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다윈의시대
카테고리 과학 > 과학이론 > 과학이론/과학철학
지은이 EBS 다큐프라임 제작팀 (세계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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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에 스폰서 배너 있는 걸 보면 알듯, 위드 블로그에서 선정되어 읽은 책. 따라서 평소보다는 약간 정성을 들여 쓰기로 마음먹었다. 리뷰용으로 책을 받았으니 그 정도 매너는 있어야겠지. 사실 책도 꽤 재미있게 읽었다.

  내용 말고 일단 책 형식. 250페이지 가량의 책이니 분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진화와 창조를 제시하고, 대놓고 무신론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 치고는 얇다. 심지어는 자간도 꽤 넓어서 200%를 뛰어넘는다. (난 이건 편집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두께가 빈약하게 된다고 해도 자간이 200%이상이 되는 책은 좀 지양해야 하지 않나? 가격이 13000원이나 되는 책인데, 어차피 얇은 책 페이지나 빼서 가격을 낮추는게 나았을 것 같은데.) 그만큼 전문적으로 파고 들지는 않았다는 소리다.

  이 책은 너무 무겁지 않게, 가벼운 수준으로, 그러나 객관적인 시선을 취하려고 노력하며 쓰여져 있다. 이 책의 (때론 지나친) 무겁지 않음은, 이 책이 EBS에서 다큐멘터리로 방영되었던 <신과 다윈의 시대>의 내용을 다시 엮은 것이라는 데 기인한다. 방송으로 나왔던 만큼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글이 쓰여졌다.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점수를 주고 싶다. 좀 더 진화론, 혹은 창조론, 혹은 무신론에 대해 알고 싶으면 이 책 내에 주석으로 쓰인 수 많은 참고서적을 보면 될 것 같다. 책 자체는 이런 논쟁을 알아보려 하는 일반 대중들에게는 딱 적당한 수준의 분량이었다.

  방송으로 방영된 것이니만큼, 이 책은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진화론을 주장하는 사람과 창조론을 주장하는 사람, 어느 쪽의 편도 들어주지 않고 양 쪽의 주장을 평등하게 싣고 있다. 그런 주장들도 다양한지라, 강경한 쪽과 중도적인 쪽의 시선이 잘 담겨 있고, 각 학자 혹은 신학자들의 생각이 고루 드러나 있다. 보다보면 같은 이론을 믿고 있음에도 자신의 신념이나 성격 등에 따라 미진하게 그걸 주장하고 있는 듯한 분들도 계시더라. 꼭 같은 이론을 주장한다고 같은 '방식'으로 주장하는 건 아니라서, 그런 시선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

  난 신을 믿었던 적이 있지만 지금은 믿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신론을 주장하기에도 약간 어정쩡한, 회의론자에 가까운 편이다. 창조론과 진화론을 두고 어느 하나를 믿으라면 나는 반드시 진화론을 택하겠지만, 그 진화론의 이론에 '아직까지는' 결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인류의 역사는 너무나 길고 거기엔 빠진 미싱 링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부족한 부분을 창조론에서 찾으려 하지 않는다. 책에서도 여러번 주장된 바와 같이, 창조론은 너무나 종교적인 관점이고 그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쪽의 시선을 읽으면서 최대한 중립적인 관점을 가져보려 했지만... 글쎄. '지적 설계론'의 이론들은 내게 도무지 와닿지가 않는다. 밝혀지지 않은 부분을, 우리가 보지 못한 초능력자 하나가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니. 이게 무슨 황당무계한 소리인가, 그런 생각이 든단 말이다. 아무리 지적설계론을 주장하는 학자들의 말을 읽어도 논리적 오류밖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묻고싶었다. 그렇다면 그 지적설계자를 만든 사람은 누구인가? 이 물음에 대해 그들은 종교적인 관점에서의 대답밖에 내어주지 못한다. 이럴 바엔 차라리 부족한 진화론이 내겐 나았다.

  진화론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여러 사람들이 있다. 강경하고 똑부러지게 제 의견을 주장하는 자가 있고, 좀 온건한 타입으로 자신의 주장을 말하는 타입도 있었다. 리차드 도킨스 같은 자가 전자이다. 이 사람에 대해서라면 더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의 저서는 우리나라에서도 꽤 유명하고, 그의 명쾌하고 딱부러지는 설명방식은 이미 널리 퍼져 있으니까. 나는 그의 인터뷰를 보는게 즐겁지만 그의 방식에 완벽하게 동조하지 않는다. 나는 스티브 존스의 인터뷰에 꽤 공감했다. 그는 지식에 관련된 부분에선 딱부러지게 지적설계론을 부정한다. 마이클 베히의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은 그의 무지를 보여줄 뿐이라고. 그러나 종교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미진하면서 또한 종교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놀라웠다.

  저는 과학과 종교의 대립을 상어와 호랑이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둘 다 엄청난 강적이지만 상대방의 영역에서는 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과학자들이 신의 존재를 논박할 수 있다며 종교의 영역을 침범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과학자들은 그럴 능력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종교는 과학의 영역을 침범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들은 코란이나 성경에 나오는 내용을 봤을 때 4억 년전의 진화론은 근거가 없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그럴 때마다 오히려 자신이 믿는 종교에 나쁜 이미지를 주고 있습니다. 그들이 어떤 주장을 내리기 전에 조금 더 생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스티브 존스 인터뷰 中, 『신과 다윈의 시대』, EBS 다큐프라임 제작팀, 세계사, pp. 105-106

  스티븐 존스가 말하길, '종교는 신앙 중심이지만 과학은 증거중심'이라고 하더라. 둘이 공통점이 존재하지 않는거다. 나는 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진화론이라는 이론을 그렇게 반박하고 싶어하는지, 과학자들처럼 이해하지 못하겠더라. 과학은 과학이고 종교는 종교일 뿐이다. 우리는 아담과 하와에게서 태어나지 않았어요, 이렇게 주장하는 게 아니라 우리는 진화의 산물이라는 말이 왜 성서에 대한 모독이 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더라. 물론 모든 종교를 가진 자들이 이렇게 주장한다는 소리는 아니다.

  여하튼 이런 식으로 학자들의 의견이 진행되는 양상을 보는 게 지식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줬다면, 우리나라 각 종교분파들의 의견을 통해 사상적이며 철학적인 부분을 만족시켜 준 것이 마음에 들었다. 불교야 원래 유일신을 믿는 종교가 아닌데다가 세계관 자체가 어떤 한 사람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보지 않는걸 알고 있어서, 불교 쪽에서 진화론을 믿고 있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신기했던 건 천주교의 반응이었다. 개신교와 같이 신을 믿는 범주 안에 있으면서도 굉장한 비율의 신자가 진화론을 믿고 있었다. 알고 봤더니 천주교는 창세기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지 않으며 (물론 내 입장에선 이게 매우 당연해 보인다만), 교황들은 성경을 과학적인 문서로 다루지 않았다는 거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오늘날 새로운 지식을 통해 우리는 진화론을 가설 이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자적으로 이루어진 여러가지 연구 결과가 일치하는 것들이 그 증거가 됩니다.

  이 말을 오경환 신부는 말 그대로 해석해선 안된다고 했다. 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의 말에 오히려 그 핀트가 맞춰져 있다고 한다. 베네딕토 16세의 말은 다음과 같다.

세계는 오랜 진화 과정의 산물이다.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가장 깊은 수준에서 볼 때 세계는 하느님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래서 세계는 그 안에 함의성을 가지고 있다.


  우주의 기원에 대해 진화와 창조 가운에 어느 하나를 선택하지 않으며, 진화와 창조를 동시에 믿고 있는 것이다. 세계가 신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믿되, 신에 의한 진화를 믿는다고. 아직 세계의 시작이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확실치 않은 이 때에 이 정도 믿음이라면, 그들이 믿는 것을 최소한 이해는 할 수 있었다.

  개신교 측은 진화론이 확증된 과학적 증거가 없기 때문에 진화론을 믿지 않는다고. 그러나 이 말은 내게는 좀 어폐가 있어 보였다. 실제로 보여지는 증거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설령 진화론이 세계의 시작을 말하진 못하더라도, 과학적 증거를 제시할 수 있는 진화의 증거가 여럿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화론을 완벽히 반대한다는 게 내게는 썩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슬람 쪽은 진화론에 강경히 반대하고 있더라. 이 둘 쪽이야 성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하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같았다. 역시 이 쪽에도 전혀 공감하지 않았다.

  애당초 진화론에 대한 것이 왜 종교 사람들에게 적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지 이해가 되지 않기에 난 이런 싸움 자체는 무의미한 것이라고 본다. 최종덕 교수의 말처럼 진화론은 과학의 입장이고 창조론은 종교의 입장이다. 둘의 범주가 전혀 같지 않기 때문에 싸움의 결론도 날 수 없다. 과학적인 입장에서야 진화론이 절대적으로 옳고, 종교적으로 해석하고자 든다면 진화론이 옳다고 믿을 수 있겠다.

  마지막 부분에 있던 최종덕 교수의 인터뷰와 신을 믿는 과학자 윌리엄 필립스의 인터뷰가 둘 다 마음에 들었다. 철학적인 부분에서 지식을 충족시켜 준 것이 최종덕 교수의 인터뷰라면, 윌리엄 필립스의 인터뷰는 좀 더 마음에 와닿는, 친근한 구석이 있었다. 그 중 한 파트로 감상을 마무리하려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종교와 과학이 충돌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람들이 종교와 과학의 영역에 대해서, 그리고 종교와 과학이 각각 다른 종류의 질문에 대답을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과학자들은 과학적 접근이야말로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어느 누구도 사랑이 단순한 생화학적 현상이라고 간주하며 인생을 살고 싶지 않겠죠. 우리의 삶을 설명함에 있어서 과학 이외에도 다른 가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과학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과학적 진실만이 유일한 진실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많은 종교인들이 성서를 완전히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히브리어 성경에는 신이 세상을 6일 동안 창조했다고 쓰여 있는데요. 과학이 이와 다르게 말했다고 해서 과학이 틀렸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이는 성경을 이해하는 올바른 방법이 아닙니다.

윌리엄 필립스 인터뷰 中, 『신과 다윈의 시대』, EBS 다큐프라임 제작팀, 세계사, pp. 247-248


명랑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천운영 (문학과지성사,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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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받아서 산 책인데 내 취향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똑같이 기괴한 소재라고 해도 한강의 '어느날 그는'같은 건 굉장히 느낌이 좋았는데, 이 소설집에 실린 몇 개의 단편은 소재는 내 취향인가 싶다가도, 다 읽고나면 그렇게 찝찝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 찝찝한 느낌이 소설집 전반에, 모든 소설 안에 있기 때문에 이건 천운영 본인의 느낌인 것 같다. 확고하게 밀어붙이는 천운영만의 감성이 있는데 이게 썩 나와 맞는 것 같지는 않다. 꼭 내가 졸졸 따라붙어도 별 대답을 내어주지 않는 무심한 표정의 여자를 만나는 느낌이다. 그런데 난 그녀의 속마음이 빤히 보인다. 뭐 그런거?

  주인공들은 꼭 뭔가가 결핍되어 있다. 그 때문인지 소설들 안에서 느껴지는 욕구, 욕망에 대한 절박함이 있다. 어떻게 보면 살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모습인데 이게 내게는 불편하다. 간절하고 절박하게 뭘 갈구하고 있는데 표정은 안 힘들다, 난 괜찮아. 그러고 있는 것 같다. 속이 문드러진 담담함이 나는 싫다. 근데 못썼다는게 아니라 그냥 내 취향에 안 맞는 거다. 소설 자체는 마음에 든다. 느낌이 싫어서 여러 번 읽기는 싫은 거. 그 와중에도 '멍게 뒷맛' 같은 건 몇번이나 들춰봤지만...

명랑
늑대가 왔다
멍게 뒷맛
모퉁이
세번째 유방
어버지의 엉덩이
입김
그림자 상자


  '명랑'이라는 제목 때문에 명랑한 내용인 줄 알았더니 뜻밖에도 진통제 이름이야. 힘이 없어진 할머니, 억척스럽게 살고 있는 엄마, 어딜 가야할 지 모르는 백수인 나. 전체적으로 '나'의 시점에서 관찰되고 있는데 나름의 서늘한 긴장감이 좋았다.

  '늑대가 왔다'는 불쾌한 동화를 읽는 기분이었다. 꼬질꼬질하고 때묻은 채 애정을 갈구하는 어린 여자아이를 생각하면 불편한 기분이 든다.

  '멍게 뒷맛'은 철저한 열등감 속에 갇힌 주인공 여자 때문에 흥미로웠다. 모두가 이런 심정을 완벽히 100퍼센트까진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다른사람에게 느껴본 적이 있을 것 같다. 이 여자는 좀 더 극단적이었고 찌질했다. 사실 문을 안열어준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만, 그 뒤의 행보들이 좀. 어울리면서도 웃긴.

  '모퉁이'는 묘하게 마음에 들었었던 소설. 어린아이 시점에서 보여지는 가족의 모습이 썩 달갑지 않으면서도 파고드는 맛이 있었다. 인상적인 문장이 있는데,

네 엄마는 참 예뻤어. 키도 크고, 새침데기였지. 어떻게 해서든 네 엄마랑 결혼하고 싶었다. 아빠는 결혼식 사진을 보며 말하곤 했다. 나는 아빠가 말한 '어떻게 해서든'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모퉁이」, 『명랑』, 천운영, 문학과지성사, 2004, p. 103

이거다. 담담한 느낌으로 읽다가 소름이 쫙 끼치더라.

  '세번째 유방'은 어쩔 수 없이 '모퉁이'의 오빠가 주인공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것보다도 이 남자의 결핍된 삶이 그냥 좀 불쌍했다. 마지막에 그런식으로 폭발하게 된 것도 안타깝고.

  '아버지의 엉덩이'는 이 소설집에서 가장 밝지 않나 싶은데... 할머니니가 죽은 뒤 남겨진 나와 아버지 사이의 모습이 좋았다. 팽팽한 줄타기를 하는 듯하던 나의 심리가 점차 안정적인 느낌으로 이동해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초반에 아버지가 할머니의 무덤을 타고 오르는 장면이 독특하게 느껴졌었다.

  '입김'은... 음... 엄청 소름끼치고 불쾌하다기보다는 그냥 힘이 쭉 빠진다. 그런 내용이었다. 사채를 끌어다 쓰고, 그로 인해 모든 것을 잃은 남자가 텅 비어 보였다. 돈보다도 가족을 잃은 게 더 큰 것 같았다. 그렇게 건물과 하나된 사내의 절망의 깊이가 엘레베이터 통로 만큼이나 어둡고 깊어보인다.

  '그림자 상자'는 가족에 상처입은 남녀의 이야기인 것 같았다. 뭐 읽으면서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좀 비정상적이 되어버린 여자와, 그런 여자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된 남자. 연애 이야기는 아닌데 둘의 공통점을 보고 있노라면 둘이 통하는 부분이 많겠다 싶기도... 여자가 느끼는 공복은 식욕보다는 다른 욕구가 채워지지 않아(가족에 대한 감정이라던가) 느껴지는 공복이겠지...

  모르겠다. 아 내 느낌은 아냐! 하고 몸서리쳐지다가도 또 마음에 드는 구석도 분명히 있는 이상한 소설집.

슈퍼배드
감독 피에르 코핀,크리스 레너드 (2010 / 미국)
출연 스티브 카렐,제이슨 시겔,미란다 코스글로브,다나 가이어,엘시 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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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나갔다가 만났던 애가 영화보쟤서 생각없이 봄. 애가 외국인이라 영어로 된 영화 골라야 했고, 그 와중에 선택권이 별로 없었다. 한국 영화가 대세던데...? 외국어 영화는 레지던트 이블이랑 이거 빼고 썩... 근데 레지던트 이블은 내가 별로여서; 1밖에 안봤고... 그래서 유치돋게 애니메이션을 보기로 함.

  그리고 영화는 유치했다... 가 아니라.. 아니 유치하긴 한데 재미있기도 했다. 설정을 좀 더 썼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주인공 그루(스티브 카렐)가 악당이라는 설정 자체로도 재미있기는 한데... 그걸 좀 더 써먹을 수 있는데 그냥 안정적인 상태로 눌러 앉았다는 느낌이 있었다.악당 전용 은행이라던가, 자금마련을 위한 악당 대출 같은건 재미있었다만 거기에서 멈춘 듯한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 악당이 착해지는 내용은 너무 전형적인 느낌이 있지 않나. 내용은 적당히 아동용으로 재미있지 뭐 큰 깊이는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이거 나 3D로 봤는데.. 3D영화 처음봐서 신기했다...

  아이들 마고(미란다 코스그로브), 에디트(데이너 게이어), 아그네스(엘시 피셔) 셋 다 귀엽지만 가장 천진난만한 아그네스가 가장 귀여웠다. it's fluffy! I'm gonna die! 이러는데 귀여워서 볼 꼬집고 싶었다. 셋다 귀여워... 그루가 넘어간 데에는 이유가 있긔. 닥터 네파리오(러셀 브랜드)가 너무 냉정하게 굴어서 이상할 정도였다. 물론 당신에겐 꿈과 희망이 있다만 굳이 고아원으로 돌려보낼 건 없는데. 그루 엄마(줄리 앤드류스)는 못될 줄 알았는데 손녀들 생겨서 마냥 좋았던 듯. 악역인 벡터(제이슨 세걸)는 나름 찌질하면서 매력이 있었다. 기실 별 능력이 없는거 같단 데에서 눈물이 줄줄. 미니언들은 마냥 귀여웠는데 목소리는 감독인 피에르 코핀 꺼라더라ㅋㅋㅋ 으익

  설정 빼고는 전형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서 같이 본 애가 재미없어할까봐 걱정했는데, 걘 재미나게 본 듯. 다행. 뭐 보면서 재미없었던 건 아니었다. 유머들이 끊임없이 있어서 좋았다. 애들에게는 딱 좋을듯. 아, 그루 초반 장면에서 Despicable me 음악 깔리면서 진행되던 장면 좋았다. 배경음악이랑 딱 어울림. 이 음악은 퍼렐 윌리엄스가 부른 Despicable me. 따로 들어도 좋고, 그루에게도 엄청 잘 어울렸다.

  애들에겐 딱, 어른들에겐 살짝 부족한 느낌의 애니메이션.


* 완료 


오즈 (1-5)
- HBO에 절을 합니다. 두 번 보기 힘든데 여러 번 보게 만드는 시리즈. 보면서 재밌기도 했고 생각도 많이 했다. 언제 리뷰 써야 하는데 너무 어려워서 못쓰고 있을 정도... 개새끼 라이언이 제일 좋았다. 비처도 너무 멋있고... 흑흑흑.

식스 핏 언더 (1-5)
- HBO에 절을 합니다. 하지만 보는 내내 우울하고 힘들고 지쳤다.

다크 엔젤 (1-2)
- 재미 없는 건 아닌데 딱히 막 미친듯이 본 건 아니었다.

섹스 앤 더 시티 (1-6)
- 오우 아직도 케이블에서 하면 볼 정도로 재밌음. 캐리만 빼면 됨ㅋ

리퍼 (1-2)
- 남에게 쉬이 추천은 못해도 그냥 생각없이 보기에 좋았다ㅋㅋㅋ 악마 아저씨 멋있다.

문라이트 (1)
- 남주가 다가진 주제에 찌질대긴 했어도 나 이드라마 좋아했는데 왜 조기종영OTL

키친 컨피덴셜 (1)
- 이걸 조기종영 시키다니 미국 놈들은 대체 뭘 보고 사는거냐.

라이프 온 마스 (1-2)
- 아마도 처음 본 영드. 무척 재미있었다.

샤크 (1-2)
- 이것도 꽤 좋아했는데... 나름 처음 본 법정(?) 드라마. 샤크 캐릭터를 좋아했다... 아쉬운 기분.

로스트 룸 (1-3화)
- 확 취향이 아니어서 그랬지 재밌었음. 피터 크라우즈가 좋으니까요.

제인 오스틴 삼부작
노생거 사원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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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스필드 파크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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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단편)
- 제인 오스틴 삼부작은 그냥저냥 괜찮긴 했는데 다음부턴 단편보다는 장편을 더 보고 싶다.

보스턴 리걸 (1-5)
- 다 봤다! 몰아볼 만한 시리즈는 아니다. 샤크는 몰아봐도 재밌었는데 이건 그냥... 확 내 타입은 아닌 듯. 이것저것 생각할 여지를 많이 주는 점은 좋았다. 주인공인 앨런이 첨에는 그냥 그랬는데 볼수록 매력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데니 크레인은, 솔직히 정말 짜증난다. 주변 인물들이 너무 바뀌어대서 그게 조금 거슬림.

엘리자베스 1세 (단편)
- HBO것 답게 재미있었다... 나오는 배우들 연기가 다 좋았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 (1)
- 밀리터리물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 재미있긴 재밌었다. 사람들이 극찬하는 이유도 알 거 같고.. 근데 다만 그렇게 확 내 취향은 아닌 것 같았다. 전우애 이런거라던가 참혹한 전쟁의 모습 이런 건 좋았다.

라이 투 미 (3) 
- 거짓말쟁이 잡아내는 칼 박사 너무좋다ㅋㅋㅋㅋㅋ 토레스도 너무 이쁘고.. 질리언도 좋고... 사람들이 로키 싫어하던데 난 로키도 좋다. 자기 신념은 있는 녀석 같다. 1시즌때는 긴가민가 했는데 2시즌 때 훨씬 재미있어졌다. 근데 얘네 너무 캐릭터 왔다갔다해서 아직도 안정되지 못한 느낌... 이더니 시즌 3 13화로 캔슬ㅜㅜ 슬프네... 나의 에밀리를 이제 어디서 보란 말인가...

제너레이션 킬 (1)
- 사실 밀리터리 물은 취향이 아닌데 어쩌다가 본 거. 근데 나는 재밌었다. 전쟁이 주가 아니고 험비에서 노닥대는 이야기가 주인데, 또 주제는 전쟁은 거지같다. 이거라서... 영웅 이야기도 아니고 그냥 우리 사는 시대의 평범한 군인들 이야기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아무리 예쁘게 꾸며놔도 전쟁은 전쟁 이런거 말하는 것도 같았고.

퀴어 애즈 포크 (1-5)

- 내가 결국 이걸 다 보다니! 4시즌보고나서 한.. 3년? 4년만에 마지막 시즌을 본 것 같다. 그래도 캐릭터들은 다 기억나고 그래서 볼만했음. 결말이 현실적이어서 슬프고도 미묘하고도 또 좋았다. 이대로 해필리 에버 애프터였으면 그건 QAF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결말이 되었을 것 같다. 나는 브라이언을 되게 좋아했다. 그 완벽하게 성인이면서도 철딱서니 없는 모습을 참 좋아했는데 이제 그는 주변 사람들에 의해 뒤늦게 자라버렸고, 그건 그에게 잘 된 일이면서 동시에 불행한 일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이제 더 이상 브라이언의 옆에는 선샤인이 없으니까. 멜도, 린지도, 또 많은 것들이 떠나가 버렸다. 남은 것도 많지만... 변화란 게 참. 씁쓸하고 좋았다.

다시 찾은 브라이즈헤드 (1)
- 제레미가 나온 1981년 버전. 진행이 제법 느긋해서 곱씹는 맛이 있다. 캐릭터들도 살아있고... 좋은 고전 소설을 읽는 기분이었다. 그만큼 씁쓸하기도 하고. 결말이 다 정해져 있었는데 그런데도 계속 보게 하는 맛이 있었다. 좋았다.

티핑 더 벨벳 (1-3화)
- 벨벳 애무하기를 BBC에서 드라마 화 한 것. 책이랑 전개가 거의 비슷해서 책을 봤다면 꼭 볼 필요가 있을까 싶긴 했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재밌게 봤다. 책의 부와 맞추어 편을 갈라놨는데 각 부의 이야기 전개가 뚜렷하다보니까 매 화 재밌게 보긴 했다. 근데 이거 보다가 엄마가 모니터 보면 돌려야되어서 신경쓰였다(...)

셰익스피어 리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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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소동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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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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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길들이기 (단편)
- 한여름 밤의 꿈 (단편)
- 미묘하게 취향에서 어긋났던 시리즈들. 별로 남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수준은 아니었다.

핑거스미스 (1-2화)
- 핑거스미스의 드라마화 버전. 캐스팅은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특히 석스비 부인과 모드의 캐스팅은 완벽함... 드라마 자체가 나쁘진 않았는데 이거 워낙에 반전이 대단한 거라서 그걸 이미 소설로 다 알고있는 나로서는 긴장감이 되게 떨어졌다. 보면서 약간 지루한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나 원작 안봤고 반전도 모른다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젠틀맨은 소설에서도 여기에서도 매력적이다. 루퍼트 에반스는 사극에서 참 멋진듯.

사이렌스 (1)
- 영드. 1시즌 6편이라서 간소하게 시작. 얼불노 롭이 나와서ㅋㅋㅋㅋㅋㅋㅋ 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재밌고 마음에 들었음. 라시드 좀 멍청해서 짜증나긴 하는데... 그래도 스튜어트나 애슐리나 둘다 맘에 들고 맥신도 좋고 뭐 그랬다... 만 2시즌 픽업 안됨 이럴수가 OTL 채널 4 뭐하는 짓이에요...

하우스 (1-8)
- 참 오랜 시간 붙잡고 보았던 드라마. 잠시 흥미의 속도가 더뎌졌던 적도 있었고, 이해 불가능한 전개를 가졌던 적도 있지만 그래도 그 오랜 시간동안 한 번도 포기하지 않게 볼 수 있었던 건 하우스 캐릭터 탓이었던 것 같다. 결말 까지도 하우스답게 났다. 하우스의 삶의 방식을 난 좀 안쓰럽게 생각하지만 뭐 이제 그는 시즌 초반의 심술궂기만 한 절름발이가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선택하고 싶은 지 확실히 알고, 또 그것을 위해 중요한 것을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 내게서 떠나간 듯 하다. 재밌었다. 그동안 참 고마울 정도로.

킬링 (1-2)
- 홀더? 조엘 킨나만? 얘 머리올백하고 수염 없는거 보고 진짜 취향 아니게 생겼네.. 이랬는데 무슨 미친... 후디입고 수염기르고 머리 덥수룩한 형사 홀더를 본 순간ㅡㅡ 무너짐.... 평생 그지꼴하고 살게 해주고싶다... 시즌 2에 가서 홀더 뿐 아니라 등장인물 모두 변화와 성장, 혹은 추락을 맞이하는데 아... 질릴듯 하면서도 참 사람 애달프게 만들던 드라마였다. 결말 보고 멘붕...ㅜㅜ 왜그랬어요...

아이티 크라우드 (1-4)

- 아 재밌어ㅋㅋㅋㅋ 나 왜 로이가 좋지ㅋㅋㅋㅋㅋ 눈치없는 바본데 좋음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거 진짜 꿀잼있었는데 왜 캔슬이요;;;; 이해불가...ㅠㅠㅠㅠ

프린지 (1-5)
- 에스에프 별로 안 좋아하는 내가 왜 보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계속 보게 되는 시리즈. 재미는 있다. 내가 좋아하는 소재가 아니어서 그렇지.. 남주 피터가 카사비안의 톰메 닮았다ㅋㅋㅋㅋ 비숍 박사 보는 재미도 있고, 올리비아 넘 멋있고... 캔슬될 줄 알았는데 5시즌까지 픽업되어서 날 놀라게 함. 끝으로 갈 수록 지지부진 하는 게 있었고 욕하면서도 봤는데... 그래도 마지막 에피에서 비숍박사 떠나는 장면 같은 거 보고서 울뻔함. 이 드라마의 진 주인공은 비숍박사였다ㅠㅠ... 흐규흐규

블랙 북스 (1-3)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생각보다 웃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대 안하고 봤다가 빵빵터졌다... 아껴보느라 힘들었음..ㅜㅜ 버나드찡 넘 기엽다능... 물론 이건 다른의미이다.ㅎㅎㅎㅎ 내 친구였으면 죽빵을 날렸을 상대인데 왜 매력터짐요ㅎㅎㅎㅎ 잼땅!

프렌즈 (1-10)
미드의 전설이라는 프렌즈. 10시즌이라서 엄두도 못내다가 쫌씩쫌씩 봤는데 보다 보니 또 다 봤다.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단연 챈들러. 요런 말장난 하는 캐릭터 넘넘 좋아하니까. 그 담은 조이... 모니카 순일까. 레이첼이 젤 인기 있었다는데 왜인지 잘 모르겠음... 내가 안좋아하는 캐릭터라. 이모저모 우정 굴러가는 모양새도 보기 좋고, 웃기기도 웃기고, 십년 지난 지금 봐도 웃기니까 그 당시엔 더 웃겼을 것도 같고... 로스랑 레이첼이 결국은 잘되는 거 보면서 짠하긴 하더라. 그래도 좋았던 건 챈-모니카 커플이긴했지만. 피비 결혼할 땐 찡함.. 나도 가족 생겼다며ㅎㅎ... 조이.. 조이는 계속 솔로로 사는 것이 좋겠다! 여튼 잼났다. 이거 십년 동안 본 팬이라면 가족같이 느껴지고 자기 친구같이 느껴지고 그럴듯.. 그러는게 이해도 간다.ㅎㅎ

덱스터 (1-8)
- 덱스터는 점점 완벽한 드라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5시즌이 너무 완벽했어서 6시즌이 그냥 그랬는데 역시나 막판가니까 심장을 졸였다. 한 시즌당 열편 내외로 호흡이 짧으면서도 스토리가 완벽해서 마음에 든다... 였는데 마지막 시즌은 마무리를 위한 마무리인건지..? 나 모니터 칠뻔? 중구난방에다가 정리도 못하고 이래저래 결말땜에 망함. 그냥 시즌1때 끝냈어야했나...ㅜㅜ

하우아이멧유어마더(1-9)
- 재밌당! 난 프렌즈보다 이게 더 취향인 거 같기도... 좋아하는 캐릭터 못고르겠음 아직은ㅎㅎ 바니 스틴슨이 누가 봐도 내가 좋아할 캐릭터긴 한데 너무 그래서 그런가.. 나중가면 더 좋아질까..ㅎㅎㅎㅎ 테드 귀여움. 근데 우유부단해서 때려주고싶기도... 마샬-릴리 커플 넘 잘어울림ㅋㅋㅋㅋ 귀요미들... 결말이 좀 멘붕이긴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면 또 합당하기도 하고 뭐 좋았다...ㅜㅜ 흑흑.. 몬가 진짜 내 친구들이 떠나간 느낌이다 나는.


* 중도 포기 혹은 휴식 중

그레이 아나토미
- 시즌 3까지 완료. 볼거 정 없으면 꺼내볼 듯.

스킨스
- 시즌 2까지 완료. 이어서 볼 생각은 전혀 없음. 이전 캐릭터들에게 가진 애정이 크다.

위기의 주부들
- 시즌 5까지 완료. 이건 말 그대로 쉬고 있는 것... 언제 또 몰아 보겠지. 브리 너무 좋다.

히어로즈 (1-5)
- 시즌 3까지 완료. 재미 없어져서 관뒀는데 재커리 때문에 다시 볼까 말까 생각 중.

엘 워드 (1-6)
- 시즌 1 중도 포기. 쉐인이 너무 좋은데 제인이 너무 싫어.

프리즌 브레이크 (1-4)
- 시즌 2까지 완료. 완전 포기. 결말까지 듣고나니 더욱 생각이 없어졌다. 그래도 시즌 2까지는 꽤 즐겁게 봤다.

CSI 시즌 9까지 완료.
CSI:NY 시즌 5까지 완료.
CSI:MIAMI 시즌 7까지 완료.
- CSI 시리즈는 굳이 챙겨 볼 생각 없음. 크리미널 마인드를 보면서 CSI 시리즈를 보지 못하게 됐다... 그렇잖아도 NY빼고는 다 애정이 떨어져 가고 있었으니까. 근데 NY 7시즌으로 완결 난다며? 나머지 두 시즌 볼까 생각 중ㅋㅋㅋ 그나마 내가 젤 좋아하는 시리즈가 끝난다니 내 초이스 쩔어ㅡㅡ

심슨 가족
- 시즌 10까지 완료. 쉬엄쉬엄 보다가 쉬다가 반복하는 애니.

하와이 파이브-오
- 아 이거 볼 생각 전혀 없었는데 친구가 강제상영시킴... 엄청 재밌진 않고 사건 해결도 미친듯이 단순하다. 그래도 스티븐 맥가렛이랑 대노 투닥대는게 웃겨서 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못보겠어서 관둠...

미스핏츠
- 내가 영국 드라마 꾸준히 보게되다니... 말도 안된다... 아 근데 미치겠다 너무좋다.... 1시즌의 빛나는 병신력이 너무 마음에든다ㅠㅠㅠ 미치겠음.. 2시즌 능배물로 안갔으면 제발... 내가 괴짜 캐릭터 진짜 좋아해서 순전히 네이쓴 때문에 보기 시작한건데 로버트 시한 빠진대서ㅡㅡ 짜증내는중.. 물론 사이먼도 넘 좋아한다 나머지는 아오안 켈리 쫌 조음ㅋㅋ... 그러나 갔습니다 나의 사이먼은 갔습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3시즌으로 그만 보겠음ㅜㅜ 흑흑 이게 뭐야 말도 안돼... / S03 완료

워킹 데드
- 볼생각 없었는데 너무 심심해서ㅋㅋㅋㅋㅋㅋ... 원래 내가 이런 식의 디스토피아 물을 별로 안좋아한다. 좀비물은 너무 꿈도 희망도 없어서.... 아 근데 노만....? 귀엽다..ㅠㅠ 하지만 비중이 없어... 뭐야 이건ㅋㅋㅋㅋㅋ... 뭐 그래 진행은 괜찮더라. 2시즌때 챙겨보려나 모르겠네... 하면서도 2시즌을 꾸역꾸역 챙겨보았으나 역시 내 취향이 아니구나. 그러니 여기서 스탑ㅜ.ㅜ 안녕 데릴... 그리울거야... / S02 완료

슈퍼내츄럴
- 오로지 배우들에 대한 애정만으로 보고 있는 시리즈시여... 시즌 2까지는 정말 참신하고 재미있었는데 요새는 정말 배우들만 믿고 보고 있다. 총감독 크립키는 LJ를 그만 도십시오. 주관있게 스토리를 써라... 7 픽업됐다는데 아 근데 이번 시즌까지만 보고 관둘듯. 이걸 제일 꾸역꾸역 보고 있는 것 같아. 어떻게 생각하면 날 미드로 끌어들인 장본인인 드라마인데... 아... 이런 식의 몰락은 좀 곤란하다. / S07E04

글리
- 내가 제일 싫어하는게 고등학교 배경이고 그 다음이 뮤지컬 드라마인데 두개 합쳐져있다... 절대 안볼 예정이었는데 세상에 커트 험멜 너무 귀여워서 보기 시작. 드라마가 하이스쿨판타지라 스토리 기대 하나도 안하고 커트 이야기만 골라서 보고 있음ㅋㅋㅋ 스토리는 1시즌에 제시 나올때가 제일 좋았다. 3까지 이상한 스토리를 어째 이끌어 왔는데 난 정말 이젠 지겨워져서 못보겠당...!/ S03완료

트루 블러드
- 이게 본 건가 안 본 건가. 1시즌 3화까지 보다가 도저히 오그라들어서 못보겠어서 때려쳤다. 근데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보려고 좀 보다보다.. 2, 3은 대충대충 넘겨서 내용만 이해하고 건너뛰고 시즌 4는 또 얼기설기 봄. 아 근데 점점 스토리 산으로 가는거 감당이 안된다... 이거 진짜 에릭 보려고 보는 드라마겠지. 요새 나는 멍청이 제이슨 스택하우스가 좋아서ㅋㅋㅋㅋㅋ 걔 내용만 억지로 봤음ㅋㅋㅋㅋㅋ / S04 완료


* 보는 중

멘탈리스트 (시즌 6 방영)
- 나름 좋아하는 중. 시즌 2 들어서 시리즈가 약간 더 무거워지고 제인이 좀 더 싸가지 없어졌다... 뭐 어디 나갈 구석이 없으니까 그러는 것도 이해는 감. 조랑 릭스비 좋음ㅋㅋㅋ 특히 조. 그냥저냥 편하게 볼 수 있어서 좋다. / S05 완료

화이트 칼라 (시즌 5 방영)
- 진행 남주 잘생겨서 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가볍구 괜찮다. 막 대놓고 수사물도 아닌것이 마음에 든다. 첫 화를 봤을땐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재밌었음. 지금도 중간은 간다. 완벽한 거 바라지 않고 쉬엄쉬엄 보고싶구나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시리즈. / S04 완료

빅뱅 이론 (시즌 7 방영)
- 시작 했을 때부터 봤는데 아 너무 좋음ㅋㅋㅋㅋㅋㅋㅋ 시트콤이라 보는 데 부담도 없을 뿐더러 재미까지 있다. 쉘든... 누가 젤 좋은지 따질 수가 없는데 요샌 하워드가 너무 좋다. 오 베르나데트! / S07E21 완료

크리미널 마인드 (시즌 9 방영) 
- 내가 CSI 끊게 만든 수사물... 수사물을 안좋아한다고 생각했었는데 크마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이런 식의 범인 심리 파악하는 수사방식이 너무 재미있음. 범죄심리나 뭐 책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가ㅋㅋㅋ 기디언 나가고 우울해서 죽을뻔했는데 뭐 로시도 맘에 들어가고 있다. 근데 5시즌부터 스토리가 점점 산으로 가서 요새는 솔직히 좀 꾸역꾸역 보는 중. 나갔던 JJ가 돌아온대서 그나마 마음이 안정이 되긴 한다. 난 크마에서 제이제이 제일 좋아했거든... / S07 완료

셜록 (시즌 3 방영)
- 이걸로 끝나는건가 했더니 2시즌으로 돌아온다는 셜록ㅋ 아 베네딕트 진짜 냉혈하게 생겼어요ㅋㅋㅋㅋ 그래도 좋구만 재미있음ㅋㅋㅋ 현대판으로 해석한게 매우 신선! / S03 완료

쉐임리스 (시즌 4 방영)
- 아 넘재밌엌ㅋㅋㅋㅋㅋㅋㅋㅋ 드라마가 막장 아니고 가족 상황이 막장ㅋㅋㅋㅋㅋㅋ 이안 때문에 보기 시작한건데 보다 보니 립이 너무 좋다. 쿨하고 냉소적인게 가족 상황때문에 만들어 진 거라서 얘만 보면 막 짠함. 특히 모니카 돌아왔을 때 눈에 눈물 고여서 딴데 보는 거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어이구... 이 힘든 상황 속에서도 애들끼리 뭉쳐있는 거 보면 참 보기 좋다. / S03 완료

보르지아스 (시즌 2 방영)
- 제레미???? 제레미시여?? 제레미님? 제레미느님? 역사물엔 관심없지만 워낙 막장 가족이라서 조금 기대. 그리고 제레미 때문에 보고 있겠지...

얼음과 불의 노래 (시즌 4 방영)
- 나는 왜 7년을 기다려서 완결난 시리즈를 보지 못했나.....ㅎㅎㅎㅎ 아 재밌다... 네드는 바보야 명예밖에 모르는 바보 / S03 완료

뉴스룸 (시즌 2 방영)
- 두루미가 추천해서 보게 된 건데... 오프닝이 굉장히 화려한 느낌이라 보게 됐음. 아론 소킨 특유의 정치관과 쉴새없는 대사들이 이어지는데 나름 괜찮은 시리즈. 매기만 없으면 내가 좀 더 편하게 이 드라마를 볼 수 있을텐데... 매기 막판에 짐한테 하는 짓거리보고 온갖정이 다 떨어져서ㅠㅠ 짜증나는것.... / S01 완료


* 보고 싶은데 귀찮은 거

앙투라지
- 언젠가는 보겠지...

-

더 있던가
생각보다 많이 본거 같기도 하고 그렇군
바뀌는 대로 계속해서 업데이트



원티드
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2008 / 미국)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안젤리나 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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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터 좀 보고 싶었는데 티비에서 하길래 얼씨구나 하고 봤다. 이거 말고 다른것도 봤어야 했는데... 내가 시간 맞춰서 볼 리는 없고. 그냥 이거라도 본 데 위안을...

  나는 액션영화 좋아하는 편이다. 생각많은 영화도 좋지만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영화도 좋아하는데, 이런 영화의 미덕은 스토리라기보다는 재미. 그 스토리도 완전히 빠지면 별로고, 적당히 받쳐주면서도 액션영화로서의 재미는 확확 있는 쪽이 좋다. 그리고 원티드는 딱 그런 영화였다. 현실적으로 말도 안되는 액션이 난무하지만서도 그거야 영화니까~ 하고 넘길 수 있는 수준이고 (원작이 만화랬나?) 스토리도 반전까지 뻔히 예상가능했지만 그래 이 정도면 괜찮지 싶었다. 캐릭터들이 확 강조되어 있어서 그런지 스토리에 그렇게 나쁜 요인이 있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나름대로 뒤 이야기로 이어질 요소들도 심어놓았고... 아 근데 크로스(토머스 크레취만)의 행동들을 고렇게밖에 설명 못했다는 건 좀 아쉽긴 했음.

  이거 모든 샐러리맨의 판타지가 좀 있지 않나? 지옥을 만들어 주는 상사 제니스(로나 스콧), 깐죽대고 재수없는 친구 베리(크리스 프랫), 자기를 우습게 아는 여자친구 케이시(크리스틴 헤이거)가 버티고 있는 현실을 완벽하게 탈출하게 해주는 판타지. 갑자기 어떤 집회가 나타나서는 네 아버지는 암살자였고, 너는 암살자의 피를 타고났다. 하면서 키워준다. 심지어 강사님은 안젤리나 졸리셔... 완벽하네. 그와중에 리페어맨(마크 워렌)과 버처(다토 박타드제)에게 수도없이 얻어맞긴 하지만은. 익스터미네이터(콘스탄틴 카벤스키)가 치료도 해주고. 사회생활도 그만큼 힘들지 않냐.

  영화적 반전이라봤자 뭐 보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크게 다가오는 것도 아니고 (보면 그냥 안다 이렇게 될 지) 사람이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 그것도 약간 담겨 있고... 액션은 재미있고 좋았다. 마지막에 폭스(안젤리나 졸리)가 방 안에서 '모두'를 죽여버리는 장면은 그야말로 간지폭풍ㅜ.ㅜ... 슬론(모건 프리먼)의 마지막 장면은 절묘하게 패러디 되었다는 점에서 뻔하지만 좋았다. 아무튼 이 영화의 장점은 장면들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 행동들에 망설임이 없다. 오죽하면 저렇게 생각없이 해도 되나 싶은 장면들이 산재(...)해 있을 정도. 심각하지 않은 이런 영화에선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제임스 맥어보이 죽도록 얻어터지는 장면이 좋았음. 반격을 시작하는 장면들도... 안젤리나 졸리는 그냥 섹시하다... 넘 멋있음...ㅜㅜ 졸리님..?!
2010/01/23 -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 김영하

엘리베이터에낀그남자는어떻게되었나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김영하 (문학동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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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 엘레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에 관한 감상글은 올렸고, 요건 단편집에 관한 내용. 읽은 지 좀 됐는데 이제서야 쓰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사진관 살인사건
흡혈귀
피뢰침
비상구
고압선
당신의 나무
바람이 분다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이렇게 아홉개의 단편이 들어있다. 호흡이 짧고 매우 잘 읽히는 문장인지라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은 단편집. 난 이런 식의 호흡 빠른 글들을 참 좋아한다. 전에 이기호 단편집 갈팡질팡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가 몹시 취향이었던 것처럼. 새삼스레 이 단편집 읽고서 김영하 단편이 진짜 내 취향이구나, 그런 생각하면서 눈물을 줄줄 흘렸다. '흡혈귀'랑 '비상구'를 가장 즐겁게 읽었음.

  '사진관 살인사건'은 결국 이런 식으로 진짜 범인이 아닌 사람들을 조사하면서 그 사람들의 내면을 파헤치는 소설이었다. 흥미로웠지만 특별히 충격적이진 않았다. '흡혈귀'는 소재가 즐거웠다. 내가 뱀파이어 너무 좋아하겠지... 비단 소재의 문제만은 아니고, 그 소재를 풀어내는 방식(편지글)이나 담고 있는 내용도 마음에 들었음. '피뢰침'은 판타지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글쎄. 뭔가를 갈구한다는 느낌 자체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비상구'는 말투가 꽤 현실적인데(지금에 와서도)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청춘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압선'은 묘하게 슬프다. 지극히 판타지 적이면서도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 투명인간이라는 소재를 이렇게 슬프게 쓸 수도 있다. '당신의 나무', '바람이 분다',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은 셋 다 묘하게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인상이 전체적으로 쓸쓸했음.

  재치있으면서도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단편들. 아주 좋아한다.
고래제10회문학동네소설상수상작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천명관 (문학동네,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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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두께가 좀 있어서 오래걸리려나 했더니 생각보다는 금방 읽은 편. 내가 생각했던 방식의 소설이 아니라서 처음에 좀 당황했는데, 곧 자리를 잡고 나서는 후딱후딱 읽을 수 있었다. 굉장히 신기한 소설이었다. 방대하게 짜여진 몇십년의 역사와 그 안에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이렇게나 재미있고, 말이 되는 방식으로 풀어낸 소설이라니. 쓸모없는 등장인물을 하나도 없이 언젠가는 다시 등장하기 마련이고, 사소한 행동 하나도 지나칠 것이 없었다. 그냥저냥 옛 이야기를 듣는 기분으로 보다가, 책장을 넘길 수록 한 방 먹은 기분을 지울 수가 없더라. 한마디로 신기했다. 이런 식으로 스토리텔링을 잘 구사하는 사람을 요샌 거의 못봤었으니까. 진짜 탄탄하고 재미있었다.

  노파-금복-춘희 로 이어지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얼키설키 제 자리를 잡고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금복의 이야기이지만, 결론은 춘희의 이야기이며 시작은 노파의 욕망과 집착인 것 같다. 여러모로 세 인물 모두 비중이 크다. 설명하면 너무 길어지니까 쓰기는 귀찮은데... 제일 얄밉고 짜증나는 건 금복이면서도 가장 재미있게 읽은 인물이었다. 특히 초반에 걱정과 칼자국 사이에서의 관계가 너무 좋아서 그 여파가 계속 남았던 것 같다. 엄마로서의 점수는 빵점이지만, 그 연애 이야기가 너무 콱 박혔나보다. 여튼간에 금복이는 나름 행복하게 죽은 것 같고, 춘희가 너무 안쓰러워서 발을 동동 굴렀다. 노파는 열외.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적절히 춤을 추는 소설이라 처음엔 어리둥절 하기도 했다. 지극히 현실적인 건 우리나라 역사와 섞여있는 부분들이 간간히 드러나기 때문에 더 그랬다. 뭐 이건 중요한 건 아니다. 굳이 역사 이야기 안 섞어도 일들은 아귀가 딱딱 맞아 떨어지며 현실적이다. 중간중간 숱하게 나오는 그것이 ~의 법칙이다. 라는 구절들은 진짜 현실에서 통하는 것들이라서... 흥미로웠음. 그리고 이런 정교한 현실에 묘하게 섞어놓은 환상으로 인해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춘희가 죽은 지 4년이 지난 걱정의 씨라는 것만 봐도 얼마나 흥미로운지. 걱정을 좋아했기에 춘희가 걱정의 씨앗이라 좋았다. 금복은 그걸 좋아하지 않았지만...

  여튼 즐거웠다. 두꺼운 책인데도 술술 읽히고 누가 옆에서 옛 이야기 해주는 것마냥 재미있게 읽었음!
나의아름다운정원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심윤경 (한겨레신문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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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 장편이지만 꽤 잘 읽히고 이어지는 맛이 강해서 두어시간이면 다 읽을 것 같다. 나는 텀을 두고 읽었는데 텀 안두고 쭉 읽는거 추천하고 싶은 장편이었다. 어른스러운 점이 있는 아이, '동구'의 시선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가부장적인 아빠, 시집살이를 독하게 시키는 할머니, 다정한 어머니 사이에서 살고 있는 동구의 집에, 동생 '영주'가 태어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기본적으로 박정희-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독재정권 이야기가 좀 섞여 있어서 그 시대 정치상황을 비춰주긴 하는데 이게 꼭 주는 아니다. 오히려 가족간에 벌어지는 갈등이 더 눈에 들어오고 (특히 고부갈등), 겉으로는 철없는 아이처럼 비춰지는 동구의 알차고 어른스러운 마음 씀씀이를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개인사에 집중해서 보는 편이 내게는 더 즐거웠다는 거.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어른들의 싸움이 어떻게 보이는지, 어른들이 생각없이 던지는 말에 아이가 어떤 식으로 상처를 받는지 하는 일들이 생동감 있게 다가왔다. 어린 영주를 챙기는 동구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릿해진다.

  동구네 집은 볼수록 열이 받으면서(...) 책장을 덮지는 못하게 하더라. 이건 마치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야... 진짜 이렇게 못된 시어머니와 이렇게 짜증나는 남편이 있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근데 있었겠지... 아주 많이. 시대가 좀 바뀌어서 다행이다. 나는 아무리 봐도 저렇게는 못살 것 같아...

  주리네 삼촌과 박선생님, 이태준으로 대표되는 그 시절의 깨어있는 무리들은... 긍정적으로 그려지긴 하지만 그만치 좌절되어 있다는 느낌이 있었다. 이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가 아이의 시선을 통해 중화되는 그 부분도 마음에 들었었다. 여기에 나오는 동구는 한없이 순수하고, 착하고 또 어른스럽다. 비록 주변의 어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동구가 생각하는 것들이 동구의 아빠보다 더 어른스럽고, 상황 판단이 잘 된다 생각될 때가 있다. 특히 결말쯔음 가서 동구와 동구 아빠가 중국집에서 요리를 먹는 장면에서 그랬다.
 
  재미있는 성장 소설인데... 아 근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 가을에 읽기 적당한 소설이었다.


잉베를 사랑한 남자
감독 스티안 크리스티안센 (2008 / 노르웨이)
출연 롤프 크리스틴 라슨,올레 크리스토퍼 에르트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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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터 좀 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기회가 되어서 보았다. 노르웨이 영화. 89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고등학생인 얄레(롤프 크리스틴 라슨)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고 보면 된다. 롤프 크리스틴 라슨이 83년생인데 2008년에 고등학생 연기를 했더라... 그래도 썩 잘 어울렸음.

  고 시기의 노르웨이 정세가 어땠는지는 모르겠는데 뭐 이것저것 그 때의 정서가 보여지는 것 같았다. 얄레는 가정에 깊게 뿌리가 없고, 그렇다고 공부에도 흥미가 있는 것도 아닌 애다. 친구라고는 여자친구 카트리네(아이다 엘리세 브로크)와 밴드 메이트 헬게(아르투르 베르닝), 그 외 친하지 않은 밴드 메이트 몇 밖에 없는 학생. 딱히 문제아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모범생은 아니고, 홀로 아웃사이더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닌. 어떻게 보면 흔하면서 흔하지 않은 학생인데... 사실 요것 만으로도 얄레의 인생엔 꼬일 거리가 많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밋밋하지. 이 얄레의 눈 안에 전학생 잉베(올레 크리스토퍼 에트르보그)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거부터가 문제의 시작이다. 예쁘고 충실한 여자친구를 두고 다른 애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거지. 그것만으로도 심각한데 잉베는 남자애다.

  이 영화를 딱히 퀴어영화로 분류하고 싶지 않은게, 퀴어 쪽보다는 얄레 본인의 성장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둘이 교감하는 장면은 있지만, 그보다는 얄레가 잉베를 지켜보고 사랑을 느끼면서도 카트리네를 여전히 좋아하며 고뇌하는 모습이 더 눈에 들어온다. 잉베를 통해서 얄레의 인생은 조금씩 바뀌어나간다. 갑자기 헤어스타일을 바꾸어도 보고, 그와 테니스를 치고, 듣지도 않던 신스팝을 들어도 본다. 그와 함께 하기 위해 지친 엄마(트리네 위겐)나 밴드 멤버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그와 만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들은 단순하지만 여파가 크다.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얄레의 인간관계, 그리고 그와 엮인 얄레 본인의 위치를 확고히 흔들어놓을 만한 일들이기 때문에 그렇다. 얄레의 세계는 폭이 좁다. 여자친구와 친구 하나, 그 둘만을 잃어도 그에겐 크나큰 상실이 되어버린다. 이 때문에 얄레는 갈팡질팡 하는 걸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사춘기니까. 친구들이 말하듯 얄레에게는 이기적인 면이 있어서... 카트리네에게도 상처를 주고, 헬게에게도 상처를 주고, 잉베에게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크나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렇게 남들에게 상처를 주며 얄레 자신도 상처를 받는다. 그렇게 얄레는 성장해 나간다.

  얄레가 파티장에서 잉베를 호모라고 몰아세우면서, 그 와중에 목덜미를 끌어안고 좋아한다고 말하는 장면. 그리고 그 대답을 듣는 장면이 묘하게 슬프고도 마음에 들었다. 잉베가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안쓰럽다. 다리에서 뛰어내릴 정도로 상처를 받았으니까... 죽지는 않고 요양원에 들어갔지만, 정신이 크게 상처받은 모습은 요양원 모습에서 잘 드러난다. 얄레에게 제대로 된 대화를 내어주지 못하고 그 이전의 일상들을 말하는 모습은 안타까웠다. 구름 강아지는 자기가 사라질 걸 알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도... 또, 얄레가 감정을 참지 못하고 울자 그걸 끌어안으며 위로하던 잉베의 모습도. 요양원 씬은 참 씁쓰름하면서도 달콤한 구석이 있었다.

  결말은 딱히 정해진 게 없다. 얄레 앞에는 앞으로 많은 길이 놓여있을 뿐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는 길에 얄레는 카트리네와 헬게와 함께하던 예전을 회상한다. 얄레는 그 둘을 되찾을 수 있을까?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닐 수도 있다. 잉베와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 그것도 어쩌면 가능할 것 같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얄레 앞에 놓여진 길들은 얄레가 어떻게 걸어나가는가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이다. 성장기 영화에 어울리는 결말이었다.

  몇가지 마음에 드는 장면들이 있었다. 잉베를 바라보는 얄레의 시선들이 담긴 장면들이 좋았다. 샤워실에서의 모습, 테니스를 칠 때의 모습. 사랑에 빠진 소년의 모습이라 좋았다. 얄레가 엄마에게 두 사람을 동시에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모습도 좋았고...

  사운드트랙을 빼먹을 수가 없다. 2CD로 나와있던데 국내에서 구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 시절의 영국 밴드 음악들과 노르웨이 음악들이 섞여있는데 다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스톤 로지즈의 I wanna be adored와, 결말에 나오던 조이 디비전의 love will tear us part agian은 참 마음에 들었다. 아, 얄레와 헬게의 밴드였던 마티어스 러스트 밴드의 노래도 좋았다.

  감독의 2011년 개봉예정 영화로 난 홀로 여행한다 (Jeg reiser alene)가 있던데, 여기에 얄레의 이름이 있더라. 얄레 크렙. 역할의 이름과 성도 같고 배우도 같기에 이 영화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을까 싶다. 안타깝게도 잉베나 다른 인물들의 이름은 없었다. 롤프 크리스틴 라슨이나 다른 배우들은 그 뒤 필모가 좀 있던데, 잉베 역의 올레 크리스토퍼 에트르보그의 뒤 필모가 전혀 없어서 좀 당황했다. 혹시 관뒀나 해서... 노르웨이 위키 보니까 연극학교 들어갔다고 하는거 보면 배우고 있느라 없나보다. 다행이야...

  꽤 마음에 들었다. 괜찮은 성장 영화.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감독 맥지 (2009 / 영국,미국,독일)
출연 크리스찬 베일,샘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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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 생각 없었는데 티비에서 하길래 뒹굴거리다가 봤다. 사실 원티드가 더 보고 싶었는데 내가 틀었을 땐 그거 다 끝나가서... 패스하고, 이어서 하던 이걸 보기로 함. 워낙 악평을 많이 들어서 안보고 싶었던 건데, 일단 크리스찬 베일도 나오고 해서 봐도 손해는 없겠다 싶었다.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좀 놀랐다. 물론 전체적인 짜임새는 엉성한 곳이 있고, 완급 조절도 좀 안되는 데다, 캐릭터 배분도 약간 이상하지만... 그래도 지루하지 않게 봤다. 이미 성장해서 혁명군이 된 존 코너(크리스찬 베일)의 이야기가 주인 줄 알았더니 꼭 그렇지는 않고, 그보다는 마커스 라이트(샘 워싱턴)라는 인물에 더 집중되어 있다. 이건 배트맨 비긴즈의 조커 정도의 비중...? 아, 존 코너 아버지인 카일 리스(안톤 옐친)의 이야기도 나온다. 아직 십대인 모습인지라... 1편에서 보았던 훈훈한 그 남자로 성장한다고 생각하니 맘이 짠... 카일은 좀 더 캐릭터 살려도 좋았을 텐데 그냥 마커스랑 엮이면서 나오는 정도고, 존 코너도 고뇌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전사로서의 이미지가 강해서 더 성장할 구석이 안보였다. 마커스는 그보다 좀 더 비밀에 쌓여있고, 더 고뇌가 있을 법한 인물이라서 좋았다. 그나마도 잘 이용해 먹진 못했지만...

  주인공은 마커스라고 생각하고 봤다. 한 번 되살아난 살인자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두 번째 기회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해.. 지켜보게끔 만드는 인물이었다. 호기심을 유발하기에는 또 너무 단순한 인물설정인지라 그 이상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흥미롭긴 했다. 그다지 착한 인물처럼 보이진 않았는데... 지켜보다보니 이건 츤데레가 아닌가. 사랑에 빠져 세레나(헬레나 본햄 카터)박사에게 시체 기부하는 것도 그렇고, 안도와 준다고 하면서도 결국은 카일과 스타(제이다 그레이스)를 구하려고 아둥바둥 대는 것도 그렇고. 솔직히 자기 몸 망쳐가면서 그렇게까지 존 코너를 도와줄 필요도 없었는데... 그래 요 부분이 연결고리가 참 약해...

  아내(블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참 뜬금없이 나왔다 했는데 3편에서 나온 설정 때문이라더라. 3편을 안봐서 모르겠어. 아내는 진짜 조연 축에도 못드는 수준이었고, 오히려 같은 비중이라면 전사인 반스(커먼) 쪽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건 당연히 블레어(문 블러드 굿). 근데 캐릭터로 치면 좀 형편없었다. 마커스 뭘 믿고 그렇게 도와주는데ㅋㅋㅋㅋ 실제로 배신자였으면 어쩔라구. 아 결론적으로 보면 존 코너 위치 알려준 셈이 되기도 했지만... 캐릭터 배분이 진짜 이상했던게 중간에 카일 일행을 도와준, 일반인 무리의 할머니 버지니아(제인 알렉산더)도 좀 더 뭐가 있을 법했는데.. 어쩡쩡하게 나오다 말았다. 안습.

  결말은 보다가 코웃음을 쳤다. 저 마커스를 어떻게 처리하려나 봤더니만... 아.. 그놈의 심장... ㅋㅋㅋㅋㅋ 너무나 인간적인 클리쉐. 살아있는 애 죽여서 심장 꺼내 기증하는거랑 뭐가 다른가! 차라리 마커스를 살려내 이놈들아.. 울부짖음ㅋㅋㅋ

  장점보다 단점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괜찮아서 그런지 괜찮게 봤다. 연기들도 좋았고. 크리스찬 베일 연기가 오히려 좀 평면적이라 재미가 없었는데, 못했다는 건 아니다. 안톤 옐친은 참 잘한다. 말없는 역할이었던 제이다 그레이스도 마음에 들었고.. 샘 워싱턴은 그저 귀요미입니다 여러분. 귀요미쨔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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