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벽에 천둥이 무섭게 치더라. 자고 있었으면 몰랐을텐데, 나는 네시까지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안그래도 이상하게 잠이 안와서 뒤치락거리는 데 천둥 번개가 쳐대니 원 잠이 와야지. 새벽에 지누랑 통화하면서 만도 앓이 했다가 깬 엄마한테 야단맞음. 조금 있으면 만도 디아오가 나한테 집사줘야 하는데 왜이러지시...

2. 아침에 일어나서 밥먹고 다시 자려고 했는데 뭐 확인할 게 있어서 컴퓨터 켰다가 기함. K드라이브가 인식이 안돼.... 내 하드 드라이브가 외장까지 총 3개인데, 그 중 하나인 K드라이브가 인식이 안되는 거다. 진짜로 기절할 뻔 했다. 아니 가면 간다 말을 하고 죽던가?! 달깍 거리는 소리 한 번 안내다가 갑자기 죽는건 대체 뭐란 말이니.... 다른건 다 필요 없고, 그 안에는 100기가가 넘는 락 공연 영상들이 있단 말이다...... 내 스트록스 레어영상... 내 만도 디아오... 내 인큐버스... 내 그 밖의 등등등... 케이블을 몇 번이나 꼈다 뺐다를 반복. 악몽일 거라고 생각하고 그냥 잤다. 어떻게 지금은 인식만 간신히 되어서 외장에 옮기고 있다. 와 나 진짜 전에 외장 날려먹은 이후 이런 기분 처음이었어...

3. 고로 당장 컴퓨터를 사야겠다. 그래도 엄마가 조금 보태줄 마음을 먹을 때까지는 쓰려고 했는데. 유치원을 다니고 있는 내 컴퓨터... 그래도 초등학교 입학은 시켜야지 했단 말이다.
윈도우 7 반응 보고 바꾸려고 했는데ㅜ.ㅜ.... 아 그냥 엄마 주고 내 걸 따로 사야할 듯. 아 진짜 아침부터 너무 놀라서...

4. 시험본다. 시험기간이지만 내가 낮에 공부를 안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낮엔 그냥 잘려고 했는데... 아랫집에선 공사하지 관리사무소에서는 싸움 나서 방송해대지, 깨버렸다. 자료 옮겨지면 다시 자야지. 이러니 감기가 나을 턱이 있나.

5. 나는 금주, 금연을 하고 있다. 내가 바른생활 어린이라서 그런 것도 아니고... 종교적 신념이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게 된 거다. 술은 일단 알콜분해능력 떨어지거니와 맛이 없다. 칵테일 순한 것만 마시는 정도? 알콜 향이 싫다. 담배는 냄새도 싫고 흥미도 없고 돈도 없고. 며칠 전에 동생이 집에 왔을 때 둘이 나란히 감기에 걸려서 둘이서 약사러 간 일이 있었는데, 가는 길에 동생이 담배를 샀다. 궁금해서 피우려던 거 뺏어서 한 번 빨아보기만 했다. 음... 글쎄... 독해서 울음이라도 나올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없었고, 연기 뱉을 때 기침 한 번. 그냥 아무 느낌도 없었다. 이걸 왜 피우는 거냐고 물어봤더니 "그치. 근데 없으면 초초해서 생각날 때가 있어. 그니까 피우지 마라." 라는 소리를 들었다. 응, 안 피워. 사실 난 한 번 입에 대기만 해도 중독되는 무시무시한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시시해져 버렸다.

6. 요새 이상하게 그렉이랑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좀 가벼워 보였던 첫인상과는 달리 속알맹이가 굉장히 진지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인터넷에서 만난데다 바다 저 건너 있는 사랍이랍시고 난 조금 가볍게 대했던 경향이 있는데, 그걸 고쳐먹어야겠다고 어제 처음으로 생각했다. 많은 펜팔 중에 긴 기간에 걸쳐 이야기를 할 만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절대로 쉽지 않다. 친밀도나 소재의 한계는 언제나 존재한다. 사실 난 그렉과는 금방 대화하지 않게 되겠지 했는데 이렇게 되었다. 오래 갈 거 같다고 생각했던 나의 다른 펜팔은 나를 시험하는 일을 벌여서 결국 영원히 차단해버렸다. 역시 사람 관계는 알 수가 없다.

7. 어쩌면 내년에 일본이나 독일을 갈 지도 모른다... 만도 디아오의 투어 일정에 달려있다. 일본 정도면 고려해 볼 만 한데, 아 독일은... 좀... 가고는 싶지만 돈이... 다류와 슥헤가 내 양 팔을 꽉 붙잡고 지옥길을 같이 가자고 하고 있다. 걷고있는 발은 내 발이라는 게 문제.

8. 짤은 어릴 때와 지금과 한 치 변함이 없는 구스타프 노렌. 간사한 웃음이 똑같아... 다만 지금은 190을 훌쩍 넘어버린 구스타프가 어릴 때는 음악만 듣는 괴짜 땅꼬마였다는 거 정도. 애들에게 복수하려고 음악을 더 열심히 했다니.. 찐따짓도 정도껏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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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분이 방방 떴다가도 또 나빠지고 그런다. 지누 말대로 봄을 타는 것일지도 모르겠고, 너무 기분이 계속 좋으니까 몸에서 적당한 선에서 끊으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봄바람이 허파에 가득 들었다.

2. 오락가락하는 것과는 별개로  의욕이 참 없다. 이렇게까지 모든 일을 미뤄왔던 적이 있었던가?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모든 일에서 도망가고 있는 듯한 기분도 든다.

3. 사랑니를 뽑기로 했다. 아래쪽 두개만 뽑아도 될 거 같다. 다음 주 화요일. 조금 떨리는 군. 그 전에 토요일에 스케일링을 하는데, 이게 더 공포다.

4. 운동은 한달 넘게 정체기. 그래도 팔 근육은 무섭게 붙었다... 나 알통 처음 가져봐요 엄마.

5. 오아시스 공연날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너무나 취향인 남자를 봤다. 이건 어떻게 완벽하게 루크+매튜의 몰골이지? 너는 내가 찾던 한국인 코알라? 말 걸고 싶어서 죽을 뻔했다. 진심으로 엄청 고민함.
  하지만 공연 후의 폐인 수준이었던 나의 몰골과 그 남자에게 일행이 있었다는 점, 결정적인 자신감 부족이 겹쳐서 결국 말은 못걸었다. 하긴 지하철에서 뜬금없이 무슨 말을 걸어... 며칠간 후회로 인해 앓았는데 사람들마다 각각 반응이 달랐다.
"그렇게 맘에 들었으면 말이라도 걸어보지 그랬어."
"다음엔 꼭 걸어봐."
"애초에 가능성 없으니 꿈 깨."
  뭐 등등... 이었는데 여튼 동생의 반응은 이랬다.
"여자가 남자 전화번호도 못따고 뭐하는거야?"
  ...어..그래.. 고맙다 /빡

6. 저 한국인 코알라 사진을 친구가 몰래 찍어줬는데(...) 그 사진을 찍은 걸 듣고 호주인 펜팔인 그렉은 이렇게 말했다.
"그걸 호주에선 스토커라고 해."
  ...어..그래.. 고맙다 /빡

7. 새삼스레 지하철에서 만나서, 내게 같이 카페에 가자고 권했던 두바이인이 기억났다. (생에 첫 헌팅이 외쿡인이었다닠ㅋㅋㅋㅋㅋㅋㅋ) 이름이 뭐였더라? 나이는 27이었는데... 아무튼 용기가 대단했구나. 게다가 난 전화번호를 주면 안되겠냐는 그의 요청에 웃으며 I don't think so 라고 말했었다!

8. 아무튼 루크와 매튜를 믹스한 듯한 코알라를 만난 고로 짤은 사랑스러운 매튜. 요샌 살 너무 쪄서 굴러다닐 거 같지만ㅋㅋㅋㅋ근데 그조차 귀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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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해』
"걍 있는데? 잘 지내?"
『어... 누나 나 돈 좀 부쳐줘.』
"나 거진뎅... 나 여행 갔다왔잖아."
『부쳐줘 좀.』
"거지얌.. 너 내가 만원 부쳐주면 쪼잔하다고 할 거고 이만원 부쳐주면 좀 더 부쳐주지 이럴거잖아."
헐 우리 남매 맞는듯.








그렇지 뭐








"꺼져 ㅋㅋㅋㅋㅋ 봐서.."
『누나.』
"왜"
세뱃돈 반띵하자.



















"ㅋㅋㅋㅋㅋㅋㅋ뭐임마? 끄뎌."
1/3은 어때?
"끊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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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있는 동생한테 편지가 왔다. 추석 전에 보낸거 같은데, 추석 지나서 도착했더라.
쨌든간에 엄마아빠한테 온거지만 뜯어서 읽어봤는데...




오 제법 그럴싸 한거다.
철든거 같은거다!!


엄마도 나오고 아빠도 나왔으니 내차례다.
조금 기대했다.




....고맙다...?
너나잘해 너나..너나...!


그래도 다음 줄은 훈훈했다.




내 통금이 10시라... 그거 좀 봐달라고 대신 말하고 있었다.
오 바람직해. 바람직해. 하면서 고개 끄덕이고 있던 차...


문제의 다음 줄.


.....

..

.









.....................





고맙다 시발놈아











orz
아나 이새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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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에 밍기적거리는데 미노한테 전화가 왔다.

뭐 훈련인가 하고왔다고 찡찡찡
힘든데 전화한거라고 찡찡찡

힘들면 가서 쉬든가.......


그 와중에 나온 대화.






"누나, 내가 전에 누나한테 3만원 빌려갔잖아..."

"응."

"나 가방 사주면 안돼? 그 돈으로?"

"...지금, 돈 안갚겠다는 소리?"

"아니, 가방 사달라고. 그 돈으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게 그 소리잖아 임마..









"...이새키가... 껒..."

"사줄거지? 응? 우린 남매잖아. 남!매!"

"왜 갑자기 강조하고 난리야 미쳤어?"

"왜 이래! 남매잖아 남! 매! 누나 하나밖에 없는 동생한테 이러기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얘가 뭘 잘못먹었나..
내가 저따구 땡깡에 약하다는걸 알고 이써...










"그니까 누나 나 휴가 나가면 놀아줘. 시내에서. 가방도 사주고."

"너 미치셨쎄요? 너 나랑 안놀잖아. 내가 전에 영화 보러가쟸더니 싫다매."

"아 그땐 내가 철이 없었고! 누난 철이 잆었고! 내가 지금은 철이 들었고!"

"아 뭐야 또라이... 알써."

"오예! 대신 누나가 쏘는거. 나 돈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새키가....











그래서 알았다고 했다는 이야기 o-<-<
미안 동생덕후는 답이 업ㅂ다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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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기에 걸렸다. 독하게 걸렸는지 처음 이틀은 헤롱대며 집안을 기어다녔고, 그 이후 이틀간은 놀 기운으로 살아 있었다. 지금은 그럭저럭 무난한 컨디션이지만 나을 기미가 안보인다. 기침이 싫다. 편도선이 안 부었다는 게 그냥 불행 중 다행. 편도선이 부으면 입맛이 오백퍼센트 떨어져.
  아, 병원 가기 싫은데.

  2. '갑자기' 병이 금요일에 급하게 발병. 우왕좌왕하던 나는 머리카락을 자를까 고민하다가 충동적으로 귀를 뚫었다. 사실은 머리속에서 '피어싱을 해! 피어싱을!' 이라고 외치고 있었지만 그렇게 했다간 정말 집에서 쫓겨날 것 같아서(...) 자신과 타협하여 귀를 뚫는 선에서 마무리.

  3. 그러나 문제는 이미 내 귀에는 네 개의 귀고리가 달려 있었다는 거. 중 3때인가. 왼쪽 둘 오른쪽 하나 이렇게 귀를 뚫고 왔을 때 엄마는 내 방의 오디오를 부수려하며, "니가 양아치냐!"를 외쳤다. 그래도 억지로 빼게는 안시켜서 유지. 고 3 수능이 끝나고 왼쪽 귀 중간 쯤에 귀를 하나 더 뚫었다. 엄마한텐 안말하고. 그리고 어느 날 맞으면서 깨어났다. 날 깨우러 온 엄마가 귀걸이를 본 것. 그 때 엄마 앞에서 뻈다. 귀에 고름이 차고 그것이 터지자마자 새로 뚫었음. 엄마 포기.
  오른쪽 귀 중간에 새로 구멍을 뚫은 걸 보면 뭐라고 할까. 왼쪽과 오른쪽을 착각하시길 조용히 빌고 있다(...) 다행히 요새 어정쩡한 단발이라 안걸릴 듯.

  4. 내 동생 미노는 가끔 군대를 간건지 수련회를 간건지(...) 전화를 정말 하루에도 몇 번씩 해댄다. 이거 뭐 콜렉트콜로 해오는데 안 받을 수도 없고... 아무튼 미노의 전화 문제로 엄마 아빠가 좀 삐쳤었음-_- 나한테!
  만날 집에 전화해서 엄마 아빠가 받으면, 안부도 안묻고 "누나는?! 누나 바꿔줘요." 이르니까. 엄마 아빠는 안찾고 누나만 찾는다고 꽁시랑 대셨음.
  그러나 엄마 아빠는 알고 있는가. 미노가 나한테 전화해서 하는 말이라고는,
 
  "누나, 그 사진 싸이에 좀 올려줘!"
  "누나, 인터넷으로 돈 좀 부쳐줘!"
  "누나, 내 친구한테 문자 좀 보내줘"
  "누나, 그 옷 좀 찾아서 사놔줘. 나 휴가가서 입게."
  "누나, 나 면허증좀 편지로 보내줘 필요해!"

...이런 거. 가끔 웃긴 이야기도 해주지만 거의 다 부탁이란 말이다! 오늘도 옷을 사놔라 뭐라 부탁을 하길래 "귀찮아! 그런건 니가 휴가 나와서 사!" 라고 했더니
 
   "누나 그러기야? 누나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그정도밖에 안돼? (응)
  누나 나 내일 트리 뽑으러 가. 모종삽 준대
(여기서 기절). 누나..."


 
옷찾아 헤매고 계심(..)
  사실 모종삽은 아니고 접는 휴대용 삽을 준단다. 그 왜 접는 삽 있잖아. 작은거. 열 다섯명이 소나무 하나 뽑아오는 거라고. 진짜 힘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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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생이 군대간 지 일주일. 고 사이 동생의 부재를 때때로 느낀다.


  밤에 문소리 나면 나도 모르게 띨구다, 하고 생각하게 된다던가, 텅 빈 동생 방이라던가, 옆에서 귀찮을 정도로 수다 떠는 사람이 없다던가... 귀찮은데 밥 차려줄 사람이 없다던가, 혼자 피자 시킬 수 없어서 화가 난다던가, 설거지 시킬 사람이 없다던가, 심부름 대타 시킬 사람이 없다던가, 화풀이 할 사람이 없다던가... (완전 못돼 쳐먹었...)


  요런 평범한 일상에서 동생의 부재가 팍팍 느껴짐. 더불어 요새키가 속은 많이 썩였어도 내게 많이 필요한 녀석이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리고 오늘, 동생이 군대간 와중에도 동생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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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기분

  오늘 1시 논산 훈련소 입소. 엄마 아빠가 배웅 나갔다. 나는 엄마가 버리고 갔다() 차비 아깝다고(...) 

  성격이 나와 많이 달라서 몹시 잘 적응할 거 같은 녀석인데도, 아 내 기분은 말 그대로 심란 심란. 아침에 붙잡고 군대 가지마! 라고 했지만 가버렸다...ㅠㅠ 지도 나 심란한 거 아는 건지 내가 껴안아주는데도 뿌리치지 않고 토닥토닥 해주더라. 평소 같으면 이게 미쳤나! 하면서 던져버렸을 텐데... 으앙.. 으앙orz 차라리 던져버리는 편이 속 편해 임마.

  어제 밤에 이것 저것 챙겨주긴 했는데 뭐 빠진거 없나 그런 생각만 들고. 한 일주일 지나면 훈련소 내에 인터넷으로 편지 전해주는 거 열릴 거 같은데, 논산은 그거 열리는 게 더 긴 거 같기도 하고... 아 몰라. 자기가 빨리 간다고 (내가 내년에 가랬는데ㅠㅠ!!!) 막 헌병으로 지원해서 갔는데, 헌병은 내무반 고생이 심하다고 하던데 걱정되고. 활발하고 성격 좋은 녀석이라 걱정 안되면서도 또 그게 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고. 그저 잘 지내겠지 막연한 생각만.

  날짜 급하게 나왔을 때만 해도 실감 안나서 막 '밥은 먹고 다니냐' '살아 있냐' 'ㅋㅋㅋㅋㅋ'이런 편지 써준다고 놀렸었는데(완전 철 없음) 그딴 거 못보낼 거 같아() 내 동생 없으면 인제 허전해서 어떡하나. 내 방에서 죽치는거 구박하긴 했어도 싫은건 아니었는데... 막 싸우기도 자주하고, 괴롭히기도 자주 했지만 그래도 내 동생이라 막 그렇네.

  나중에 어떻게 될 지 몰라도 아직까진 심란, 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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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녀와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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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번 주, 양양의 부모님이 집을 비우신 날이 있었다. 양양의 양아치 동생은 당연히-_- 외박. 나는 집을 혼자 지키다가 다음 날 후배와 조조 영화를 보려고, 아침 일찍 나갔다.

  오후 늦게 돌아올 줄 알았던 녀석은, 의외로 제법 오전 시간대에 집에 귀환. 근데 이놈이 열쇠를 안 가지고 나간거... 조조 영화를 보러 가신 양양은 당연히 동생따윈 까맣게 잊고 영화를 즐겼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와서 이제 후배와 밥을 먹어야지, 하면서 핸드폰을 켠 순간. 밀려 들어오는 동생의 문자... 내용 따윈 읽지도 않고 전화를 걸었다.
 
"뭐야, 왜."
"누나 나 열쇠없어! 얼른 집에와!"
"아씨.. 나 밖이야. 니가 여기 와서 받아가던지!"
"누나 제발! 나 맨발이야 지금! 안양에서부터 맨발로 지하철 타고 왔어! 제발!"

...아놔 갑자기 왠 맨발... 니가 그지냐.
게다가 맨발로 지하철.... 어디가서 내 동생이라고 하지마.

"아 뭐야;; 왜 맨발."
"쓰레빠 끈 떨어졌어! 누나 제발!"
"아 사신던가! 나 후배랑 같이 있단 말야!"
"누님, 누님! 제발! 맨발로 거기까지 갈 순 없잖아ㅠㅠ"

그래서 후배를 버리고(...) 집에 돌아왔던 양양. 당연히 집에와서 조낸 패줬다.
맨발만 아니었어도 안오는건데...!
안양에서 신발끈 떨어져서 아주 그지꼴로 오셨단다. 지하철에서부터 시선집중이었다고. 시선 받고 싶으면 맨발로 지하철 타도록(...)

나중에 집에와서 아까 밀려들었던 문자를 확인하니, 요런 내용이었다...
인간이 자신이 급한 상황에, 시간이 경과할수록 얼마나 비굴해지는지 알 수 있다.


아놔, 오래간만의 외출이.. 물거품이 되었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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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학원에서 담임이랑 상담했음. 새로 바뀐 담임은 여자고, 몹시 깐깐해서 귀찮다. 물론 혼자 있어도 안하지만, 억지로 시키면 더 안하는 타입인 나. 난 정말 억압하거나 옭아매는건 진절머리가나서, 어떻게든 도망치려 한다. 고등학교 때에는, 고3때에도 야자하기가 싫어서 담임에게 예체능이라고 거짓말 하고 당당하게 조퇴질하고 그랬다. 본능인가봐-_-... 아니면 철이 덜들어서 그러나. 상담 시간에 얼마나 몰아부쳐졌는지, 나올 때는 정신이 혼미해져 있었다. 상담의 주요 요지는 이것.

  ㄱ. 상담 하면서 타임 테이블 없이 공부한다는 애는 니가 처음이다. 시간을 짜서 공부해라.
  ㄴ. 네가 상담한 애중에 잠을 가장 많이 잔다. 잠을 줄여라.  

  ㄱ이야 백번 내가 잘못하는 거니까(사실 나 공부한 적도 없다... 진짜 공부 죽어라 안하니까.) 고친다 치는데, ㄴ은 좀...;ㅂ; 나 7시간 정도 자는데, 5시간으로 줄이라는 소리 들으니까 정말 정신이 혼미... 지금 그렇게 자고도 졸려서 죽겠는걸orz 아무튼 담임이 깐깐한 성격이라 고생하게 생겼다. 당분간은 땡땡이도 결석도 자제되겠고나. 슬프다.


  2. 또 학원 이야기. 학원에서는 좀 익살맞게 농담 던지면서 수업하는 선생님이 계시다. 그 선생님이 자주 농담을 던지거나 말을 거는 대상은 항상 맨 앞자리에 앉는 남학생. 몸이 굉장히 좋으시다. 키도 크시고... 헬스하신다고-_-; 그런데 선생님이 그 학생에게 말을 걸 때, '초롱아! ~했지? 그렇지?' 라고 말을 거시는거다. 헉. 저렇게 건장한 청년 이름이 초롱이? 막 웃겼다. 나도 내 이름과의 갭이 좀 있지만, 초롱이에 남자는 흔치도 않잖아.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학생 이름... 초롱이가 아니었다. 철웅이였다. 빨리빨리 부르면 초롱이처럼도 들리는데, 교수님이 장난치려고 그렇게 부르시는 듯. 나는 왠지 안심했다.


  3. 오늘 학원에 갔다 집에 돌아왔는데, 컴퓨터가 켜져 있었다. 동생이 학교 가기전에 하다가 간 듯. 마우스를 흔들어 꺼진 화면을 키는데, 화면이 밝아지면서 눈앞에 등장한 것은 에로사진. 야임마아아아아아...... 게다가 바탕화면에는 에로사진이 담긴 폴더가 있질 않나, 켜져있는 P2P 프로그램에서는 한창 에로에로 영상들이 받아지고 있질  않나... 이런건 좀 티안나게 해주는 센스가 없는건가. 황당해서 문자로 '바탕화면에 에로사진 떡 받아놓고 가는 놈은 뉘집 자식이냐?' 라고 했더니, 돌아온 답변은 '그러게ㅋㅋ 누가 그런대?' 뻔뻔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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