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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브룩스
감독 브루스 에번스 (2007 / 미국)
출연 케빈 코스트너, 데미 무어, 윌리엄 허트, 데인 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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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했을 때 보고싶어했는데 어쩌다가 좀 늦게 봤다. 다른 스릴러 물하고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긴장감을 팽팽히 심어준다기보다는 상황을 즐기고 웃으면서 보게 된다. 드라마처럼 흘러가는 부분들이 마음에 들었다. 깜짝 깜짝 놀랄만한 장면들은 거의 없고 손에 엄청 땀을 쥐게 하는 것도 아니고... 담담해. 담담한데 재밌었다. 이런식으로 이야기 잘 풀어나가는게 좋다.

  얼 브룩스(케빈 코스트너)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살인을 하면서 이성적인 방법으로 그걸 막아보려 하는 것(이를테면 마약 중독자모임ㅋㅋㅋㅋㅋ)이라던가, 자기 내면의 인물인 마샬(윌리암 허트)과 대화하면서 자기는 올바르다는 듯 말하는 것. 혼자 자아 성찰하는 부분 따위가 재미있다. 싸이코패스 살인자는 너무나 많이 봐왔다. 오히려 이런 캐릭터가 신선하고 재밌게 느껴졌다. 케빈 코스트너와 윌리엄 허트가 주고받는 대화들이 안정적이다. 연기 생활 일, 이년 한 배우들이 아니라 되게 안정적이라는 느낌이었음.

  앳우드 형사(데미 무어)는 재미가 없다. 나와서 하는 일이 없어서 그런가... 뭔가 얼과 앳우드 사이에 쫓고 쫓기는 관계가 잘 형성되었다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앳우드는 그냥 별거 하는 일도 없이 물이나 먹고. 오히려 얼이 전 남편인 가이(제이슨 루이스)나 죽여주고. 3부작 기획하고 만들었다고 하지만 너무 하는 일이 없잖아.

  미스터 스미스(데인 쿡)는 웃겼다. 그 역시 사람을 죽이려하지만 그럴만한 용기가 부족한 인물이고. 겁에 질려 오줌지린다던가, 모자란 부분이 너무 많아서. 애당초 살인마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하긴 했지만... 그 캐릭터의 종착지도 너무 웃겼다. 불쌍하거나 안쓰럽지도 않았고 그냥 재미있었다. 이 캐릭터가 있어서.

  브룩스 부인(마그 헬겐버거)이야 뭐 별거 없고, 제인 브룩스(다니엘르 파나베이커) 쪽은 뭐 살인마라 생각하긴 했는데, 그것도 아빠가 다 뒤처리해주는 아직 미숙한 살인마. 얼이 생각하는 것처럼 살인마의 기질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우발적인것에 가까워 보였음. 얼이 미스터 스미스에게보다는 제인에게 뒤처리 하는 법을 알려줘야 할 것 같음.

  음. 뭐 경우에 따라 심심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난 아주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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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감독 로저 컴블 (1999 / 미국)
출연 라이언 필립, 사라 미셸 겔러, 리즈 위더스푼, 셀마 블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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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도 유명한 영화고 스토리 얼핏 들은 걸로는 괜찮은 것 같아서 봤다. 때맞춰 케이블에서 하기도 했고. 근데 생각보다 별로. 결말은 좀 상상도 못했다. 어이없게 차에 치이는 것도 웃겼지만서도, 이건 뭐 진짜로 죽어...? 상상도 못했음. 근데 상상 못해서 재밌는게 아니라 그냥... 어이 없는 정도?

  세바스찬(라이언 필립)이 왜 아넷(리즈 위더스푼)에게 빠지는 지 그 과정이 너무 간략해서 아쉽다. 청춘 영화는 좋아하지만, 이건 잘 빠지려다가 각본이 서컹서컹 비었다는 느낌이라 아쉽기 짝이 없었음. 차라리 세바스찬이 계속 캐서린(사라 미셸 겔러)을 좋아하는 편이 낫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아넷도 너무 쉽게 세바스찬을 좋아하게 되어서 이건 뭔가 싶기도 하고. 세실(셀마 블레어)이나 로날드(숀 패트릭 토마스)는 그냥그냥 적당히 재미를 돋아주는 조연.

  리즈는 금발이 너무해에서 먼저 봤다가 이런 모습 보니까 좀 신기. 풋풋하고 어리더라. 난 아직도 이 배우가 예쁜 건지 잘 모르겠다. 매력있게 여겨지는 점은 있는데 내 취향은 아닌 듯. 라이언 필립은 크래쉬에서 좀 어리버리하게만 봤었다가 이렇게 보니까 신기. 굉장히 예쁘게 나오더라. 이 영화 극찬받는 이유 중 하나일 듯. 사라 미셸 갤러는 나 처음 봤는데 악역 맞게 연기도 좋고, 이쁘기도 하고. 리즈보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맡은 탓인지 몰라도 많이 예뻤다. 셀마 블레어는... 이렇게 멍청하게 나올 수가. 깜짝 놀람. 에릭 마비우스 게이인 그렉 맥코넬로, 좀 찌질하게 나왔는데 어쨌든 귀여웠다.

  원작을 10대 주인공의 현대극으로 바꾼 건 제법 참신하지만, 그 진행에 있어서 어색한 건 어쩔 수 없다. 교통사고 장면 같은게 특히... 그게 너무 아쉽다. 극찬을 너무 들어서 그렇기도 하고. 내가 원작을 안봐서 잘 말 못하겠다. 원작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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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전
감독 김유진 (2008 / 한국)
출연 정재영, 한은정, 허준호, 안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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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회로 봄. 용산 넘멀어ㅜㅜ... 생각보다 길었다. 최종 편집 전이겠지? 잘라야 할 장면이 좀 많아 보였다. 무대인사 있을 지 몰랐는데 무대인사 해서 놀랐음. 안성기, 정재영, 도이성, 류현경이 무대에 올랐는데 아.. 안성기 멋있어...

  사극에 그렇게 큰 관심이 있는 편이 아니어서 기대 안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적당히 유머랑 진지한 부분을 잘 섞어놓았더라. 유머 부분은 거의 정재영이 담당하고 있음. 내가 뻘개그를 좋아해서 그런지 그런 부분에선 빵빵 터졌음. 실제 역사 부분에 있어선... 음, '신기전' 그 자체 외에선 별로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난 그냥 역사물이라고 생각 안하고 봐서 재미있었지만, 군데군데 역사 묘사에서 모자란 부분이 보였다. 한국의 위상을 띄우는 건 좋지만 뭔가 억지로 끼워맞춘 구석이 있긴 했음. 그래도 그런거 생각 안하고 보면 꽤 재미있는 편.

  생각보다 창강(허준호)과 세종(안성기)의 비중이 적다. 오히려 세종보다 그 아들인 세자(박정철)가 비중이 많고, 그 셋보다 설주(정재영) 패거리 조연들의 비중이 높다. 특히 인하(도이성)와 방옥(류현경)... 더하면 봉구(인지 봉주인지 배우 이름을 모르겠다.  아직 크레딧이 안떴음.) 정도? 네임밸류 면에서 포스터에 넣은 건 이해하겠는데, 뭐 실질적인 주인공은 설주와 홍리(한은정).

  신기전을 만들기 위해 고생하는 내용+연애담+명에게 몰리는 조선의 상황 정도 되겠다. 고생+조선상황이 주가 되어야 할 텐데, 이상하게도 고생+연애담이 더 강조되는 느낌이었음. 사실 난 연애담은 뭉텅뭉텅 뺐으면 하는 장면이 많았음. 쓸데없이 들어가는 샤워장면도 그랬고. 홍리 잡혀가는 그 상황에서 왜 고백이나 하고 있는건지... 헉. 연애담으로 만들어지는 개그 빼고는 다 지우고 싶더라. 신기전 만들기 위해 고생하는 건, 사실 그 정도 고생은 고생이라고도 보이지 않아서... 견본도 다 있었고. 오히려 그 아버지가 고생하는 장면을 보고 싶었다. 설계도 빼오는 그 장면 빼고는 별로 고생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설계도 빼올 때 인하 완전 멋있음. 기둥에 자기 몸 묶는 장면에서 뻑갔다. 집 안에 들어가서는 의외로 쉽게 빼와서 심심했다. 아니 물론 설주가 고생하긴 했는데... 나올 때 고생스럽게 하기보단 그 과정에서 고생스럽게 해야했는데, 인하 빼고는 그냥그냥.

  여진족이랑 명나라 군사 표현하는데 CG를 잘 썼더라. 괜찮아 보였음. 하지만 모래밭 전투방면에서는 영. 거기서 제대로 썼어야 했는데 그 부분은 허하다 싶은 느낌이 들었다.음. 아 CG 얘기 나왔으니 말인데, 날아가는 화살을 보고 있자니 영웅 생각이 안날  수가 없더라. 거기다 영웅에 비해 너무 CG티가 쩔어서 아쉬웠다.

  마지막 전투는... 의도는 좋았지만 그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았다. 너무 감동 위주로 가려는 스토리도 그랬고, 전투 장면이 한창 멋있다가 허술해 보이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제일 이상했던건... '엎드리면 산다'는 거. 엎드리기만 하면 다치지도 않나요?! 순간 어이가. 팩션이라지만 결말도 나로선 좀 아쉽고.

  배우들 연기는 대부분 좋았다. 정재영이나 허준호, 안성기야 말할 것도 없고. 조연인 류현경 연기가 기대했던 것보다 좋았음. 그러나 한은정은 아직 멀었다 싶은 게... 사극 호흡에 익숙치 않은건지 뭔지, 확실히 대사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쉬웠음.

  써놓고 보니 왠지 줄줄이 악평만 했는데 그래도 재밌게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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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감독 낸시 마이어스 (2003 / 미국)
출연 잭 니콜슨, 다이앤 키튼, 키아누 리브스, 아만다 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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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에서 되게 자주 해주더라. 제대로 앉아서 본 건 처음이었지만... 진득히 앉아 볼 정도로 러브 스토리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잭 니콜슨이 나와서 그대로 앉아서 봤다. 이상하게 매력적인 사람이란 말이야.

  해리 샌본(잭 니콜슨)은 처음엔 진짜 재수없는 남자였다. 평생 20대 여성만 사귀어 온 60대의 성공한 남자. 매너좋고 하는 말 하나하나 매력적이라지만 60대인데 20대만 사귄다는 게 다소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다. 해리는 그렇다 쳐도 그 여성들이. 해리 말로는 젊은 그녀들은 알고 있다고, 이 관계가 가볍다는 걸. 이라는 식으로 말하지만... 그가 만나는 여자 모두가 그렇게 가벼운 것도 아니고. 그래도 해리 캐릭터를 보면 조금은 이해되긴 하더라. 진짜 매력적인 남자긴 하니까. 말투 하나하나가 거슬리면서도 신경쓰이게 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에리카(다이앤 키튼)도 처음엔 해리를 재수없어 하다가 점점 마음에 들어하게 된 거겠지만.

  에리카는 난 진짜 좋던데. 마음을 예쁘게 열어가는 모습이라던가, 실연한 뒤의 행동들은 설득력 있었고. 매력이 충분하지 않나? 에리카가 잃은 자신감은 나이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너무 오랫동안 혼자였던 바람에 잠시 자신의 매력을 잊어버린 것 뿐.

  마린(아만다 피트)은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냥 적당한 수준의 조연이었다. 행동들이 다소 어린애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모르겠다 내가 마린처럼 부모님의 이혼을 겪은 것은 아니니까. 그래도 그 정도 이혼 가정이면 좀 완벽한 모습 아닌가... 역시 좀 어린애 같은 구석이 있었다. 줄리안(키아누 리브스)은 솔직히 진짜 완벽한 남자다. 특히 에리카에게 있어서 너무나 완벽한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그녀를 완벽하게 사랑해주고, 보듬어주고. 젊고 총명하기까지 한데 근성이 부족해. 나같음 해리한테 양보 절대 안한다. 부족한 게 없는데 왜? 끝까지 그녀를 너무 배려했다는 느낌이다.

  다들 연기가 좋았지만, 다이앤 키튼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실연 뒤에 시도 때도 없이 우는 모습들이 진짜같았어. 담담하고 슬며시 스며드는 사랑의 감정도 잘 표현한 것 같다.

  우리나라랑 정서가 다른 부분이 좀 있다 이 영화. 특히 모녀 관계. 마린(아만다 피트)이 엄마에게 데이트하던 남자를 양보하던 데에서 기겁. 섹스는 안했다고 양보하는 모습에서... 그리고 그걸 받아들이는 에리카의 모습이... 너네는 섹스만 안하면 단가요?! 아 이건 다시 봐도 내 정서로는...

   결말은 해피엔딩을 위해 다소 억지스럽지 않았나 싶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영화였다. 아주 깔끔하게 잘 빠졌다고는 생각 안한다. 좀 진행이 어색하지 않나 싶은 부분이 있었으니까. 뭐 그래도 괜찮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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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신기전 쇼케이스 다녀왔음. 어제 다녀왔는데 오늘 쓰는구나... 게으름. 사진은 내가 찍은 게 아니고 날 데려가준 피노형이 찍은 거. 난 G열에서 유네랑 같이 봤고 피노형은 B열인가에서 봤던 걸로 안다. G열이었는데도 무대랑 많이 가까워서 보는 데 지장은 전혀 없었음. 오히려 영상 볼때 편리했고. 내가 앉은 데 옆쪽으로 배우들이 들어와서 배우들도 엄청 가까이서 봤다.

  영화에 대해 거의 모르고 가서 봤다. 피노형이 가자고 해서 그냥 간거라... 좋아하는 배우나 보러 가야겠거니 해서 갔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사극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음모나 그 상황을 해결하려 애쓰는 내용들 좋아해서. 배경만 빼곤 완전히 픽션일 줄 알았더니 실제로 '신기전'이라는 무기가 있었다더라. 뭐 그거 복원하는데 공 많이 들인 것 같다. 그거 관련해서 무슨 박사까지 와서 설명했으니까. 복원된 영상 보니까 꽤 멋있어 보였음. 그래도 영상 화면 보니까 날아가는 화살 같은건 CG처리 했던데 역시 복원했다는 데에 의의를 둬야 하나 보다. 하긴 일일이 찍는 것도 무리지 어느 기술로도-_-;

  진행을 김성주가 했는데 의외의 인물이 튀어나와서 좀 깜짝. 분위기 살리려고 많이 노력하더라. 괜찮은 진행이었음. 배우들 관련한 담화는 조금 의례적이었지만 그 이상을 바라지도 않는다. 배우들 나름대로 캐릭터와 스토리에 대해 잘 생각하고 성의있게 답변하더라. 김유진 감독은 제법 자신 만만한 발언들을 많이 했는데 불쾌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 보였음. 음. 자기 제작물에 자신감을 가지는 것은 좋으니까.

  중간에 어떤 여성분이 한반도같은 영화가 아니냐는 다소 당혹스런 질문을 했다. 그거 가지고 김유진 감독이 답변 하는데 애국심 어쩌구 팔아먹는거에 대해 솔직하게 답변하더라. 오, 참신한데? 라고 생각했다. 헐리웃 영화나 우리 영화나... 문제는 어떻게 예쁘고 훌륭하게 감싸느냐는 거니까. 잘 빠진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는데...

  칸 프로모 영상이랑 이것저것 티저 영상 봤는데 뭐 아직까진 느낌이 좋다. 중간에 편집 좀 어설픈 부분이 있던데 편집이 얼마나 매끄럽게 나오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듯.

  정재영 빠인 피노형이 찍은 사진들. 완전 잘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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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 클럽
감독 데이비드 핀처 (1999 / 독일, 미국)
출연 브래드 피트, 에드워드 노튼, 헬레나 본햄 카터, 미트 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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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 재밌다. 에드워드 노튼 나오는 영화 제대로 본 건 이게 아마 처음인 것 같은데 아무튼 재밌게 봤음. 처음 감상할 때는 안그랬는데, 나중에 고화질로 다시 보니 중간 중간 플래쉬 프레임 들어간 게 잘 보여서 재미있었다. 여러가지 복선이 있는데 진짜 눈치도 못채고 봤구나 싶고. 뭐 둔한 게 죄는 아니잖아. 감독의 의도대로 어물쩡 어물쩡 끌려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자기변명 중.

  여러 모에서 잭(에드워드 노튼)의 시선으로 끌려다니게 된다. 잭이 나레이션을 계속 하고 있고 모든 것을 잭을 통해서 바라보게 되니까. 그가 타일러(브래드 피트)를 바라보는 시선, 말라(헬레나 본햄 카터)를 보는 감정까지 노골적으로 전달되니까 아무래도 잭의 사고로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의 행동도 잭을 통해 바라봐져서 그런지 잭만이 정상인같고, 정상인의 세계에 갖혀버린 이방인을 보는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의 반전이 더 돋보이는 거지만. 아무튼 보고 나면 한 번 더 보게 된다. 타일러 더든과 헬레나 싱어와 잭 사이의 관계가 재미있고 돋보인다. 그것을 나타내는 환경에 집중해서 보면 더 재미있다.

  파이트 클럽을 통해 삶의 생동감, 진정한 삶 따위를 느낀다는 게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소재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 영화 만들어 진 후 곳곳에 파이트 클럽이 생겨난 걸 보면 알 수 있다. 나 또한 그 소재가 재미있게 느껴졌다. 영화에서 매력을 느끼다 못해 실제 파이트 클럽이 생겨난 것을 보면 잭처럼 무료하고 퍽퍽한 일상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뭐 그거야 나 알 바 아니고... 아 참 이거 소설 원작이라고. 아직 안 읽어봐서 모르겠는데 소설이 더 세밀하고 재미있다는 것 같다. 음 역시 영화는 잘리는 부분이 나오기 마련인가 보다. 나중에 빌려 읽기로 했다.

  에드워드 노튼은 매력적인 남자다. 영화 안에서 그런 잭이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타일러를 만나는 것이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다소 신경질적이면서도 어설프고 그러면서도 냉철하고 물러터진 부분의 연기가 뛰어나다. 연기 제대로 본 건 처음인데 근 10년 전 영화인데도 아주 맘에 들었다. 브래드 피트는 매력적이다. 매려력으로 똘똘 뭉친 남자니 뭘 어째. 다소 겉멋들고 허세로 가득 찬 건들건들한 모습이 잘 어울리고 좋았다. 헬레나 본햄 카터는 원래 좋아하는 배우라... 마약에 찌들었지만 이렇게 젊은 여자 역할도 참 잘어울리더라. 악한 느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순수한 모습까지 보여줄 수 있는 배우인 것 같다. 자레드 레토가 생각보다 조금 나와서 좀 놀람. 엔젤페이스라는 역이었는데 조연 치고 눈에 띄긴 한다만 (예쁘잖아), 그래도 밥 폴슨(미트 로프)같은 캐릭터에 비하면 멀었다. 생각보다 임팩트도 적어서. 그래도 얻어터진 얼굴까지 예쁘던걸.

  음 재밌었다. 플래쉬 프레임 보면서 보면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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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따뚜이
감독 브래드 버드 (2007 / 미국)
출연 패튼 오스왈트, 루 로마노, 브라이언 데니, 브래드 가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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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메이션을 상당히 오래간만에 봤다. 아니 영화 자체를... 드라마 말고 영화는 한 서너달만에 본 것 같다. 너무 바쁘고 힘들었어. 여차하구. 암튼 애니메이션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보는 내내 장면 장면의 세밀함과 현실과 가상이 절묘하게 뒤섞인 모습에 감탄했다. 내용 이전에 영상이 섬세하고 아기자기해서 시선을 끌더라. 내가 3D 애니메이션을 너무 오래간만에 본 건가? 이것도 1년 전 것인데 요새는 더 발전 했겠지... 3D는 아니었지만 엔딩크레딧은 특히 굉장히 맘에 들었음.

  이야기 자체는 '꿈을 이룰 수 있다' 이거니까 다소 심심하다 싶었는데, 또 생각해보니 나 엄청 이걸 재미있게 본거다. 작은 쥐 레미(패튼 오스왈트)가 꿈을 꾸고 그것을 이뤄가는 과정들이 참 재미있고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맛이 있다. 난 좀 쉽게 생각해서 그런가 구스또(브래드 거렛)가 상대 악역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초반에 죽어버려서 깜짝 놀랐다. 스키너(이안 홈)과의 대결구도도 의외로 심심하고 빨리 끝났고.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평론가인 안톤 이고(피터 오툴)의 음식 평론이었다. 보면서 의아해 하긴 했는데, 이 영화에서 중요한건 레미가 꿈을 이루고 인정받는 과정이니까 안톤 이고가 마지막 장벽이었던 게 이해가 된다.

  라따뚜이에서는 갖가지 고난이 등장하는데 이것은 링귀니(루 로마노)의 고난이라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레미의 고난이었던 것 같다. 레미가 쥐라는 틀을 딛고 일어나는 과정, 요리사가 되기 위해 겪는 고난들, 우정의 위기, 가족과 꿈 사이에서의 고민,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요리사로서의 시험까지. 모든 이야기들은 레미에게 집중되어 있다. 주인공은 확실히 작은 쥐 레미이다.

  링귀니는 그냥 레미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등장인물일 뿐이지 그 캐릭터 자체의 매력은.. 잘 모르겠다. 인간 좋은거? 좀 멍청한 거? 운좋은거? 인간 캐릭터 중에서 가장 매력있고 도드라졌던건 콜렛(잔느 가로팰로)와 안톤 이고가 아니었나 싶다. 스키너 조차 그 캐릭터 색이 부족해서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링귀니는 멍청해서 재미가 없어... 콜렛은 링귀니와 너무 쉽게 맺어지는건 좀 짜증나긴 하는데, 그래도 당차고 똑부러져서 마음에 들었다. 목소리도 걸걸하면서 여성스러운게 너무 좋았음. 안톤 이고씨의 캐릭터야 뭐 너무나 확실하고... 목소리도 최고최고. 그리고 마지막 평가 내려주는 그 말투가 너무 좋았음.

  전해주는 교훈이 엄청 참신하다고는 말 못하겠다. 다소 전형적인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래도 이야기가 너무나 재미있고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점에서 성공적이다. 이런 이야기를 이 정도로 재미있게 만들기도 쉽지 않다. 왜냐하면 전형적인 건 그만큼 지루해지기 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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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감독 김기덕 (2003 / 한국)
출연 오영수, 김기덕, 김영민, 서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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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화면. 진짜 이 영화 화면 정말 심하게 아름답다. 깜짝 놀랐음. 영화 보면서 배경에 신경안쓰는 타입인데 일단 신경 안쓸 수 없는 영화도 아니었지만서도 너무너무 아름다웠다. 잊지 못할 것 같아. 경북 청송군 주왕산 국립공원에 있는 연못이라는데... 너무 예뻐. 세상에. 호수위의 절간. 이건 세트였는데 영화 찍고 환경오염될까봐 없앴다는 듯. 아까워라...

  제목같이... 인간의 삶을 사계절에 빗대어 표현했다. 사계절을 돌아 또다시 봄. 인 것처럼 다시 반복되는 인간의 모습이라고 해야할까. 사계절에 빗대어 인간의 성장을 표현하기도 했고. 전체적으는 인간 삶 그 자체를 보여주기도 했고. 아무튼 자연의 비중이 상당해서 보는 내내 인간 뿐 아니라 그 배경의 의미도 생각하게 만든다.

   노스님(오영수)는 변치 않고 그 자리에 있으시는데 마치 세상의 이치를 다 통달한 (해탈이라고 해야하나) 부처같다. 그 부처가 맡게 되는 동자승(김종호)은 부처같은 스님 아래서 세속적인 삶을 그대로 보여줘서, 노스님의 삶과 더욱 비교되는 효과가. 오영수씨의 연기도 참 좋았다. 뭔가 담담한데 힘이 실려 있어.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

  동자승이 자라는 그대로를 보여주기 때문에 배우가 소년(서재경)일 때, 청년(김영민)일 때, 장년(김기덕)일 때 계속 변하는데 인간의 성장을 그대로 잡고 있는 느낌이 좋았다. 피어나는 봄을 담고 있는 동자승의 삶. 그리고 이어지는 소년의 삶. 개인적으로는 소년승일 때의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는데, 절에 찾아온 소녀(하여진)를 만나면서 세속의 때가 묻게 되는 때이기 때문인 것 같다.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는 쨍쨍한 여름. 청년일 때 모습은... 세속의 때를 다 묻혀와서 눈에는 세상을 혐오하는 살의만이 가득하고. 바닥에 글자를 파면서 분노를 파내는 모습이 좋았다. 완연한 가을이다. 장년승 역할은 김기덕 감독 본인이 맡았는데... 이미 이 때에는 모든 것을 초탈해 거의 노스님과 같은 경지. 모든 것이 백색에 담겨 차갑고 냉정한 겨울. 이 상태에서 봄에 새로운 동자승(배우는 같다)이 들어오면서 또다시 반복되는 인간의 삶을 예감할 수 있는데...

  잔잔하다. 그런데 생각할 것은 많은 영화. 시간은 흘러가고, 변화하는 자연과 그대로인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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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스트 러쉬
감독 커스틴 셰리던 (2007 / 미국)
출연 프레디 하이모어,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케리 러셀, 로빈 윌리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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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 당시엔 보고 싶었다가, 또 안보고 싶어졌다가, 또 어쩌다가 봤다. 생각보다는 음악이 좋았다. 근데 난 딱히 어거스트(프레디 하이모어)의 연주에서 감명받은 건 없었고;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의 노래를 오래간만에 들어서 좋았음. 벨벳 골드마인떄가 생각났다.

  생각해보면 참 전형적이고 우연많은 스토리다. 루이스(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와 라일라 (케리 러셀)이 한눈에 서로 반한거며, 딱 하루 잤는데 임신한거며, 그 아이를 무사히 낳으거며, 그 애가 엄마 모르게 입양될 수 있었던 사고-_-.... 엄마 아빠의 만남부터 우연의 연속이더니 애가 자라고 나서도 우연은 엄청 많다. 어떻게 딱 애가 가출하고-_- 재능을 발견하는 시기와 맞물려서 스토리가 진행되느냔 말이다. 라일라가 나중에 어거스트의 생존을 알고 찾는 건 그러려니 했는데 루이스까지 뉴욕에 오게 되는건 좀. 아무리 우연이 필연적인 소재라지만, 그래도 이 영화는 우연이 너무 많아.

  ...근데 재밌다. 난 어쩔 수 없나봐. 전형적인거에 낚이는 걸로는 넘버 원. 일단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가 밴드로 노래 부른데에서 껌뻑 넘어갔으니 어쩔 수 없다. 이 영화가 월메이드 영화라고는 말 못해도, 내가 이 영화에 꽤 매료된 것은 사실이다. 난 즐겁게 봤다.

  루이스와 라일라는 어떻게 보면 좀 바보같은 면이... 루이스 그렇게 좋았으면 라일라를 끝까지 쫒아갔어야지, 개선문 앞에서 찌질찌질. 라일라도 좀 비슷하고. 그냥 얘네는 이 영화의 우연과 낭만을 더해주는 역할 정도. 어거스트 캐릭터 자체는 어린애가 가지고 있는 어리숙한 맛이 살아있어 좋았다. 내가 듣는 음악에 비해 너무 천재라서 짜증나긴 했지만. 뭐 천재라니까.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건 위자드(로빈 윌리암스)인데... 길거리에 애들 앵벌이 시키는 거긴 하지만 나름대로 음악에 열정이 있어 보였다. 캐릭터가 막판에 더욱 재수없어졌지만 어쨌든 자기의 부족한 재능을 아이들에게서 발견하려 하는 부분이 일면 있었던 듯. 좀. 현실적이어서 안타까운 캐릭터랄까.

  프레디 하이모어는 여전히 연기 잘한다. 바르게만 커다오. 조나단은 여전히 섹시... 아 나 밴드 노래부르는 장면 보고 진짜 기절하는 줄 알았다. 역시 난 이 사람 목소리가 꽤 맘에 들어. 후 찬양하고 있네요. 케리 러셀은 생각보다 밋밋했음... 포스가 조금 딸려요 언니. 로빈 윌리암스는 확실히 선한 역에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고, 그런 역할을 많이 했지만 악역에서 더 빛나는듯. 연기 좋았어요. 마지막에 지하철 역에서 하모니카 부르는거 참 마음에 들었던 씬. 테렌스 하워드는 사회복지사로 나왔는데 딱히 뭔가 있진 않았네요.

  천재소년 어거스트 러쉬인데, 이상하게 걔의 음악은 별로 당기지 않고 그 아버지인 루이스의 밴드 음악만 머리속에 쏙쏙 들어왔던 영화. 전형적이고, 무섭도록 우연으로 점철되어있지만. 그래도 좋았다.

  나는 굉장히 눈물이 많은 편인데(슬픈 영화 예고편만 봐도 눈물이 그렁그렁 할 정도로) 요새는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메마른 듯. 힘들어도 슬퍼도 그랬는데... 이 영화 보다가 중간에 펑펑 울어버렸다. 갑자기 나온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펑펑 울고 나자, 이상하게도,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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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윌리엄
감독 브라이언 헬겔랜드 (2001 / 미국)
출연 히스 레저, 루퍼스 스웰, 섀닌 소사몬, 폴 베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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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 CGV에서 히스 레저 추도(흑) 영화 해주더라. 지누네 가서 핫케익 얻어먹고 놀다가 봤음. 이거 2001년 영화다 보니까 엄청 파릇파릇한 히스 레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중세 시대 신분을 속이고 마상시합에 출전하게 되는 윌리엄 대처(히스 레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중세 시대 이야기이긴 한데 되게 현대적이다. 댄스 장면이라던가, 갑옷에 새겨넣는 로고의 문양(ㅋㅋㅋ)이라던가. 아무튼 배경만 중세였다 뿐이지 하는 짓거리들 보면 되게 현대적. 그래서 보는데 더 부담 없기도 하다. 사실 역사적으로 나왔어도 난 지식이 없어서(...) 몰랐을 걸? 영화 시작할 때 나오는 We Will Rock You 좋았음.

  제프리 초서의 '켄터베리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란다. 캔터베리 이야기 안읽어봐서 모르겠는데 들은 바로는 영감을 얻었을 뿐 내용을 빌려온 부분은 거의 없다는 듯; 그래도 극중에 제프리 초서(폴 베타니) 등장하기는 한다. 제법 눈에 띄는 조연이시고, 막판에 윌리엄의 이야기를 책으로 쓸거야! 까지 했으니 그 작가 초서가 맞는 거 같다.

  초반에는 그 현대적인 느낌 때문에 즐겁게 봤는데 이거 영 스토리가 단순... 단순한 건 좋은데 나같은 얼치기까지 이 스토리는 이렇게 될거야. 하는 감이 막 떠오르니까; 그게 좀 허술하거나 약하지 않았나 싶다. 전형적이니까 보기 편안하기는 했는데 막판 가서 야 이거 너무ㅋㅋ 악역인 애드해머(루퍼스 스웰)도 너무 전형적으로 패배해서... 심심. 그나마 배경이 중세라 신기하고 뭐 그래서 흥미로왔지 완전히 현대물이었으면 오오 판박이로다 했을것 같다.

  주인공 윌리엄은 그래 물론 신분을 극복하고 이런 거 좋은데 인생사가 좀 쉽게 풀리지 않았나. 맘먹고 연습만 하면 다른 사람들보다 마상시합도 잘하지, 여자도 확확 잘도 휘어잡지, 신념있는거 때문에 운좋게 왕족 눈에도 들지. 신분 속여먹은 것도 자기 자신의 힘만으로 극복했다기보담은 그 왕족-_-; 의 공도 좀 있으니까. 여튼 인생이 생각보다 좀 쉽다. 아버지의 사정 같은것도 사실 엄청 와닿는 것두 아니구... 그냥 자기 자신의 노력도 있긴 한데 얜 좀 인복이 많은 것 같아. 왕족이나 조슬린(샤닌 소사몬)뿐만 아니라, 같은 급인 롤랜드(마크 애디)와 와트(알란 튜딕). 그리고 제프리 초서 같은 사람들도 참 얘에게 도움이 되고 좋은 인물들이었다. 아 갑옷 만들어주는 케이트(로라 프레이저)내는 말할 것도 없고. 내가 롤랜드나 와트였으면 이 이야기 시작도 못했어-_-ㅋㅋ 돈 뺏어서 고향 갔다.

  스토리 전형적인건 그런거고 주연은.. 음 히스 레저가 심심해 보일 정도로 조연들 연기가 참 좋다. 마크 애디와 알란 튜딕 처음부터 투닥투닥하는 모습으로 흥을 돋구더니, 폴 베타니 등장에서 끝났음ㅋㅋㅋ 아우 이 세명의 하모니 어쩔것이냐. 특히 폴 베타니. 그 나체의 당당함. 윌리엄 소개할 때의 그 완벽한 뻔뻔스러움. 최고였다.

  히스 레저 추모 특집으로 본 것이지만 히스 레저보다 다른 조연들이 눈에 띄었음. 스토리는 전형적. 그래도 심심하지 않았다. 2시간이 넘는 런닝타임을 가지고 있었는데도 잘 모를 정도였으니까... 보는 재미는 확실히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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