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0일 목요일. 바티칸 시국

  바티칸 시국을 가기로 한 날. 열시 반쯤 숙소를 출발했다. 간단히 점심할 거리를 슈퍼마켓에서 사서 바티칸으로 출발. A선 Ottaviano역에서 내리면 바티칸이 코 앞이다. 길을 헤맬까 걱정했지만 사람들을 쭉 따라가니 길찾기 수월했다. 찾은건가 따라간 것인가... 여튼 그렇게 가다가 바티칸의 싼 삐에뜨로 광장에 도착했다.



  넓고 탁 트인 정경도 좋았고, 겉에서 보는 싼 삐에뜨로 성당의 모습도 진짜 멋있었다. 이탈리아 와서 본 가장 멋진 풍경이었다.


  광장에 토착해서 처음 한 일은 우체국 들리기. 도착해서 우표를 열 장 샀다. 사는데가 어딘지 몰라서 좀 두리번 거리다 물어봤는데, 내가 말 못알아듣는다고 짜증내는 직원이 싫었다... 한 번 더 말해주기가 그리 힘들더나. 우표는 한장 당 0.85유로. 우표가 사뭇 예뻤다. 그렇게 사서 그냥 고 앞의 우체통에 넣으면 된다. 편하네.

  광장에서 밥을 먹고, 싼 삐에뜨로 성당에 입장했다. 역시 옷 차림새를 좀 보긴 하던데, 생각보다 복장검사를 꽤 철저하게? 하길래 좀 놀랐다. 신기했음.



  성당에 들어가니 역대 교황들의 무덤이 차례로 있더라. 거긴 사진 못찍음. 아마도... 사진이 없는 걸 보니 그랬던듯. 아무튼 요전번 돌아가신 요한 바오로 2세의 무덤 앞에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다. 나야 뭐 종교 없으니까 그러려니 하고 봤는데, 사람들 표정이 진짜 진지해서 오... 인상적이었다. 내가 가톨릭 신자였다면 나도 남다른 기분이었겠지.


  아, 스위스 용병들도 봤다. 귀엽고 훈훈했다. 호박바지 귀여웡.


  파란 옷 입은 분들도 뭐 지키는 분들 같은데 뭔지 모르겠음.
 
  성당을 나와서는 바티칸 박물관으로 출발. 오늘도 젤라또를 먹었다. 젤라또는 이탈리아 음식 중 유일하게 사랑하는 것일듯.

바티칸 박물관 입장권. 카드형식.

과일 종류가 아무래도 새콤달콤하니 맛있다. 제일 좋아하는 건 딸기. 레몬.

  바티칸 박물관 입구는 꼭 던전같았다. 게임 캐릭터가 된 것 같아서 웃겼다. 일반은 14유로. 학생은 8유로였는데 국제 학생증 있었으니까 할인 잘 받았다.

  보는 내내 그럭저럭 볼만하네...(난 정말이지 미술 작품에 관심이 없다) 하면서 돌아보다가,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최우의 심판을 보고서는 좀 벙쪄버렸다. 그 커다란 그림에 압도되어서... 뭔가 참 기분이 오묘했다. 박물관의 다른 부분은 촬영이 가능했지만, 그 곳만은 촬영도 불가능하고 사람들이 조용히 하도록 계속 제제를 하더라. 그래도 워낙 사람이 많으니 잘 되진 않았다. 촬영도 플래쉬만 안터트리지 다 하는 분위기였다.



  가톨릭 쪽 박물관이다 보니가 워낙에 그 쪽 작품이 많았고, 그 쪽 신자라면 가보면 느끼는게 더 많을 것 같았다. 아, 여기도 어김없이 이집트 물품이 있어서(...) 이집트의 수 많은 유물들에게 애도를..ㅋㅋㅋ


7월 30일 목요일.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을 다 둘러보고 나서는 해골사원으로 향했다. 기부제라지만 미니멈이 1유로라고 붙여놨더라. 1유로만 냈다. 사원 자체는 상당히 작았지만, 으스스하고 기괴한 분위기가 괜찮고 구경할 만 했다. 음악도 스산하고. 사람 뼈로 만든 장식들이다 보니까 좀 신기하고... 발상도 특이해보이고. 뼈들 보면 오싹하기도 하고, 저 뼈가 어디 뼈인가 생각도 해보고 그랬다. 워낙 작아서 10분, 15분이면 다 볼 수 있다.

  떼르미니로 돌아와 숙소에서 짐을 찾고, 저녁은 식당 찾기도 귀찮고 짠 음식에 질려서 맥도날드로 갔다. 외국이라 햄버거 크기가 클 까 했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다만 콜라는 컸다. 0.6~0.7은 되지 않을까 싶은 크기였다 이탈리아 와서 먹은 유일한 짜지 않은 음식이었다. 맛있었다... 하지만 감자튀김만큼은 짰다OTL

콜라가 약간 큼

소금돋네!


  먹고 나서 노닥대다가 스위스 로잔행 야간열차를 타러 갔는데, 우왕. 연착되었다는 소식이 화면에 떴다. 거의 한시간? 역시 이탈리아구나 싶어서 좀... 떼르미니에 볼 쇼핑몰은 많아서 시간 때우기는 편했다. 이 때 은자랑 나랑 대화했었는데, 은자가 나한테 "그럼 한시간 늦게 도착하나?" 라고 물어봤었고... 나는 한심하단 표정으로 "그럼 기차가 빨리가냐?" 했었다. 결과는 다음 편에.

  이번 야간열차는 저번 것과 달리 시설이 꽤 좋았다. 같이 탔던 이탈리아 커플의 성격도 좋았고, 밤에 춥지도 않았고, 물도 주고 아침밥도 주고 커피도 줬다. 헤헤...

소비금액: 지하철 표 3장 3유로
              점심 샌드위치 2.20유로
              바티칸 우표X10 8.50유로
              젤라또 5유로
              바티칸 박물관 8유로
              해골사원 1유로
              맥도날드 6유로

총 금액: 33.7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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