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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를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이거 읽기 전에 기대를 많이 했다. 그리고 첫 소설인 '버니'를 읽고 나서는, 어 이게 아닌데. 이런 느낌이 들었고. 같은 작가의 소설인가 의심하게 하더라. 분명 말을 풀어내는 방식은 비슷한데 더 무겁고 습윤한 느낌이었다.
버니
햄릿 포에버
옆에서 본 저 고백은 - 고백시대
머리칼 전언
백미러 사나이 - 사물이 눈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간첩이 다녀가셨다
최순덕 성령충만기
발밑으로 사라진 사람들
독특한 형식으로 쓰여진 글들이 있는데 '버니'나 '최순덕 성령충만기'가 특히 그랬다. 버니는 랩 가사처럼 진행되는 서술이 인상적이었고, 최순덕 성령충만기야 아예 성경 문체. 버니 같은 경우는 내용이 너무 어두워서 그런가 그런 읊조리는 듯한 서술이 굉장히 불편하게 다가왔지만, 최순덕 성령충만기는 꽤 즐겁게 읽었다. 결국 내용의 차이인가.
'갈팡질팡~'에서 보았던 시봉이 이 소설의 단편들에서도 보인다. '햄릿 포에버', '옆에서 본 저 고백은 - 고백시대', '백미러 사나이 - 사물이 눈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이렇게 세 편에 나오니 꽤 많이 나오는 편. 그렇다고 모든 단편의 시봉이 같은 시봉은 아니었다. 그러나 모든 시봉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입맛의 한 구석은 모두 같이 씁쓸하다.
'머리칼 전언'이랑 '발밑으로 사라진 사람들'은 이 소설집 안에서도 느낌이 되게 특이했다. 전설이랑 현대 이야기가 합쳐진 느낌이었는데, 괴기스러운 느낌을 주는 결말까지 꽤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뭐 썩 좋진 않았다. 신기한데 취향은 아니었다. 그래도 둘 중 택하라면 '발밑으로 사라진 사람들' 쪽이 더 마음에 들었다.
'간첩이 다녀가셨다'는 그래... 이렇게 될 줄 알았지, 싶은 이야기. 그냥 현실적이었다. 좀 있을 법하고 소름돋는.
난 좀 더 가벼운 느낌이 나는 '갈팡질팡~'쪽을 더 좋아한다. 그래도 다른 작가들 소설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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