내가 마린처럼 부모님의 이혼을 겪은 것은 아니니까. 그래도 그 정도 이혼 가정이면 좀 완벽한 모습 아닌가... 역시 좀 어린애 같은 구석이 있었다. 줄리안(키아누 리브스)은 솔직히 진짜 완벽한 남자다. 특히 에리카에게 있어서 너무나 완벽한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그녀를 완벽하게 사랑해주고, 보듬어주고. 젊고 총명하기까지 한데 근성이 부족해. 나같음 해리한테 양보 절대 안한다. 부족한 게 없는데 왜? 끝까지 그녀를 너무 배려했다는 느낌이다.

  다들 연기가 좋았지만, 다이앤 키튼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실연 뒤에 시도 때도 없이 우는 모습들이 진짜같았어. 담담하고 슬며시 스며드는 사랑의 감정도 잘 표현한 것 같다.

  우리나라랑 정서가 다른 부분이 좀 있다 이 영화. 특히 모녀 관계. 마린(아만다 피트)이 엄마에게 데이트하던 남자를 양보하던 데에서 기겁. 섹스는 안했다고 양보하는 모습에서... 그리고 그걸 받아들이는 에리카의 모습이... 너네는 섹스만 안하면 단가요?! 아 이건 다시 봐도 내 정서로는...

   결말은 해피엔딩을 위해 다소 억지스럽지 않았나 싶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영화였다. 아주 깔끔하게 잘 빠졌다고는 생각 안한다. 좀 진행이 어색하지 않나 싶은 부분이 있었으니까. 뭐 그래도 괜찮은 영화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 신기전 쇼케이스 다녀왔음. 어제 다녀왔는데 오늘 쓰는구나... 게으름. 사진은 내가 찍은 게 아니고 날 데려가준 피노형이 찍은 거. 난 G열에서 유네랑 같이 봤고 피노형은 B열인가에서 봤던 걸로 안다. G열이었는데도 무대랑 많이 가까워서 보는 데 지장은 전혀 없었음. 오히려 영상 볼때 편리했고. 내가 앉은 데 옆쪽으로 배우들이 들어와서 배우들도 엄청 가까이서 봤다.

  영화에 대해 거의 모르고 가서 봤다. 피노형이 가자고 해서 그냥 간거라... 좋아하는 배우나 보러 가야겠거니 해서 갔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사극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음모나 그 상황을 해결하려 애쓰는 내용들 좋아해서. 배경만 빼곤 완전히 픽션일 줄 알았더니 실제로 '신기전'이라는 무기가 있었다더라. 뭐 그거 복원하는데 공 많이 들인 것 같다. 그거 관련해서 무슨 박사까지 와서 설명했으니까. 복원된 영상 보니까 꽤 멋있어 보였음. 그래도 영상 화면 보니까 날아가는 화살 같은건 CG처리 했던데 역시 복원했다는 데에 의의를 둬야 하나 보다. 하긴 일일이 찍는 것도 무리지 어느 기술로도-_-;

  진행을 김성주가 했는데 의외의 인물이 튀어나와서 좀 깜짝. 분위기 살리려고 많이 노력하더라. 괜찮은 진행이었음. 배우들 관련한 담화는 조금 의례적이었지만 그 이상을 바라지도 않는다. 배우들 나름대로 캐릭터와 스토리에 대해 잘 생각하고 성의있게 답변하더라. 김유진 감독은 제법 자신 만만한 발언들을 많이 했는데 불쾌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 보였음. 음. 자기 제작물에 자신감을 가지는 것은 좋으니까.

  중간에 어떤 여성분이 한반도같은 영화가 아니냐는 다소 당혹스런 질문을 했다. 그거 가지고 김유진 감독이 답변 하는데 애국심 어쩌구 팔아먹는거에 대해 솔직하게 답변하더라. 오, 참신한데? 라고 생각했다. 헐리웃 영화나 우리 영화나... 문제는 어떻게 예쁘고 훌륭하게 감싸느냐는 거니까. 잘 빠진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는데...

  칸 프로모 영상이랑 이것저것 티저 영상 봤는데 뭐 아직까진 느낌이 좋다. 중간에 편집 좀 어설픈 부분이 있던데 편집이 얼마나 매끄럽게 나오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듯.

  정재영 빠인 피노형이 찍은 사진들. 완전 잘나왔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파이트 클럽
감독 데이비드 핀처 (1999 / 독일, 미국)
출연 브래드 피트, 에드워드 노튼, 헬레나 본햄 카터, 미트 로프
상세보기

  엄청 재밌다. 에드워드 노튼 나오는 영화 제대로 본 건 이게 아마 처음인 것 같은데 아무튼 재밌게 봤음. 처음 감상할 때는 안그랬는데, 나중에 고화질로 다시 보니 중간 중간 플래쉬 프레임 들어간 게 잘 보여서 재미있었다. 여러가지 복선이 있는데 진짜 눈치도 못채고 봤구나 싶고. 뭐 둔한 게 죄는 아니잖아. 감독의 의도대로 어물쩡 어물쩡 끌려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자기변명 중.

  여러 모에서 잭(에드워드 노튼)의 시선으로 끌려다니게 된다. 잭이 나레이션을 계속 하고 있고 모든 것을 잭을 통해서 바라보게 되니까. 그가 타일러(브래드 피트)를 바라보는 시선, 말라(헬레나 본햄 카터)를 보는 감정까지 노골적으로 전달되니까 아무래도 잭의 사고로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의 행동도 잭을 통해 바라봐져서 그런지 잭만이 정상인같고, 정상인의 세계에 갖혀버린 이방인을 보는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의 반전이 더 돋보이는 거지만. 아무튼 보고 나면 한 번 더 보게 된다. 타일러 더든과 헬레나 싱어와 잭 사이의 관계가 재미있고 돋보인다. 그것을 나타내는 환경에 집중해서 보면 더 재미있다.

  파이트 클럽을 통해 삶의 생동감, 진정한 삶 따위를 느낀다는 게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소재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 영화 만들어 진 후 곳곳에 파이트 클럽이 생겨난 걸 보면 알 수 있다. 나 또한 그 소재가 재미있게 느껴졌다. 영화에서 매력을 느끼다 못해 실제 파이트 클럽이 생겨난 것을 보면 잭처럼 무료하고 퍽퍽한 일상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뭐 그거야 나 알 바 아니고... 아 참 이거 소설 원작이라고. 아직 안 읽어봐서 모르겠는데 소설이 더 세밀하고 재미있다는 것 같다. 음 역시 영화는 잘리는 부분이 나오기 마련인가 보다. 나중에 빌려 읽기로 했다.

  에드워드 노튼은 매력적인 남자다. 영화 안에서 그런 잭이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타일러를 만나는 것이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다소 신경질적이면서도 어설프고 그러면서도 냉철하고 물러터진 부분의 연기가 뛰어나다. 연기 제대로 본 건 처음인데 근 10년 전 영화인데도 아주 맘에 들었다. 브래드 피트는 매력적이다. 매려력으로 똘똘 뭉친 남자니 뭘 어째. 다소 겉멋들고 허세로 가득 찬 건들건들한 모습이 잘 어울리고 좋았다. 헬레나 본햄 카터는 원래 좋아하는 배우라... 마약에 찌들었지만 이렇게 젊은 여자 역할도 참 잘어울리더라. 악한 느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순수한 모습까지 보여줄 수 있는 배우인 것 같다. 자레드 레토가 생각보다 조금 나와서 좀 놀람. 엔젤페이스라는 역이었는데 조연 치고 눈에 띄긴 한다만 (예쁘잖아), 그래도 밥 폴슨(미트 로프)같은 캐릭터에 비하면 멀었다. 생각보다 임팩트도 적어서. 그래도 얻어터진 얼굴까지 예쁘던걸.

  음 재밌었다. 플래쉬 프레임 보면서 보면 더 재밌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