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6일 일요일. 빠리 마지막 날.

진짜 후진 파리 지하철ㅋㅋㅋ 마주 앉으면 다리가 닿을 거 같다고!

  오페라 갸르니에에서 쇼핑을 좀 하려고 했더니 일요일이라서 휴일 크리... 거의 모든 가게가 닫혀 있었다. 정처없이 점심을 먹기 위해 헤매다 보니 또 갸르 드 노드(...) 지겨워 이 역. 역 바로 앞의 버팔로 어쩌구 하는 식당에서 밥먹었다. 웨이터들이 잘생기고 훈훈... 체인같았는데 음식도 맛있었고 계산해주시는 아주머니도 친절해서 좋았다. 전체적으로는 좋았음.

갠츈했다.

  야간열차를 타기 위한 역인 베르시 역 도착. 지하철에서 내려서 기차역을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여기서만큼 길 못찾은 적도 드물.. 아니 드물진 않지만.. 한참 헤맸다. 경찰 아저씨에겐 두 번이나 길을 물었고, 예쁜 아가씨에게도 물었고... 고생고생해서 찾아감. 생각보다 쉬운데 왜 헤맸는가 심각하게 길찾기 능력에 대해 고민했다.

  베르시 역에서 한국에서 예약 못한 구간인 취리히-빈 구간을 예약하려 했는데 어쨰써인지 안된다고 했다. 그건 이탈리아 가서 하기로 하고, 이 때가 세시 반이었기에 일곱시 반까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카페에 들어옴. Bercy Cafe. 정직한 이름이다(...) 나는 환타 오렌지 시켜먹었고 은지는 초코우유를 마심. 초코유윤지 모르고 시켰는데 그냥 초코 우유임... 바람이 산들산들 좋았다. 저 멀리서 스케이트 타는 청년들이나 감상하면서 여유를 부렸다.


  저녁은 Pac De Bercy에서 먹음. 공원에서 먹었다는 소리다. 터키식 음식? 케밥같은 걸 파는 가게에 가서 음식을 샀고, 포장해서 나와서 공원에서 먹었다. 양이 꽤 많아서 좋았는데 감자튀김도 산더미. 여기 온 뒤론 뭘 시켜도 감자튀김이 같이 나오는 것 같다... 결국 감자튀김은 남겼다. 공원에 놀러 온 가족들이 많더라. 우리 밥먹는 벤치 앞의 건물의 벽장식이 대단해서(...) 왠지 웃겼음. 아무튼 밥을 먹고 근방을 돌다가 일곱시 쯤 베르시 역으로 돌아와서 유레일 패스를 오픈했다. 카운터의 아저씨에게 오픈 플리즈, 하고 잠깐 기다리면 금방 해준다. 오픈해 준 아저씨가 즐거운 여행 되라고 했다. 응 그럴거에요.

미술관은 아니고 그냥 무슨... 나라에서 하는 센터인지... 그림이 짱...

대체 청소차는 왜찍었냐고

  야간열차에서 아침으로 먹을 머핀과 물을 샀다. 하지만 열차에 들어가니 이미 개인용 물이 한 병씩은 있어서 후회... 그래도 나중에 먹을 수 있을테니 후회는 말아야지. 이 물은 알고 보니까 있는데도 있고, 없는 데도 있고 그렇다고. 그러니까 만약을 대비해선 사두는 편이 좋다.

  야간열차는 굉장히 좁다. 게다가 의자를 접어올려 침대를 만드는 방식인지라, 침대를 만든 순간 의자를 쓸 수 없다. 이런 면에선 오히려 천장이 높은 3층이 낫지 않을까 싶다. 짐 보관하는 것도 그렇고... 나와 은자는 원래 둘다 2층이었는데 같은 칸에 탄 인도계인지 아무튼 그쪽 모녀 셋의 요청으로 한쪽 면의 1, 2층을 쓰게 되었다. 난 피곤하고 지쳐 있어서 9시쯤 금방 잠들었다. 흔들거리고 좁은 의자 침대. 하지만 비행기에서보단 훨씬 잘 잤다. 누울 수 있어서 그런가? 야간열차는 새벽에는 몹시 추우니까(담요가 있더라도) 옷을 잘 껴입고 자는게 중요할 듯. (이렇게 적었지만 야간열차마다 시설은 천차만별이더라... 어떤 건 더워서 이불도 안 준다.)


  아무튼 이렇게 프랑스 안녕. 다음은 이탈리아 입니다.

소비금액: 점심으로 스테이크+아이스크림 11.9유로
              저녁으로 Grec complet "salad+frites" 닭고기 샌드위치 같은 거... 4.8유로

              카페의 환타 오렌지 4.1유로
              야간열차역에서 머핀과 물 5.4유로

총 금액: 22.1유로
7월 25일 토요일. 날씨는 쌀쌀한듯 시원했다.

  일찍 잤는데 더 일찍 깼다. 네시 반? 화장실 좀 갔다가 mp3만 듣고 있었다. 새벽은 한국이나 파리나 너무너무 조용하다. 나 때문인지 은지도 여섯시 쯤 깨어나서 둘다 또 일찍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아침은 어제랑 같은 메뉴.

  여덟시 사십 오분 쯤 몽마르뜨가 있는 abbsesses역으로 출발했다.

파리 지하철엔 낙서가 많았다. 다니다보니 파리만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손목에 실감는 흑인들을 보며(이거 여행기들 보면 유명하다. 손목에 실감아주고 돈받는 거. 근데 생각보다 장사 막하진 않았다...?) 사크레꿰르 사원으로 올라갔다. 하얀색으로 만들어진 사원 건물 자체도 굉장히 예뻤지만, 그 위에서 바라보는 도심의 풍경도 상당히 멋졌다.

밑에서 봐도 예쁨.

오르는 길은 지옥도.

시내 보는 풍경도 만만치 않게 좋았다.

성당은 뭐 옷차림 제제 있었는데 사실 난 나시 입고도 잘만 들어갔다. 다들 들어가던데..?

  사원 안에서는 엽서 두장을 샀고, 사원 밖에선 노점상들에게 에펠탑 열쇠고리 세개를 샀다. 그냥 저냥 마음에 들더라. 엽서는 몽마르뜨 아래로 내려와 도심으로 가는 골목에 더 싼곳이 많긴 했다. 그냥 사원에서 샀다는 데 의의를...

  내려와서 걷고 걷다 보니 갸르 드 노드 쪽이더라. 가는 길목엔 이상할 정도로 드레스 가게가 많았다. 예쁜것도 있고 촌스러운 것도 있고... 우리나라랑 다르게 이런거 입는 문화가 발달했구나, 뭐 그런 생각 정도. 도중에 카메라 물품 가게가 나와서 잠시 들렸다. 은자의 카메라 배터리 충전기를 사기 위해서. 점원 언니와 바디 랭귀지로 대화ㅋㅋㅋㅋㅋㅋㅋ 발음이 후진건지 못알아들어 챠져... 어째서... 그래도 잘 샀다. 갸르 드 노드까지 와서는 그냥 메트로를 타고 cite역까지 이동했다.

  cite역에서 바로 갈 수 있는 큰 성당인 saint chappel을 들렀는데, 처음엔 그게 노트르담 성당인 줄 알았다. 길치니까요. 문제는 우리에게 길을 물어보는 다른 관광객에게도 길을 잘못 알려줬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요.... 우리도 몰랐어.... 암튼 저 성당은 입장료가 있었다. 이미 몽마르뜨에서 사원을 보고 난 터라 딱히 들어가고 싶진 않아서 그냥 헤매며 걸었다.

여기가 saint chappel... 의외로 화려하다 문을 보면ㅋㅋㅋ

  이후에 헤매고 걷고 걷다가 뤽상부르 공원에 도착. 우왕 굳! 너무 잘 꾸며져 있고 햇살이 좋으니까 와 천국같았다. 날씨도 좋고 소풍나온 사람도 많고 일광욕하는 사람도 있고 아무튼 너무너무 편안해 보이는 곳이었다. 궁궐은 들어갈 수 없게 경비가 지키고 있었고, 여기도 나무들은 네모네모 모양으로 다듬어져 있었다.

안에 있던 연못(?)

날씨 봐라 천국이다

공원이라기엔 참 넓었어요

요게 궁궐. 못들어간다.

네모네모 가로수ㅋㅋㅋㅋ

  뤽상부르 공원에서 안락하게 쉬다가 빵떼온 사원으로 이동. 여기서도 겉모습만 구경했다. 네모넴환 건물이었다. 적십자 모양이 생각나서 조금 웃었다.

별다를 건 없었던 듯.

  소르본 대학으로 이동하는 길이 너무 좁고 복잡해서 또 길을 잃었다. 당황하지도 않고 그냥 걸었다. 헤매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작은 골목들이었다. 그러다가 눈 앞에 Universite de Paris라는 말을 보고도 그게 소르본 대학인 줄 몰랐다가, 앞쪽으로 돌아가서 정문을 보고야 알았다. 확실히 대학 치고 건물은 작았지만(우리나라에 비해) 여러 석상 같은 것도 있었고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다는 느낌이었다. 방학이라서 사람은 없었다.

소르본 대학 정문 앞 쪽의 작은 분수. 앞엔 노천 카페들이 가득했다.

보고도 몰랐어요.

  소르본 대학에서 이제는 먹자 골목으로 이동. 중간에 중세 박물관도 봤지만 박물관이라 그냥 지나쳤다... 뭐 겉모습은 중세틱. 중세 박물관이니까.

  먹자 골목은 너무나 많은 먹을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화장실이 있는 데로 가야해서 그냥 대충 골랐더니 엄청 실패했다... 10유로짜리 메뉴가 길에 적혀있던 데를 그냥 들어간 거였는데, 나름 코스식으로 나오긴 하더라. 다만 맛은 없어. 없어...

가게 분위기는 그냥 깔끔.

어디서나 기본인 빵.

이게 뭐냐면 무려 양파수프.
우리나라의 수프같은 것이 아닐 거라곤 생각하긴 했는데, 무슨 국같은 거에 치즈가 둥둥. 먹다가 포기했다.

은지의 에피타이저였던 팬케이크..? 뭐지 아무튼 그런건데 저 위의 허브가 너무 향이 강해서 죽는줄.

누가 뭘 먹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내가 닭이었던 거 같음. 닭이라 좋았지만 소스나 허브가 진짜 별로였다.

그나마 우릴 살렸던 아이스크림. 평범.

그리고 커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커피가 웃긴데 우리가 식사 다 하고 나갈준비 하고 있으니까 종업원 언니가 와서 카페? 이러는거다. 그래서 아 후식인가..? 이러면서 ㅇㅇ 그랬더니 커피가 나옴. 에스프레소. 죽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따로 된 거여서 돈을 내야하는거였어... 우왕 굳... 서버 언니가 친절했다는 거 빼면 진짜 별로인 식당이었다.

  밥을 먹고 어쨌든 기운을 내며 노트르담 사원으로 이동했다. 정면은 그냥 정신병자(...)같이 많은 조각들이 있었고 그래그래 넘어갔는데, 측면과 후면을 봐을 땐 꽤 감동했다. 섬세하고 정교한 건물의 모양새를 보니 만든 건축가의 뇌구조를 의심하게 되더라. 나는 그런 인간이니까요. 만드는 사람도 꽤 고생했겠다...

이게 정면인데

문에 있는 조각들을 보면 말이 안나와

측면과 후면들. 예쁘고 신기하고... 아무튼 보는덴 즐거웠는데 만드는 덴 지옥이었겠지..

  노트르담에서 페르라세즈 묘지로 이동. (뭐 정확히는 시청사까지 또 걸어가서 메트로를 타고 이동했다.) 거 참 으스스하면서도 날씨는 좋아서 기묘했다. 참 다양한 무덤들, 특히 가족 무덤이 많아서 인상 깊었다. 사람이 금방 다녀간 무덤, 오랫동안 방치된 무덤, 화려한 무덤, 단순한 무덤. 다양한 무덤이 시선을 사로 잡았고, 사당인지 뭐 그런 것도 있었는데 특이해 보였다. 짐 모리슨의 무덤에 가보고 싶었는데 위치를 알았을 땐 이미 너무 지쳐서 되돌아 갈 엄두가 안났다. 그래서 그냥 나옴...ㅎ 나중에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 뭐 그런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보게 하는 공동묘지였다.

이게 은자와 내가 전날 보고 ??? 했던 입구

페르라셰즈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봤던 포스터ㅋㅋㅋ 왠지 반가웠던 스폰지 밥.

   숙소로 돌아오는 길엔 저녁으로 바게뜨 샌드위치를 샀다. 여기 직원도 영어 전혀 못했는데 일일이 바게뜨를 손으로 가리켜가면서 이거? 이거? 이러더라ㅋㅋㅋㅋ 역시 바디랭귀지가 짱이야. 암튼 샌드위치는 엄청 큰 데도 3.1유로. 참치도 맛있고 만족했다. 은자는 하얀색 빵 파니니 샌드위치를 샀는데 납작 눌러서 데워주는게 신기했다.

  내일은 오페라 갸르니에를 돌다가 이탈리아로 이동할 예정.

  이라고 써놓고 잠깐만 저녁산책을 하자고 하고 나갔다가 무려 한시간 반을 걸었다. 어딘지 도착하고 보니 동역 한정거장 전... 나름대로 스케이트 보드 타는 사람들이라던가, 작은 강줄기, 여러가지 쓸데없고 재미있는 것들을 보았다. 길거리 산책 중간에 인사하고 웃음짓는 사람들은 또 어찌나 많은지. 다른나라에서도 이럴까, 그런 생각을 했다. 어떤 할아버지는 어느나라에서 왔냐고, 한국에서 왔다니까 오! 하면서 막 안녕하세요. 해주는데 어케 한국어 안 건지 신기. 또 어떤 아랍계 아저씨는 계속 말을 걸면서 따라오는데 은자랑 나랑 약간 당황해서 마구 빨리 걸으며 헤어짐ㅋㅋㅋ 따라오지마 무서워 이 사람아ㅋㅋㅋㅋ

  역에 도착해서느 콜라와 껌을 샀다. 점원이 곤니찌와를 해줌. 그래.. 아니거든.... 여튼 그렇게 산 콜라는 반쯤 먹고 숙소 근처 역에서 부랑자 아저씨에게 뺐겼다. 너무 자연스럽게 헤이! 헤이! 이러더니 그거 주면안되냐고 해서ㅋㅋㅋ 걍 줌. 거지 돋네...

소비금액: 점심 12유로 (10유로, 커피 2유로)
              팁까지 은자랑 합하고 나눠서 13.8유로
              저녁으로 산 바게뜨 샌드위치 3.1유로

              기념품, 엽서 2유로

              콜라랑 껌 3.48유로

총 금액: 22.38유로
7월 24일 금요일.

  파리 호텔의 아침식사는 꽤 좋았다. 바게뜨+크로와상에 각종 잼이랑 버터, 음료, 차도 다 있었다. 간소한 부페식ㅋㅋㅋ 배불리 먹고 나와서 루브 박물관으로 출발했다.

  루브르 박물관 입장권은 9유로. 학생할인도 없었고 은자는 선생님이시라 교사카드? 만들어 갔는데 그걸로도 할인 안된단다. 결국 할인따윈 업ㅂ어...

외관이 예쁘다

이게 입장하는데ㅇㅇ


  루브르. 미술 작품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가 왔는데도 무덤덤했다. 동양쪽 조각 같은 건 재미있었다. 회화가 많은 곳에 사람도 많았는데, 막상 그쪽은 그냥 그랬다. 모나리자를 봐도 별로 감흥이 없던 나와 은자... 나는 만화에서처럼 뭔가 대단한 걸 보면 나도 감동할 줄 알았지. 아니었어.. 사람은 변하지 않아... 사람들이 적은 층이 내겐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루브르 박물관 내에서의 상대적인 말이고, 기본적으로 내게 박물관은 재미가 없어...

  건물 외관 같은 것들이 오히려 즐겁고 재밌고 그랬다. 기억나는 건 나폴레옹의 아파트. 조세핀 즉위식을 그린 회화, 뗏목 같은 것들. 자세한 이름은 물론 모른다. 남들은 일주일을 줘도 모자라다는데 나랑 은자는 지쳐서 후딱후딱 나왔다. 아침에 들어가서 점심먹을 때 나왔으니 서너시간 돈 셈.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어...

  루브르에서 나와서 세느강을 따라 걸었다.

세느강 유람선. 물은 더럽긴 한데 뭐 여유로와보이고 좋더라. 폭이 좁아서 오히려 운치있었던 듯.

이게 예술의 다리... 아마도. 잘 안보인다ㅋㅋㅋㅋ 별건 아니었고.

이게 퐁네프 다리였던거 같다 아마도...


  루브르에서 나와서 예술의 다리와 퐁네프 다리 사이의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고른 이유 그런거 없고 그냥 지쳐서 아무데나 들어감ㅋㅋㅋ 격식없어보이는 평범한 식당이었다. 그래도 음식도 맛있고 웨이터도 친절해서 좋았다. 치킨꼬치+볶음밥+샐러드+감자튀김 메뉴랑, 칠면조 샌드위치+감자튀김 메뉴를 먹었다. 주문할 때 웨이터가 '프로마쥬?' 이러는데 우리 둘다 못알아들어서.. 어.. 예스. 이래서 치즈가 올라간 메뉴를 받았다ㅋㅋㅋㅋㅋㅋㅋㅋ 당연히 치즈 추가는 돈드는데! 그래도 맛있으니 참아야지... 웨이터가 막 계속 주문할 때 예쁘다고, so sweetie! 일케 외쳐대는데 넘 웃겼다ㅋㅋㅋㅋ 근데 파리에 있어보니 이건 약과였어...

  퐁네프 다리 자체는 보고 별 생각이 없었는데, 다리에서 보는 풍경은 예쁘고 좋았다. 도착한 날 비가 와서 오늘도 청량한 날씨였다. 걷고 걸어서 시청사에 가기로 했다.

이건 그냥 길가다가 들린 곳인데 뭐하는 곳인지는 전혀 모르겠다.
좁았는데 중간에 저런 탑인지 뭐시기가 있었다. 간소한 공원같은 느낌이었다.

  기대도 안했던 시청사 건물이 너무 예뻐서 마음에 들었다. 광장에서는 무슨 행사가 있는지 무대 설치와 중간중간 권투 무대 같은게 보였다. 근데 뭐 행사 별로 신경 안쓰고 거기 광장에서 늘어지게 쉬었다. 날씨가 좋으면 좋지...

시청사. 화려하고 예뻤다!

때맞춰 무슨 행사 준비를 하고 있더라... 뭔지는 안봄.

행사 때문인지 간이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어서 잘 이용했다ㅋㅋㅋㅋ
임시인데도 깨끗하고 좋았음...

파리 곳곳에 있던 쓰레기통. 단순한데 처리하는거 쉬워보였다.

  잘 쉬다가 마레지구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 역시나 레스토랑 같은게 많았다. 특별히 눈에 띄는 건 없었다. 길을 걷다가 맑은 날씨에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하더라. 비를 피하러 들어갔던 곳이 바로 옆에 보이던 성당. 생각없이 들어간 건데 이게 의외로 풍스럽고 오래된 성당이었다. saint-paul성당. 들어가자마자 굉장히 웅장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천장이 높고 큰 성당이었다. 비가 그칠 때까지 있었는데 기분이 묘했다. 촛불이나 장식물들도 그랬고.. 아무튼 꽤 분위기 있었던 성당이었다.

휴일엔 여기가 꽉 차는 걸까...

  비가 그친 뒤엔 생각없이 걸었는데 걷다 보니 바스티유 광장이 나왔다(...) 별로 갈 생각 없었는데. 길 잃어서 지하철 나올 때까지 걸어야지, 하고 걷다보니 바스티유. 상징물인지 뭔지 푸른 탑같은 게 있었는데 뭐 딱히 특출나단 생각은 안들었다.

어두워서 그런가 더 볼품없어ㅋㅋㅋㅋㅋㅋㅋ 헉...

광장 옆에 있는 쇼핑몰인지 뭔지... 열어있진 않았던 거 같다.
여기 불량 청소년(!)들이 몰려들어 있어서 재빠르게 피했다ㅋㅋㅋㅋㅋ

  바스티유 광장에선 비가 또 추적추적 와서 오래 머무르진 않았다. 지도를 보니 현위치가 숙소에서 멀지 않은 듯 해서 그냥 숙소까지 걷기로 했다. 지나가는 길에 있는 가게들 구경하는게 더 재미있었다. 걷다보니 정말로 숙소에 도착해서 신기했다. 길치니까요.

  숙소 근처에 도착한 게 네시 반 쯤이었고, 저녁으로는 과일 가게에서 바나나와 체리를 샀다. 체리를 1kg 단위로 팔고 있길래 머뭇머뭇 대니까 가게 아저씨가 "하프 키로?!" 이래서 고개 끄덕끄덕 하고 삼ㅋㅋㅋ 가게에 일하는 젊은 청년이 있었는데 동양인 처음 본건지 뭔지 뚫어지게 쳐다봤다고 은자가 그러더라... 그 청년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마주칠 때마다 반갑게 웃어서 왠지 인사하고 다님ㅋㅋㅋ

  과일로는 부족하다 생각해서 빵집에 들렸다. 디저트 종류의 빵을 샀다. 오페라랑 딸리 타르트. 가게 점원이 영어를 전혀 못해서 우리 손짓으로 막 세서 샀다ㅋㅋㅋ 마지막으로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1.5리터짜리 물을 사서 돌아옴.

다음날까지 두고두고 먹은 과일들ㅋㅋㅋㅋ 넘많아ㅋㅋㅋㅋ

내 발이 250입니다...

저 딸기 타르트가 날 죽였다... 너무맛있어... 엄청 달고 엄청 맛있었다.

  이렇게 잘 먹고 쉬다가 은자랑 저녁 산책을 나왔다. 일곱시 사십 오분이었는데 하늘은 오후 두시의 하늘이었다. 쭉 걷고 걸어 작은 공원에서 쉬기도 했고, 길가 구경을 많이 했다. 공원에선 애들 데리고 나온 엄마들이 많았는데 애들 너무 귀여웠다.

  걷다가 페르라셰즈 공동묘지 앞까지 갔는데 무슨 건물인지 몰라서(...) 은자랑 나랑 저게 뭘까 한참 고민했다. 지도도 안들고 산책나간거라 알 수가 있어야지. 들어가지도 않았고... 아무튼 이 산책길에 인사하는 사람들을 셋이나 만났다. 한 아저씨는 길가다 멈춰서서 봉쥬르!를 외치더니만 You're so pretty. 하고 가버렸다. 은자랑 나랑 둘다 황당ㅋㅋㅋㅋㅋ 페르라셰즈 앞에서는 중동계 소년들이 수없이 인사해댔고(얘네가 니하오가 안먹히니까 곤니찌와로 패턴을 바꾸더라...), 어떤 아저씨는 쓰바시바? 인지 러시아쪽 인사를 건넸고, 또 어떤 사람은 음식을 권하기도. 물론 먹진 않았다. 황당한데 재미있는 산책길이었다. 집에 돌아온 시간은 여덟시 사십 분. 여전히 하늘은 오후 다섯시 정도.

  숙소 건너편에 아파트가 있었다. 그냥 평범한 아파트인데 속이 다 들여다보인다. 커튼을 안치면... 굳이 기를쓰고 보려고 안해도 다 보인단 소리. 덕분에 가슴을 내놓은 아주머니도 봤고, 애정행각에 젖은 게이커플도 봤다. 교훈은 커튼을 닫고 살자.


  이렇게 하루 일정 마무리!

소비금액: 루브르 박물관 9유로

              치킨꼬치 세트 9.9유로 + 치즈 추가 2.9유로
              샌드위치 세트 6.3유로 + 치즈 추가 1.5유로
              콜라 두 개 7유로
              각자 팁까지 15유로씩 냈다.

              바나나+체리 7유로
              타르트 5.8유로
              물 0.21유로
              아무튼 내가 낸 돈은 6.6유로

총 금액: 30.6유로
다류 협찬. 앞으로 함께 할 인자한 여행자의 얼굴. 안경을 씌우면 은자가 됩니다.

  일년 뒤에 쓰는 여행기^^.... 게으름이시여. 나로서는 첫 해외여행이었다. 여행 코스는 신발끈 여행사에서 잡았고, 4월부터 이미 비행기를 결제해놓고 여행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막상 여행 전에는 이것 저것 챙길 거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여 있었지만 어쨌든 당일 날 만큼은 기분좋게 출발했다.

  파리-베네치아-로마-인터라켄-빈-프라하-뮌헨-암스테르담-런던. 이 코스를 오며가며 비행기 빼고 20일만에 소화하는 기가 막힌 일정.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이 일정이 그렇게 힘든 일정인지 몰랐는데, 여행 다니면서 만났던 사람들이 기함을 하더라... 여유롭게 잘 보려면 2주에 3개국 정도가 좋을 것 같다. 우리는 그야말로 극기 여행을 했고, 중반 이후엔 힘이 딸려서 죽을 뻔 했다.

  여행 가면 남는 건 사진 뿐이라던데, 막판 나라들은 사진도 얼마 없다.. 그렇지 뭐.

  가기 전에 준비해 간 건 많이는 없고... 유레일도 다 여기서 예약해 갔다. 예약 불가능한 두 구간 빼고는. 그 날 그 날 일정을 짜서 적은 여행플래너와 여행책 국가별로 분권한 걸 가져갔음. 비상 연락처랑, 뭐 그딴 것들.

7월 22일 수요일. 인천.

  인천에서 홍콩을 경유해서 파리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케세이 퍼시픽 항공을 이용했다. 첫 비행기는 CX419로 20:00 인천 출발, 22:45분 홍콩 도착. 두번 째 비행기는 CX261로 23:45분 홍콩을 출발해서 파리에는 아침 6시 35분에 도착하는 코스였다.

경유하기 때문에 티켓은 두 개.

  인천에서 홍콩 가는 길엔 난기류 때문에 조금 무서웠다. 내 인생 두 번째 비행기. 창가에 앉을 수 있었는데, 바깥 풍경이 내게는 마냥 신기했다. 홍콩에 도착할 때 쯤엔 홍콩 야경이 기가 막히게 예뻤다. 케세이 퍼시픽의 비행기는 뭐 내가 이코노미 석이긴 했지만 엄청 좋다는 느낌도 아니었는데, 앞 의자에 딸린 LCD를 이용해서 게임이나 영화, 잡다한 것을 즐길 수는 있었다. 저녁이랍시고 기내식이 나왔다. 파스타와 빵, 과일. 뭐 그 정도. 그럭저럭 맛있었다. 스튜어디스 언니들이 마스크를 하고 있어서 신종플루가 유행하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었다. 그런데도 여행을 하는 나와 은자는 뭐지...

  홍콩에 도착해서 비행기에서 내렸을 땐 후덥지근한 공기 탓에 숨이 막혔다. 공항이 인천공항에 비해 안좋다는 생각을 했다. 인천 공항이 신설 공항이니 어쩔 수 없지만. 비행기에서 활주로로 내려서 거기서 공항 버스를 타고 공항 안으로 이동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환승 시간은 고작 한 시간 남짓이라서 어딘가를 구경할 생각은 못했다. 다만 굉장히 다양한 쇼핑몰이 공항 안에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과연 쇼핑 천국!

  아무튼 그래서 대기장소에서 얼마 기다리지 않다가 바로 다음 비행기를 탔다. 여기서는 이제 거의 외국인 밖에 보이지 않아서 외국에 온 게 실감이 났다. 중간엔 현지 시간에 맞춰 기내식을 먹어서 기내식을 두 번 먹었다. 방금 밥 먹은지 얼마 안됐는데...? 했지만 어쨌든 먹었다. 처음 기내식은 햄버그 소스에 버무려진 고기, 감자, 빵, 애플파이, 샐러드. 어라 본격적. 다음날 아침에 파리 근처에서 먹은 아침은 간단하게 빵과 요플레였다.

  열 시간이 넘는 죽음의 비행시간. 그 동안 우리는 잠을 자야 했다. 우리의 생체 시계는 잘 시간이었으니까. 사실 좀 졸립기도 했다. 하지만 제대로 잘 수는 없었다... 이코노미 석이라지만 의자가 엄청 불편했다. 목이라도 젖힐 수 있게 해주던가. 기묘하게 목을 받치는 의자라서 엄청 불편. 케세이 퍼시픽만 이런 건 아니겠지... 거의 한 시간마다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당연히 파리에 도착했을 때는 죽을 상이 될 수밖에 없었지만...


7월 23일 목요일. 어쨌거나 파리 도착!

공항 본 건물에서도 한참 떨어진 RER 및 버스 타는 곳. 여기서도 지하로 내려가야 한다.
공항 사진이 내가 나온거밖에 업서...

  샤를 드 골 공항은 매우 컸다. 부랴부랴 짐을 찾은 은자와 나는 공항 내에서 헤매는 데에도 시간을 꽤 쏟았다. 원래는 버스를 타고 시내까지 갈 요량이었는데 당최가 길도 못찾겠고... 결국 버스 타러 공항 셔틀 버스를 타고 터미널 갔다가 버스는 안타고 R.E.R (지하철과 똑같다.. 다만 비쌀 뿐..)을 타고 파리 북역까지 왔다. 편도로 8.5유로.

  북역에서는 꺄르네를 샀다. 10장 당 11.6유로. 은자와 절반씩 나눠서 5장씩 가졌다. 그리고 숙소가 있는 Voltaire역으로. 중간에 한 번 환승을 해야 했다. 지하철을 타고 있을 때만 해도 외국 느낌은 아니었다. 물론 외국이고 외국인만(그들 입장에선 우리가 외국인이었겠지) 가득했는데도 아직 뭐 실감은 안났던 그런 단계. 그냥 지하철이 되게 후지다는 생각만 했었다. 특히 문고리가 있어서 자기가 문을 열어야 하는 파리 지하철은 정말 충격이었다. 환승로도 좁고... 그리고 지하철에서 나오는 곳은 그냥 문을 손으로 밀어 열기만 하면 됐다. 한마디로 표는 들어갈 때만 필요.

이게 파리 지하철 내부ㅋㅋㅋㅋㅋ 딱봐도 좁지 않은가!

  Voltaire역에서 바깥으로 나왔을 때, 처음으로 아 여기가 외국이구나! 했다. 정말 우리나라와는 달랐던 특이한 건물들. 들뜬 것과는 반대로 숙소를 못찾고 헤맸다는 것만 빼곤 좋았다(...) 은자와 내가 길치라는 걸 여행을 통해 깨달았노라. 이 때 길 잃었던 건 그냥 애교였다. 우리는 여행 내내 길을 잃었다. 뭐 일상이라 나중에는 괜찮았다.

  어쨌건 커다란 캐리어를 들고 헤매고 있던 두 동양 여자가 안쓰러웠던지 친절한 마담께서 스스로 말을 걸어(!) 우리에게 숙소 위치를 알려주셨다. 누가 프랑스 인이 불친절하댔니. 우리가 묵게 된 곳은 <Hotel Nouvel Opera> 호텔이지만 뭐 모텔에 가깝달까(...) 어쨌건 역에서 가까웠고 깔끔한 편이었다. 우리의 긴 일정 중 유이한 호텔(다른 한 곳은 체코 프라하.)이었는데, 사실 여기 묵을 때는 몰랐지. 도미토리에 비하면 트윈룸은 시설이 아무리 후지더라도 천국이라는 것을...

  프런트에서 예약 확인. 흑인 마담이 있었고, 친절했다. 뭐 예약 확인이야 다 바우처 뽑아갔으니까 편했다. 다만 피곤해 죽겠음에도 불구하고 호텔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체크 인 시간은 12시 부터인데 우리는 파리에 6시 반에 도착했었고(...) 호텔에 도착했던 게 고작 9시 정도였었나. 사실 짐 맡기고 그 근처 어디 카페에라도 들어가 있다가 체크인 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땐 여행 첫 날이었고, 우리는 좀 더 느긋해도 된다는 걸 몰랐다. 그래서 짐만 맡기고 일단은 나왔다.

  여행 일정을 표로 다 정리해서 가져왔었음. 사실 문제는 여기에도 있는데, 지도 축적이니 뭐니를 잘 생각 안해서 우리의 하루 일정은 굉-장히 널널했다. 그래서 중간중간 스케줄을 마음대로 바꾼 적도 많았다. 거기에 후딱후딱 아침에 나가는 편이니까네, 여행 내내 모든 스케쥴은 늦어도 세시면 끝났던 것 같다. 사실 이게 은자와 나의 저질 체력에는 맞았으니 이 점에 대해 새삼스레 불만을 토로할 생각은 없다. 우리에게 딱 어울리는 스케줄이었음.

  아무튼 그래서 맨 처음 일정은 콩코르드 광장. Voltaire역에서 Concorde 역으로 가려면 환승을 해야했는데, 은자랑 나랑 둘다 정신팔고 있다가 환승 역을 지나침OTL 아 방송이 안나오는 프랑스 지하철이 원망스러운 순간이었다. 아무튼 그래서 다시 Nation역으로 돌아가서 콩코르드로 갔다. 구불구불한 지하철 통로를 나왔더니 웬 드넓은 광장이!


  한 마디로 마냥 신기했다. 이상한 돌바닥도 탁트인 광장도, 이상한 탑도 분수도 다 신기했다 이 때는. 왼쪽으로는 튈르리 정원이 있었고 오른 쪽으로는 샹젤리제 거리를 타고 올라가 개선문을 볼 수 있었다. 정원에서 쉬다 가도 되었을 텐데, 분수에서 사진 좀 찍고ㅎㅎ 샹젤리제 거리를 타고 올라가기로 했다.

분수 이뻤다. 내가 사진을 못찍어서ㅋㅋㅋㅋㅋ 찍는거 귀찮아함...

이 문은 상상 이상으로 컸습니다ㅋㅋㅋㅋ

이런 조각 되게 많더라...

이건 콩코르드에서 샹젤리제로 걸어가는 도중에 봤던 건물. 이땐 마냥 신기해서 찍었던 거 같다ㅋㅋㅋㅋ

이거 무슨 박물관인가 그랬음

샹젤리제 거리 가는 길. 네모 반듯한 가로수를 보시라ㅋㅋㅋㅋ

메트로 표시. 내려가면 당연하게도 지하철.

정말 많이 보았던 영화 브루노 포스터.

개선문 쪽으로 가는 길에 있던 영화관. 별다를 건 없었고 그냥 영화관이었다...

  샹젤리제 거리엔 많은 음식점과 상점들이 있었지만 크게 관심은 두지 않았고, 적당히 한 음식점을 골라 들어가 밥을 먹었다. 비행기에서 조식을 너무 일찍 먹었기에, 11시쯤에 이미 위장이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페리에+오믈렛+햄 치츠 샌드위치. 이렇게 시켜 먹었다. 총 25유로. 은자랑 반씩 나눠 팁까지 14유로씩 부담했다.

  식당의 웨이터 아저씨가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해주고 유쾌하기도 해서 돈이 아깝진 않았는데 나중에 여행하다 보니 비싼 가격은 비싼가격ㅋㅋㅋ 근데 우리 둘 다 개같이 벌었으니 환전한 건 열심히 쓰자...! 이런 마인드였어서 그런지 먹는데 크게 돈을 아끼진 않았던 거 같다.

외국오니까 페리에도 신기한거다... 물론 처음만... 탄산수를 마실 때마다 울었다.

막상 밥먹고 밥사진은 안찍었어...

  날씨가 시원해서 식당테이블 대부분이 거리에 있었는데도 나쁘지 않았다. 파리 날씨는 청량 그 자체였다. 걷기도 좋았고 그래서 많이 걸었다. 샹젤리제에서 개선문까지, 개선문에서 또 사이요 궁까지 마냥 걸었다.

그놈의 개선문... 사람도 많고 올라가려면 돈내야 했나? 안갔다...

이런 조각들을 보면 김지가 한 말이 떠오른다. 예술은 절대 권력아래서 더 발전한다고...ㅎㅎ 안하면 죽으니까.

사람들이 의외로 관광버스를 많이 이용하던데 걷기를 선호하는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시간이 없으면 이것도 괜찮은 방편인 듯.

사이요궁 가는 길에 그냥 아무렇게나 찍었던 건물들.

말했다시피 이런 조각이 참 많았다...

사이요궁!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사이요궁은 기대도 안하고 갔다가 깜짝 놀랐다. 이곳에서 보는 에펠탑은 고철덩어리라기에는 너무 아름다웠다. 날씨가 꾸적꾸적했는데도 하늘과 에펠탑이랑 분수가 어우러져서 너무너무 예뻤다. 사진으로 찍었지만 실제 본 것과는 차이가 많은 것 같다.

가까이서 본 것보다 사이요에서 본 게 더 예뻤던 에펠탑
가까이 가서 봐도 별 거 업ㅂ다

사이요 분수에서 놀던 어린애ㅋㅋㅋㅋ

사이요에서 잠시 쉬었다...

  이 뒤론 뭐 에펠탑 보고 에펠탑 뒤의 Champ de Mars정원에서 노닥거렸다. 넓고 안락한 잔디밭이었다. 파리엔 참 벤치도 많지만 편한 공원도 많았다. 가족 뿐 아니라 그냥 한 사람 한 사람이 책 한권씩 들고 와서 쉬는게 보기 좋았다. 날씨가 더워도 눅눅한 게 아니라 그냥 햇살만 따스한 정도라 그런가 상쾌했다. 여름날씨 우리랑 바꿨으면ㅋㅋㅋ

  이 모든 일정은 2시까지 소화. 가뜩이나 수면 부족에 샤워가 간절했던 탓에 숙소로 먼저 돌아왔다. 저녁은 근처에서 해결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일기에 써두고 오후 다섯 시 반에 은자와 나는 나란히 잠들었다(..)

소비금액: RER - 8.5유로 (편도)
              꺄르네 5장 - 5.8유로 (열장 사서 은자랑 반띵)
              식사 - 14유로
총 금액: 23.8유로

  이렇게 1편 마무리. 2편 언제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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