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트릭트 9
감독 닐 브롬캠프 (2009 / 미국)
출연 샬토 코플리, 제이슨 코프, 나탈리 볼트, 데이빗 제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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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슥헤랑 쇼핑하다가 노원에서 봄. 내가 내용에 대해 알고 간 건 '외계인을 지구인이 가두는 지역'에 관한 이야기, 정도였는데 그 외에 정보는 하나도 모르고 봤다. 그렇고 아무런 정보 없이 보러간 게 오히려 보는데 더 재미있었다. 개체의 틀과 그 안에 뭉쳐있는 이야기들의 방향까지 전부가 흥미로와서 굉장히 몰입해서 봤다.

  이 이야기는 이미 사건들은 다 벌어졌다 치고 그것을 재구성해서 보여주는데, 그 방식에서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관객에게 이야기의 진실성을 잠깐이나마 믿게 하는데 이는 이 영화가 함유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정치적 문제와도 맞닿아 큰 힘을 발휘한다.

  그리고 주인공. 정말 평범한,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인간 중 하나인 비커스(샬토 코플리)의 모습은 이야기를 누구의 시선에서 보아야 하는가에 대해 은근히 관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와 같은 일반인이면서 어느 부분에선 바보같이 순진하기까지 한 비커스가 겪는 일들은 우리의 일이 되어 다가오기 때문에, 관객은 그것을 관망하는 역할이기보다는 비커스의 편에서 이 영화를 바라보게 된다. 비커스가 겪게 되는 모든 변화(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환경적인 것이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때문에 이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시스템 뿐 아니라 우리 자신의 모습도 비꼬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피해를 입으면 그제야 문제를 인지한다. 비커스 또한 자신의 일이 되기 전까지는 외계인의 일들을 다수의 눈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외계인의 알들을 터트리면서 아 저게 알 터지는 소리예요, 라며 웃었고 외계인의 이주에 동의하는 서류에 서명을 받고 다녔다. 그게 자신의 일이 되고나서야 비커스는 크리스토퍼에게 아냐, 디스트릭트 10은 좋은 곳이 아니야 라고 털어놓는다. 그야말로 인간적이다. 살아있는 것이라면 외계인도 죽이기 힘들어하던 비커스는 자기가 공격받으면 사람을 죽이고,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지면 자신을 도왔던 외계인을 내버려두고 내빼기도 한다.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모두 이렇게 하지 않을까. 오히려 사람들이 그렇게도 경멸하는 외계인인 크리스토퍼가 돌아온다는 약속을 하는 것을 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사실 이 영화에서 이용해 먹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걸 만들어내는 데에는 진짜 평범한 사람들이 쓰여서 문제점을 시사한다. 영화 앞부분에 등장하는, 외계인에 대해 불평하는 주민들은 실제 남아공의 주민들이다. 문제는 이게 영화에 쓰일 필름입니다, 말하고 찍은 부분이 아니라 그곳에 기거하는 '영화 안의 외계인과 다를 바 없는 사람들'에 대해 평범한 주민들이 인터뷰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영화 제목인 디스트릭트 9은 실제 남아공의 1966년 흑인 이주정책이었던 디스트릭트 6를 의미하지 않는다 할 수 없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라기보단 주변인이며 관찰대상에 가까웠다. 지도체계가 전부 죽어버린 후 나머지 외계인들은 저지능에 짐승같은 본능만을 가지고 있는데, 대단한 무기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것을 활용하지 못할 정도로 지능이 낮고 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그들의 그 짐승같은 본능과 그들이 불러일으키는 혐오감이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남아공의 하층민 모습과 맞닿아 있다. 얘네는 거기다 겉모습도 곤충을 확대해놓은 것 같은 혐오스러운 모양새. 이게 단체라서 그랬던 걸까? 그나마 달랐던 것은 비커스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던 크리스토퍼와 그의 친구, 그리고 크리스토퍼의 아들 뿐이었는데... 개개인을 조명해서 그런건지, 얘들이 단순히 다른 개체보다 지능이 높기 때문인지 헷갈림. 하긴 그러고 보면 지능이 높은 인간 무리들이 또 정말 처절한 악행을 보여줬으니... 지능보다는 단체와 개체의 문제.

  진지한 이야기지만 웃기고 재미있는 장면도 꽤 많았다. 초반부에는 그 재미가 비커스의 멍청한 순진함에 있었다면, 중반 이후에는 크리스토퍼의 아들이 너무 귀엽고 장난기많아서. 비커스의 변화한 팔에 자신의 팔을 대고 똑같아요ㅎㅎ 이러면서 좋아하는 장면(역정내는 비커스도 웃김)이 제일 웃겼고, 크리스토퍼가 다시 자신들의 별로 못돌아간다니까 왜 못가? 난 가고싶은데! 하면서 칭얼대는 장면도 귀여웠다. 나중에 비커스가 모선을 조정하면서 "삼촌이 운전하잖니!" 이럴 때 너무 웃었다. 인정하지 마, 이사람아.

  주변인물보다는 커다란 사회 체계나 시스템이 중요해서... 뭐 크게 중요한 사람들이 있었나 싶은데... 아내인 타냐(바네사 헤이우드)는 딱 고만큼의 위치. 비커스를 지옥으로 떨어뜨리기도 했지만 결국은 그를 놓을 수 없는 아내... 타냐의 아버지는 말할 가치도 없는 인간쓰레기. 고작 그 정도의 인간이었다면 애당초 어떻게 딸을 비커스에게 주었는지 의문이다. 용병 대장(제이슨 코프)은 아무리 용병이라지만 너무 기계같더라. 외계인에 대한 혐오만으로 사람들이 그렇게 무섭게 터져나가 죽는데도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만큼 외계인에 대한 혐오가 크다는 것일까? 흠.

  정치적인 문제를 떼 놓고 생각할 수 없는 영화이지만, 정치적인 것에 관심이 없어도 충분히 재미있다. 보는 내내 스릴 넘치고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영화. 마지막 장면이 특히 여운이 남는다. 나오지 않아도 좋을 것 같지만, 뭐 제작자나 투자자 모두 원한다니 디스트릭트 10이 나올 것 같다.

  양파님의 리뷰를 보면 몰랐던 부분을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보기를 매우 추천.


크라이_울프
감독 제프 워드로우 (2005 / 미국)
출연 줄리안 모리스, 린디 부스, 자레드 페이다레키, 존 본 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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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전히 제러드가 나와서 보려고 했던 영화... 였지만 워낙에 취향이 아닐 게 분명해 보여서 안 보고 있었다. 공포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게 여러 고어 장면이 나오니까. 윽. 슥헤가 놀러 온 김에 둘이서 봤는데... 어 생각보다 무난했다. 좋았다는 소리가 아니라 놀라는 장면도 그닥 없고 그냥 평이하게 이야기가 흘러갔다는 소리. 나름의 두 번의 반전을 꾀하는데, 첫 번째 반전이야 그렇다 쳐도 더 충격적이어야 할 두 번째 반전이라는 것이 전혀 놀랍지가 않아서. 공포영화였지만 사람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지도 않았고, 그냥 저냥 주인공인 오웬(줄리언 모리스)의 슬픈 눈이랑 십대 애들 꺄르륵 거리는 거 보는 재미로 보았다.

  전학 온 학교에서 만난 여학생 닷져(린디 부스)에게 이끌려 아이들과 마피아 게임 비슷한 종류를 하게 되는 오웬. 그리고 그들은 주변에서 일어난 실제 살인사건을 놀이에 끌어들인다. 그리고 실제로 빨간 복면 살인자가 캠퍼스에 나타나게 된다... 는 건데, 음. 이 진행 방식이 난 영 헷갈려먹어서 처음에 뭔 소린가 했었다. 어쨌건 허구 속의 인물이어야 했던 빨간 복면 살인자가 실제로 나타나 게임에 참여한 아이들을 하나씩 처형해 나간다는 거.

  이 상황 안에서 급박해 보이는 건 오웬 뿐이었고, 애당초 다른 아이들이 죽는 모습도 직접적으로 보여준 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인지 떨리지도 않았다. 시종일관 장난기 투성이었던 오웬의 룸메이트 톰(제러드 파달렉키)과 삐딱했던 녀석 한 명 외에는 나머지 애들은 기억도 안 난다... 별로 특색도 없고. 뭐 그랬어. 리치 선생(존 본 조비)은 뭔가 있을 듯 하더니 뭐 정작 큰 비밀따위도 없었고.

  어느 정도 예상한 수순대로 흘러가고, 설사 예상하지 못했더라도 놀라지 않을 그런 수준의 진행. 난 제러드 보면서 즐거웠지만...

7급 공무원
감독 신태라 (2009 / 한국)
출연 김하늘, 강지환, 장영남, 류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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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봤다. 한국 영화가 7급 공무원이랑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밖에 없었으니 무엇을 선택할 지는 당연한 거 아닌가. 그리고 난 강지환을 꽤 좋아합니다.

  큰 골은 뭐. 로맨틱 코미디의 필수요소인 오해가 주 이야기. 국정원 커플끼리라서 서로의 신분을 추적 못해 오해의 골이 깊어가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국정원이라는 소재가 뭐 엄청 특별하진 않은데 서로간의 오해를 만들어 주는 역할은 톡톡히 해냈다.

  당당한 성격인 수지(김하늘)가 국정원에 들어간 건 이해가 되는데, 중간에 찌질이 재준(강지환)이 국정원에 들어간 건 조금 신기. 국정원 인물들이야 수지 쪽의 홍팀장(장영남)과 재준이 속한 하리마오 쪽의 원석(류승룡)정도만 기억에 남는다. 홍팀장은 수지의 수다상대라는 느낌이었고, 원석은 재준에게 도움이 되는 멋있는 상사. 상사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 쪽이 좋았다. 비중도 더 있었고.

  아무튼 거의 체력이 바닥 직전인 상태에서 봤는데 오 간간히 꽤 재미있었다. 전체적인 이야기를 봤을 때 결코 훌륭하다 할 순 없지만 작게작게 터지는 개그가 너무 웃겼어. 덕분에 체력이 버텨줄 수 있었다. 감독이 세심한 부분을 잘 이용할 줄 알았다.

  이거 나왔을 당시 박스 오피스 1위 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건 그냥 시기를 잘 타서인듯. 내용도 적당히 로맨스 코미디에 특이한 소재 잘 버무려놨고. 각잡고 보라면 보기 싫은 영화고 그냥 저냥 취향 안타는 영화로 나처럼 시간 때우기가 필요했던 사람들에게 좋을 영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감독 켄 콰피스 (2009 / 미국)
출연 제니퍼 애니스턴, 스칼렛 요한슨, 드류 배리모어, 제니퍼 코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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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도 프랑스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본 영화. 이미 앞서 영화 두 편을 봤고 코미디 프로그램까지 본 터라 진짜 체력 제로 상태에서 봤다. 심지어 더빙으로. 어릴 적 봤던 토요 명화 이후 더빙으로 영화를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 케세이 퍼시빅에서 한국어 지원되는 영화 찾으니 몇몇 개가 나오는데 이게 그나마 제일 재미있어 보였다. 그 이전에 나왔을 때 보고 싶다고도 생각했었고.

  여자들이 연애할 때 가지는 지지부진한 환상들을 깨트려 주겠어! 라는 식의 책에서 시작된 영화인데... 옴니버스 식으로 각 커플들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몇 년을 사귀고도 결혼하지 않는 커플인 베스(제니퍼 애니스톤)와 닐(벤 애플렉), 대학교때부터 사귀어서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한 제나인(제니퍼 코넬리)과 벤(브래들리 쿠퍼). 이 사이에 끼어든, 벤이 자신만 볼 것이라는 환상에 빠진 애너(스칼렛 요한슨), 애너가 섹스 프렌드로밖에 생각 안하지만 애너에게 푹 빠져 있는 코너(케빈 코넬리). 인터넷에서 시시한 남자 만나기만을 반복하는 인연에 대한 환상을 가진 메리(드류 베리모어).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받기 싫어서 사랑을 쿨한 것이라 생각하는 바 주인 알렉스(저스틴 롱). 그런 알렉스가 연애상담을 해주는 너무 들이대고 눈치없는 여자 지지(지니퍼 굿윈).

  쓰고 보니 되게 등장인물들이 많은데... 서로가 직장 동료나 친구 관계등으로 얽혀 있고 하나의 관계에 대해서만 조명하는 영화가 아니라서 분배는 꽤 잘 되어 있다. 각 인물들의 사랑과 연애, 관계 맺고 끊음에는 부족함이 없다. 나름 담담하게 각 커플을 조명하고 있었다.

  나는 제니퍼 애니스톤 커플 이야기에 중점이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그 때문인지 그 쪽은 오히려 생각보다 수월한 편이었다. 결혼을 거부하는 예술가 타입 남자 닐도 이해 되고, 결혼 못해서 주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는 베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됐다. 베스의 아버지가 쓰러져서 힘들어졌을 때 사위가 아님에도 헤어진 여자친구의 집에 와서 도왔던 닐은, 굳이 결혼이라는 약속 하에 맺어지지 않더라도 믿을만한 남자였다. 결혼이라는게 결국 불안정한 사랑의 확인을 법적으로 확인하려는 건데... 닐 같은 남자라면 믿을만 하지 않을까. 결론적으로는 닐도 베스를 위해 청혼해주었지만. 근데 고작 이 정도로 꺾일 신념이라면 갖지를 마 이사람아ㅋㅋㅋ

  또다른 커플이이었던 제나와 벤은... 글쎄 겉보기엔 완벽했다. 대학교때부터 쭉 사귀어서 결혼까지 하게 된 이제는 안정적인 부부. 벤이 애너와 바람이 나면서 이 커플은 파국을 맞았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사실은 이건 도화선일 뿐이고 그동안 벌어져왔던 둘 사이의 균열이 이미 꽤 크게 벌어져 있었던 것 같다. 제나에게 담배를 끊었다 뻔뻔스레 거짓말하는 벤의 성격과, 남편을 몰아세우고 있던 제나. 둘 다 내게는 힘든 커플이었다.

  유부남을 꼬시면서 환상에 젖어 있던 애너는 결코 행복해 질 수 없을 것만 같다. 일단 사랑에 대한 환상이 있는 여자였고, 눈이 높은 여자였다. 우유부단한 벤 때문에 크게 상처입은 뒤에, 코너가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데에도 그와 맞춰줄 수 없었던 애너. 그래 뭐 취향에 안맞으면 그럴 수도 있겠지. 코너가 좀 그런 타입이긴 했어. 하지만 코너의 청혼에 자신은 그럴 수 없다고 말하고 도망가던 애너의 뒷모습은 당당하다기보다는 그냥 불쌍했다.

  알렉스와 지지의 이야기는 뭐 어떻게 보면 알콩달콩한 이야기. 사랑에 쿨한 알렉스와 사랑에 빠질 거라고 매일같이 주문을 되뇌는 지지는 어떻게 보면 잘 어울리니까. 하지만 난 지지의 캐릭터가 너무 짜증나서 영화 보는 내내 거슬려 죽는 줄 알았다. 매번 이번에는 잘될거다, 저 남자는 내게 반했다 자기 합리화 하는데 보면서 미치는 줄 알았다. 알렉스가 그 남자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고 계속해서 충고하면 제발 알아먹으라고. 그것도 모자라 나중엔 알렉스가 자기에게 반했다고 생각하면서 그러는게...ㅜㅜ 뭐 지지의 순수한 마음을 알게 된 알렉스와 잘 되서 그렇지 안그랬으면 그냥 또 삽질하고 끝난 거였잖아... 개인적으로는 알렉스 캐릭터는 좋았음. 나름 배드보이지만ㅋㅋㅋ

  가상현실에서 자기의 짝을 만날 거라 기대하던 메리가, 그런 가상을 벗어던지고 코너에게 연락하면서 이 다양한 커플들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드류 베리모어는 제작자로서 그냥 찬조출연 정도의 분량이었지만, 어떤 의미로 귀여웠다.

  으음. 사실은 내가 생각했던 내용이랑은 좀 달라서... 현실적인 부분이 많은 건 좋은데... 뭐랄까 몰입이 잘 안됐다. 이런 식의 다양한 옴니버스는 좋지만 확 재밌다거나 하는 느낌은 못받았음. 덤덤하게 봤던 영화. 분석하려 하는 영화는 이래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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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
감독 캐서린 하드윅 (2008 / 미국)
출연 로버트 패틴슨, 크리스틴 스튜어트, 니키 리드, 켈란 럿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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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일단 눈물 좀 닦고

  이거 본지 좀 됐는데 아 모르겠다 슥헤랑 둘이서 보다가 그냥 사망할 뻔 했다. 둘 다 이런 간질간질한 하이틴 로맨스 영화에는 면역이 안 되어 있는 듯 하다. 그 이전에 이야기도 형편없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체 이게 왜 뜬 건지 모르겠다. 유럽 여행 갔을 때 숙소서 뉴 문을 읽고 있던 외국 여자애들은 이게 재미있어서 읽었던 걸까?

  뱀파이어는 확실히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재미있게 봤었고, 드라마인 문라이트도 상당히 즐겨봤다. 영원히 살 수 있는 존재라니 얼마나 신기해. 게다가 그런 주인공이 등장하면 하나같이 인생에 대한 고뇌가 꽤 짙게 자리잡고 있다. 분명히 이건 재미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트와일라잇의 주인공들에겐 뭔가가 부족하다.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에게 인생의 깊이나 사춘기적 정서가 짙게 풍기는 건 이해하겠지만, 몇십년을 살았다는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 너는 뭡니까. 설마 그 나이 그대로 알맹이는 하나도 자라지 않는 건가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꼬꼬마 클로디아도 너보다는 생각이 깊었겠어요. 웃음을 꾹 참고 보다가 '바보같은 양... 정신나간 사자...' 부분에서는 슥헤도 나도 못참고 방바닥을 굴렀다.

  설마 책은 안이런 건가? 전체적인 플롯도 엉성할 뿐더러 애들이 하는 행동에서 설득력을 못찾겠다. 전체 영화에서 설득력 있고 믿음직한 캐릭터라곤 오로지 아빠 스완(빌리 버크) 뿐이다. 뱀파이어 가족 쪽은 말도 하기 싫다. 너네 대체 뭐하는 가족이야...

  바보같은 영화. 내가 이 영화를 싫어한다는 소린 아니다. 보는 내내 숨도 못쉬고 웃었어...

애자
감독 정기훈 (2009 / 한국)
출연 최강희, 김영애, 배수빈, 최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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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전인가 엄마랑 할머니랑 고모랑 같이 봤다. 모녀 모녀. 대략의 스토리를 알고 있었고 그게 전부라는 걸 알았기에 별로 기대는 안했다. 엄마가 병걸려서 죽는 스토리에서 뭔가를 더 기대하면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 더 나아갔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지도 의문이고. 규격이 정해진 스토리는 그 안에서 재량을 발휘하는 편이 훨씬 재미있는 편이다.

  포스터만 봤을 때는 애자(최강희)와 엄마(김영애)사이가 되게 돈독하고 그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런 건 아니더라. 오히려 엄마는 애자의 오빠인 민석(김재만)에게 더 사랑을 쏟아주고 있어서 놀랐다. 뭐 그거에도 다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서도. 트라우마를 이용한 건 꽤 괜찮은 것 같다. 쨌든 그래서 억세고 독특한 애자와 애자 엄마. 그런 여자 둘이 만나서 만들어내는 조합이 좋았다. 하긴 내가 생각했던 부들부들한 모녀관계였으면 이 이야기가 더 발전하기 힘들었겠지 싶다.

  초반에 애자 캐릭터 할애에는 크게 분량을 할애하고 있지 않는데도 애자의 성격이나 엄마와의 관계가 다 보여서 좋았다. 20대의 애자는 그 성격 그대로 큰 철딱서니 없는 여자다. 적당히 남자친구인지 섹스프렌드인지 모를 철민(배수빈)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공모전보다는 적당히 출판사에 글을 보내 먹고 사는 작가. 그런데도 개성이 톡톡 살아있어서 좋았다. 경향신문 공모전에 관해 어떻게 된 건지 편집장(장영남)과의 부분은 설명이 빈약하게 넘어가서 아쉬웠지만... 뭐 이해하는데 부족함은 없었다.

  애자 중심의 이야기 전개인데도 엄마의 성격과 트라우마, 그걸로 인해 민석이 왜 그렇게 나약하게 자라났는지에 대한 설명도 잘 되어서 전반적으로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중간 이후로 신파로 빠지는 이야기인데도 계속해서 애자와 애자 주변인과의 관계에 대한 조명, 애자의 인생 이야기도 빠지지 않아서 좋았다. 그래도 확실히 신파 이전의 활달한 이야기들이 더 재미있는 건 사실. 이 모녀의 이야기를 길고 긴 인생사로 보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최강희와 김영애의 부산 사투리는 잘 모르겠다... 내가 부산 사람이 아닌데도 조금 어색하게 들리더라. 실제 부산 사람이 들으면 더 그렇겠지. 그래도 연기는 좋았다. 최강희는 날라리 연기에 특화되어 있다. 김영애는 고운 아주머니 연기로 기억에 많이 남아있는데 이런 역할도 좋더라.

  애자는 엄청 잘 만들어진 이야기는 아니다. 소재부터가 한계가 있으니까. 그래도 음. 그 안에서 다채롭게 이야기를 끌어낸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 나는 신파를 별로 안좋아한다. 워낙에 눈물이 많아서 일부러 보는 건 피하는 편인데... 이건 재미있었다.


아이언맨
감독 존 파브로 (2008 / 미국)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기네스 팰트로, 테렌스 하워드, 제프 브리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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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런진 모르겠는데 아이언맨이 안티 히어로 이야기인 줄 알고 있었다. 응 아니구나...

  포스터만 보고 되게 어두운 영화일 줄 알았는데 생각과는 정반대였다. 돈도 있고 머리도 있는 바람둥이 남자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아이언맨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생각보다 고뇌가 없었다. 모든 초인들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부분이 있는 걸 생각하면, 이놈의 토니 스타크는 고뇌가 거의 안보이는 데다가 심지어 아이언 맨이 되어 하늘을 날며 좋아한다. 진정한 초딩 영웅이 아닐 수 없다ㅜㅜ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토니의 초딩스러움이 빵터지기까지. 나는 영웅임 흐응흐응'~'..토니...OTL

  아무래도 아이언맨이라는 영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루는 이야기인지라 싸우는 장면보다는 과정 부분에 치중해 있다. 그래도 싸우는 장면보다 수트 만드는 과정이 더 재미있으니 전혀 상관 없음. 인간도 아니고 로봇들이랑 투닥투닥 거리면서 수트 만드는 장면이 재미있다. 집사격인 이 로봇들은 인공지능(...)을 갖춘건지 뭣인지 거의 인간같았다.

  토니 자체가 워낙에 유아독존인 인물이라서, 주변인물들 비중도 그다지 안컸다. 국방 쪽 인물인 제임스(테렌스 하워드)는 절친이긴 하지만 아직까진 크게 도드라지진 않았고, 여주인공인 페퍼(기네스 펠트로)는 별로 무매력. 뭐 이런 히어로물의 히로인들이 그렇다고는 하지만... 토니가 왜 페퍼를 좋아하게 되는지조차 난 이해되지 않았어. 악역인 오베디아(제프 브리지스)는 원래도 니가 악역일 줄 알았습니다 라는 느낌이라ㅋㅋㅋ 그냥저냥 특별난 악역같지는 않았다.

  영화 마지막의 쿠키영상에서 마블 통합시리즈를 기대하게 하는구낭.

  다 보니까 뭔가 다른 슈퍼 히어로물보다 남자애들의 꿈과 로망을 실현한 영화 같다는 느낌. 초인적인 능력을 타고나거나 하지 않아도 돈과 머리만 있으면 나도 슈퍼 히어로! 아 그런데 둘 다 없네...
2007/07/30 - 트랜스포머 (Transformers, 2007)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감독 마이클 베이 (2009 / 미국)
출연 샤이아 라보프, 메간 폭스, 이자벨 루카스, 레인 윌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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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 롯데시네마는 처음 간 듯? 저번주에 봤는데 트랜스포머도 거진 끝물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폭우가 오는 날씨였지만 그래도 주말 10시였는데.

  하도 악평을 많이 듣고 가서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더니만, 뭐 그냥저냥 즐기고 왔다. 1편에서도 말했듯 트랜스포머에 스토리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서. 변신 장면은 언제나처럼 신이났고, 싸우는 장면은 눈에 다 들어오지도 않았고 그랬다는 이야기.

  여전히 주인공같지 않은 주인공인 샘(샤이아 라보프)은 이곳 저곳 뛰어다니기 바쁘고, 덩달아 미카엘라(메간 폭스)도 같이 뛰고... 요번에는 샘의 대학 동기인 리오(라몬 로드리게즈)와 전작에도 등장했던 시몬스 요원(존 터투로)이 민간인(..)이 되어 지구를 지키기 위해 고생한다는 게 추가되는 부분인가.

  1편보다 인원이 늘었고, 길이가 길어졌고, 조금은 더 지루해졌다는 느낌이었다. 원래도 저질 개그는 난무했지만 이번 편의 개그는 그다지 재미없었고, 그래 애국주의까지는 그렇다쳐도 거기에 가족애까지 끼워넣느라고(...) 막판에는 좀 난감하기까지 했음. 차라리 범블비와 샘의 관계라던가, 옵티머스와 샘의 관계에 좀 더 주목해주었다면.

  로봇들의 싸움도 길이에 비해서 많지 않아서 좀 실망. 오토봇 진영도 그랬지만, 디셉티콘들은 특히 출연분이 굉장히 적더라. 폴른(토니 토드)은 굉장할 줄 알았더니만 별 거 아니었고, 메가트론(휴고 위빙)도 진짜 조금 나왔다. 메가트론은 바다에서 건져진 거 말고는 뭐...했던가? 오토봇 진영도 디셉티콘보다 좀 나았다 싶었을 뿐, 옵티머스(피터 쿨렌)나 범블비(마크 라이언) 외에는 새 캐릭터들도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아, 그리고 군인들은 여전히 조연. 사실 출연의 이유조차 잘 모르겠다. 르녹스 소령(조쉬 더하멜) 외에는 기억나는 얼굴도 없고...

  적당히 재미있었지만 1편과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2007/07/28 -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The Phoenix, 2007)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감독 데이빗 예이츠 (2009 / 영국, 미국)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마이클 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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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 당일 날 본 건 처음인듯. 평일 오전에 봐서 한산하고 좋았다. 해리포터 시리즈도 점점 마지막을 향해 치달아가서 그런지 이전에 비해 보는 기분이 여유롭다. 어차피 6편은 7편의 내용을 위한 포석이라는 느낌이기도 해서 마음이 더 그랬었던건지도.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봤을때 확 끌어당긴다던가 하는 내용은 아니었다. 그냥 전반적으로 무난무난하고, 중간 중간 소소한 재미를 많이 넣었다는 느낌이었다. 전체 내용이 암울할 수밖에 없어서 중간 중간에 작은 재미들을 추구한 듯.

  그렇지만 그 중간 중간에 끼어있는 재미라는 것들이, 죄다 연애사인지라... 웃기면서도 동시에 '아 이건 로맨스 영화인가' 싶은 기분이 많이 들었다. 거기다가 주가 되는 해리(다니엘 래드클리프)와 지니(보니 라이트), 론(루퍼트 그린트)과 헤르미온느(엠마 왓슨) 사이의 연애는 생각보다 순탄해서 그닥 걱정할 거리도 없었고... 론이 아무리 라벤더(제시 케이브)와 썸씽이 있었다지만 론 자체의 성격이 영화에서 팔랑팔랑하고 철딱서니 없는 사춘기 남자애인지라, 헤르미온느야 어땠을지 몰라도 보는 나는 그냥 웃기고 말았어...

  연애노선은 뭐 그랬고,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많은 화인데 연애하는 와중에도 중요 이야기들은 제법 잘 끼워넣었더라. 스네이프(알란 릭맨)와 혼혈왕자의 이야기가 좀 더 나와줬으면, 하는 아쉬움 외에 다른 것들은 별로 불만 없었다. 슬러그혼(짐 브로드벤트)에게서 기억을 얻게 되는 과정이라던가, 해리와 덤블도어(마이클 갬본)이 호크룩스를 가지러 가는 이야기라던가... 스토리상 필요한 이야기는 다 나왔으니까. 말포이(톰 펠튼) 찌질대는 거야 말할 것도 없고. 덤블도어가 죽는 장면도 괜찮았다. 다만 이 때 왜인지 BGM이 좀 과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자잘한 장면 많이 잘라서 루핀(데이빗 듈리스)나 통스(나탈리아 테나) 같은 불사조 기사단 이야기는 거의 안 다뤄졌지만 뭐 괜찮다. 아, 네빌(매튜 루이스) 비중도 슬픔.

  나쁘진 않고 그렇다고 막 좋지도 않은 수준이었다. 어느 부분을 잘라내야하는 지는 잘 알았던 것 같은데, 연애 장면이 너무 많았다. 하긴 이런 연애장면이라도 안 넣으면 대중 영화로써 흥행할 수 없겠지. 위트를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점수를 좀 주고 싶다.

  사족인데 어린 톰 리들(히어로 피네스-피핀)이랑 청소년 톰 리들(프랭크 딜레인)이랑 너무 닮아서 신기했다. 캐스팅 잘했다.

스타트렉 : 더 비기닝
감독 J.J. 에이브람스 (2009 / 미국)
출연 크리스 파인, 잭커리 퀸토, 존 조, 조이 살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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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영 마지막 날에 아슬아슬하게 봤다. 일주일 지나고 나서야 감상 쓰다니... 뭐 쨌든 영화관에서 보길 잘한듯. 집에서 봤으면 맛이 떨어졌을 것 같다. 외국에선 인기 꽤 끌었던데 우리나라에선 생각보다 흥행이 안 된 느낌. 왜일까. 개인적으로는 스타워즈보다 스타트렉이 더 즐거웠다. 텔이랑 유네랑 같이 봤는데 셋이 완전 뻑갔음. 스..스팍..ㅜㅜ 쟄..ㅜㅜ..

  스타 트렉 시리즈야 워낙에 TV시리즈로 유명하니까 이름은 들어봤었다. 거기에 미국 시트콤 빅뱅이론 보다 보면, 아무래도 스타트렉에 대해 모를 수가 없다. 레너드 니모이라는 이름까지도 알고 있었으니까 스팍(오리지널 시리즈에서는 레너드 니모이가 맡았던 캐릭터)에 대해서는 좀 알았던 셈인가? 그래도 다른 캐릭터들은 정말 하나도 몰랐고, 지금도 오리지널 시리즈의 내용 구성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기껏해야 캐릭터에 대해서만 좀 알고...

  하지만 스타트렉 더 비기닝, 속칭 뉴트렉은 과거의 시리즈를 몰랐던 사람이라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과거 팬들이라면 더 즐겁게 볼 수 있는 부분이 많겠지만, 아무튼 새로운 관객층을 끌어들이는 데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거다. 거기에 이미 노쇠해버린 이 시리즈를 재미있게 살려보려는 대담한 시도를 해버리고 마는데, 크. 난 이게 미치도록 좋은 거다. 프리퀄인척 하더니 전혀 다른 시리즈의 시작을 만들어 버렸어.

  아무튼 이로 인해 제대로 바뀐 캐릭터가 짐 커크(크리스 파인). 오리지널 커크보다는 뉴트렉의 커크 성격이 훨씬 마음에 든다. 나로서는 책벌레 커크는 상상도 안될 정도로 뉴트렉의 커크에게 푹 빠져버렸다. 이런 악동 캐릭터를 꽤 좋아하는 탓이다. 희대의 츤데레 스팍여사(재커리 퀸토)께서는 나름 오리지날의 성격을 유지하고 계신데, 아... 감정 제어니 뭐니 하면서도 결국은 감정폭풍에 둘러싸여있는 이 벌칸 출신 외계인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오리지날의 성격을 버리지 않고 나올 수 밖에 없는 캐릭터였다.

  그 외에 엔터프라이즈호의 다른 캐릭터들 묘사는 아무래도 좀 설렁설렁하게 넘어간 감이 있긴 하다. 상영시간의 한계가 있으니까. 그래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니요타 우후라(조 샐다나)는 뜬금없는 스팍과의 러브라인만 빼면 뭐 똑부러지고 좋았다. 아니 다시 생각해도 스팍과의 러브라인은 너무나 뜬금이 없어... 어떻게 봐도 짐이랑 되어야 맞는 거 아니었냐... 닥터 맥코이(칼 어번)는 원작에서는 꽤 비중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생각보다 좀 분량이 적었음. 후편에서의 모습이 조금 기대된다. 술루(존 조)는 엉성하면서도 강단있는 게 보여서 귀여웠고, 체콥(안톤 옐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이 이상 줄일 수가 없다ㅋㅋㅋㅋㅋㅋ영화관에서 폭소했다 진짜. 억양 어쩔거야. V를 W로 발음하는 강렬한 러시아 캐릭터... 넘 웃겼다. 언제 나오나 했다가 중후반부에나 등장한 스코티(사이몬 페그)는 정신없는 캐릭터로 좋았고. 본래의 함장이신 파이크(브루스 그린우드)는 음 정말로 생각보다 분량이 적었어요. 미래의 로뮬란에서 온 네로함장(에릭 바나)는 조금 이해하기 힘들었던 캐릭터. 미래 스팍(레너드 니모이)이 일부러 그런게 아닌데 그런 복수심은 대체 어디의 삐뚤어진 곳에서 나오신건지. 스팍 아빠인 사렉(벤 크로스)나 스팍 엄마(위노나 라이더)는 비중은 적지만 나름 강렬한 역할들을 하셨다. 스팍 영혼의 인도자들. 사족인데 사렉이나 스팍을 보면 벌칸인은 종족 특성이 츤데레가 확실하다.

  진행이 휙휙 빠르게 되어서 보는 데 즐거웠다. 인물 설명들을 확실하면서도 간략하게 끝내고 실제 사건으로 빠르게 돌입했었으니까. 게다가 커다란 사건들을 중간 중간에 터트려 주니까 끝까지 지루함 없이 보았다. 나는 커크와 스팍의 관계가 보기에 즐거웠는데, 걔네가 서로 귀찮고 원수같은 존재로 보다가 서로 협동하게 되는 과정 같은 게 재미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커크가 외딴 행성에 버려졌을 때 미래의 스팍과 만나서 말하고 하는 상황 설정이 또 즐거웠음. 그 전까지는 웬수같은 뾰족귀 외계인새끼-_- 이렇게 보다가 시선이 확 바뀌게 된 듯. 뭐 그런 마음가짐으로 방금 어머니 잃은 스팍 앞에서 빈정대는 커크 속도 속은 아니었을 것 같다. 그 때 스팍 확 폭발하는 게 나는 좋았지만... 나 왜 연애소설 리뷰하고 있니

  나 크리스 파인 그 전까진 별로 안 좋아했고 어떻게 된 건지 찌질이 이미지가 되게 강했는데(행운을 돌려줘 탓이다) 넘 멋있어졌다. 개구쟁이같은 느낌이야. 인터뷰도 막 찾아봤는데 재커리가 도발하니까 발끈하고 이러니까 또 귀엽고 ㅋㅋㅋㅋㅋ 재커리는... 할 말없다. 사실 난 재커리 때문에 스타 트렉을 봤는데, 히어로즈의 사일러를 너무 사랑하는 나로서는 어쩔 수가 없는 선택이었다. 스틸 컷 봤을떄는 자지러지게 웃었었는데 이젠 그마저 귀엽다니. 내 인생도 끝이 난듯. 히어로즈 또 보고 싶어졌다... 그나저나 재커리 자기 얼굴로 안뽑혔다고 우기고 있는데 야임마 그런 놈이 오디션장에 스팍 머리와 스팍 눈썹을 하고 갔냐.. 본 순간 안뽑을 수가 없었을 듯. 나라도 뽑아... 낙타일러가 이제는 스팍이 되다니...ㅜㅜ

  에릭 바나는 분장을 참 잘했어요. 같이 봤던 테일이랑 유네랑 둘 다 못알아 봤더라. 하긴 나도 미리 알지 않았다면 못알아봤을 것 같다. 그렇게 잘 생긴 남자는 로뮬란이 되어도 포스가 있네요... 존 조는 여기 저기서 많이 진지한 역으로 봤었는데 여기선 허술해서 웃겼다ㅋㅋㅋㅋ 에이브람스가 일본계 아니라서 걱정했다는데 이런 역에서 그런 걸 신경쓰다니ㅉㅉ... 아무튼 뽑혀서 다행. 안톤 옐친은 나ㅋㅋㅋㅋ 몰라 봤다. 얘가 그 찰리 바틀렛이었다니. 윽 웃겨라 ㅋㅋㅋㅋㅋㅋ 사이몬 페그는 원체 좋아했는데 본래 자주 연기하는 캐릭터랑 비슷한 걸 해서 더 잘한 것 같다.

  내가 이 영화 본 뒤로 얼마나 지옥의 구렁에 빠졌는지 말도 하기 싫다... 내가 왜 유튜브에서 못나가야 하지... 아무튼 재미있었음! 후속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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