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 금요일. 스위스 인터라켄.
야간열차에서 눈을 뜨니 벌써 스위스였다. 풍경이 아기자기하고, 뭔가 차분하고 아름다웠다. 산에 걸린 구름과 에메랄드 빛깔 바다가 인상적이었음. 프랑스의 집들이 깔끔. 하양 이런 느낌이었고, 이탈리아의 집들이 황톳빛이었다면 여기는 작고, 아기자기하고.. 세모 지붕이 많이 보이는. 그런 느낌이었다. 딱 봤을때 집들이 너무 귀엽고 예뻤다.
내리는 시간을 연착된 시간을 더해서 생각하면서 은자와 나는 아침을 맞이했다. 그러다가 기차가 어느 역에 스길래, 아 아직 시간 남았지.. 이러고 있는데 같이 탔던 칸의 커플이 내리는거였다. 잘가 잘가, 이러고 있는데 그쪽 커플의 남자가 물었다. "그런데 너넨 어디까지가?" 우린 천진난만하게 대답했다. "로잔." 남자애는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 여기가 로잔인데...."
...감사합니다. 기차가 연착되어도 제 시간에 도착하는 거였네요. 누구보다 빠르게 짐을 챙겨서 내렸다. 어찌 되었건 간에 무사히 로잔 도착. 남은건 취리히-빈 구간의 예약 문제였는데, 떼르미니역에서처럼 안될 것 같아서 진짜 긴장했다. 근데 의외로 순탄하게 너무 바로 되는 것이 아닌가! 너무 기뻐서 얼굴에 방긋방긋 웃음을 띄우며 예약하는 언니에게 고맙다를 연발하니까 언니는ㅋㅋㅋ 애들이 너무 기뻐하니 영문도 모르고 같이 웃어주기만. 여튼 그거 예약을 하고 기차 시간표를 찾아서, 로잔에서 인터라켄 가는 기차를 확인까지 하니 마음이 너무나 풍요로웠다. 걸리는 시간은 두시간 정도.
풍요로운 것까진 좋았는데. 아놔 실수를 안하면 우리가 아니지. 베른 역에서 내려서 갈아탔어야했는데, 그걸 그대로 타고 취리히 HB 역까지 가버렸다...^_T? 시간 낭비 돋네. 시간표에 로잔-베른-인터라켄 이렇게 되어있었는데 그게 그대로 인터라켄 까지 가는 줄 알았던 거였다. 아오 바보들. 어쩔 수 없이 다시 베른 행 열차를 찾아 타고, 또 거기서 인터라켄으로 가기로. 왜 change라는 글자를 그 땐 보지 못했나ㅋㅋㅋ 다행히 첫날 일정은 시내구경이었던지라서 크게 무리는 없을 듯 했지만, 참 지친 와중에 기차 타려니까 더지쳐.
인터라켄으로 가는 길의 풍경은 초록색 들판의 연속. 인터라켄 자체가 원래 도심지라기보단, 융프라요우 가기 위한 시골 도시라서 크게 번화하진 않다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풍경도... 가는 길의 도로에 큰 승합차들이 많이 보였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소형차, 오토바이(특히 이탈리아) 이런게 많았는데 여기는 큰 차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들판에 여유 작작한 모습으로 뒹굴고 있는 소들이 많이 보인다. 왠지 캔디 생각나서 웃었음.
서역에 도착해서는 migros라는 큰 슈퍼마켓에 가서 오렌지 주스와 기성품 빵을 샀다. 은자는 바나나와 초콜렛과 요거트 음료를 샀고. 남은 프랑이 얼마 없다. 기차 예약하느라 원래 예정한 돈보다 많은 돈을 써버려서 내일 환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국경일이라 휴일인게 좀 문제...
인터라켄은 조용하고 산도 많고 풍경도 좋아서 가족끼리 오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이런 조용한 동네에도 캬바레나 섹시바가 있어서 좀 웃겼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세탁을 했다. 동전 넣는 세탁기가 숙소에 있어서... 근데 멈추고 문이 안열리길래 이게 뭐야 하고 헤맸는데, 알고 보니 돈을 더 넣으면 되는거였어 그냥. 뭐야 시스템이... 허무하기 짝이 없었다.
컴퓨터는 무료사용으로 5분을 할 수 있고, 그 외엔 30분에 5프랑. 아까워서 참았다.
소비금액: 취리히-빈 구간 예약 45프랑
물 0.30프랑
햄버거 7.59프랑
음료 3.50프랑
오렌지주스+빵 2.55프랑
세탁비 2프랑
음료 0.90프랑
총 금액: 60.94프랑
8월 1일 토요일. 스위스 인터라켄.
악몽의 환전. 국경일이라 은행도 안열어서 그냥 역에서 바로 환전을 했다. 50유로를 했는데 71.2프랑. 써야 할 돈의 두배를 바꾼 셈이 되었다. 너무 화가나서 열내고 있느라 은자가 고생을 좀 했다. 난 한번 화나면 앞에 아무것도 안보여서 열만 내고 있는데... 아 내 거지같은 성격..ㅡㅜ 하지만 이 땐 진자 융프라요우고 뭐고 짜증나서 아무것도 안 보였다. 여튼... 동전 안남기고 적절히 써서 남은 지폐를 또 유로로 환전해야 했다.
여튼 융프라요우 기차표를 샀다. 꽤 코스가 길어서, Interaken Ost-Lauterbrunner(20분)-Weagen-Kleine Scheidegg(46분)-Jungfraujoch(52분) 이렇게 역이 있다. 정차할 때마다 기차를 갈아타야 한다. 이번에도 내가 앉은 기차는 역방향. 지하철이면 지하철, 기차면 기차.. 이게 내 운명인가. 올라가는 풍경도 예쁘고 좋았다. 하이킹 하는 사람도 많았고. 내 체력엔 무리. 아, 티켓은 갈아탈 때마다 잘 검표하더라. 뭔가 귀찮기도 했지만 철저했다.
융프라요우는 내 생각보다 훨씬 멋졌다. 사실 난 K.I Scheidegg에서부터 이미 고산병 때문에 메스꺼움과 씨름해야했지만, 설경만큼은 너무 예뻐서 고산병을 잊을 지경이었다. 특히 여름에 보는 설경이니까. 눈을 만지고 그러는데 더 특별한 기분이었다. 기차로 오르는 길의 산 모습도 참 예뻤으니 고산병만 아니었으면 더 즐거웠겠지 싶었다. 고산병 탓에 너무 고생을 했다... 가족끼리 온 사람들이 많아서 조금 부럽기도 했다. 쿠폰까지 써서 127프랑이었지만 가격값을 했다. 고산병 감안하고서라도 와볼만 하다. 아, 쿠폰으로 먹을 수 있었던 컵라면은 수급이 잘못되어 떨어졌다고..ㅡㅜ 그냥 초코바로 대신 받았다. 그래도 맛났음.
생각보다 안추웠다. 나시에 긴팔, 얇은 가디건 하나 입고 갔는데 얼어죽겠단 기분은 안들고 그냥 서늘하단 느낌. 오히려 통로 쪽에 있을 때가 더 추웠다. 바깥에 있을 땐 그냥저냥 견딜만. 필수품인 건 선글라스. 난 안가져갔는데, 밖에 나갔다 오니까 우와 시야가 망가졌다. 자외선이 눈에 반사되어 너무 많은 빛을 본 거였다. 색이 요상하게 보여서 기묘했다. 점점 나아지긴했지만.
은자는 고산병이 전혀 없었는데, 막상 돌아다니다가 내려올 때쯤 갑자기 나보다 더 심각하게 몸이 안좋아졌다. 난 서서히 와서 오히려 적응할 차에, 은자는 더 안좋았던 듯. 무섭다 고산병.
돌아올 때에는 Jungfraujoch-K.I Scheidegg-Grindeluald-Ost.로 내려왔고, 여전히 풍경은 아름다웠다. 내려올수록 기분이 나아지더라.
스위스는 인상이 그냥 그랬던게, 물론 아기자기하고 풍경은 아름답고, 자연의 모습도 좋았지만... 약간 심심했다. 물론 여기서 다양한 레저스포츠를 즐기면 다를 거다. 여긴 참 다양한 종류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다만 내가 즐기지 않을 뿐이야.
저녁에 숙소에 들러 짐을 찾고, 다시 베른 행 기차를 탔다. 취리히로 가려면 거기서 갈아타야한다. 물론 어제 겪은 일 탓에 익히 잘 알고 있다. 내 기차는 또 역방향. 취리히에 일찍 도착해서는... 별로 할 일이 없었다. 주변이나 돌아볼까 했지만 짐을 맡길 락커룸도 보이지 않고, 주변 자체가 약간 떨어진 역 주변이란 느낌...? 그래서 그냥 대기실에서 은자랑 노닥대면서 보냈다. 대기실 가는 길에 한 무더기의 이모키드를 봤는데 오.. 신기.
이번 야간열차는 악몽에 가까웠다. 어떤 인솔자가 이끄는 청소년 무리와 방을 썼는데, 청소년 무리가 그렇다시피 몇몇은 예절발랐지만, 나머지는 극히 시끄러웠다. 내가 청소년일때도 그랬겠지만 얘들도 여행가니 얼마나 신나겠어. 좀 이해해야겠지. 근데 밤 열한시 넘어서의 쿠셋 안이라면 사정이 다르거든?! 피곤해 죽겠는데 잠을 설치게 만들더라. 거기다 도대체 우리 칸 안에 짐을 몇개나 두려는건지, 인솔자가 자꾸 짐을 통로도 없게 짐을 넣어서 결국 인솔자에게 말했다. 좀 빼달라고. 근데 이 인솔자가 개념을 어따 팔아먹은건지 안들린다는 제스춰를 취해서 저절로 입에서 이런 씨X새끼가.... 욕하며 싸울뻔. 내 표정이 너무 험악해져서 그런가 오히려 애들이 알아서 짐을 뺐다.
우리 칸에 같이 자게 된 애들이 좀 안쓰럽긴했다. 내가 빨리 안자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 창문 커튼 다내리고 문닫고 커튼치고 별짓을 다해서...ㅎㅎ.. 여자애들은 뒤로 욕을 하는건지 뭔지 대체로 얌전했고, 남자애 한 명이 되게 나대는 성격이었다. 쿠셋 안이 좀 더워서 그런가 모포가 없길래 내가 승무원에게 모포를 부탁했을 때, 승무원이 더운데 필요해? 이러고 물었는데 자기가 그러게 말이에요. 이런 식으로 대답해서... 시비걸려다 귀찮아서 참음. 가장 소란스러운 야간열차였다.
소비금액: 융프라요우 기차. 127프랑
음료 0.9프랑
빵+오렌지 음료 2.35프랑
총 금액: 130.25프랑
야간열차에서 눈을 뜨니 벌써 스위스였다. 풍경이 아기자기하고, 뭔가 차분하고 아름다웠다. 산에 걸린 구름과 에메랄드 빛깔 바다가 인상적이었음. 프랑스의 집들이 깔끔. 하양 이런 느낌이었고, 이탈리아의 집들이 황톳빛이었다면 여기는 작고, 아기자기하고.. 세모 지붕이 많이 보이는. 그런 느낌이었다. 딱 봤을때 집들이 너무 귀엽고 예뻤다.
내리는 시간을 연착된 시간을 더해서 생각하면서 은자와 나는 아침을 맞이했다. 그러다가 기차가 어느 역에 스길래, 아 아직 시간 남았지.. 이러고 있는데 같이 탔던 칸의 커플이 내리는거였다. 잘가 잘가, 이러고 있는데 그쪽 커플의 남자가 물었다. "그런데 너넨 어디까지가?" 우린 천진난만하게 대답했다. "로잔." 남자애는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 여기가 로잔인데...."
...감사합니다. 기차가 연착되어도 제 시간에 도착하는 거였네요. 누구보다 빠르게 짐을 챙겨서 내렸다. 어찌 되었건 간에 무사히 로잔 도착. 남은건 취리히-빈 구간의 예약 문제였는데, 떼르미니역에서처럼 안될 것 같아서 진짜 긴장했다. 근데 의외로 순탄하게 너무 바로 되는 것이 아닌가! 너무 기뻐서 얼굴에 방긋방긋 웃음을 띄우며 예약하는 언니에게 고맙다를 연발하니까 언니는ㅋㅋㅋ 애들이 너무 기뻐하니 영문도 모르고 같이 웃어주기만. 여튼 그거 예약을 하고 기차 시간표를 찾아서, 로잔에서 인터라켄 가는 기차를 확인까지 하니 마음이 너무나 풍요로웠다. 걸리는 시간은 두시간 정도.
풍요로운 것까진 좋았는데. 아놔 실수를 안하면 우리가 아니지. 베른 역에서 내려서 갈아탔어야했는데, 그걸 그대로 타고 취리히 HB 역까지 가버렸다...^_T? 시간 낭비 돋네. 시간표에 로잔-베른-인터라켄 이렇게 되어있었는데 그게 그대로 인터라켄 까지 가는 줄 알았던 거였다. 아오 바보들. 어쩔 수 없이 다시 베른 행 열차를 찾아 타고, 또 거기서 인터라켄으로 가기로. 왜 change라는 글자를 그 땐 보지 못했나ㅋㅋㅋ 다행히 첫날 일정은 시내구경이었던지라서 크게 무리는 없을 듯 했지만, 참 지친 와중에 기차 타려니까 더지쳐.
인터라켄으로 가는 길의 풍경은 초록색 들판의 연속. 인터라켄 자체가 원래 도심지라기보단, 융프라요우 가기 위한 시골 도시라서 크게 번화하진 않다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풍경도... 가는 길의 도로에 큰 승합차들이 많이 보였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소형차, 오토바이(특히 이탈리아) 이런게 많았는데 여기는 큰 차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들판에 여유 작작한 모습으로 뒹굴고 있는 소들이 많이 보인다. 왠지 캔디 생각나서 웃었음.
숙소. 레알 펜션 분위기.
머물게 된 숙소는 발머스 하우스. 아 근데 역에서 꽤 멀었다. 여태까지의 숙소들은 역에서 꽤 가까웠어서.. 짜증이났다. 잠을 설잔 데다가 기차에서 지쳤고, 짐은 무겁고. 걷는데 현기증이 확확 났다. 동역 옆에 있는 coop에서 1.5리터 짜리 물을 미리 사왔는데 이게 웬 걸, 인터라켄의 수돗물은 식음이 가능하단다. 아까운 돈. 발머스 하우스는 약간 펜션 풍이었다. 이탈리아의 너무 우울했던 숙소와 비교가 되었음. 시설 자체도 그보다 약간 더 나았다.
발머스 하우스에 도착했을 땐 시간이 거의 두시 반이어서 배가 너무 고팠다. 적당히 옆에 있는 식당인지 뭔지 피쩨리아? 그런데서 햄버거와 콜라를 먹었다. 특별히 맛없진 않았고 맛있지도 않은 그냥저냥 단순한 버거였다. 먹을 때부터 어지러움이 너무 심했는데, 숙소에 돌아와 씻을 생각도 못하고 바로 뻗었다. 너무 아팠다. 서러웠음ㅋㅋㅋㅋ 이래서 외국에선 아프면 안돼.
두시간 정도 자고 일어났더니 좀 나아졌길래 은자와 서역 쪽으로 산책을 갔다. 이 때엔 현기증이 거의 사라져서 그럭저럭 기분도 좋았다. 인터라켄은 워낙에 작은 마을이라 한시간 정도면 온 마을을 다 돌 수 있을 것 같았다. 시골길을 걷는 걷 마냥 한적하고, 또 예쁜 동네였다. 예쁜 꽃들로 장식된 세모지붕의 집들. 도착하고 보니 8월 1일은 스위스 국경일이라고 하더니, 스위스 깃발도 꽤 눈에 띄었다.
발머스 하우스에 도착했을 땐 시간이 거의 두시 반이어서 배가 너무 고팠다. 적당히 옆에 있는 식당인지 뭔지 피쩨리아? 그런데서 햄버거와 콜라를 먹었다. 특별히 맛없진 않았고 맛있지도 않은 그냥저냥 단순한 버거였다. 먹을 때부터 어지러움이 너무 심했는데, 숙소에 돌아와 씻을 생각도 못하고 바로 뻗었다. 너무 아팠다. 서러웠음ㅋㅋㅋㅋ 이래서 외국에선 아프면 안돼.
두시간 정도 자고 일어났더니 좀 나아졌길래 은자와 서역 쪽으로 산책을 갔다. 이 때엔 현기증이 거의 사라져서 그럭저럭 기분도 좋았다. 인터라켄은 워낙에 작은 마을이라 한시간 정도면 온 마을을 다 돌 수 있을 것 같았다. 시골길을 걷는 걷 마냥 한적하고, 또 예쁜 동네였다. 예쁜 꽃들로 장식된 세모지붕의 집들. 도착하고 보니 8월 1일은 스위스 국경일이라고 하더니, 스위스 깃발도 꽤 눈에 띄었다.
국경일이라 집마다 꽃장식. 예쁘다.
서역에 도착해서는 migros라는 큰 슈퍼마켓에 가서 오렌지 주스와 기성품 빵을 샀다. 은자는 바나나와 초콜렛과 요거트 음료를 샀고. 남은 프랑이 얼마 없다. 기차 예약하느라 원래 예정한 돈보다 많은 돈을 써버려서 내일 환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국경일이라 휴일인게 좀 문제...
인터라켄은 조용하고 산도 많고 풍경도 좋아서 가족끼리 오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이런 조용한 동네에도 캬바레나 섹시바가 있어서 좀 웃겼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세탁을 했다. 동전 넣는 세탁기가 숙소에 있어서... 근데 멈추고 문이 안열리길래 이게 뭐야 하고 헤맸는데, 알고 보니 돈을 더 넣으면 되는거였어 그냥. 뭐야 시스템이... 허무하기 짝이 없었다.
컴퓨터는 무료사용으로 5분을 할 수 있고, 그 외엔 30분에 5프랑. 아까워서 참았다.
소비금액: 취리히-빈 구간 예약 45프랑
물 0.30프랑
햄버거 7.59프랑
음료 3.50프랑
오렌지주스+빵 2.55프랑
세탁비 2프랑
음료 0.90프랑
총 금액: 60.94프랑
8월 1일 토요일. 스위스 인터라켄.
악몽의 환전. 국경일이라 은행도 안열어서 그냥 역에서 바로 환전을 했다. 50유로를 했는데 71.2프랑. 써야 할 돈의 두배를 바꾼 셈이 되었다. 너무 화가나서 열내고 있느라 은자가 고생을 좀 했다. 난 한번 화나면 앞에 아무것도 안보여서 열만 내고 있는데... 아 내 거지같은 성격..ㅡㅜ 하지만 이 땐 진자 융프라요우고 뭐고 짜증나서 아무것도 안 보였다. 여튼... 동전 안남기고 적절히 써서 남은 지폐를 또 유로로 환전해야 했다.
티켓. 펀치는 검표 표시. |
융프라요우 기차 시간표. |
여튼 융프라요우 기차표를 샀다. 꽤 코스가 길어서, Interaken Ost-Lauterbrunner(20분)-Weagen-Kleine Scheidegg(46분)-Jungfraujoch(52분) 이렇게 역이 있다. 정차할 때마다 기차를 갈아타야 한다. 이번에도 내가 앉은 기차는 역방향. 지하철이면 지하철, 기차면 기차.. 이게 내 운명인가. 올라가는 풍경도 예쁘고 좋았다. 하이킹 하는 사람도 많았고. 내 체력엔 무리. 아, 티켓은 갈아탈 때마다 잘 검표하더라. 뭔가 귀찮기도 했지만 철저했다.
융프라요우는 내 생각보다 훨씬 멋졌다. 사실 난 K.I Scheidegg에서부터 이미 고산병 때문에 메스꺼움과 씨름해야했지만, 설경만큼은 너무 예뻐서 고산병을 잊을 지경이었다. 특히 여름에 보는 설경이니까. 눈을 만지고 그러는데 더 특별한 기분이었다. 기차로 오르는 길의 산 모습도 참 예뻤으니 고산병만 아니었으면 더 즐거웠겠지 싶었다. 고산병 탓에 너무 고생을 했다... 가족끼리 온 사람들이 많아서 조금 부럽기도 했다. 쿠폰까지 써서 127프랑이었지만 가격값을 했다. 고산병 감안하고서라도 와볼만 하다. 아, 쿠폰으로 먹을 수 있었던 컵라면은 수급이 잘못되어 떨어졌다고..ㅡㅜ 그냥 초코바로 대신 받았다. 그래도 맛났음.
생각보다 안추웠다. 나시에 긴팔, 얇은 가디건 하나 입고 갔는데 얼어죽겠단 기분은 안들고 그냥 서늘하단 느낌. 오히려 통로 쪽에 있을 때가 더 추웠다. 바깥에 있을 땐 그냥저냥 견딜만. 필수품인 건 선글라스. 난 안가져갔는데, 밖에 나갔다 오니까 우와 시야가 망가졌다. 자외선이 눈에 반사되어 너무 많은 빛을 본 거였다. 색이 요상하게 보여서 기묘했다. 점점 나아지긴했지만.
은자는 고산병이 전혀 없었는데, 막상 돌아다니다가 내려올 때쯤 갑자기 나보다 더 심각하게 몸이 안좋아졌다. 난 서서히 와서 오히려 적응할 차에, 은자는 더 안좋았던 듯. 무섭다 고산병.
돌아올 때에는 Jungfraujoch-K.I Scheidegg-Grindeluald-Ost.로 내려왔고, 여전히 풍경은 아름다웠다. 내려올수록 기분이 나아지더라.
스위스는 인상이 그냥 그랬던게, 물론 아기자기하고 풍경은 아름답고, 자연의 모습도 좋았지만... 약간 심심했다. 물론 여기서 다양한 레저스포츠를 즐기면 다를 거다. 여긴 참 다양한 종류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다만 내가 즐기지 않을 뿐이야.
저녁에 숙소에 들러 짐을 찾고, 다시 베른 행 기차를 탔다. 취리히로 가려면 거기서 갈아타야한다. 물론 어제 겪은 일 탓에 익히 잘 알고 있다. 내 기차는 또 역방향. 취리히에 일찍 도착해서는... 별로 할 일이 없었다. 주변이나 돌아볼까 했지만 짐을 맡길 락커룸도 보이지 않고, 주변 자체가 약간 떨어진 역 주변이란 느낌...? 그래서 그냥 대기실에서 은자랑 노닥대면서 보냈다. 대기실 가는 길에 한 무더기의 이모키드를 봤는데 오.. 신기.
이번 야간열차는 악몽에 가까웠다. 어떤 인솔자가 이끄는 청소년 무리와 방을 썼는데, 청소년 무리가 그렇다시피 몇몇은 예절발랐지만, 나머지는 극히 시끄러웠다. 내가 청소년일때도 그랬겠지만 얘들도 여행가니 얼마나 신나겠어. 좀 이해해야겠지. 근데 밤 열한시 넘어서의 쿠셋 안이라면 사정이 다르거든?! 피곤해 죽겠는데 잠을 설치게 만들더라. 거기다 도대체 우리 칸 안에 짐을 몇개나 두려는건지, 인솔자가 자꾸 짐을 통로도 없게 짐을 넣어서 결국 인솔자에게 말했다. 좀 빼달라고. 근데 이 인솔자가 개념을 어따 팔아먹은건지 안들린다는 제스춰를 취해서 저절로 입에서 이런 씨X새끼가.... 욕하며 싸울뻔. 내 표정이 너무 험악해져서 그런가 오히려 애들이 알아서 짐을 뺐다.
우리 칸에 같이 자게 된 애들이 좀 안쓰럽긴했다. 내가 빨리 안자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 창문 커튼 다내리고 문닫고 커튼치고 별짓을 다해서...ㅎㅎ.. 여자애들은 뒤로 욕을 하는건지 뭔지 대체로 얌전했고, 남자애 한 명이 되게 나대는 성격이었다. 쿠셋 안이 좀 더워서 그런가 모포가 없길래 내가 승무원에게 모포를 부탁했을 때, 승무원이 더운데 필요해? 이러고 물었는데 자기가 그러게 말이에요. 이런 식으로 대답해서... 시비걸려다 귀찮아서 참음. 가장 소란스러운 야간열차였다.
소비금액: 융프라요우 기차. 127프랑
음료 0.9프랑
빵+오렌지 음료 2.35프랑
총 금액: 130.25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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